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사는 이상발입니다.
"집사람과 함께 잔차를" 프로젝트 5회차입니다.
1,2, 3회차는 전에 아주대 뒷산 가기 등등을 감행했고요,
최근 2회차는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서 살 빼기 모드로 저녁 식사 후 집 인근을 몇 바퀴 돌기 수행중입니다.
4회차는 아주대 앞으로 갔다 왔더니, 차도로 달리기도 힘들고, 인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고 해서,
5회차 부터는 집 주변의 신흥 아파트 단지 - 여기는 일단 도로가 넓고 교통량이 아직은 적어 좀 안전합니다. 그리고 인도 옆에 제법 넓직한 빨간색 포장의 잔차 도로, 잔차 마크도 아직 선명한 잔차 도로가 쭈~욱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로등도 잘되어 있고요. 바로 옆에 작은 나무며 꽃이며 보기도 좋고요 - 주변을 돌기로 했습니다. 한바퀴를 다 돌면 8km 정도 나오고, 중간중간 아파트 단지 사이로 막 헤집고 다니면 12km도 나옵니다.
우선은 8km 코스, 아파트 단지 외곽길만 한바퀴 순례하기를 시작합니다.
설겆이거리는 그냥 씽크대 물 속에 텀벙 던져 버리고, 양말 신고, 헬멧 사이즈 조정해서 씌고, 장갑 끼고, 뒷 깜박이 켜고, 앞 라이트 달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몸 풀기 한판.
이래 저래 준비하느라 한 20분 이상 소비했습니다. 자 출발. 여전히 차도는 어려워 합니다. 인도로 가는데, 걱정이 여간 아닙니다, 제가요. 앞에서 걸어가던 두 여학생이 갑자기 둘이 장난친다고 홱 하고 몸을 옆으로 돌리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초등학교 구멍가게에서 어린애들이 휙 하고 뛰어 나오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살 떨리는 인도로의 잔차 여행입니다.
이제 좀 달릴만한 자전거 도로입니다. 초저녁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지요. 쭈욱 일렬로 들어선 가로등 불빛이 운치있어 보입니다. 집사람 그래도 며칠 탔다고 페달질은 제법 합니다만, 여전히 핸들 콘트롤은 아직 불안해 보입니다. 살을 빼려면 좀 밟아야 한다고 다그쳐 보지만, 속도는 그래도 15를 넘기지 못합니다. 잘 해야 12정도에서 설렁설렁 갑니다. 이래서야 이게 운동효과가 있겠습니까? 초보니까 일단은 이해를 해 주고 넘어가야 합니다. 너무 닥달하면 자전거고 뭐고 다 때려 치운다고 하면 큰 일 납니다.
4km 정도를 왔나요? 자전거 도로에 공사가 잘 못 되었는지 배수가 전혀 안되고, 제법 물이 고인 곳이 나타납니다. 어느쪽으로 기울어서 어디는 물이 고여있고 어디는 물이 없으면 좋겠지만, 어찌된 곳인지 자전거 도로 폭 전체가 다 물이 고여 있습니다. 길이도 한 15m 이상으로요, 역시 불량 공사 같습니다. 도로들도 다 말라 뽀송뽀송한데, 웬 물바다인지.
"페달 밟으면, 물이 다 튀니까, 페달 밟지말고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부드럽게 지나가기만 하자." 라고 외치며 시범을 보인다고 살살 가고 있는데,
"어,어 빨리가," 집사람이 감속을 제대로 못하고, 또 옆으로 가지고 못하고, 속도를 줄인 제 뒤에 바싹 붙어 있더니,
"드르럭, 드르럭, 드러러러러러럭럭,,," 아예 제 뒷바퀴에다가 자기 앞 바퀴로 뽀뽀까지 해 댑니다. 인적없는 곳이라 해도 이렇게 뽀뽀 안 해도 되는데. . .
