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축령산 번개 올렸습니다.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
다른 훌륭한 번개들이 많이 있었기에 흥행을 바라진 않았지만...
어쨌든 암두 오지 않으면 혼자라도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라 혼자 갑니다.
전날 레드맨님과의 가벼운 음주로 인해 아침에 눈을 뜨니
머리가 띵하고 만사가 귀찮아 집니다.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누워버립니다.
잠깐 잔것 같은데 신계를 보니 10십니다.
다시 꼬꾸라 집니다.
뭐 혼자 가는 길이니 늦었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습니다.
아! 있습니다.
[뭐야? 안가?]
아내가 그럽니다.
[웅, 갈꺼야.]
[근데 왜 그러고 있데?]
[아~ 머리 아프넹.]
[히~ 어제 레드맨님하구 짝짜꿍하고 올때부터 알아봤지 뭐얌.]
[거참~ 둘이서 두병 마셨는데 이러네.]
[당신말야 요즘 좀 약해진거 같어.]
[뭐가?]
[아니 뭐 술도 그렇고, 전에는 많이 마시는것 같더니만 요즘은 좀만 먹어두 그러니...]
[술도 그렇고? 그럼 술말고 또 딴게 약해진게 있나?]
[응? 아니 뭐 딴게 특별히 있다기 보단.... 그 머시냐... 음... 주섬주섬...
앗! 밥탄다. -.-;;; ]
[... 뭐여? 쓰~~~]
결국 12시 30분이 다 되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가지말고 잠이나 자라고 야단지만 내 자신과 한 약속이니 가야합니다.
밥 생각이 없어 아내가 내준 샌드위치 한조각 먹구 집을 나섭니다.
바람이 좀 불고 날씨는 선선합니다.
시간을 보니 1시 30분입니다.
서둘러 페달을 밟습니다.
역시 다리가 무겁습니다.
별 생각없이 휘적휘적 달립니다.
그런데 바람이 문젭니다.
가끔 자전거가 휘청할 정도로 불어옵니다.
계속 맞바람이니 자전거가 나갈 생각을 안합니다.
뭐 실력도 형편없지만서두....
묘적사 언덕 -
자전거로는 한번도 넘어가보지 않은 길.
시작지점에서 쵸코바 하나 먹으면서 오르막을 올려다 봅니다.
긴 오르막은 아닌데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나의 실력으로는...)
차를 몰고는 자주 다녔던 오르막인데 차로 갈때도 꽤 급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심호흡하고 시작합니다.
금세 호흡이 거칠어 집니다.
길이 좁고 게다가 공사중이어서 대형 트럭들이 굉음을 내며 달립니다.
뿜어져 나오는 매연을 계속 마셔야 합니다. *.*;;
오를수록 경사는 급해집니다. 헐떡거립니다.
하지만 거리가 짧아 금방 끝납니다.
정상에서 쉬지않고 내리막을 달립니다.
역시 상당히 급한 내리막입니다.
차량의 소통도 많아서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그대로 내달려 마석 입구에서 좌회전해 달립니다.
쌍둥이 해장국집을 지나 쉼터휴게소에서 다시 우회전합니다.
땡땡거리에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물 한모금 마십니다.
잠깐의 오르막 후 계속 내리막입니다.
기분 좋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아닙니다.
귀가에 웅웅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점점 힘들어집니다.
몇번의 짧은 오르막에서는 허벅지가 후들거립니다.
빌빌거리며 축령산 매표소 입구 도착!
시간을 보니 3시20분입니다.
축령산 -
역시 초반부터 전망대까지 계속 오르막입니다.
아~ 힘들어서 끌고갈까 생각하다가 그냥 타고 오릅니다.
이 초반부는 거리도 만만치 않은데다가(약 3.5km) 경사도 쉬운곳은 아닙니다.
역시 삘삘거리며 오릅니다.
그러나 땀은 그리 많이 흐르지 않습니다.
오르고 올라 전망대까지 갑니다.
털썩 주저 앉아 쵸코바 두개를 먹습니다.
이제 먹을것도 없습니다.
외롭고 힘들어서인지 쵸코바도 맛 없습니다.
레드맨님께 전화합니다.
[어디요?]
[전망대요.]
[잉? 이제 거기예요?]
[아~ 좀 늦게 출발해서리...]
전화 감도가 좋지않습니다.
