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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 속초투어 (뒷북버전!)

sugarbike2003.06.20 16:48조회 수 887추천 수 1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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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다른 분들 훌륭한 후기 다 쓰고 쓸려니 아마 읽으시는 분들도 지겹고 재미없을 줄 압니다만, 그래도 나만 빠지는 것이 뭐해 잠시 틈을 내 써봅니다.
자세한 라이딩 과정은 당연히 생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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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새벽 3시 어제 12시쯤에 맞추어 놓은 자명종이 울린다.  
어차피 깊은 잠도 들지 않았고 설레임과 기대감, 그리고 완주에 대한 걱정으로 꽉찬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 주섬주섬 잔차를 챙긴다.
허리에 매는 내 가방을 찾아 매고 집을 나서면서 천호대교로 가는 도중 오늘 라이딩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사실 나는 왈바에서 행해지는 번개에 거의 참가를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당근이 아는 분도 별로 없다.
그러나 매일 습관적으로 켜 놓은 왈바로 인해 이름은 다 알고 있다. -인터넷의 위력이다-  저번의 강촌 말달리자 번개에서 레드맨님과 퀵실버님은 살짝 뵈었다. 물론 기억 못하시더라구요. 예비모임에서 어쨌든 얼굴 익혀두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오늘은 가온님을 새로 만나겠군 하고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4시가 살짝 넘어있었다.  
두리번거리니 암 두 없다.. 넘 일찍 왔군!!  근처에 편의점이 있음 아침이라도 좀 먹을까 했는데 이것 역시 안보인다.  차에서 잠이나 더 자자..

좀있으니 검뎅이 렉스턴이 도착.  근데 잔거 캐리어는 보이는데 잔거는 없네??
아닌가보다. 그냥 차에서 죽치고 있는데 퀵실버님이 트럭타고 오시고 그제서야 그 검뎅이에는 가온님이 계신것을 알고 어리버리 인사!!
레드맨님도 도착하고 마이콜님도 오시고 이리저리 다 도착했는데 니콜라님이 환송겸 오셨네!  이분 역시 첨 뵙는 분인데 엄청 착하고 잘 생기셨다.. 담에 언제 함 뵙죠..  왈바에는 정이 넘쳐난다는것을 또 한번 느낀다.
노을님에게 짐받이 받기로한 가온님 애가 탄다. 노을님이 연락이 안돼서 전전긍긍(?)  그러나 노을님은 아주 편안하신 복장으로 느긎하게 짐받이 두개나 가지고 오셔서 파시고 (강매라는 분위기던데요!!) 장착후 새로 장만하신 펌프 성능 시험 겸 타이어마다 바람 넣으신다!!

출발이 늦어졌다. 대충 정리하고 출발하니 바로 서버린다. 첫번째 목표 주유소가 바로 50m였던 것이다 - 이럴수가!!
여기서 micoll님 체중조절하시고 내리기 시작하는 비!!!!  나는 반팔 차림으로 버티고 갈려했는데 안되겠다. 비상으로 가지고 다니는 윈드스토퍼 꺼내 입고  진짜 출발한다.
출발은 했는데 불안하다..  다른분들 보니 긴팔에다가 우비까졍 가져오셨는뎅 난 윈드스토퍼 하나로 돌아올때 까지 버텨야한다..  비야 좀만 와라! 말라야 저녁에 내가 산다..  맘속으로 빌며 페달질을 한다.

그런데 노을님이 뒤에서 지원을 해주신다. 팔당터널 끝나는데까졍!  대단히 고마우신 분이다.. 남들을 배려해주고 챙겨주시는 모습!  나두 이런 것 좀 본 받아야하는데..

덕분에 여기까지는 잘왔고 아침 장소인 양평 휴게소에 도착하니 가관이 아니다.  이렇게 비가 오면 라이딩 자체가 힘들어지는데 속으로 어떻게하나 걱정해보지만 아무도 돌아간다던가 하는 쪽으로 말씀을 안하신다. 오로지 GO! GO!

아침 먹고나니 비가 그친다. 야호! 역쉬 이제야 제대로 가겠군하는 반가움도 잠시. 출발하려니 비가 또 오기 시작한다.  오늘 일났당!!!!!!!!!!!!!

