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첨으로 장문의 글을 써보려 합니다.
...
자전거를 탄 경력은 어렸을 때 자전거 배운다고 친구 것을 빌려 탄 것이 전부였
던 내가... 왈바를 알게 되고, 유콘을 사고, 짬짬이 잔거를 탄지 어언 1년이 되
어갑니다.
작년 이맘때쯤 하던 일도 안 풀리고 해서 뭔가 감정의 돌파구를 찾고 있을 때,
한 선배가 왈바를 알려주고 자전거를 태워 줬었죠.
신림동 윗동네의 가파른 언덕길을 자전거로 업힐... 그냥 심장이 터져도 좋다!
에라... 겨우 이 정도에 내가 굴할 것 같냐! 몇 년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실
패하고만 내 모습을 여기서는 함 바꿔보려고 무작정 페달을 밟았죠... 물론 아
무것도 모르던 내가 올라가봐야 몇 미터 못 올라갔었지만, 균형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몇 초간 페달에 쏟아 부은 감정은 저를 자전거의 세계에 빠뜨리기에 충
분 했었죠.^^
입안에 퍼지는 단내... 후들거리는 다리... 가슴을 뚫고 나올듯한 심장... 말을
하고 싶어도 숨쉬기가 더 다급한 상황... 어떻게 이런게 단 몇 초만에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이없기도 하고, 뭔가에 내 능력껏 다 해봤다는 만족감^^,
약간의 몽롱한 기분...(그땐 공부한답시고 운동을 멀리해서 체력이 바닥을 뚫
고 있었음.)
‘ 그래 이거다! 이게 내가 찾던 거다! ’
결국 선배가 자전거 사러간다고 하길래 따라가서,
“소가는 얼마인데 현찰로 사면 얼마까지 해줄게.”
“아저씨, 고럼 현찰로 두 대 사면 더 빼줘요?”
“음... 그럼 얼마까지 해주지...”
“흐흠..좀 생각해보구요...”
생각이랄게 뭐 있나요.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서 기냥 질러버렸죠^^(제가 짱
구엄마 근성이 좀 있죠) 나중에 그거 갚느라고 원룸 주인아줌마께 방 보증금
좀 깎아 달라구 사정하구 이차 저차 막았는데...어허 이놈이 잔거가 아니구 돈
먹는 妖物이더군요. 잔거만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뭐가 그리 살게 많은지... 지
금은 카드 돌려막기도 귀찮아 리볼빙서비스를 신청하고 에라 모르겠다입니다.
( --);; 어쩌면 잠시 사귄 여친보다 더 많이 먹었는지도...^^ 그래도 쬐만한 걱
정(카드대금청구서)을 안쳐다보면 후회없슴다^^ 저를 수렁에서 건져준 대
가, 제가 받는 기쁨의 대가라 치면 절대 안 아깝죠.
...하여간 각설하고....
이렇게 시작된 제 자전거생활을 겨울에는 춥다(추위앞엔 죽음입니다.(ㅜㅜ))
시험준비에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쉬고 있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시작했죠.
그러나 제게 당면한 과제는 시험에 패스하는 일이라 일주일에 한 번 타기도 참
으로 힘듭니다.ㅜㅜ
그러나....마침 내일(일요일) 독서실 청소를 한다고 쉰답니다.^^
‘ 잘 됐다. 잔거나 함 타보자. 오늘 탈까? 내일 아침에 탈까? 음 어차피 지금 공
부도 잘 안되고 왈바라이트도 시험해 볼 겸, 오늘 밤에 서울대 순환코스나 함
돌아보고 오자! ’
오늘 점심 때 라면을 먹었는데... 앗! 웬걸 속이 안 좋았는지 그대로 토해버리
고... 그래도 한끼 먹기는 먹은지라 기냥 저녁때까지 있다가 저녁 먹고(보통 신
림동 사람들은 5시에서 6시쯤 저녁을 먹는답니다.) 공부하다 출출하여 떡볶기
1인분 먹고(11시반쯤) 집에 들어와 슬슬 라이뒹 준비를 합니다. 배가 좀 꺼져
야 운동을 하지하면서 약간 시간을 보내고 12시 반쯤 집을 나섭니다.
