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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80랠리 구바의 지원조겸 전투조라이딩기

구바2003.07.15 12:03조회 수 109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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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발의 날이 밝았다.
작년 280랠리에 MTB동호회로서 유일하게 완주한 우리 금오바이크는 우리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동호회에서도 관심있게 바라보는 것같다.

박정희 체육관 광장에서 10시 30분쯤 드디어 출발한다.
마치 하느님이 우리들에게 축복을 내려 주시는것 같이 다행히 오전까지 내리던 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고 서늘한게 라이딩하기에최적의 날씨를 제공해 주는것 같다.

12시쯤 단양휴계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에 멀리 포항MTB의 알똥님께서 무사히 다녀 오시라고 안부 전화를 주신다.
이렇게 잔차를 통해서 만난 분 이시지만 너무나 고맙다.
내년에는 꼭 포항MTB 회원님들이랑 같이 갔으면 한다.

장회장님이 운전하시는 스타렉스는 짙은 안개를 뚫고 제천을 지나 평창을 거쳐 새벽 2시 30분쯤에 드디어 오늘의 출발지인 가평초등학교로 들어 섰는데 벌써 부터 대부분의 선수들이 미리 도착해서 각 동호회별로 식사를 하는데 정신이 없다.

이제 많이 친숙해진 엠사와 스스럼없이 같이 식사를 한다. 그런데 작년의 그 허접한 식사가 아니다. 그야말로 식당 주방을 하나 옮겨 온것 같다.

한쪽에선 뜨거운 밥과 또 한쪽에선 따끈한 오뎅국...물론 반찬도 셀수 없을 정도로 푸짐하다.

새로 들어오신 여성 회원님들이 많으면 이렇게 식사도 변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여성 회원이 하나도 없는 우리 동호회가 야속 하기만 하다.

식사하고 난뒤 주최측에서 나누어준 번호판과 지도를 주는데 우찌 이럴수가... 한장의 지도에  코스가 다 나온게 아니라 6장의 지도를 주는게 아닌가?
랠리 취지대로 지도를 보고 잘 찾아 가라는 의도인것 같다.

여러 라이더들의 함성에 맞춰 왈바분들 부터 3시 20분쯤에 첫 출발을 시작하고 우리팀은 거의 m&m분들과 비슷하게 출발을 하는것 같다.

출발 하기전에 가리왕산 구간에는 갈림길이 많으니 절대로 우측으로 가지말고 좌측으로만 가라고 신신당부 했는데 과연 이 깜깜한 밤에 길을 잘 찾을지...
걱정이 된다.

전투조 요원들은 하나 둘씩 운동장을 다 빠져 나가고 헹그러니 지원조들만 남아 1차 지원 장소인 오대산 명개리 계곡으로 옮기기로 한다.

몇몇 동호회에서 길을 모르는것 같아 내가 선두를 서서 오대산으로 올라가는 오프로드를 통해서 명개리로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년태풍 루사로 인해서 많은 임도가 피해를 받은지라 임도 곳곳에 공사중인 곳이 많고 또한 떨어진 낙석이 많았지만 오대산 오르는 중간쯤 장엄한 일출을 맞는 동시에 장회장님 한테서 전화가 온다.

"구바님 길이 이상해요...시멘트로 된 업힐을 올라 왔는데 길이 송전탑과 연결이 되어있네요...계속갈까요..." 한다.
오잉 웬 송전탑...

하안미리에서 올라가는 임도는 그야말로 비단길과 같은 임도로서 송전탑과는 거리가 먼데...반대편의 청옥산 올라가는 중에 약 8-9부 능선쯤에 송전탑과 연결된 임도가 있긴한데...설마 그리로 갔을라구??? 라고 혼자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한 30분쯤 후에 또다시 전화가 온다. "아무래도 이상하고 이길이 아닌것 같다"라고 말하고 전화가 끊긴다. 그래도 엠티비매니아하고 같이 있다고 하니 설마 길 잘 찾아 오겠지 하고 생각하는데 1시간쯤 뒤에 전화가 온다.

"구바님 우리가 청옥산 타고 벽파령까지 왔어요...이제 다시 처음 출발지로 내려가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가리왕산 임도 탔는데 지금 무슨 나무로 만든 집근처에서 쉬고 있다"고 전화가 온다.

오우!! 맙소사...그 산막이란 처음 시작 지점에서 약간 떨어진 그 지점이 아니던가???

그럼 거의 3시간 동안이나 겨우 7-8km 밖에 못갔네...하고 생각하니 오늘 우리 팀 망했구나, 망했어...하는 불길한 예감과 왜! 왜! 가리왕산 신령님은 이렇게 한번도 신의 자비를 내리 시지 않는지...