제가 뭐라뭐라 하는데도 들리지 안는듯 합니다.
[뭐라구? 칙칙거려서 안들려.]
[난 잘들리는디.]
[에~ 다시 걸어주세요.]
음~ 산속이라서 그런지...
물만 연신 들이키고 다시 일어섭니다.
잠깐의 내리막 이후 다시 계속 오르막입니다.
축령산은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더 많은 곳입니다.
중간에 제법 긴 내리막이 있긴 하지만
날카롭고 커다란 구르는 돌들이 많이 깔려 있어 막 쏘지는 못합니다.
잘 타시는 분들 빼고. ^^;;
아~ 증말 싫습니다.
혼자서 이게 뭔 짓이람.
좀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왕래도 거의 없습니다.
계속 오릅니다.
축령산은 개인적으로 참 애착이 많은 곳입니다.
제가 첫 홀로라이딩을 했었던 곳입니다.
처음 자전거 사고나서 나도 산다운 산좀 가보자 해서 간곳이 축령산.
코스가이드란에 소개된 글을 프린터로 뽑아 무작정 찾았던 곳.
길을 몇번 잘못들어 헤매기도 하고 마지막 시멘트 오르막을 오르고 나서
정상에서 혼자 히죽거렸던 곳!
야~~~호~~~ 도 몇번 했었지요. ^^;;
또 저의 첫번째 번개가 있었고 그 번개에서 철인잔거님이 큰 부상을 당했었고
이후에 다시 찾아 철인잔거님이 웬수을 갚아주었던 곳!
요즘 무얼 하시는지...
한참을 오른 후에 바로 그 내리막에 진입합니다.
역시나 날카로운 돌들이 어서 내려오라고 허연 이를 드러내고 유혹합니다.
드드드드~ 하며 내려갑니다.
전에보다 돌들이 좀 더 많아진듯도 하고... --;;
유턴코스에서는 뒷바퀴가 주르륵~ 밀려납니다.
에라~ 죽여라 죽여.
계속 돌진합니다.
굽이굽이 휘돌아치다가 임도개통석이 서있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손바닥이 얼얼합니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
지겹습니다.
오르막은 끝날줄 모르고 계속 이어집니다.
많은 부분이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짜증이 더 납니다.
역시 혼자하는 라이딩은 상당~~히 머시기 합니다.
헥헥거리며 힘든 오르막을 몇개 통과하고 나서 마지막 긴 시멘트 오르막에 도착합니다.
모든게 귀찮고 힘들어서 제법 넓은 공터에 만들어 놓은 벤치에
드러누워 버립니다.
가뿐 숨을 훅훅~ 거리며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하늘을 뚫어버릴듯 거만하게 솟아 있는 소나무가 나를 내려다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
솔잎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며 울어댑니다.
쏴아아아~ 하는 소리가 납니다.
고요한 숲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오직 바람의 소리뿐입니다.
거칠게 뿜어내는 숨소리를 집어 삼키며 바람의 소리가 내 달립니다.
나는 세상의 끝으로 달려간다.
세상의 끝에서 태어나 세상의 끝으로 내달린다.
세상의 모든 근본을 바꾸러 간다.
내가 태어났던 태초의 모습으로 내달려 사르라질테다.
너는 어디로 가느냐?
나는 어디로 가는가?
다시 일어납니다.
등짝에서 땀이 베어나와 벤치가 젖어있습니다.
너무나 배가 고파옵니다.
먹을것도 이젠 없는데 머리속에선 자꾸 에너지를 보충하라고 아우성입니다.
물만 벌컥거립니다.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힘에 부칩니다.
허벅지가 부들거리며 떨려옵니다.
이젠 몸속에 더이상 태울 연료가 남아있질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깡마른 몸속에 지방이 남아있을 턱이 없습니다.
2/3쯤 오르다 잠시 머리가 혼란해 집니다.
내릴까?
그래 내려라 내려. 누가 보냐? 보믄 또 어때. 네가 무슨 선수도 아니구...
뭘 내려? 그냥 가봐. 누가 보든 안보든 네자신에게 한 약속이 있잖아?
꾸역꾸역 오릅니다.
아아악~~~~ 소리를 내질러 봅니다.
크랭크를 끌어 올리기도 밟아 누르기도 힘듭니다.
거의 끌고가는 수준입니다.
역시 난 아직 멀었다.
