이튿날(10일)은 요즘 도쿄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유원지 오다이바로 가는 날이어서 서둘러 일어나 8시가 못돼 2숙박에 2조식중의 첫 아침을 먹으러 입구에 `950엔`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1층 비페 식당에 식권을 내 밀고 들어 가보니 시간이 아직 빨라선지 우리 자유여행 멤버들은 안보이고 서양인 남여 10여명들만 보였다.
원래 필자는 아침식사 량이 큰데다 이날 낮 라이딩을 하면서 비싼 점심과 저녁을 사 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음식을 가져다 먹었는데 주위의 외국인을 둘러봐도 우리 만큼 많은 량을 먹는 사람이 거의 없어 약간 계면적기도 했다.
하여튼 식당에 간 기회에 미리 가져 간 잔차 수통에 얼음 물까지 체웠다.
(수통을 체울 생수 한병값도 1백기십엔이 넘으니 이렇게 절약할 수밖에..이래서 귀로의 나리따공항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 가 생수로 수통을 체우고 나오며 카운터의 예쁜 아가씨에게 윙크로 감사인사를 대신하기도 했는데 워낙 옷차림이 이색적이어선지 그녀는 미소로 답해 줬다.)
9시가 다 되어 호텔을 나와서는 어제와는 정반대로 남진길에 올라 도쿄타워를 거쳐 오다이바행 브릿지를 향해 좀 속력을 높이자 뒤를 따르던 집사람이 `빨리 가지 말라`.는 항의를 연신 해온다.
중간에 직선이 아닌 굽어진 길로 들어서면서 한때 방향감각을 상실 해 교통순경에게 길을 물어 제 방향을 잡고 보니 한 불럭을 한바퀴 돈 꼴이 되기도 했다.
마침내 다리의 차도 입구에 도착했으나 인도가 없어 4거리에 있는 경찰서로 가서 `오다이바로 가는 다리의 인도가 어디있느냐?`고 물었다.
사복의 한 경찰관은 `조또마떼.`라며 청사안으로 들어 가 한참 후에 나와서는 잔차를 가리키고 난 뒤 단호하게 두 팔로 X자 표시를 만들어 보이며 `NO`란다.
그래도 틀림없이 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는 생각에 바이커 웨이를 고집했더니 정복 3~4명이 모여 서 있는 청사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얘기를 주고 받은 뒤 지도를 꺼내 놓기에 재빨리 알아보기 쉬운 내 지도로 바꿔 펄쳐 놓으니 우리 호텔 동편의 긴자에서 동진하는 도로를 타면 갈 수 있다는 설명.
나중에 가져간 프리트물에서 재확인 했지만 산책객이 이 무지개다리를 거닐고 싶을때는`시바우라푸토`역에서 걸어 들어 가 1백엔 요금을 받는 에리베이터를 타고 높다란 다리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인데 아마 잔차는 탑승이 안되고 또 차도는 고속도로인 만치 안전상 잔차의 출입이 불허되고 있는 듯 했다.
이런 문제가 있음을 예상하고는 출국전에 `월드토킹`의 같은 회원인 도쿄의 두 교민 회원에게 미리 쪽지등으로 상의 했으나 MTB에 문외한인 두 사람에게서 격려말을 들었을 뿐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만족한 대답을 들을 수가 없어 이날 그냥 부딛쳐 본것이다.
어쩔 수 없이 `감사`의 말을 하며 청사를 나오려 하자 그 경찰관은 `한코쿠?`냐고 물어 `사우스 코리언`이라는 대답을 하고 나와 정문 앞에서 기다리는 집사람과 아예 `긴자`의 동부로 향했고 중간에 두어 차례 지도를 참고하며 현위치를 확인해가며 바다를 건너는 다리를 찾아 냈다.
이 통에 이제까지 평지만 달리다가 잔차로 높은 다리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려고 잔차를 막 어께에 메는데 계단서 내려오던 한 40대 남자가 뒷편에 있는, 잔차를 탄채로 올라 가기가 아주 용이하게 잘 만들어 진, 지그재그식 비탈길의 잔차전용 접속 도로를 가르쳐 줬다.
바이커들의 입장을 고려 해 참 잘 만든 다리다는 생각을 하며 다리위에 까지 타고 올라 갔으나 기아 조작이 서툰 집사람은 잔차를 끌고 올라와 다리위에서 기다려야 했다.