정말 대단한 산이라고 느끼면서 잠이라도 자야지 하고 차에서 누웠지만 잠도 오지 않고 그냥 시냇가에서 물장난이나 친다.

12시쯤 류재명씨 한테서 오대산 입구라는 전화에 발빠르게 우리 전사들을 위해서 점심준비를 한다. 그런데 1시쯤 되어도 오지 않고 또다시 전화가 오는데 오늘 무리를 해서 그런지 장회장님이 많이 힘들어 하신다고 한다.

드디어 1시 30분쯤 김정수씨와 류재명씨가 먼저 도착을 하고 약 15분 후에 장회장님도 도착을 하셨는데 무릎상태가 아주 안 좋으신것 같다.

출발하기전 회사에서 거의 1주일 이상 중요한 일때문에 운동도 제대로 못했다는데 역시 아무리 잘 타시는 고수라도 제때 운동을 하지 않으면 힘이 많이 더는구나...라고 생각해 본다.

햇반과 갈비탕에 김치 그리고 통조림 반찬에 위라이드에서 갔다준 등심과 수박냉채...이건 랠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야유회 분위기이다.

이제 어느덧 시간은 흘러 2시 30분... 날씨도 서서히 더워지고 전투조원들은 2구간인 아침가리골로 출발해야 하는데 장회장님께서 라이딩은 여기서 접기로 하신다.

졸지에 나는 지원조에서 오늘의 전투조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위라이드와 산도리팀과 상의해서 진동리에 있는 언덕위의 하얀집이라는 펜션에 방을 예약하기로 하고 위라이드와 산도리팀 전투조와 함께 드디어 내가 제일 가보고 싶은 코스인 아침가리골로 출발을 한다.

드디어 명개리를 떠나 아침가리골 입구인 월둔교까지 약 12km를 온로드로 달리다 보니 벌써 강원도에는 감자수확이 한창이다.

월둔교를 건너 마을길로 약간 접어들다가 이제부터 서서히 오르막이 높아지지만 아직까지는 말로만 듣던 그 아침가리의 호박돌은 보이지 않는다.

약 3km정도 올라가니 서서히 아침가리의 본성이 나타난다. 주먹만한 돌은 돌측에도 끼지 못한다. 아이들 머리통만한 돌과 호박, 수박만한 짱돌들이 어지럽게 드러나 있고 위에서 오프차량 두대가 내려온다.

그렇다면 자전거도 올라가기 힘든 이길을 4륜 구동들은 올라갔다가 벌써 내려오는게 아니던가?

점점 거칠어지는 길을 거의 끌고 바이크로 오르고 또한 얼마간은 타고 오르니 드디어 정상인 월둔재로 올라왔다. 구룡덕봉(1338m)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왼쪽으로 나있다.

여기서부터 딴힐만 거의 한시간 정도한다고 하며 또한 길도 거칠고 지난 태풍에 다리도 많이 유실되어 힘든 구간이 되지 않겠나? 생각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신나는 딴힐을 한다.

길은 거칠지만 중간 중간 멋진 숲터널을 지나거나 무너진 다리를 건너기 위해 잔차를 어깨에 메고 건너거나 또한 시원한 시냇물을 건너야 하는 멋진 코스가 연이어 나타난다.

아마 내가 잔차탄후 여러 곳을 투어 해 봤지만 이렇게 멋진 곳이 또한 있을까?

요즘 각 여행업체에서 우리나라 여러 오지를 여행하는 배낭 트렉킹이 유행하는데 이곳 또한 멋진 여행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지만 개발이익에 눈이 먼 지방자치단체가 이곳도 곧 포장해서 관광객들을 맞이 한다고 하니 앞으로 깜깜할 노릇일 뿐이다.

이렇게 조경분교를 지나서 아주 빡센 시멘트 업힐을 하고나면 드디어 방동약수 입구가 보이면서 위라이드의 혁객님이 마중 나오셨다.

우리는 예약 해놓은 장회장님의 에스코트로 펜션에 무사히 도착하고 나중에 산도리와 위라이드팀과 합류해서 진수성찬의 저녁을 보낸다.

마지막 출발지인 서림에서 4시쯤 출발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투조 요원들은 서서히 수면의 세계로 빠져가고 있지만 지원조 분들은 설겆이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나는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있는데 장회장님이 일어나서 준비를 하라고 전투조 요원들에게 닥달이시다.

그런데 하늘에서는 새벽부터 계속해서 폭우는 아니지만 꾸준히 비가 내리고 있다.