꾸에엑~~~~ 다시 비명을 질러봅니다.
그리고 정상에 섭니다.
쉬고 싶지만 빨리 내려가고 싶어집니다.
빨리 내려가 매점에서 뭘 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리막에 진입해 막 달립니다.
바람이 귀를 세차게 때립니다.
때려라 때려.
나는 갈란다.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매점에 들러 컵라면과 몽쉘xx을 사서
입속에 마구 꾸겨넣습니다.
물도 벌컥거리며 마시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역시 늦은 시간이어선지 식당엔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정신없이 먹고있는 내모습을 생각하니 불쌍합니다.
귀로 -
잠깐 앉아있다가 출발합니다.
기대가 됩니다.
올때 맞바람이었으니 갈때는? 흐흐흐~~~
흐흐흐?
갈때도 맞바람입니다. -.-;;;
먼놈의 바람이 지조가 없어요, 지조가.
배터지게 먹었는데도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배고픈건 해결 되었는데 힘은 나지 않습니다.
으~ 이젠 지겨워 집니다.
이야기 나눌 상대도 없고 차들은 빵빵거리고 바람은 불고... 쯥~~~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습니다.
깜빡이를 켜고 달립니다.
마석터널을 통과해 평내를 뒤로하고 막 밟아댑니다.
막 밟아봐야 거기서 거깁니다. -.-
남양주 시청을 지나 도농에 이르니 비로소 집에 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치 구리시의 휘황한 불빛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히죽거립니다.
힘을 좀 내서 집까지 단숨에 달립니다.
[홍홍~ 재밌었쑤?]
[아~ 힘들어 죽을것 같아.]
[그러게 잠이나 잘 일이지.]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나니 좀 살것 같습니다.
한구석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조용히 서있습니다.
용감하게 나를 태우고 내달렸던 녀석.
무모한 주인을 만나 많이 힘들어 할것 같습니다.
기름도 잘 안주고 정비불량에다가 낮이든 밤이든 주구장창
밟아대기만 하니 불만도 있을법한데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주인님을 용서한다?
널 사랑한다.
기름도 안주면서?
그.. 그게말야... 이제부턴... 음~ ....
용감한 널 사랑한다.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
다른 훌륭한 번개들이 많이 있었기에 흥행을 바라진 않았지만...
어쨌든 암두 오지 않으면 혼자라도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라 혼자 갑니다.
전날 레드맨님과의 가벼운 음주로 인해 아침에 눈을 뜨니
머리가 띵하고 만사가 귀찮아 집니다.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누워버립니다.
잠깐 잔것 같은데 신계를 보니 10십니다.
다시 꼬꾸라 집니다.
뭐 혼자 가는 길이니 늦었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습니다.
아! 있습니다.
[뭐야? 안가?]
아내가 그럽니다.
[웅, 갈꺼야.]
[근데 왜 그러고 있데?]
[아~ 머리 아프넹.]
[히~ 어제 레드맨님하구 짝짜꿍하고 올때부터 알아봤지 뭐얌.]
[거참~ 둘이서 두병 마셨는데 이러네.]
[당신말야 요즘 좀 약해진거 같어.]
[뭐가?]
[아니 뭐 술도 그렇고, 전에는 많이 마시는것 같더니만 요즘은 좀만 먹어두 그러니...]
[술도 그렇고? 그럼 술말고 또 딴게 약해진게 있나?]
[응? 아니 뭐 딴게 특별히 있다기 보단.... 그 머시냐... 음... 주섬주섬...
앗! 밥탄다. -.-;;; ]
[... 뭐여? 쓰~~~]
결국 12시 30분이 다 되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가지말고 잠이나 자라고 야단지만 내 자신과 한 약속이니 가야합니다.
밥 생각이 없어 아내가 내준 샌드위치 한조각 먹구 집을 나섭니다.
바람이 좀 불고 날씨는 선선합니다.
시간을 보니 1시 30분입니다.
서둘러 페달을 밟습니다.
역시 다리가 무겁습니다.
별 생각없이 휘적휘적 달립니다.
그런데 바람이 문젭니다.
가끔 자전거가 휘청할 정도로 불어옵니다.
계속 맞바람이니 자전거가 나갈 생각을 안합니다.
뭐 실력도 형편없지만서두....
묘적사 언덕 -
자전거로는 한번도 넘어가보지 않은 길.