‘ 목표는 세바퀴! 한시간 정도 빡시게 타고 들어오자! ’ 는 다짐을 하면서 혹시
나 아는 사람을 만날까 사람들 얼굴을 외면하며, 유흥에 젖은 신림동의 주말거
리를 빠져나옵니다.(쩌~번엔 쫄바지 입고 나서는데 후배가 아는척하여 사람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고러고 서있으려니 정말 민망하여 그 담 부터는 눈 안 마
주치려구 노력하구 다닙니다.^^ 그래도 불러 세우는 넘들 있드만.. ( ㅜoㅜ))
첨부터 뭔가 이상합니다. 물통케이지에 배터리가 들어가 있어 허리색에 물통
하나 딸랑 담아 갔죠. 뒤로 매고 페달질 하니 헉 이게 은근히 솟은 내 인격을 살
살 누르는 것입니다. 아까먹은 떡볶기가 자꾸 날 함 보자 합니다. 생까구 좀 달
리니 배가 진정됩니다. 어느덧 서울대 정문을 지나 직진... 공대 언덕 쪽으로 향
합니다. 허이구 다리를 지날 쯤 벌써 기어를 다써버립니다.ㅜㅜ 작년에 탈 땐
여기까지 앞2단 뒤 2~3단으로 넘었었는데..ㅜㅜ 어쩔 수 없지..도중에 페달에
서 발내리기 없기를 다짐하면서 페이스를 늦춰 힘을 좀 비축합니다. 시속5키
로 정도... 마지막 본격적인 언덕에 접어들기 전에 약간의 평지구간이 있습니
다. 탄력받기 위해 속도를 좀 내봅니다. 그러고는 업힐... 속도는 점차 줄어들
고 페달링 속도도 떨어지고...에라 무슨 필이 꽂혔는지 어설픈 해머링도 함 쳐
봅니다. 그래도 간만에 잔거를 탄게 즐거운가봅니다. 물론 몇 번 못치고 기아
는 다시 1단-1단...속도는 4~5키로 아... 절대 발을 땅에 댈 수는 없다는 각오
로 휘청휘청 올라갑니다. 라이트가 앞에서 왔다갔다 비추니 속도 다시 메슥거
리는 거 같고...약간 어질.. 이거 완전히 만취라이딩 같습니다. 그래도 꾸역꾸
역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 물도 마시니 배도 진정되고 심장도 다시 자리를 잡아들어가고...
이젠 신나는 내리막 쏘기가 남아 있습니다. 기아를 3단-8단으로 놓고 함 쏴봅
니다.
낮에 오는 것보다 좋습니다. 낮엔 차들 사람들 땜시 이렇게 쏘기 힘든데...오히
려 장애는 바람입니다. 눈이 잘 안 떠져 더 페달질을 못하게 합니다. 중간쯤부
터 관성에 의지해 내달립니다.
볼과 가슴을 만지고 지나가는 바람.. 눈 앞으로 돌진해오다 귀 뒤로 살짝 피
해 사라지는 풍경들... 너무나 행복합니다. 첨엔 괴로움을 이겨보려 몸을 혹사
시키는(?) 수단으로 잔거를 타고 그 걸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젠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몸을 혹사시키지 않아도 그저 바람을 가르고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번집니다.^^ 일상탈출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
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도는 맛도 쥑입니다.(절대 주관적인 속도감입니다.사실
은 안 빨라요^^) 내려오다 약간 술에 취해 캠퍼스를 활보하는 이들도 봤는데
그들의 시선은 느꼈지만 그들의 표정을 읽기에는 고넘들이 넘 빨리 뒤로 넘어
가는지라 날 무슨 생각으로 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새벽 한시쯤에 적당한 복
장에 헬멧도 쓰고 실실거리며 잔거 타는 사람을 보고 뭐라 생각했을까
요?.........음 뭐라 생각하건 ...뭐 별 상관없습니다. 내가 좋으니까요^^
어느덧 다시 정문... 또 한번 도전합니다. 몸이 좀 풀렸나봅니다. 아까보단 좀
수월하게 업힐이 됩니다. 앗......그게... 아니고 애시당초 가벼운기어로 올라가
고 있었습니다.( -o-) 그래도 기냥 꾸준히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 하면서 다시
정상탈환! 파워에드에 담아온 물을 다비우고...
‘ 에잉 물이 없어 세 번째는 접어야겠다!^^ ’
이젠 집으로 향합니다.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내리막도 함 더 힘차게 쏴봅니다.
