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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산 라이딩 후기.(필사의 가리산 탈출기?)

월광 月狂2003.06.30 19:28조회 수 998추천 수 1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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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현재.

오늘은 모처럼 제법 멀리 홍천까지 차로 이동하여 임도라이딩을 하는 날이다.

잠실에 모이신 분들은 7시쯤에 출발하실것이므로 서둘러서 집을 나서려고한

다.

시계는 오전 6시 40분을 가리킨다.

이때 리피님이 전화하셔서 같이 가자고 하신다. 나는 흔쾌히 승락을하고 갈마

터널 근처에서 뵙기로 한다. 7시 30분이 넘어서야 리피님의 차를 보게된다.

헉! 분당 미금동에서 광주 갈마터널로 오는데 고속도로를 타셨단다.

네비게이터만 보고 오셨다나? ^^

리피님께 따라오시라고 하고 양평근처의 순대국밥집으로 차를 몬다.

순대국밥집에 도착하자 여러 반가운 얼굴들과 처음뵙는 분들이 보인다.

함께 맛있게 아침을하고 가리산을 향하여 계속 차를 몬다.

어느덕 가락재 휴게소에 도착. 차를 주차시키고 라이딩 준비를 한다.

자전거 앞바퀴를 조이고 장비 갖추고 몸풀기도 하고......제각기 하는 행동은 달

라도 분주하게 준비하신다.

드디어 본격적인 라이딩 시작.

즐겁게 대화도 나누고 장난도 치면서 .........

날이 흐리고 구름과 안개로 시계는 좋지 못했지만 내리는 비가 큰 비는 아니어

서인지 약간은 선선한게 공기도 더욱 상쾌한것 같았다.

몇 분은 새로 장착하신 흙받이 테스트 하신다고 고인 물만 보이면 달려드신다.

항상 느끼지만 산에만 들어가면 아이들 처럼 되는것 같다.

어쨋건 모두를 가볍게 라이딩을 하신다.

사뭇 긴장이 된다.혼자 뒤쳐질까봐.

순간 샥을 좀 딱딱하게 해야겠다는 잔꾀를 부린다.

그래서 앞샥의 에어를 더 보충하려고 레드맨님께 샥펌프가 있는지 여쭤본다.

ㅎㅎ

말이 나오자마자 가방에서 꺼내주신다.

레드맨님의 그 쪼그만 배낭엔 도대체 없는것이 없다.

물백, 렌치셋트,타이어용 펌프,튜브,샥펌프, 김밥, 플라이어............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생각을 해보시라.

배낭이 얼마나 무거울지를.......ㅋㅋ

그리고 이분.

우리의 리피님.

라이딩 초반 부터 계속 내 주위에 계신다.

라이딩 초반에 하신 한마디가 가장 재미있게 기억된다.

오늘 코스가 가리왕산인줄로 알고 오셨단다.

ㅎㅎ 가리산이데..........

리피님. 그  짖궂은 장난끼는 여전하시다.

그리고 마치 스토커(?)처럼 나를 추적하신다.

나는 장난삼아 리피님을 떼어놓으려 좀 빡쎄게 달려본다.

여지없이 바싹 쫓아오신다.

후후.

스토킹이 확실하다.

쫌더 속력을 내본다.

뒤따라오시는 리피님 뒤에서 한마디하신다.

"월광님! 제아무리 달려봤자 내 손바닥이에요." ^^

나는 쫌더 속력을 올려본다.

한참을 뒤도 않보고 달린다.

어느덧 낙석 공사로 도저히 타고 갈수없는 곳에 다다르자 비로소 뒤를 돌아본

다.

한참을 기다려도 리피님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냥 리피님이 추격을 포기하시고 후미 분들과 즐기시면 오시는거라고

생각했다.

순간. 리피님을 따돌린 자신의 실력에 거만해진다. ㅋㅋㅋ제대로 알지도 못하

고.

큰 돌무더기 위로 자전거를 끌고 들며 지나간다.