대동아 전쟁때 포대자리였다는 `오다이바`는 한자로 `烏島(오도)`인데 그 날 우리가 간 곳은 유원지가 있는 무지개 다리 너머의 오다이바가 아니고 뭍에 가까워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마치 서울의 여의도를 연상케하는 느낌을 주는 한적한 주택지로 이 곳을 가로 질러 무지개다리가 잘 보이는 해변 끝까지 달려가자 선박 박물관 건물과 주말을 즐기려 도시락까지 준비해 온 여러 가족팀도 보이는 해변 공원이 나왔다.
여기까지 길을 찾아 오느라고 시간을 낭비한데다 되돌아 나가 디즈니랜드쪽으로 가서 다리 건너편의 `오다이바`유원지까지 가려면 왕복 3시간 이상이 더 소요될것 같은데 집사람의 라이딩 실력으로서는 무리인 것 같아 먼 무지개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장 찍고는 되돌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좀전에 건넜던 다리 못미처 있는 재래식 시장에 들려 한 일본청년의 안내로 한국식 불고기집을 찾았으나 하필 휴무일, 대신 중국식 식당서 우동류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한 젊은 바이커의 안내로 한 막잔차 가게를 구경하고는 시장안의 일반 상품 구경에 열중하는 집사람을 재촉해 되돌아 한시간 이상 달려 나와 인파가 붐비는 긴자 거리로 들어섰다.
덤핑가게 인듯한 한 의류상점에 들어 간 집사람을 기다리는데 길 건너편 가게에 젊은 남여들이 길게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어 가까이 가 본즉 `170엔..`이라는 입간판이 서있고 안에서는 손님들이 음료수 한잔과 빵 한개씩을 받아 탁자위에 놓고 먹고 있었다.
다시 더 중앙부로 진출, 6차선 넓이의 차도마저 인도로 개방한 긴자의 중앙통에 이르자 서울의 명동처럼 인파로 넘쳤는데 그 동안 대학 동창들과의 단체 관광차 이미 두 차례나 일본을 다녀 간 집사람임에도 `긴자구경은 처음`이라며 얼굴까지 상기돼 구두가게에 들어 가 구두를 신어 보고.. 또 다른 가게에 들어 가 보느라고 분주하다.
아마 관광사의 가이드들은 고객 통솔이 어렵다는 핑개로 통솔이 편한, 약정된 가게로만 인솔하는 경향이었기 때문인듯.
하여튼 이 가게 저 가게를 누빈 뒤 `너무 비싸다.`며 그가 돌아 올 때쯤에는 하늘도 어두워 져 서둘러 숙소를 향했는데 중도의 전철용 고가다리밑의 한 고급 횟집앞에 30명에 가까운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국전에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도꾜에서 손님이 줄서서 기다리는 집은 값싸고 맛이 뛰어 난 좋은 음식점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어 줄 끝에 서서라도 시식을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대기시간이 꾀 길것 같고 또 평소 줄서서 기다리는 일은 딱 질색인 비선진형 성정이라서 포기했다.
결국 호텔에 그냥 돌아와서는 이날 낮 `오다이바`시장안 미니 마트에서 사 둔 500엔짜리 김밥과 350엔짜리 스치로폴 도시락에 든, 푸짐한 돈까스 밥에 베낭에 넣고 간 고추장을 꺼내 바르고 역시 함께 넣고 간 팩소주를 반주삼으니 훌륭한 저녁이 됐다.
오늘 일정이 집사람의 서툰 잔차 운전때문에 라이딩거리가 대폭 축소되는 바람에 아마도 후지산도 보였을지 모르는 무지게 다리와 오다이바 중심지까지 못 간것을 못내 아쉬워 하며 혼자 쇠주잔을 기우리고 있었고 집사람은 못내 즐거운 자유여행을 만끽하느라고 매우 피곤했던지, 잠옷으로 대용하는 `유까다`로 갈아 입지도 않은채 벌써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계속-<3>과 <에필로그>는 주말께나 되어야 탈고 할 듯함. 본격적인 사진은 개인 홈피에 별도 페이지로 추가해 넣을때 첨부하겠음. 그 때를 대비, 맨위의 홈피주소 화면으로 바꿔 북마크를 해 두시면 잊지 않을 것임. 위의 사진은 배경으로 오다이바 행 무지개다리를 넣다보니 역광사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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