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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6일째~20일째(시련이 닥치다!!)

........2003.07.24 19:08조회 수 95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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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16일째

성읍민속마을 ->1112산굼부리 -> 1118번 -> 16번제주시

지금 시간은 오후 2시 40분.. 7시 30분 배로 떠나는구나.. 딱 7일 동안의 짧은 여행이였지만 가슴깊이 새겨놓은 만한 멋진 여행이였다. 물론 전체적인 평가는 쉽게 할 수 없지만 나쁜 경험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결국 나중에는 나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10시간의 배여행이나 기다려야겠다..
지금 시간은 7시 50분 배가 지금 막 출발했다. 10시간의 짧지만 긴 배여행이 딜 것 같다. 지금 마음은 많이 편안하다. 어떤일이 닥쳤을때 그것을 좀더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항상  “지금 당장“ 이라는 성급함으로 살아온 것 같다. 가끔씩 아니 주기적으로 내 삶을 돌아보고 점검하고 계획하는 삶이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단지 눈앞의 급한 일 때문에 진정 중요한 걸 잊고 놓치면서 지내온 것 같다. 이번 여행을 통해 중요한일과 급한 일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키워졌으면 한다.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사람이 되야하는지..
여행의 2/3가 지났다. 이제 육지에 도착하면 서울을 향해 무작정 달릴 것 같다. 아직 많은 거리를 달려야 하지만 기분은 어째 여행의 종반부에 와있는 기분이다.



7월 15일 17일째

부산여객선터미널 -> 태종대 -> 광안리 해수욕장 -> 해운대 해수욕장 -> 덕천동
거리:38Km

아침6시에 부산항에 도착했다. 바로 영도대교를 건너 태종대로 향했다. 제주도에서 많은 절경을 보고난 후라 그런지 솔직히 별 느낌 들지 않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망부석바위근처에 공사를 하고 있어서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부산에 사는 군대 후임병을 만나 점심을 먹고 비디오보구 잠시 잠을 청했다. 7시쯤 후임이랑 같이 나가서 저녁을 먹고 당구한게임 치고나서(당구를 오랫동안 치지 않아 종정이가 봐주려고 하는데도 졌음,, 한 200쳤는데 지금 실력은 120정도 되는 것같음.. ) 종정이 집에서 좀 쉬다가 12시에 종정이랑 같이  다른 군대 후임병을 만났다. 오랜만에 보니 좋긴 좋군..
밥도 배터지게 먹고 비디오도보고(데어데블인가? 보지 마세요..) 정말 잘 쉬었다. 오늘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든 마케팅이든... 운동도 다시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긴 것에 감사한다. 그래!! 다시 해보자..




7월 16일 18일째

부산 덕천동35번국도 -> 양산 -> 언양 -> 경주 동국대학교
거리:75Km

지금 시간 9시. 여기는 경주 동국대학교 학생회관이다. 쿠션있는 의자를 여러개 붙여다가 침대를 하나 만들고 잠자리를 마련했다. 하하 오늘도 무사히 하룻밤을 보내는 구나. 이런 공간을 허락해 주시고... 감사드린다. 거의 모든게 예상하고 계획한대로 딱딱 잘 들어 맞어서 기분이 좋다. 내일은 오전에 경주 관광 좀 하고 대구로 갈까한다. 경주는 고1때 수학여행오고 8년만이다.  와~ 벌써  8년.. 시간 무자게 빠르네 .,
그나저나 진심으로 대해주고 반겨준 종정이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사실 좀 부담스러웠을 텐데.. 너무 고맙다. 꼭 앞으로도 자주는 못해도 연락 끊기지 않고 관계를 잘 지속해 나가고 싶다. 오늘은 오랜만에 달리고 햇볕도 강해서 그런지 좀 힘들었지만 오랜만이라 힘이 솟고 달리고 싶다는 욕망이 강했다.
아~ 피곤하다 자야겠다..