다시 시작되는 라이딩!  그런데 참 이상한점을 발견한다.  왜 다른 분들의 기어비가 나랑 틀리지?  나는 아스팔트는 무조건 앞 큰놈으로 가는줄 알고 있는데 다른님들을 보니 다 중간기어에 걸고 가시네..
왜 그럴까?? 이유를 곰곰 생각한다!  체력안배?  속도조절??  아님 모르고???
아무래도 모르겠다.  그냥 나도 따라 가운데 걸고 간다.  이래도 가지네. 희안하네.^^;;

나는 아직까지 동료 몇명과 나름대로 관광라이딩만 하던터라 사실 자전거에 대한 운동 상식과 잔거 종류와 성능, 셋팅  이런거 완전 무시하고 지내고 있었다.
오죽하면 이 프렘 살때 나는 이것(SUGAR1)이 소위 말하는 프리라이딩용으로 다운힐에서도 쥑이는 놈인줄 알았다.
사고 나름대로 조립해서 타고 보니 이거 완전 하드텔이다. XC용으로 뛰어난 이놈을 난 엉뚱하게 프리라이딩용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나름대로 돈은 무쟈게 들였는데! 쩌~ㅂ.  

이런 잔거에 무지한 내가 속초는 무지무지 가고 싶어했다. 일년을 별렀건만 동료들의 호응이 워낙 뜸해(가면 죽어!!하는 반응)  혼자라도 가야만했다.
속초는 어릴때부터 거의 일년에 세네번은 다니고 지금도 자주 가거나 해서 이젠 다른 고장 같은 느낌도 없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가는 길이 쉽지 않음을 튀는 물방울과 부옇게 뒤덮힌 안경에서 느끼면서 지나가는 자동차안의 사람들이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해 하면서 또 페달을 밟는다.

가는 도중 뻑!! 하는 큰 소리가 나서 웬 돌이 프렘에 세게 부딪쳤는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가다보니 딱딱딱하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더니 앗! 못 박혔나보다!
내려서 보니 역시 못이 박혀있다. 아~~ 이럴수가!  거의 일년 넘게 펑크를 모르고 살았건만!  여기서 이럴줄은!

내 제발 펑크나지 말라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빌었는데.. 수리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데..
그러나 역쉬 맘씨 좋은 다른 멤버님들 세번에 걸친 엄청난 작업을 웃으시면서 다 해주신다.  난 옆에서 빈둥빈둥!!  -- 이러다  맞지 아마! --
난 참 이런거 잘 못한다. 손재주가 없는것도 아닌데 아직 뒷드레일러 샛탕도 못한다. 괜히 조금 튄다고 만지면 아예 못탄다. 그리고빵구 때운다고 설치면 튜브 여러개 해먹는다.  바람넣다 해먹고 삐져나와 해먹고.

이 버벅거리는 나때문에 아직가지 라이딩 잘 진행되다 이젠 늦어지고 만다..
죄송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한다.(죄인이기 때문에)
그저 앞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 뒤쳐지기라도 하면 난 완전 민폐인 것이다.

또 한참을 가는데 가온님 컨디션이 영 아니다. 입술도 파래지시고.  속으로 걱정이 된다.  다리에 쥐가 나실것 같아 초반에도 좀 고생하셨는데.
하긴 이 빗속에서 컨디션이 정상이면 그게 이상한거다.
비는 이제 아예 들어붓는다 좍좍!!!!!!!!!!!!
그러다 보니 맘은 편하다. 젖을 것도 없고 걱정도 이젠 안된다.  비가 의식이 되질 않는다. 올테면 와바라 난 포기했다.


비가 오니 좋은 점이 있다.  갈증이 안난다.  그러다 보니 호흡도 편하고..
단 좀 춥다. 조금이라도 쉬고 출발하면 이빨이 덜덜덜 마구마구 떨린다.
페달질 열심히 해야 체온이 유지된다.

이제는 미시령 정상에서 얼마나 추울까? 하는 걱정에 라이딩이 두려워진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안에서는 안추울까? 하는 걱정으로 머리속이 꽉찬다.

꾸역꾸역 오다보니 인제를 지나 민예단지에 도착했다.
가온님도 걱정과는 달리 참 잘오시고  퀵실버님 시종일관 선두에서 잘가시고.
레드맨님은 오히려 체력이 샘솟는다. 호각부시면서 아주 신나셨다.ㅋㅋ . 체력이 오히려 충전되는 느낌이다. 마이콜님은 당연히 잘오시고.

여기서 나를 안도시키는 퀵실버님의 펑크. 그러나 나와는 다르게 쉬는 시간에 펑크라 라이딩에 전혀 지장을 주질 않으시네!!!

이제는 이 투어에 목표인 미시령 정복!  잘 갈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잘 갈수 없어도 시간이 너무 늦어 가야만한다.  비가오느라 날씨가 벌써 어두워진다.
차들은 벌써 불을 켜고 다니기 시작하고..

