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東京 2박3일 자유여행 부부 라이딩기<4-에필로그 편>

........2003.05.28 16:11조회 수 1273추천 수 30댓글 4

  • 2
    • 글자 크기






----------------------------------------------------------------------

사실 MTB 매니아들은 대개 저마다 이 분야에 심취한 나름대로의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심지어 치질이 있거나 척추가 좋지 않아 시작한 메니아가 있는가하면 전 경북대 박찬석 총장의
경우는 실용성에 매료되어 시작, 소낙비가 오는 날에도 라이딩을 즐기는 매니아가 되었고 부수적으로
건강에도 좋아 아주 만족한다는 글을 신동아(02년9월호)에 기고까지 했다.
그러나 내 경우는 그 동기가 좀 다르다. 한마디로 여행을 위해서였다.
즉 `MTB매니아`가 아니고 `MTB여행 매니아`인 셈이다.
원래 막 자전거는 여느 사람들처럼 중학교부터인가 탔지만 대학 3년 때 자전거 무전여행을 한 적이
있고 2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자전거 객들처럼 바람을 쏘이러 다닌 정도다.
그러다 유난히 더위에 약한, 그래서 태국 등의 동남아 여행 등은 질색이기도 하지만 시원한 곳을 찾
아 가 보겠다 는 피서여행으로, 몽골 페키지를 다녀오고 또 일본 북해도 단체 관광객이 되어서는 일제
시대 우리 소위 보국대원들을 돕기도 했다는, 아이누 족을 만나 볼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기도 했었는
데 막상가보니 셔틀버스는 아직도 혼탕의 옛 풍습까지 남아 있다는, 북해도의 북쪽은 외면 한 채 극히
국한된, 현대화된 남쪽지방만 멤 돌면서 마치 전시된 듯한, 아이누 족만 보여 주고 있어 마음속으로
불만이 폭발했다.
그 때까지 다녀 온 모든 여행이 외국인들과의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조우 따위는 없이, 완전 타의에 의해
무슨 가게 따위나 들어 가야하는 억지 관광이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었고 그 결과로 마음내키는
대로 누비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로의 관광이 안성맞춤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를 위해서는 운반의 편의성, 장거리 여행을 위한 견고성 등에 적합한 것은 역시 비행편에 의한 해외여행
때도 소지품 무게 제한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강한 MTB임을 알고는 이 방면의 선배 도움과
인터넷 등으로 한동안 공부를 하고서야 경제적이면서도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잔차를 제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2년여 동안 평소 주말에는 주로 탄천 변을 누비며 미사리 가까이까지 라이딩을 했고 가끔 주중에는
땅 끝 해남 두 차례, 영월의 서마니 강과 평창 강 일대 3차례, 변산반도 일대, 안동 일대, 하동 일대 등지
로의 라이딩으로 바이커로서의 체력을 꾸준히 단련시켜 옴으로서 덤으로 딴딴해진 다리만큼이나 정력도
왕성해졌다.
산악 라이딩은 적지 않은 연령에 따른 신체적인 위험의 부담이 클것 같아 외면하는 바람에 주로 산을 타는
젊은 바이커들과는 샵이나 탄천에서 주말에 조우가 많아 얼굴은 서로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기는 해도  함께
어울리지를 못해 결과적으로 좀 외로울 수 밖에 없었다.

한편 운전이 싫다며 면허도 안 따고 일찍이 자전거도 탄 적이 없는 50대의 집사람에게 무료 자전거운전
교습 받기를 권하고 예쁜 자전거를 사주는 등으로 서서히 유도한 것은 솔직히 말해  집사람이 동행이 되면
쉽게 해외 라이딩을 갈 수 있기 때문.
국내도 아닌 국외로의 여행은 더욱 동반자를 구하기 어렵고 따라서 혼자서는 페키지형 여행팀 같은 모임의
일원이 되기도 어려울 뿐만아니라 그렇다고 꼭 혼자 갈 경우는 두사람 몫의 비싼 숙박료를  부담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사람이 잔차 운전 맛을 들여가던 작년 초여름 땐가... 넘어져 팔 등에 찰과상을 입어 한 주일간
치료를 받는 일이 있고 난 뒤부터는 주눅이 들어 선지 영 진도가 좋지 않았다.