서울대 앞 신호등도 거의 도착과 맞춰 열립니다. 앗싸! 슬슬 타고 건너다가 신
림9동쪽으로 방향전환 또다시 함 내질러 봅니다. 오늘 라이딩의 마지막을 장식
할 폭주입니다. 신호 떨어진 차들이 날 추월해 갑니다. 내 속도계는 44~46 정
도.. 저도 여길 운전하구 다녀봐서 아는데 참으로 속도내기 좋은 곳입니다. 근
데 앞질러간 차의 거리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내가 빨라서가 아니라 운전사
가 날 보고 있나봅니다.
‘ 여기서 차가 40~50 으로 달릴리 없지. 아쭈 저게 날 의식하네. 좋아 나도 널 의식해주마.! ’
다시 페달링에 힘을 더해봅니다. ...어... 더해야 하는데... 45키로를 유지하기
도 힘듭니다. 앗 그 때... 뒤쪽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리... 다다다다다다다...ㄱ
펑크났네! 아오~ (ㅠoㅠ)
간단히 타고 온다고 암 것도 안 갖구 나왔는데... 멈춰서 잔거를 살피고 있으
니, 아까 무린했던 게 느껴집니다. 숨이 턱에 까지 차오른는 겁니다. 여기 까진 좋습니다.
어흑 아까 면담을 요청하던 넘들이 턱선을 넘어 결국 환생하더군요 ㅠㅠ.
파워에드물로 목욕재개하고 나온지라 때깔은 곱드만요...ㅜㅜ
고넘들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내 체력이 한심스러워 그나마 있던 힘도 다 빠져 기냥 보도블럭에 털썩 주져앉습니다. 아차...! 아까 면담요청하던 넘들이 옆에 있습니다.
자리를 슬슬 피해 봅니다. 오~ 마이갓! 진짜 체력이 바닥이나 열걸음도 못 옮깁니다. 머리부터 손가락 말단 까지 쩌릿쩌릿 합니다. 얼굴 가죽도 펑크 난 튜브모양 해골에 달라붙는거 같습니다. 허윽~~
모르겠습니다. 일단 쉬기로 합니다. 핸펀도 지갑도 아무것도 안 갖고 나와서
어쩔도리없습니다. 옆에 신호등이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적어도 한 예닐곱번
은 될 듯합니다. 또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거 같습니다.ㅜㅜ 신
호대기 중이던 운전자분도 절 쳐다 봅니다.
에궁~ 오만생각 다 듭니다. 기다려도 회복은 안 되는 듯하고 펑크난거 그냥타
고 올 수도 없고... 그래도 일단 평지에서 끌고 바이크신공을 펼쳐봅니다. 아 그
러나 얼마못가 신공을 펼치기엔 내공이 넘 소진되었음을 알게 됐습니다.ㅜㅜ
다시 주저앉아 운기조식에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택시를 탈까 생각해 봅니
다. 여기서 집까진 걸어서 10분거리 정도 인데...택시는 태워주긴 하려나... 어
떻게 타지 뒷바퀴 분리해도 쉽게 안 들어갈텐데... 돈은 집에가서 준다고 하고
하여간 타고 갈까? ..............아뿔사!!!!
그러나 집에가도 돈이 천 몇 백원 밖에 없습니다.ㅜㅜ 낮에 삼천원 남았길래
총알을 장전하려다 오늘의 운세에 오늘 낭비를 조심하라구 해서 내일 뽑자하
구 충전을 안해 놨던 것이었습니다.ㅠㅠ 떡복기 천오백원어치 사먹구......... 잔 돈! 천 몇백원...ㅠoㅠ
하는 수 없이 그냥 끌고 갑니다. 뒷바퀴를 보니 타야가 한쪽으로 밀리면서 림
한쪽이 바닥에 닿으려 합니다. 림도 휘어 빚내어 업글한 건데 상처를 줄 순 없
지... 뒤를 살짝들어 줍니다. 힘이 곱빼기로 듭니다. 좀 가다보니 요령이 생겨
안장을 손 높이로 맞추고 옆으로 홱틀어 안장코를 잡고 핸들을 잡고 가니 좀 편
합니다. 앞브렉도 살 잡아 주니 뒤가 자연스레 들립니다. 밀고가는 저항은 좀 더 생겨도 훨씬 편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2시 반이 넘었습니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핼쓱하고 노랗다 못
해 청색기운이 감돕니다. ㅜㅜ 완전히 노메이크업 강시입니다...ㅠㅠ
간단히 샤워하고... 오늘의 짧지만 험난했던 후기를 적어봅니다.
헉 후기를 적다가 혼자 감상에 빠져 벌써 날이 밝아 오네요...
지나치게 긴 허접한 후기를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_ _)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잔차생활하시길 바램입니다.....
