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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관문 문경새재를 넘고 집으로....

initialj2003.07.25 12:34조회 수 91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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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21일째

김천3번국도 -> 상주 -> 문경 영신 유원지
거리:58Km

내일이 벌써 집 떠나 3번째로 맞는 주일이다. 여기는 문경 영신 유원지다. 지금 내 바로 앞에는 영강이 흐르고 있고 하늘에는 유난히 많은 별이 떠있다. 정말 오랜만에 쨍쨍째는 햇볕아래 달렸다. 땀도 엄청 흘리면서.. 지금은 강바람 때문에 꽤 쌀쌀하다. 오늘 김천에서 상주 넘어오는 길에 (길이 아니다.. 완전 산을 넘는 거였다!!) 정상에서 어느 노부부를 만났는데(차를 타고 가다가 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는) 매실차와 떡을 먹으라고 건네 주셨다. (우와!!왠 떡이람!!) 정상까지 땀을 뻘뻘 흘리고 나서 시원한 매실차를 먹으니 그 기분이란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암튼 짱이였다. 그 노부부는 속리산 관광 후 고향인 문경을 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참 보기가 좋았다.. 몇 일 동안 느낀건데 정말 정이 많고 인심 좋은 분들이 주위에 너무 많이 있다는 생각이든다. 세상이 갈수록 삭막해지고 험악해진다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가슴이 따뜻한 분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이 짧은 여행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던가!! 정말 순박하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보여준 여러 선한 행동들..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 확실하다.
내일은 문경새재를 넘어(벌써부터 걱정인데.,,.) 충주까지 갈 생각이다. 아구 다리야..



7월 20일 22일째

문경3번국도 -> 문경새재 1관문,2관문,3관문 -> 3번국도 충주
거리:68Km

오늘 문경새재를 넘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물론 엄청 제일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자전거로 3관문을 통과했다. 사실 여태 자전거를 그렇게 힘들게 탄 적이 없을 정도로 무지하게 빡쎄고 힘들었다. 1관문에서 2관문까지 3.5Km 2관문에서 3관문까지 3.5Km 총 7Km의 오르막을 (진짜 계속오르막..엄청난 경사..)단 1번만 쉬고 계속 오른 것이다. 자전거로 오르는 도중 경치가 넘 좋은데 지나친 곳이 많아서 자전거를 3관문에 놓고 다시 1관문까지 걸어서 내려갔다. (워매 징한것!!) 내려가서 KBS촬영지를 구경하고 있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또 비여~~~) 시간이 2시를 넘었고 점심을 못 먹어서 (엄청난 라이딩까지 했는데) 허기가지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비를 맞으며 서둘러 정상까지 올라가서 간단히 라면을 사먹고 충주를 향해서 힘차게 내려갔다.
사실 문경새재관문은 자전거가 들어가지 못한다. 그런데 정말 정말 운이 좋게 20명 정도되는 문경시MTB회원들과 (몰래 껴서)합류해서 넘게 된 것이다. 그분들이 아니 였음 좋은 경험 하나 놓칠 뻔한 것이다. 그리고 새재를 넘지 않고 국도로 가면 20Km정도를 돈다고 하니 (사실 7Km오르고 걸어서 내려가고 올라간 것 합하면 비슷하겠지만..) 운이 좋다고 할수 있다. 그 분들 중 어떤 아저씨와 아들도 있었는데 일주일 훈가 6박7일로 통일 전망대를 갔다 오려는 계획이 있다고 하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는데 대단하신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아들도 지금 중1인가 하는데 자전거도 잘 타고 참 보기 좋았다. 2·3년 전부터 아들과 이곳저곳 다닌 것 같았는데 자부심이 남다른 것 같이 느껴졌다. 사람들이 하루 얼마나 다리냐고 많이 물어봤는데 한 60에서 70달린다고 하니까 웃으면서 너무 천천히 다니는 것 아니냐고 약간(무시?) 비꼬는 것 같아 기분은 별로 안 좋았다. 코펠로 밥하고 설거지하고 물 있는데 찾으려면 밥 한끼 먹는데도 거의 2시간이 소비된다. 게다가 텐트에서 자는 날은 텐트 챙기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하고 (게다가 무거운 짐과 배낭까지) 항상 시간에 쫓긴다. 이런식으로 하루 70Km안 해본사람은 잘 모른다. .사실 짐 다풀고 밥 사먹고 여관에서 자면 맘먹고 달리면 하루 120도 갈수 있을 것 같다.. 안 달려 봐서 모르지만.. 암튼...  그분들 덕에 거의 20Km나 줄여 충주에 도착했고 멋진 라이딩을 했으니 정말 좋은 하루였다. 오늘 하루 무리한 덕에 장단지에 근육이 뭉쳐 상태가 안 좋긴 하지만 내일이면 또 힘차게 달리고 있겠지..
내일 모래면 서울로 들어가는 구나,, 벌써 서울 입성이라.. 사진을 10통정도 찍었는데 약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담에 시간내서  꼭 이번에 못 본 남쪽지방하고 강원도 쪽을 돌아보고 싶다.. 통일 전망대도..