시작지점에서 쵸코바 하나 먹으면서 오르막을 올려다 봅니다.
긴 오르막은 아닌데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나의 실력으로는...)
차를 몰고는 자주 다녔던 오르막인데 차로 갈때도 꽤 급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심호흡하고 시작합니다.
금세 호흡이 거칠어 집니다.
길이 좁고 게다가 공사중이어서 대형 트럭들이 굉음을 내며 달립니다.
뿜어져 나오는 매연을 계속 마셔야 합니다. *.*;;
오를수록 경사는 급해집니다. 헐떡거립니다.
하지만 거리가 짧아 금방 끝납니다.
정상에서 쉬지않고 내리막을 달립니다.
역시 상당히 급한 내리막입니다.
차량의 소통도 많아서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그대로 내달려 마석 입구에서 좌회전해 달립니다.
쌍둥이 해장국집을 지나 쉼터휴게소에서 다시 우회전합니다.
땡땡거리에서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물 한모금 마십니다.
잠깐의 오르막 후 계속 내리막입니다.
기분 좋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아닙니다.
귀가에 웅웅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점점 힘들어집니다.
몇번의 짧은 오르막에서는 허벅지가 후들거립니다.
빌빌거리며 축령산 매표소 입구 도착!
시간을 보니 3시20분입니다.
축령산 -
역시 초반부터 전망대까지 계속 오르막입니다.
아~ 힘들어서 끌고갈까 생각하다가 그냥 타고 오릅니다.
이 초반부는 거리도 만만치 않은데다가(약 3.5km) 경사도 쉬운곳은 아닙니다.
역시 삘삘거리며 오릅니다.
그러나 땀은 그리 많이 흐르지 않습니다.
오르고 올라 전망대까지 갑니다.
털썩 주저 앉아 쵸코바 두개를 먹습니다.
이제 먹을것도 없습니다.
외롭고 힘들어서인지 쵸코바도 맛 없습니다.
레드맨님께 전화합니다.
[어디요?]
[전망대요.]
[잉? 이제 거기예요?]
[아~ 좀 늦게 출발해서리...]
전화 감도가 좋지않습니다.
제가 뭐라뭐라 하는데도 들리지 안는듯 합니다.
[뭐라구? 칙칙거려서 안들려.]
[난 잘들리는디.]
[에~ 다시 걸어주세요.]
음~ 산속이라서 그런지...
물만 연신 들이키고 다시 일어섭니다.
잠깐의 내리막 이후 다시 계속 오르막입니다.
축령산은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더 많은 곳입니다.
중간에 제법 긴 내리막이 있긴 하지만
날카롭고 커다란 구르는 돌들이 많이 깔려 있어 막 쏘지는 못합니다.
잘 타시는 분들 빼고. ^^;;
아~ 증말 싫습니다.
혼자서 이게 뭔 짓이람.
좀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왕래도 거의 없습니다.
계속 오릅니다.
축령산은 개인적으로 참 애착이 많은 곳입니다.
제가 첫 홀로라이딩을 했었던 곳입니다.
처음 자전거 사고나서 나도 산다운 산좀 가보자 해서 간곳이 축령산.
코스가이드란에 소개된 글을 프린터로 뽑아 무작정 찾았던 곳.
길을 몇번 잘못들어 헤매기도 하고 마지막 시멘트 오르막을 오르고 나서
정상에서 혼자 히죽거렸던 곳!
야~~~호~~~ 도 몇번 했었지요. ^^;;
또 저의 첫번째 번개가 있었고 그 번개에서 철인잔거님이 큰 부상을 당했었고
이후에 다시 찾아 철인잔거님이 웬수을 갚아주었던 곳!
요즘 무얼 하시는지...
한참을 오른 후에 바로 그 내리막에 진입합니다.
역시나 날카로운 돌들이 어서 내려오라고 허연 이를 드러내고 유혹합니다.
드드드드~ 하며 내려갑니다.
전에보다 돌들이 좀 더 많아진듯도 하고... --;;
유턴코스에서는 뒷바퀴가 주르륵~ 밀려납니다.
에라~ 죽여라 죽여.
계속 돌진합니다.
굽이굽이 휘돌아치다가 임도개통석이 서있는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손바닥이 얼얼합니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
지겹습니다.
오르막은 끝날줄 모르고 계속 이어집니다.