이런 여건에서도 이번에 드디어 부부의 국외 시험 라이딩을 강행한 것은 집안에 문제가 생겨 한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던 집사람도 위로 해 줘야겠다는 생각에, 해외로의 진출에 조바심이  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허나 외국어에 능숙치 못한데다 첫 국외 라이딩이니 만치 이번에는 신문 광고란에 흔히 나오는, 말은 자유
지만 그래도 안내가 약간 있는 자유여행을 택했다.  
여행비는 사스로 인한 덤핑 값인, 한 사람 당 299,000원에 호텔2박에 2조식이라는 싼값이어서 항공료를
제외한 총 교통비 13만원, 점심 저녁등 식비가 4만원, 기타 상품 구입 비 3만 원(사실은 집사람이 무얼 사려
고 하면 `왜 비싼 이 곳서 사느냐? 이런 것은 남대문 시장에도 있어 더 싸게 살 수 있다. 여기서 사는 것은
국부의 낭비다. `는 등의 말로 은근한 방해 작전을 벌인 결과임.)밖에 안 돼 두 사람의 관광 여행비가 불과
80만원 정도. 그래서 가지고 갔던 엔화는 거의 되 가져왔다.
집사람도 전에 대학 동창들과 다녀왔을 때보다 이 번 두 사람 비용이 더 싸다며 놀랬다. 더구나 항공편도
국적기(아시아나)여서 일본에 넘기는 돈은 정말 얼마되지 않을 것이다는 것도 마음에 든 조건이었다.

비록 서툰 자전거 운전 솜씨로 쫓아다니느라고 좀 고생은 되었어도 전에 미처 못 가 본 긴자거리, 아이쇼핑
등등에서 자유여행의 재미를 만끽했기 때문인지 집사람은 다녀오자마자 가을에 다시 가자고 한다.
이에 대한 답으로 `내 행동 반경을 축소시키는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기어 조작 등에 능숙해져 웬만한
언덕길도 그냥 달려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실력으로 향상 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자 `앞으로 연습을 열
심히 한다.`지만 좀처럼 믿을 수 없다.
그 것은 1년 전부터 만돌린에 빠져 중급 반 총무를 맡아 분주한데다 매주 단체 연습 일이 이틀이나 되고 또
지난달부터 매월 열리고 있는 연주회를 앞두고 있음은 물론 내년 초 일본 원정 연주회에까지 간다는 것이어서
개인 연습에 시간을 할애하기도 벅찬데 과연 자전거 연습을 재대로 할 수 있을 까하는 의문 때문.

또 잔차 여행을 함께 다녀왔으니 평소에도 동행으로 잘 다니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도 많은 데 실제로는 젊은
시절 밤낮을 가리기 어려웠던 고달픈 직장생활, 경제적 여유가 없던 백수시절, 그리고 어머니의 장기 입원에
따른 상시대기 상황에 따라 부부가 해외를 가도 항상 한 사람씩 교대로 가야 해서 단 둘이서 장거리 여행을
함께 간 적은 신혼 여행 외에는 단 한번도 없었다.
구혼 여행 비슷한 케이스가 꼭 있었다면, 작년인가... 두 친구와 2박3일에 1인당 단돈 105,000원짜리 사상
최저덤핑(?) 제주여행을 갈 때 짝수로 채워야 할 한 사람을 구하지 못해 집사람을 대신 데려 간 것뿐이다.

특히 이번 여행에 만족하는 것은 비록 집사람의 서툰 운전 때문에 오다이바를 다 가보지 못했으나 그 대신
집사람에게 위로 효과가 컸고 보디랭귀지로의 첫 MTB 국외여행이 그런 대로 무난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단지 안전 사고라면 집사람이 좀 좁은 인도로 가다가 행인과 부딪쳐 넘어지는 바람에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으
나 뒷바퀴 휠에 브레이크 라이닝이 끼어져 바퀴가 돌지 않는 가벼운 고장사태가 있었으나 자전거를 뒤집어
세워 놓고서 뒷바퀴를 빼냈다가 다시 조립함으로서 쉽게 수리가 가능했고 분실물은 내 잔차의 앞바퀴 공기투
입구에 끼워져 있던 빨간색 캡이 없어 진 것(귀국 후 분당의 한솔MTB에서 보유중인 중고 한 개를 증정해 줌)뿐.