...
자전거를 탄 경력은 어렸을 때 자전거 배운다고 친구 것을 빌려 탄 것이 전부였
던 내가... 왈바를 알게 되고, 유콘을 사고, 짬짬이 잔거를 탄지 어언 1년이 되
어갑니다.
작년 이맘때쯤 하던 일도 안 풀리고 해서 뭔가 감정의 돌파구를 찾고 있을 때,
한 선배가 왈바를 알려주고 자전거를 태워 줬었죠.
신림동 윗동네의 가파른 언덕길을 자전거로 업힐... 그냥 심장이 터져도 좋다!
에라... 겨우 이 정도에 내가 굴할 것 같냐! 몇 년간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실
패하고만 내 모습을 여기서는 함 바꿔보려고 무작정 페달을 밟았죠... 물론 아
무것도 모르던 내가 올라가봐야 몇 미터 못 올라갔었지만, 균형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몇 초간 페달에 쏟아 부은 감정은 저를 자전거의 세계에 빠뜨리기에 충
분 했었죠.^^
입안에 퍼지는 단내... 후들거리는 다리... 가슴을 뚫고 나올듯한 심장... 말을
하고 싶어도 숨쉬기가 더 다급한 상황... 어떻게 이런게 단 몇 초만에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어이없기도 하고, 뭔가에 내 능력껏 다 해봤다는 만족감^^,
약간의 몽롱한 기분...(그땐 공부한답시고 운동을 멀리해서 체력이 바닥을 뚫
고 있었음.)
‘ 그래 이거다! 이게 내가 찾던 거다! ’
결국 선배가 자전거 사러간다고 하길래 따라가서,
“소가는 얼마인데 현찰로 사면 얼마까지 해줄게.”
“아저씨, 고럼 현찰로 두 대 사면 더 빼줘요?”
“음... 그럼 얼마까지 해주지...”
“흐흠..좀 생각해보구요...”
생각이랄게 뭐 있나요. 카드로 현금서비스 받아서 기냥 질러버렸죠^^(제가 짱
구엄마 근성이 좀 있죠) 나중에 그거 갚느라고 원룸 주인아줌마께 방 보증금
좀 깎아 달라구 사정하구 이차 저차 막았는데...어허 이놈이 잔거가 아니구 돈
먹는 妖物이더군요. 잔거만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뭐가 그리 살게 많은지... 지
금은 카드 돌려막기도 귀찮아 리볼빙서비스를 신청하고 에라 모르겠다입니다.
( --);; 어쩌면 잠시 사귄 여친보다 더 많이 먹었는지도...^^ 그래도 쬐만한 걱
정(카드대금청구서)을 안쳐다보면 후회없슴다^^ 저를 수렁에서 건져준 대
가, 제가 받는 기쁨의 대가라 치면 절대 안 아깝죠.
...하여간 각설하고....
이렇게 시작된 제 자전거생활을 겨울에는 춥다(추위앞엔 죽음입니다.(ㅜㅜ))
시험준비에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쉬고 있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시작했죠.
그러나 제게 당면한 과제는 시험에 패스하는 일이라 일주일에 한 번 타기도 참
으로 힘듭니다.ㅜㅜ
그러나....마침 내일(일요일) 독서실 청소를 한다고 쉰답니다.^^
‘ 잘 됐다. 잔거나 함 타보자. 오늘 탈까? 내일 아침에 탈까? 음 어차피 지금 공
부도 잘 안되고 왈바라이트도 시험해 볼 겸, 오늘 밤에 서울대 순환코스나 함
돌아보고 오자! ’
오늘 점심 때 라면을 먹었는데... 앗! 웬걸 속이 안 좋았는지 그대로 토해버리
고... 그래도 한끼 먹기는 먹은지라 기냥 저녁때까지 있다가 저녁 먹고(보통 신
림동 사람들은 5시에서 6시쯤 저녁을 먹는답니다.) 공부하다 출출하여 떡볶기
1인분 먹고(11시반쯤) 집에 들어와 슬슬 라이뒹 준비를 합니다. 배가 좀 꺼져
야 운동을 하지하면서 약간 시간을 보내고 12시 반쯤 집을 나섭니다.