많은 부분이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짜증이 더 납니다.
역시 혼자하는 라이딩은 상당~~히 머시기 합니다.
헥헥거리며 힘든 오르막을 몇개 통과하고 나서 마지막 긴 시멘트 오르막에 도착합니다.
모든게 귀찮고 힘들어서 제법 넓은 공터에 만들어 놓은 벤치에
드러누워 버립니다.
가뿐 숨을 훅훅~ 거리며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하늘을 뚫어버릴듯 거만하게 솟아 있는 소나무가 나를 내려다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
솔잎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며 울어댑니다.
쏴아아아~ 하는 소리가 납니다.
고요한 숲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오직 바람의 소리뿐입니다.
거칠게 뿜어내는 숨소리를 집어 삼키며 바람의 소리가 내 달립니다.
나는 세상의 끝으로 달려간다.
세상의 끝에서 태어나 세상의 끝으로 내달린다.
세상의 모든 근본을 바꾸러 간다.
내가 태어났던 태초의 모습으로 내달려 사르라질테다.
너는 어디로 가느냐?
나는 어디로 가는가?
다시 일어납니다.
등짝에서 땀이 베어나와 벤치가 젖어있습니다.
너무나 배가 고파옵니다.
먹을것도 이젠 없는데 머리속에선 자꾸 에너지를 보충하라고 아우성입니다.
물만 벌컥거립니다.
마지막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힘에 부칩니다.
허벅지가 부들거리며 떨려옵니다.
이젠 몸속에 더이상 태울 연료가 남아있질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깡마른 몸속에 지방이 남아있을 턱이 없습니다.
2/3쯤 오르다 잠시 머리가 혼란해 집니다.
내릴까?
그래 내려라 내려. 누가 보냐? 보믄 또 어때. 네가 무슨 선수도 아니구...
뭘 내려? 그냥 가봐. 누가 보든 안보든 네자신에게 한 약속이 있잖아?
꾸역꾸역 오릅니다.
아아악~~~~ 소리를 내질러 봅니다.
크랭크를 끌어 올리기도 밟아 누르기도 힘듭니다.
거의 끌고가는 수준입니다.
역시 난 아직 멀었다.
꾸에엑~~~~ 다시 비명을 질러봅니다.
그리고 정상에 섭니다.
쉬고 싶지만 빨리 내려가고 싶어집니다.
빨리 내려가 매점에서 뭘 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리막에 진입해 막 달립니다.
바람이 귀를 세차게 때립니다.
때려라 때려.
나는 갈란다.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매점에 들러 컵라면과 몽쉘xx을 사서
입속에 마구 꾸겨넣습니다.
물도 벌컥거리며 마시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역시 늦은 시간이어선지 식당엔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정신없이 먹고있는 내모습을 생각하니 불쌍합니다.
귀로 -
잠깐 앉아있다가 출발합니다.
기대가 됩니다.
올때 맞바람이었으니 갈때는? 흐흐흐~~~
흐흐흐?
갈때도 맞바람입니다. -.-;;;
먼놈의 바람이 지조가 없어요, 지조가.
배터지게 먹었는데도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배고픈건 해결 되었는데 힘은 나지 않습니다.
으~ 이젠 지겨워 집니다.
이야기 나눌 상대도 없고 차들은 빵빵거리고 바람은 불고... 쯥~~~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습니다.
깜빡이를 켜고 달립니다.
마석터널을 통과해 평내를 뒤로하고 막 밟아댑니다.
막 밟아봐야 거기서 거깁니다. -.-
남양주 시청을 지나 도농에 이르니 비로소 집에 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치 구리시의 휘황한 불빛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히죽거립니다.
힘을 좀 내서 집까지 단숨에 달립니다.
[홍홍~ 재밌었쑤?]
[아~ 힘들어 죽을것 같아.]
[그러게 잠이나 잘 일이지.]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나니 좀 살것 같습니다.
한구석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조용히 서있습니다.
용감하게 나를 태우고 내달렸던 녀석.
무모한 주인을 만나 많이 힘들어 할것 같습니다.
기름도 잘 안주고 정비불량에다가 낮이든 밤이든 주구장창
밟아대기만 하니 불만도 있을법한데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주인님을 용서한다?
널 사랑한다.
기름도 안주면서?
그.. 그게말야... 이제부턴... 음~ ....
용감한 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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