그 다음은 불 보듯 뻔한 사고입니다. 자전거가 통제가 안되면, 빠른 속도도 아니고, 당연히 브레이크를 잡고, 정지를 하고 발을 땅에 내 딛어야 하는데. . .
발 디딜 곳은 모두 물 바다 인지라 집 사람 순간 어쩔 줄 모르고 원치 않던 스탠딩 자세로 돌입하고, 스탠딩 3초 이상 해 댄 자기 자신에 놀라 옆으로 넘어 가는데, 넘어지면 손과 발로 지탱을 해야 하건만, 역시 바닥이 물인지라, 손을 뻗을 생각은 안 하고, 손을 몸 뒤로 피하는지라, 결국은 무릎과 턱과 가슴에 자신의 체중을 던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주변에서 빠르게 걷기 운동을 하던 아주머니들도 보고, 저 건너 아파트 단지 안에 인라인 타던 애들도 보고, 아이고 이런 노란 헬멧에 노란 자전거를 타던 우리 집사람 이제는 팔아 치울 게 없었는지 쪽을 다 팔아버렸습니다 그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과 집사람도 부끄러운 것을 알았는지 벌떡 일어나서(?) 씩씩하게 잽싸게 잔차 타고 그 지역을 벗어 났다는 것 아닙니까?
왜 안 아팠겠습니까? 아프지요, 낙차했는데 어찌 안 아파겠습니까만은, 아프다고 하면 걱정할까 봐 용감하게 안 아픈 척 씩씩한 척 하는 것 같습니다. 에고 에고 에고, 잔차 타며 살 빼기도 힘들고, 남편과 같은 취미 가져 보기도 쉽지 않은가 봅니다.
순발력, 지구력, 상황 판단력, 공간 지각력 뭐 하나 잔차 타기에 조금씩은 모자라 보이는 듯 하지만,
그래도 남편하고 같이 잔차 타 보겠다고 나온 우리 집사람,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 집사람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잔차에서 내려서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집사람과 함께 잔차를" 프로젝트 5회차입니다.
1,2, 3회차는 전에 아주대 뒷산 가기 등등을 감행했고요,
최근 2회차는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서 살 빼기 모드로 저녁 식사 후 집 인근을 몇 바퀴 돌기 수행중입니다.
4회차는 아주대 앞으로 갔다 왔더니, 차도로 달리기도 힘들고, 인도도 힘들기는 마찬가지고 해서,
5회차 부터는 집 주변의 신흥 아파트 단지 - 여기는 일단 도로가 넓고 교통량이 아직은 적어 좀 안전합니다. 그리고 인도 옆에 제법 넓직한 빨간색 포장의 잔차 도로, 잔차 마크도 아직 선명한 잔차 도로가 쭈~욱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로등도 잘되어 있고요. 바로 옆에 작은 나무며 꽃이며 보기도 좋고요 - 주변을 돌기로 했습니다. 한바퀴를 다 돌면 8km 정도 나오고, 중간중간 아파트 단지 사이로 막 헤집고 다니면 12km도 나옵니다.
우선은 8km 코스, 아파트 단지 외곽길만 한바퀴 순례하기를 시작합니다.
설겆이거리는 그냥 씽크대 물 속에 텀벙 던져 버리고, 양말 신고, 헬멧 사이즈 조정해서 씌고, 장갑 끼고, 뒷 깜박이 켜고, 앞 라이트 달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몸 풀기 한판.
이래 저래 준비하느라 한 20분 이상 소비했습니다. 자 출발. 여전히 차도는 어려워 합니다. 인도로 가는데, 걱정이 여간 아닙니다, 제가요. 앞에서 걸어가던 두 여학생이 갑자기 둘이 장난친다고 홱 하고 몸을 옆으로 돌리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초등학교 구멍가게에서 어린애들이 휙 하고 뛰어 나오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살 떨리는 인도로의 잔차 여행입니다.