‘ 목표는 세바퀴! 한시간 정도 빡시게 타고 들어오자! ’ 는 다짐을 하면서 혹시
나 아는 사람을 만날까 사람들 얼굴을 외면하며, 유흥에 젖은 신림동의 주말거
리를 빠져나옵니다.(쩌~번엔 쫄바지 입고 나서는데 후배가 아는척하여 사람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고러고 서있으려니 정말 민망하여 그 담 부터는 눈 안 마
주치려구 노력하구 다닙니다.^^ 그래도 불러 세우는 넘들 있드만.. ( ㅜoㅜ))
첨부터 뭔가 이상합니다. 물통케이지에 배터리가 들어가 있어 허리색에 물통
하나 딸랑 담아 갔죠. 뒤로 매고 페달질 하니 헉 이게 은근히 솟은 내 인격을 살
살 누르는 것입니다. 아까먹은 떡볶기가 자꾸 날 함 보자 합니다. 생까구 좀 달
리니 배가 진정됩니다. 어느덧 서울대 정문을 지나 직진... 공대 언덕 쪽으로 향
합니다. 허이구 다리를 지날 쯤 벌써 기어를 다써버립니다.ㅜㅜ 작년에 탈 땐
여기까지 앞2단 뒤 2~3단으로 넘었었는데..ㅜㅜ 어쩔 수 없지..도중에 페달에
서 발내리기 없기를 다짐하면서 페이스를 늦춰 힘을 좀 비축합니다. 시속5키
로 정도... 마지막 본격적인 언덕에 접어들기 전에 약간의 평지구간이 있습니
다. 탄력받기 위해 속도를 좀 내봅니다. 그러고는 업힐... 속도는 점차 줄어들
고 페달링 속도도 떨어지고...에라 무슨 필이 꽂혔는지 어설픈 해머링도 함 쳐
봅니다. 그래도 간만에 잔거를 탄게 즐거운가봅니다. 물론 몇 번 못치고 기아
는 다시 1단-1단...속도는 4~5키로 아... 절대 발을 땅에 댈 수는 없다는 각오
로 휘청휘청 올라갑니다. 라이트가 앞에서 왔다갔다 비추니 속도 다시 메슥거
리는 거 같고...약간 어질.. 이거 완전히 만취라이딩 같습니다. 그래도 꾸역꾸
역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 물도 마시니 배도 진정되고 심장도 다시 자리를 잡아들어가고...
이젠 신나는 내리막 쏘기가 남아 있습니다. 기아를 3단-8단으로 놓고 함 쏴봅
니다.
낮에 오는 것보다 좋습니다. 낮엔 차들 사람들 땜시 이렇게 쏘기 힘든데...오히
려 장애는 바람입니다. 눈이 잘 안 떠져 더 페달질을 못하게 합니다. 중간쯤부
터 관성에 의지해 내달립니다.
볼과 가슴을 만지고 지나가는 바람.. 눈 앞으로 돌진해오다 귀 뒤로 살짝 피
해 사라지는 풍경들... 너무나 행복합니다. 첨엔 괴로움을 이겨보려 몸을 혹사
시키는(?) 수단으로 잔거를 타고 그 걸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젠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몸을 혹사시키지 않아도 그저 바람을 가르고 자전거를
타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번집니다.^^ 일상탈출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
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도는 맛도 쥑입니다.(절대 주관적인 속도감입니다.사실
은 안 빨라요^^) 내려오다 약간 술에 취해 캠퍼스를 활보하는 이들도 봤는데
그들의 시선은 느꼈지만 그들의 표정을 읽기에는 고넘들이 넘 빨리 뒤로 넘어
가는지라 날 무슨 생각으로 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새벽 한시쯤에 적당한 복
장에 헬멧도 쓰고 실실거리며 잔거 타는 사람을 보고 뭐라 생각했을까
요?.........음 뭐라 생각하건 ...뭐 별 상관없습니다. 내가 좋으니까요^^
어느덧 다시 정문... 또 한번 도전합니다. 몸이 좀 풀렸나봅니다. 아까보단 좀
수월하게 업힐이 됩니다. 앗......그게... 아니고 애시당초 가벼운기어로 올라가
고 있었습니다.( -o-) 그래도 기냥 꾸준히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 하면서 다시
정상탈환! 파워에드에 담아온 물을 다비우고...
‘ 에잉 물이 없어 세 번째는 접어야겠다!^^ ’
이젠 집으로 향합니다.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내리막도 함 더 힘차게 쏴봅니다.