7월 21일 23일째

520번충주 ->3번국도 장호원 -> 3번국도 이천쪽 ->42번 용인 용인대학교
거리:90Km

오늘은 충주서 출발해 여기 용인까지 거의 90Km달렸다. 여행한 이후 최대 거리였다. 지금 몸은 거의 그로기 상태다 어제 문경새재서 무리했는데 오늘 90Km라니.. 게다가 햇볕은 쨍쨍, 중간에 태욱이랑 길이 갈려 고생도하고 타이어가 또 펑크나는 바람에 고생 좀 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은 별루 중요하지도 않고 날 방해할 수 도 없다. 이젠 이런 일들이 전혀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사실 조금 짜증나긴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확실히 얻은 한 가지는 인내심이다. 또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고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어쨌든 내일은 비를 맞으며 서울 입성이닷!!
긴 것 같지만 정말 짧게 느껴진 자전거 여행이였다. 내일가지 총 24일간의 자전거 여행.
너무 소중하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누구 에게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짧은 여행동안 있었다. 좋은 사람도 좋지 않은 사람도 만났지만 확실한건 인심 좋고 사람 좋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내 나이 25살.. 아직 운이 좋아 내 삶에 책임을 질 시기는 아니지만 조만간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는 날이 오겠지. 그 전에 이런 자유를 누리는 것도 참 좋다는 생각을 해본다. 경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조깅하시는 어떤 아저씨와 잠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아저씨 왈 “ 참 좋네... 한 달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생활해도 괜찮으니,, 우리 같은 사람은(이젠 자신만의 삶이 아닌 모든 사람을 지칭하겠지..)하루 이틀만 자리를 비워도 안 되는데.... 부럽네요!!” 그 말을 듣고 지금 내가 무척 행복하고 복 받은 놈이란걸 느꼈다.



7월 22일 24일째

42번용인 -> 수원에서 1번 -> 안양 -> 영등포(우리집)
거리:50Km

서울특별시라는 표지판을 본 순간 느낀 감정.. 좋았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냥 감회가 새로웠다.. 고향에 온 느낌인가...이런 것이. 표지판을 배경으로 사진 한방찌고 집을 향해 힘차게 달렸다. 마직막 날인데도 하늘은 우리편이 아닌 듯 했다. 오전내내 비를 맞으며 서울로 들어섰다. 집근처에서 태욱이랑 그동안 먹고싶었던 오겹살과 냉면을 배터지기 전까지 먹은뒤 태욱이는 기숙사로 나는 집으로 갔다.
하~~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자전거를 많이 힘들게 했던 무거운 짐들을 덜어주고 분해해서 깨끗하게 씻었다. 물론 냄새나는 내 몸도,,,집이 좋긴 좋구나..정말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늘 썼던 컴퓨터도 낯설게 느껴지고 타자도 잘 쳐지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만 있으면 모든 것에 다시 익숙해지겠지.. 그러나 여행하면서 느낀 것과 추억은 결코 현실에 길들여지지 않고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내 가슴속에 깊이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젠 차근히 2학기를 준비해야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사람들을 떠나 있으니 사람 소중한 걸 깨닫게 되고 먹고 싶은게 있어도 맘대로 못 먹어서 그런지 돈의 소중함도 깨닫게 되고 시간의 소중함도 깨닫게 된 좋은 여행이였다. 물론 항상 좋았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그런 것들은 내가 좀더 강해지게되는 계기가 되었을 뿐 나를 좌절시키거나 절망하게 하지 못했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정이란 것도 느껴보고.... 아마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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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initialj글쓴이
    2003.7.25 12:37 댓글추천 0비추천 0
    사실 자전거는 초등학교때 타보고 이번이 첨인데 자전거 타는 것 그 자체에 매력을 느낀 여행이였습니다.
    산을 오르고 난 후의 쾌감까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힘들고 어려운일이였을텐데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네요. 좋은시간인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구요. 소중함,애정, 가장큰재산이지만 잊고사는때가 많죠.. ^^ 수고하셨습니다. !!
  • 좋은 여행이셨겠군요. 부럽습니다. 언제나 한번 가볼 수 있을까.
  • 후기에 올리신 코스중 많은 구간이 저의 투어계획에 포함되 있습니다. 많은 도움되었구요.많은구간이 산악도로인데,통행차량들이나 도로사정이 궁금하네요.
  • 평촌.광주.양평.홍천.오대산.진부.정선.사북.태백.일월산.영양.청송.포항.구룡포.경주.영천.안동.태백.송계.아우라지.진부.용평.봉평.둔내.횡성.원주.여주.이천.용인.평촌...4박5일 투어예정인데..물론저는 민박하며 밥사먹으며 오직 달리는데만 몰두합니다. 님의 여행기 많은도움이 되었습니다.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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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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