퀵실버님 앞에서 열심히오르시고 따라 오르는데  앞으로 1KM 남았다는 표지판!  근데 힘드네..마지막 구비쯤에서 잔거를 잠시 멈추고 뒤에오는 레드맨님을 앞에보내고 따라 올라간다.  역시 업힐라이딩은 앞에 누가 있어야 쉽게 오를 수 있나보다.. .  열심히 좇아 올라간다.

정...상....!!!

근데 무지 춥다!  죽을것 같다.  근데 레드맨님은 사진 찍자신다.  맘속으로 그냥 빨리 내려가지요하는데  어쩔수 없다.  일단 한장 찍고!!  레드맨님이 아니었슴 아마 사진 없어 무지 아쉬울뻔 했습니다.. 감~사!

내려가는길 장난아니다.  뒷브레이크는 성능이 팍 떨어져 잘 잡히지 않고 앞브레이크에 의존해 내려간다..  앞도 안보인다. 안개가 많이 껴있고 이젠 완전히 밤이다.  이럴 수가!

속초터미널 가는길은 완전 밤중이라 맘속으로 처량하단 생각도 든다.
가온님 잔거 체인이탈 문제를 해결하고 도착하니 마이콜님이 표 끊으시고 목욕탕으로 안내하신다.
30분간의 목욕!  이것이 환상이었다.  따뜻한 욕탕이 이렇게 좋을 수가!
그런데 시간이 없다. 나와서 옷 갈아입고 가온님이 공약(?)하신 회를 먹으려고 보니 시간도 없고해서 해물탕집으로 가서 늦은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내가 속초에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이제는 집으로 가야할 시간!
버스에 잔거 꾸겨 넣고.  출발전에는 기스를 걱정했는데 이제는 그거도 귀찮다.  어서 잠이나 자고 집에 가자!! 출~발
눈떠보니 서울이다. 안떠지는 눈 억지로 뜨고 작별 인사 나누고 집에 오니
이젠 출근 할 것이 걱정이다..

아뭏든 내  맘 한 구석에서 갔다 와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자리잡고 있던 속초 투어를 여름이 오기 전에 해결했다는 성취감에 웃음을 머금으면서 잠자리에 들 수가 있었다.   담에 또 가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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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에서 얻은 것은 무사히 나도 다녀왔다는 성취감과 좋은 라이딩 멤버들과 함께했다는 행복감이었습니다.

마이콜님, 레드맨님,가온님, 퀵실버님,그리고 노을님, 니콜라님  모두 참 좋은 분들이었고  이분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함께 달릴 수 있어 행복했고 또 함께이기에 어렵고 힘든 악천후를 극복하고 웃으며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억 아마 오래 갈것 같습니다..

같이 다녀오신 네 분 모두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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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003.6.20 18:35 댓글추천 0비추천 0
    음. 드디어 속초 멤버 전원 후기를 쓰셨군요...
    다섯분 다 쓰셨지만 읽을 때마다 모두가 새롭네요...
    슈거 바이크님 저는 부드러운 남자 랍니다...
    다섯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뒷풀이 갈려고 했었는데
    오늘 망번개가 있는날이라 참석 못해 아쉽군요...
    맛나게 드시고... 담에 뵙죠...
  • 슈가바이큰미도 마물 후기 쓰셨으니~
    다음은 어디를 같다와 같이 후시 쓸까요^^
    슈가바이크님도 수고 하셨어요^^
  • 오늘 뒷풀이 못가 죄송합니다. 즐거운 자리였을텐데..
  • 2003.6.21 09:01 댓글추천 0비추천 0
    평균연령이라? 잘 짐작이 안되네요..쩌~ㅂ
    그래도 한사람은 알죠 . 나.ㅋㅋ 88금메달학번입니당.
    아직 애죠.....
  • 이렇게 갔다 온 사람들이 후기를 다쓰기도 어려운데, 아주 잘 읽었습니다. 어제는 뒤풀이까지 하였는데, 너무 즐거웠습니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얘기했네요..^^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보여 주신 슈바님...대단하셨습니다. 담에도 또 같이 가요..ㅎㅎㅎ
  • 이로서........ 참가자 전원이 후기를 쓰는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것 같습니다. ^^
  • 묵묵히 당당하게 달리는 모습, 정말 좋았습니다.
    투어 내내 선두조에서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분!!!
  • 2003.6.23 15:21 댓글추천 0비추천 0
    지난 번 유명산 가려다 산음으로 빠지면서 속초까지 라이딩했노라고 슈가바이크님이 얘기하셨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지금 다시 한번 실현. 무척 부럽군요. 나도 속초 가야지.
  • 5인 5색 속초라이딩 후기 역시 재미있네요
    근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셨군요?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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