서울대 앞 신호등도 거의 도착과 맞춰 열립니다. 앗싸! 슬슬 타고 건너다가 신
림9동쪽으로 방향전환 또다시 함 내질러 봅니다. 오늘 라이딩의 마지막을 장식
할 폭주입니다. 신호 떨어진 차들이 날 추월해 갑니다. 내 속도계는 44~46 정
도.. 저도 여길 운전하구 다녀봐서 아는데 참으로 속도내기 좋은 곳입니다. 근
데 앞질러간 차의 거리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내가 빨라서가 아니라 운전사
가 날 보고 있나봅니다.
‘ 여기서 차가 40~50 으로 달릴리 없지. 아쭈 저게 날 의식하네. 좋아 나도 널 의식해주마.! ’
다시 페달링에 힘을 더해봅니다. ...어... 더해야 하는데... 45키로를 유지하기
도 힘듭니다. 앗 그 때... 뒤쪽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리... 다다다다다다다...ㄱ
펑크났네! 아오~ (ㅠoㅠ)
간단히 타고 온다고 암 것도 안 갖구 나왔는데... 멈춰서 잔거를 살피고 있으
니, 아까 무린했던 게 느껴집니다. 숨이 턱에 까지 차오른는 겁니다. 여기 까진 좋습니다.
어흑 아까 면담을 요청하던 넘들이 턱선을 넘어 결국 환생하더군요 ㅠㅠ.
파워에드물로 목욕재개하고 나온지라 때깔은 곱드만요...ㅜㅜ
고넘들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내 체력이 한심스러워 그나마 있던 힘도 다 빠져 기냥 보도블럭에 털썩 주져앉습니다. 아차...! 아까 면담요청하던 넘들이 옆에 있습니다.
자리를 슬슬 피해 봅니다. 오~ 마이갓! 진짜 체력이 바닥이나 열걸음도 못 옮깁니다. 머리부터 손가락 말단 까지 쩌릿쩌릿 합니다. 얼굴 가죽도 펑크 난 튜브모양 해골에 달라붙는거 같습니다. 허윽~~
모르겠습니다. 일단 쉬기로 합니다. 핸펀도 지갑도 아무것도 안 갖고 나와서
어쩔도리없습니다. 옆에 신호등이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적어도 한 예닐곱번
은 될 듯합니다. 또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거 같습니다.ㅜㅜ 신
호대기 중이던 운전자분도 절 쳐다 봅니다.
에궁~ 오만생각 다 듭니다. 기다려도 회복은 안 되는 듯하고 펑크난거 그냥타
고 올 수도 없고... 그래도 일단 평지에서 끌고 바이크신공을 펼쳐봅니다. 아 그
러나 얼마못가 신공을 펼치기엔 내공이 넘 소진되었음을 알게 됐습니다.ㅜㅜ
다시 주저앉아 운기조식에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택시를 탈까 생각해 봅니
다. 여기서 집까진 걸어서 10분거리 정도 인데...택시는 태워주긴 하려나... 어
떻게 타지 뒷바퀴 분리해도 쉽게 안 들어갈텐데... 돈은 집에가서 준다고 하고
하여간 타고 갈까? ..............아뿔사!!!!
그러나 집에가도 돈이 천 몇 백원 밖에 없습니다.ㅜㅜ 낮에 삼천원 남았길래
총알을 장전하려다 오늘의 운세에 오늘 낭비를 조심하라구 해서 내일 뽑자하
구 충전을 안해 놨던 것이었습니다.ㅠㅠ 떡복기 천오백원어치 사먹구......... 잔 돈! 천 몇백원...ㅠoㅠ
하는 수 없이 그냥 끌고 갑니다. 뒷바퀴를 보니 타야가 한쪽으로 밀리면서 림
한쪽이 바닥에 닿으려 합니다. 림도 휘어 빚내어 업글한 건데 상처를 줄 순 없
지... 뒤를 살짝들어 줍니다. 힘이 곱빼기로 듭니다. 좀 가다보니 요령이 생겨
안장을 손 높이로 맞추고 옆으로 홱틀어 안장코를 잡고 핸들을 잡고 가니 좀 편
합니다. 앞브렉도 살 잡아 주니 뒤가 자연스레 들립니다. 밀고가는 저항은 좀 더 생겨도 훨씬 편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2시 반이 넘었습니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핼쓱하고 노랗다 못
해 청색기운이 감돕니다. ㅜㅜ 완전히 노메이크업 강시입니다...ㅠㅠ
간단히 샤워하고... 오늘의 짧지만 험난했던 후기를 적어봅니다.
헉 후기를 적다가 혼자 감상에 빠져 벌써 날이 밝아 오네요...
지나치게 긴 허접한 후기를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_ _)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잔차생활하시길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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