7월 17일 19일째

경주4번국도 -> 금호 -> 하양 69번타다가 987번 -> 경산 -> 25번국도 대구신기동
거리:42Km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다. 시간은 6시를 조금 넘어섰고 남은 돈은 25만원 정도.. 그리고 내 자전거 앞, 뒤 타이어 두개가 모두 펑크 난 상태이다. 게다가 시내는 아득히 멀리 떨어져있고 옆에는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다. 1시간동안 트럭을 세우려고 별짓을 다해봤지만 결국 실패하고 태욱이가 내 타이어를 양쪽 핸들에 걸고 자전거포를 찾아 길을 나선지 30분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지금 한 모퉁이에서 음악을 들으며 태욱이를 마냥 기다리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아닌가? 이럴 땐 한 걸음 물러서서 이 상황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오늘 가야할 대구는 아직 엄청 많은 거리가 남아 있지만 아무래도 괜찮다. 왜냐하면 내일 이 시간엔 나는 서울을 향해 달리고 있을 테니까.....







7월 18일 20일째

4번국도 대구 -> 왜관 -> 김천의 어느 찜질방
거리:75Km

여기는 김천의 어느 찜질방이다. 오전에 대구시내를 엄청난 폭우를 뚫고 여기 김천에 도착했다. 어제는 여행 중 최악과 최고를 경험한 아주 뜻 깊은 날이였다. 타이어를 들고 간 태욱이는 결국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 왔다. 근처에 자전거포가 없다는 것이였다. 한군데 있긴 한데 타이어바람을 넣을 장비가 없다는 것 이였다.. (오 마이갓!!) 어떻게든 자전거포가 있는 시내까지 가야했다. 유일한 방법은 트럭!! 다시 도전해 보는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정말 정말 고마운 동생을 만났다. 기꺼이 트럭을 세워 짐 싣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나이는 23. 이름은 모르고 대구에 산다고 했다. 정말 너무 고마웠다. 그 친구 아니였다면 (저녁에는 비까지 내렸다..) 엄청나게 고생했을게 뻔했다. 그 친구는 자전거포를 찾아 바로앞에 내려주기까지 했다. 정말 보상을 바라지 않고 한 선한 행동에 감동 먹었다. 그것도 부족해내가 대구사람을 좋아하기로 맘먹은 계기가(사건이라 할 수 있지!!) 자전거포에서 또 발생했다. 자전거포에 내리긴 했는데 아줌마만 있고(동네 아주머니들이랑 고스톱치고 있었음.) 아저씨는 한잔 걸치러 갔다고 했다. 아저씨올때 까지 기다리던지 저~~기 자전거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다른 자전거포로 가던지 맘대로 하라고 했다.. 울컥 화가 났지만 별수 없이 기다리기로 했다.. 밖에는 비가 퍼붓고 있었으므로... 좀 있으니 술이 좀 취한 듯 보이는 아저씨한분이 자전거포로 들어오셨다. 솔직히 첫 인상은 고약했지만 서울에서 왔다는 말을  듣더니 “서울에 있는 조카놈이 생각난다” 고하시면서 좀 나긋나긋해지셨다. 해병대 출신이라 성격이 불같고 시원시원했다. 뒷타이어 1개 튜브2개 총 2만 8천원이라는 거금의 수리비가 나왔다. 첨에 아저시가 3천원을 깎아주시더니 다시 5천원을 주시며 가면서 자장면이나 사먹으라고 하셨다. 우~~와!!!!  이 감동.... 정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정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대구사람들 솔직히 매너는 없지만 정은 정말 많다고 느꼈다... 조심히 올라가라며 끝까지 챙겨주시는 아저씨를 뒤로하고 태욱이 이모집으로 비를 뚫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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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글쓴이
    2003.7.25 10:34 댓글추천 0비추천 0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나이가 25인데 한번 도전해보고싶군요^^ 끝까지 힘내시구요 무사히 여행 마치시기 바랍니다~
  • 다른 분을 보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64
treky
2016.05.08 조회 673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1
hkg8548
2011.08.04 조회 7161
M=F/A
2011.06.13 조회 6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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