그리고 비행 탑승 때 칼 따위는 반드시 별도로 부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키 걸이에 꽂아져 있는, 불과
3센티 길이의 칼과 자전거 응급처치용으로 가져간, 끝이 뽀죽한 펜치를 무심하게 갖고 있다가(자전거 가방에
넣었으면 무사) 체크돼 별도 화물로 부치느라고 뛰어다녀 진땀을 좀 뺀 외로는 안전 면에서는 거의 완벽한
여행이 된 셈.

한편 장래의 해외 라이딩 목표지로 우선 그렇게 지겹던 장시간 비행이 아닌, 일본의 북해도 북쪽지방, 한국인
후손으로 자처하는 일본인 촌이 있다는 벳부 남쪽지방, 한국을 `무지개 나라`라며 항상 동경하고 사람을 그리
워하는 `겔`이라는 천막집이 있는 몽골, 환상 같은 절경의 러시아 바이칼 호반 등을 후보지로 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집사람의 실력향상이 비관적임에 따라 동행자 확보가 숙제, 그래서 여의치 않다면 단신으로라도
도전할 수밖에 없다는 각오다. <끝>

<<<이제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로 동경에 가실 분들을 위해 가이드 역할이 되도록 세밀하게 쓰다보니 재미가 반감된 느낌이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동경에 갔다온지 10일만에, 그것도 세번째의 라이딩차 찾은, 영월의 서마니 강변에서의 한 커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 처럼 아름다운 곳이 참 많지요?/// 밑의 사진은 집사람이 연주회에 출연(한 가운데의 머리를 틀어 올린), 연주중인 사진이고요. 서마니와 비경의 평창강 라이딩기는 위 주소의 제 개인 홈피에 추가해 넣어 뒀습니다.>>>


  • 2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4
  • 저도 딱 여행수단이 필요해서 자전거를 샀습니다. 그것도 한달전에요.. ^^ (아직도 분해, 조립 한 번 할 때마다 온갖 쇼를 다합니다.) 이번 일요일 말씀하신 홋까이도로 갑니다. 일년 연차를 한 번에 다 몰아 보름동안 도동지방을 돌 생각입니다. 광활한 도카치 평원을 가로질러.. 구시로 습원을 따라.. 안개낀 마슈호를 둘러.. 오호츠크해의 바람을 맞으며.. 시레토코의 원시림 속으로..
    아직 산을 기어올라가는 건 상상도 못하지만.. 어떻게 접하든 정말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군요. 연휴라도 다가올라치면 전국 지도를 펼쳐두고 아직 못가 본 곳, 가보고 싶은 곳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멋있게 사시네요. 부인과 함께.. 즐거운 생활되시길 바랍니다.
  • 글쓴이
    2003.5.28 19: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야~북해도를 가신다고요. 나보다 먼저 가시니 부럽고 나도 흥분 될 정도입니다요. 제 홈피 해남 땅끝 마을 라이딩기를 보시면 준비사항에 좀 참고가 될것입니다.
    갔다오신뒤 그 정보를 꼭 얻고 싶습니다. 우선 연락이 되게 Email주소라도 꼭 알려 주세요. 그리고 안녕히 다녀오세요.
  • ::: 아, 네. 뭐 그냥 계획 없이 되는대로 슬슬 다니는 거라 특별히 정보랄것 까지는 없겠지만.. 돌아오는대로 꼭 홈페이지에 인사 및 연락처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사흘 남으니 일은 안하고 하루종일 일본 홈페이지만 들락날락이네요. ^^ 해남여행기나 읽으면서 시간 때워야지.. 쿨럭.
  • 글쓴이
    2003.5.29 22:02 댓글추천 0비추천 0
    ::: 오늘에야 이 에필로그 편 교정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님이 그 곳의 지명까지 훤하신 것으로 보아 계흭이 잘 서있는것 같은데요.... 다니시면서 꼼꼼히 메모해서 지도에 그 경로를 그려 넣을 수 있게 해 놓는 자료를 남긴다면 이 와일드바이커史上은 물론, 한국의 해외 MTB여행史에 자랑스런 선구자로서 유용한 정보를 남기는 뜻있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 거창한 표현이었나요? ;-)) 허나 결코 틀린 얘기는 아닐것입니다.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3
treky
2016.05.08 조회 683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8
hkg8548
2011.08.04 조회 7170
M=F/A
2011.06.13 조회 672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85다음
첨부 (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