조금뒤 갈림길이 나와서 모두를 뒤의 일행을 기다린다.

이때 들리는 나쁜 소식.

리피님 자전거 뒷허브의 고장으로 끌고 오신다는 것이다.

잠시후 리피님이 몇분과 도착.

곧바로 퀵실버님과 자유잔차님과 마이콜님의 임기응변으로 자전거의 스포크

와 스프라켓을 끈과 케이블타이로 묶어본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출발해본다.

언덕 하나를 제대로 못넘고 끈과 타이가 끊어진다.

앞으로 가야할 거리가 20킬로 미터는 되는데.....

그때 자유잔차님이 나에게 말씀하시길 우리 둘이서 레이싱모드로 빨리 차로가

서 나의 쏘렌토를 끌고 오자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만 된다면 리피님과 자전

거를 차에 실을수 있으니, 참 좋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있었다.

내가 얼마전 가리산에 한번 와보기는 했지만 코스가 가물가물했다. 게다가 계

속해서  내리는 비와 짙은 안개로 시야가 너무 나쁘고, 노면상태도 좋지않다.

그리고 나보다 체력이 좋으신 자유잔차님의 속도를 따라갈 자신이 없다.

(자유잔차님: 초안산 야간 라이딩,탕춘대......코스를 가리지 않고  알게 모르

게 실력을 닦으신 분이다.게다가 금연에도 성공하셔서인지 체력도 무지 좋으시

다.)

하지만 마땅한 적임자가 없어서 속으로 걱정을 하면서 페달에 힘을 가한다.

처음으로 해보는 레이싱 모드.

진짜로 힘들다.

게다가 비는 그칠줄을 모른다.

최대한 빨리 가야만 했기에 흙탕물이 입으로 들어가든 얼굴에 팩을하든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자유잔차님. 업힐이 장난아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눈에서 안보인다.

할수없이 죽어라 페달을 밟아댄다.

내리막에서도 최고속의  기어비로 내리쏜다. 공포심도 없어진것 같다.

아니 아무생각도 들지않는다.

이건 마치 생존을 위한 잔차질같다.

체력을 아끼려 자유잔차님과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한참을 달려서 눈에 익은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가 있는 넓은 삼거리.

정확히 확인할 시간도 없다. 그냥 달리던 속도로 좌회전한다.

기억하기로 확실히 이곳 부터 오직 내리막이다.  

역시 한참이 내리막이다.

여기까지는 전에 왔을 때와 비슷하다.  

안개와 더러워진 안경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냥 이길이 맞을것이란 생각으로 달린다.

제법 한참동안 내리막을 달린다.

그런데 오르막이 나오자 불길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되돌아가기엔 너무도 많이 내려왔으므로 자유잔차님과 상의한 후 그대

로 직진한다.

얼마를 달린 후 이 길이 아님을 확실히 깨닫고 자전거를 세운다.

헉! 길눈이 어두워도 어느 정도여야지. 이럴수가....  ㅡ_ㅡ;;

그리고는 자유잔차님께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말씀드린다.

그리고 레드맨님과 퀵실버님 등 일행들께 전화를 걸어보지만 통화가 않된다.

더욱더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이때 레드맨님의 전화가 온다.

레드맨님. 우리보고 주차장에 도착했는냐고 물으신다.

들릴락 말락 간신히 몇마디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직 도착 못했다고 말씀드리자, 차가 필요없다고. 거의 다 내려왔다고 하신다.

이때 전화가 끊긴다. 다시 통화를 시도하지만 실패.

우리가 길을 잃은것을 알리지 못하였으니......

막막해진다.

길도 모르고, 전화는 안되고, 시계는 5시를 가리키고, 점점 추워지고, 힘도 많

이 빠지고.......

안당해본 분들은 모르실것이다.이때의 심정을.

졸지에 구조팀에서 조난 팀으로 바뀌었다.

자유잔차님과 의견을 나눠본다.