원래 계획은 전투조 요원들이 조침령을 넘어 바로 서림으로 이동하고 차량으로 백업하기로 했으나 독수리님께 전화하니 도저히 야간에 차량으로 이동하는게 무리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설악산으로 돌아서 차편으로 산도리팀과 같이 이동을 하기로 했다.
새벽 두시에 비와 안개를 뚫고 산도리와 우리 금오바이크의 용사들을 태운 차량은 설악산의 한계령을 넘고 넘어 양양으로 간다.

서림에 4시 30분쯤 도착하니 대부분의 동호회가 떠나서 우리 금오바이크와 산도리 두팀이 서둘러 5시쯤 마지막 골인지점인 진고개를 향해 떠난다.

이지역의 코스도 강원도의 어느 산처럼 크고 화려하며 그리고 계곡마다 수량이 풍부하다.

계곡의 물소리를 위안삼아 정말 은근히 오르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다.
고개 정상까지 16km가 나오는데 이렇게 긴 업힐을 여기 강원도에 와서 원없이 타본다.

이제 3km 정도 딴힐을 하면 세갈래길이 나오는데 바로 직진하면 미천골 자연휴양림과 만나는 순환임도인것 같은데 벌써 길바닥에는 많은 바퀴자국이 있다.

벌써 많은 선수들이 지나간것 같은데 김정수씨가 잠깐 멈추고 이길이 아닌것 같다고 한다.

약 200m 정도 되돌아와 왼쪽으로 급하게 꺽여지고 한창 임도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곳으로 돌아 나와야만이 원래 방향이다. 어휴 모르고 계속 갔더라면 또다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 할지 정말로 이산도 가리왕산과 마찬가지로 두려움에 치를 떨어야만 했다.

이제부터 중간 중간 삼거리가 나오면 지도를 참고삼아 코스를 숙지하고나서 출발하였으며 약 10km 정도 신나게 딴힐을 하면 작년 여름 태풍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은 어성전리에 닿는다.

여기서 장회장님과 산도리의 빈님이랑 반갑게 조우하고 컵라면을 먹고있는 M&M분들이랑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이제부터 M&M이랑 산도리 그리고 우리 금오바이크 이렇게 세동호회가 모르는 길은 물어가며 같이 팀라이딩을 하다가 부연동 고개에서 우리 금오바이크가 먼저 치고 나가기로 했다.

해는 쨍쨍거리고 날씨는 덥고 땀은 비오듯 솓아지지만 이제 드디어 전후재만 넘으면 끝이 나겠지 하고 열심히 페달질을 하지만 이미 똥꼬와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온다.

내가 이정도 탔는데 이렇게 힘이 드는데 처음부터 타신 김정수씨와 류재명씨는 어떨까? 하고 생각하는 사이에 두분은 벌써 진고개를 향해서 출발을 한다.

지긋지긋한 전후재를 넘어 엠사의 웃뜨리님과 나는 지원차에 옮겨타고 이제부터 다시 지원조겸 찍사로 임무변경을 한다.

허리와 무릎이 안좋은 김정수씨는 그 빡센 진고개업힐을 처음부터 정상까지 서서 업힐을 하는 불굴의 투혼을 보여 주었다.

드디어 정상에서 만세를 부르는데 얼마나 크게 소리를 질렀는지 반대편 차선에서 지나가는 승용차가 놀라서 갑자기 멈춘다. 그 기사양반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정상에서부터 약 20km 정도의 온로드를 타고 드디어 2시 40분쯤 골인을 한다.

드디어 해냈다는 자부심과 작년에 이어 또다시 완주한 우리 금오의 전사들은 누구 먼저랄것 없이 서로 손을 잡고 아무 말없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 볼 뿐이었다.

한팀 한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여러 동호회 회원님들과 내년에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아쉬운 무박 2일 간의 랠리를 무사히 마치고 우리의 귀항선인 스타렉스에 몸을 실었다.

상: 아침가리 에서
하: 서림에서 어성전리내려가는 임도 갈림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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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03.7.16 17:43 댓글추천 0비추천 0
    또다시 완주하신 금오바이크팀에게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올해는 지원조 하신다는 말씀 들었는데, 실력이 어디 가겠습니까?^^ 빡센 전투조에 팀원들 사기 돋워주는 지원조에 고생많으셨습니다. 금오바이크팀 축하드립니다.
  • 구바글쓴이
    2003.7.16 23:28 댓글추천 0비추천 0
    뜻하지 않게 지원조에서 전투조로 변신해 제가 제일 가보고 싶었던 코스를 타본게 너무나 행복합니다. 내년에는 kaon님과 함께 땀을 흘리고 싶네요.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5
treky
2016.05.08 조회 683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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