이제 좀 달릴만한 자전거 도로입니다. 초저녁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지요. 쭈욱 일렬로 들어선 가로등 불빛이 운치있어 보입니다. 집사람 그래도 며칠 탔다고 페달질은 제법 합니다만, 여전히 핸들 콘트롤은 아직 불안해 보입니다. 살을 빼려면 좀 밟아야 한다고 다그쳐 보지만, 속도는 그래도 15를 넘기지 못합니다. 잘 해야 12정도에서 설렁설렁 갑니다. 이래서야 이게 운동효과가 있겠습니까? 초보니까 일단은 이해를 해 주고 넘어가야 합니다. 너무 닥달하면 자전거고 뭐고 다 때려 치운다고 하면 큰 일 납니다.
4km 정도를 왔나요? 자전거 도로에 공사가 잘 못 되었는지 배수가 전혀 안되고, 제법 물이 고인 곳이 나타납니다. 어느쪽으로 기울어서 어디는 물이 고여있고 어디는 물이 없으면 좋겠지만, 어찌된 곳인지 자전거 도로 폭 전체가 다 물이 고여 있습니다. 길이도 한 15m 이상으로요, 역시 불량 공사 같습니다. 도로들도 다 말라 뽀송뽀송한데, 웬 물바다인지.
"페달 밟으면, 물이 다 튀니까, 페달 밟지말고 천천히 최대한 천천히 부드럽게 지나가기만 하자." 라고 외치며 시범을 보인다고 살살 가고 있는데,
"어,어 빨리가," 집사람이 감속을 제대로 못하고, 또 옆으로 가지고 못하고, 속도를 줄인 제 뒤에 바싹 붙어 있더니,
"드르럭, 드르럭, 드러러러러러럭럭,,," 아예 제 뒷바퀴에다가 자기 앞 바퀴로 뽀뽀까지 해 댑니다. 인적없는 곳이라 해도 이렇게 뽀뽀 안 해도 되는데. . .
그 다음은 불 보듯 뻔한 사고입니다. 자전거가 통제가 안되면, 빠른 속도도 아니고, 당연히 브레이크를 잡고, 정지를 하고 발을 땅에 내 딛어야 하는데. . .
발 디딜 곳은 모두 물 바다 인지라 집 사람 순간 어쩔 줄 모르고 원치 않던 스탠딩 자세로 돌입하고, 스탠딩 3초 이상 해 댄 자기 자신에 놀라 옆으로 넘어 가는데, 넘어지면 손과 발로 지탱을 해야 하건만, 역시 바닥이 물인지라, 손을 뻗을 생각은 안 하고, 손을 몸 뒤로 피하는지라, 결국은 무릎과 턱과 가슴에 자신의 체중을 던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주변에서 빠르게 걷기 운동을 하던 아주머니들도 보고, 저 건너 아파트 단지 안에 인라인 타던 애들도 보고, 아이고 이런 노란 헬멧에 노란 자전거를 타던 우리 집사람 이제는 팔아 치울 게 없었는지 쪽을 다 팔아버렸습니다 그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과 집사람도 부끄러운 것을 알았는지 벌떡 일어나서(?) 씩씩하게 잽싸게 잔차 타고 그 지역을 벗어 났다는 것 아닙니까?
왜 안 아팠겠습니까? 아프지요, 낙차했는데 어찌 안 아파겠습니까만은, 아프다고 하면 걱정할까 봐 용감하게 안 아픈 척 씩씩한 척 하는 것 같습니다. 에고 에고 에고, 잔차 타며 살 빼기도 힘들고, 남편과 같은 취미 가져 보기도 쉽지 않은가 봅니다.
순발력, 지구력, 상황 판단력, 공간 지각력 뭐 하나 잔차 타기에 조금씩은 모자라 보이는 듯 하지만,
그래도 남편하고 같이 잔차 타 보겠다고 나온 우리 집사람,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 집사람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잔차에서 내려서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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