역시나 결론은 하나.

못 먹어도 go!

죽을 힘을 다해 또 달린다.

어떤 곳은 마치 갯벌처럼 바퀴를 잡아 안놓아준다.

도저히 힘이 부쳐서 끌고 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자전거에 올라탄다.

페달질하면서 머리로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이 날씨에 어떻게 산에서 야영을 할 것인지.

불은 또 어떻게 피우고 잠은 어떻게 잘 것인지

가방에 들어있는 행동식의 양......

한 마디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유잔차님과 나는 진짜로 레이싱을 하듯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달린

다.

그렇게 달리길 얼마나 했을까?

저 멀리 민가가 하나 보이더니 이내 조그마한 마을이 보인다.

자유잔차님 왈 "월광님! 우리 최소한 죽지는 않겠네요."  ㅡ_ㅡ;;

주민 한 분께 길을 여쭤본다.

그 분도 어의없으시다는듯 웃음을 보이시며." 아니 어쩌다가 이리로 내려오셨

어요?여기서 가락재가 어딘데 이리로 내려오셨어요?"

한 13,4km정도 도로를 더 타면 된다고 하신다.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 우리들.

서둘러서 도로를 찾아 달린다.

그리고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온로드를 달린다.

게다가 순전히 오르막뿐이다. ㅡ_ㅡ;

한참을 달리자 눈에 익은 사거리가 나온다.

다시 일행들과 통화를 시도해본다.

그러나 역시 실패.

자유잔차님 먼저 일행이 기다리실 가락재 휴게소를 향하여 출발하신다.

나는 잠시 남아서 계속 통화를 시도해본다.

간신히 레드맨님과 통화에 성공한다.

자초지정을 대충 설명 드리고 우리를 차로 이송해 줄것을 부탁드리려 하는데,

전화가 끊긴다.

하는 수 없이 자유잔차님을 따라서 가락재 휴게소를 향하여 달린다.

열심히 페달질하는데 전화가 울린다.

마이콜님이었다.

현재 나의 상황을 모르시는 듯 무사히 산에서 내려왔다고 하신다.

현재 내 상황을 설명할 틈도없이 전화가 끊긴다.

배터리가 죽었다.

또다시 이어지는 아스팔트 라이딩.

속도계가 없어서 정확한 거리는 몰랐지만 13km는 훨 넘게 온거 같다.

보슬비는 내리고 날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차량 통행도 많지 않아서 더욱 쓸쓸하다.

그냥 아스팔트만 보며 멍하게 달린다.

이정표를 보자 춘천과의 거리가 아까보다 10km정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휴게소는 그 그림자 조차 보이질 않는다.

무릎이 많이 아파온다.

물에 불은 엉덩이도 조금 쓰라린다.

시계는 거의 저녁 7시를 가리킨다.

이를 악물고 조금 더 기운을 내본다.

드디어 눈에 익은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있었다.

이때 반대편 차선에서 승용차 한대가 내려오면서 월드컵 때의 대한민국 박수.

(그러니까, 박수 다섯 번 치는것.)

그 장단으로 경적을 울린다. "빵-빵-빵-빵-빵"

레드맨님이셨다.

얼마나 반가웠던지.뽀뽀라도 해드리고 싶었다. *^^*

언능 차에 타라고 하신다.

한 2,3킬로 정도 남았다고 하신다.

그러나 나의 몸과 옷이 너무도 지저분해서 그냥 자전거로 가겠다고 말씀드린

다.

레드맨님께서 빨리 타라는 재촉에 차에 탄다.

조금 더 올라가자 일행들이 기다리신다.

정말로 반가웠다.또한 부끄럽기도 하다.^^

어쨋든 지옥이 천당으로 바뀐듯하다.

자유잔차님께 속도계의 거리를 여쭤본다.

78KM정도 라고 하신다.

원래의 코스는 45KM정도인데.

그러면 30KM 이상을 더 탔다는 뜻이다.

이래서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는가보다.

서둘러서 자전거와 얼굴을 대충 씻고 차에 오른다.

그리고 단골 메뉴인 홍천화로구이를 먹으러 간다.

어느새 도착한 화로구이집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면서 오늘의 무용담을 들려드

린다.

오늘 있던 일들로 모두들 떠들썩하다.

맛나고 재미난 식사다.

식사를 마친후 모두를 집으로 향한다.

리피님. 나에게 고맙다고 하신다.

짖궂게 리피님께 장난삼아 했던 말들이 진심이 아니란거 아시는 듯하다.

집으로 오면서 생각해 보는 하루.

무지 긴 하루였고 재미있는 하루였다.

임도도 재미있는거 같다.

특히, 오늘 처럼만 다운힐 할수 있다면 ..............헤헤.


끝으로 레드맨님을 비롯해서 같이 가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즐거운 라

이딩을 축하해 드리고 싶다.

그리고 담부터는 특공조 같은거 시키지 마셔요. ^^

모 시키지도 않으시겠지만. ㅡ_ㅡ;;

그리고 또 한가지.

다시는 레이싱모드 같은거 안할랍니다.^^)  


                                          -끝-

월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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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ㅎㅎㅎ^^ 월광님이 후기를 쓰실정도면 그날의 고통 조금은 짐작하겠군요^^ 그리고 그날 월광님 차분하게 잘타셨읍니다.말두 별로 안하셨고 아니지 특공조로 먼저 가셔서 못들은 거구나^^ 어찌 되었든 그날 정말 고생 수고 하셨어요^^
  • 특공조는 무슨!!
    조난조라면 모를까.
    쾡한 눈빛의 월광님, 정말 멋있었어용. ^^
  • 월광 月狂글쓴이
    2003.7.1 01:08 댓글추천 0비추천 0
    흐....진짜로 2.3 여러분들께 산속에서 길 찾는 비법이라도 배워야겠어요.저는 왜 이리도 길치일까요? -.-;;
  • 월광님 가리산은 순환선입니다.돌고 돌고 맴도는 그런 임도지요^^
  • 2003.7.1 02: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의의 사자 베트맨 두분...
    자유잔차님, 월광님,
    하마틈, 다람쥐되는 것이었던가요???
  •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 두분다 철인이세요~
    강철체력~~ ^^
  • 오호!! 월광님 고생하셨군요.
    저도 참석해야했는데...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 저 가리산 간적 없는디요?? 0_0?
    그때 심야잔차님이 나에게 말씀하시길
    =>자유잔차님이 맞겠네요. ^^;;
  • 월광 月狂글쓴이
    2003.7.1 13:20 댓글추천 0비추천 0
    헉! 실수했네요. 고쳤습니다.심야잔차님.^^
  • 2003.7.1 19:54 댓글추천 0비추천 0
    월광님, 정말 신나고 재미난 하루였습니다.^ ^...
    머드팩에, 도로에, 죽자사자 달리기...하며 아주 원없이 잔차질 했습니다.
    죽네사네 휴게소에 도착하니 레드맨님, 도로나들이 우리둘이 갔다고 째려보시는데 아주 몸둘바를 몰랐대는거 아닙니까...우리는 죽자고 달려 겨우 사지(?)에서 탈출했는데 위로는 커녕...쩝
    둘이 레이싱 장단이 딱 맞던데 .....엎힐에서 따돌리면 다운에서 추월당하고...
    다음에 한번 더....하지는 맙시다.
  • 재미있었겠습니다. 다음엔 저도 특공조에 끼워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염장성)
  • 2003.7.2 11:10 댓글추천 0비추천 0
    월광님 고생 많으셨겠네요,, ^^ 그래서 야벙이 안 올라오는 군요 ㅋㅋ;;
  • 2003.7.3 09:37 댓글추천 0비추천 0
    월광님. 저 땜에 280랠리 연습 확실히 하셨네요.
    280랠리에서 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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