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일어나서이리저리 몸닦고.. 밖으로 나와서 택시에 자전거를 싣고.. 목적지인 한강웨딩홀로 출발!!!! 택시 기사분이 친절하셔서 잔차를 뒷좌석에 싫어도 별 말씀 안하시고..(아니면 그 새벽에 만나기 어려운 봉이라서 그랬는지..) 어쨌든 일진이 좋았다.. 광진교 건너서 워커힐도 돌아가는 길에 접어들자 잔차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번개에서 뵌 분들이지만.. 그래도.. 잔차옷 입 고 만나니 다시 어색해 졌다.. 시간이 지나자 멤버들이 하나둘씩 모이는데.. 헉.. 15명까지 늘어났다.. 처음으로 사진으로만 보던 잔 차들을 보게 되니 눈이 휘둥그래 지긴 했다.. 한번씩 타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지원차량이 있어서.. 짐을 과감하게 다 차에 올리고 나니 몸이 한결 가벼웠다.
출석확인 후 출발.. 먼저 워커힐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자 왠지 모를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쉭쉭.. 잘도 올라간다.. 아직 어둑어둑 한 새벽이라 공기도 상쾌하고.. 앞 사람의 타이어를 바라보고 슬슬 올리가다 보니 어느새 슬슬이 점점 레이싱모드로 변하기 시작했다 .. 30km내외를 좍 달렸다.. 선두에 여자분이 끼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처음 출발할때 바로 앞에 hp100님.. hp100님만 따라가자고 맘 먹었다.. 좀 가다보니 hp100님이 약간 처지신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rpm올렸다.. 다음은 명지아빠님.. 좀 따라가다가 다시 hp100님이 앞에 나타나셨다.. 아무래도 내가 초보라서 선두가 페이스조절할때마다 자꾸 간격이 벌어지고 있었다.. 구리시로 들어 가는 길과 6번 국도가 갈리는 길에서 좀 속도를 내서 선두에 바싹 따라붙었다..당시 후미 그룹 선두는 이슬님과 락헤드님, 지방간님, Beck님.. 진짜 선두는 이미 날아가버린 후였다.. 추정 진짜 선두는 distagon님.. 명지아빠님.. 시라소니 님 등등 몇 분 되셨다..
헛..근데 내가 선두에 선 이유가 또 하나!! 제일 선두에서 달리던 Beck님이 자꾸 길을 잃고 엄한 길로 들어선다. 6번 국도를 그대로 타고 홍천까지 가면 된다고..대충 설명드리고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숫자 6번.. 홍천이라는 글만 보고 가세요.." 효과가 있었는지 더 이상 길을 잃지는 않는다...어둑어둑함이 점점 사라지고 주변의 경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의식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지 않 으려고 했다.. 주변의 경치도 잠깐 잠깐 눈에 익히고 있었다.
조금 더 달리다가 팔당 부근에서 진짜 선두가 쉬고 있었다.. 주행거리는 약 18km지점.. 몸이 지치기 시작했다.. 얼렁 초코바 하나 작 살냈다.. 물은 레드맨님이 많이 장만해주셔서 염치없이 팍팍 소비했다... 간단하게 사진 찍고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다시 팀을 정비 한 후 출발했다.. 출발하기 앞서 선글라스 교체.. 더 이상 노란색으로는 눈이 아파서 힘들것 같았다.. 선글라스도 교체했고.. 앞으로 양평까지는 한길로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 아직까지 레이싱모드이긴 했지만 대열이 흩어진 것도 아니고.. 그렇게 와일드 하지도 않 았다...
그런데..!!! 팔당터널 입구부터 갑작스럽게 레이싱이 시작되었다. 1톤 트럭이 선도하는 가운데 선두가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얼떨결에 선두로 나섰다..우선 오르막길에서 hp100님이 앞으로 가셨고.. 그 뒤를 따라서 건각들이 따라 붙었다.. 팔당 터널에 들 어서자 속도가 더 무섭게 나기 시작했다.. 엇.. 처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가며 밟다 보니.. 어느새 나도 그 속도에 적응해 가고 있 었다.. 터널을 지나서 앞으로 달려갔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대열이 앞에 조금 보이고 뒤로는 까마득하게 보였다.. 엇.. 그 순간 내 앞을 총알같이 달려 나가는 시라소니님!! 질세라 바로 따라 붙었다.. 엇.. 근데 이분 장난 아니다.. 다리의 굵기를 보니 실수하고 있 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아무래도 따라가는게 무리처럼 느껴졌다.. 또 시라소니님의 타이어는 1.25 얇쌍하기 그지없는 로드타이어 .. 나의 1.95와 비교하니 정말 2/3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다. 죽어라 밟아 겨우 따라가다 보니.. 그때까지 따라붙던 Beck님이 처지기 시작했다.. 체인링 앞의것 제일 큰거와 뒤의 것 제일 작은거나 그 다음 혹은 그 다음 작은거.. 진짜 엄청난 속도였다.. 그리고 내가 그 속도를 유지하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러다가 속초까지 날아가든지.. 아니면 가다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양평 입구가 눈 에 보였다.. 앞서 가던 시라소니님도 속도를 줄인다.. 살았다는 안도가 마음에 퍼졌다..헬멧을 벗어 헤어밴드를 짜보니.. 물이 뚝뚝 덜어진다... 상당히 앞서서 달려왔는데 제일 후미가 도착하는데까지는 10분이 안걸렸다.. 다들 엄청 쏘았던 모양이다..
후미가 속속 도착하면서.. 레이싱 모드에 대한 불만이 하나둘씩 터져나온다...
"선두 좀 천천히 가시죠!!" "선두가 누구야!!" "여기까지 평속 25km인데.." "평지에서 20km정도로 가시죠" 맨 마지막에 들어오신 지방 간님.. "이건 양평번개야!!" 헛.. 사람들이 전부 나한테 한마디씩 한다!! 시라소니님도 한몫했는데 어쨌든 사람이 좀 갈굼을 당하면 만회하려는 의지를 보인다고 담부터는 천천히 가리라 다짐한다..
쉬는 동안 다리도 좀 풀고 운동도 하고.. 근데 쉬다보니 아예 팍 쉬게 되었다.. 갑자기 사이클팀 지나간다.. 정말 보기에도 날아가고 있다.. "앗싸! 화이팅!!" 지방간님 한마디 한다.. 내가 물었다.. "저분들 아세요?" "아뇨.. 몰라요.. 이런거 해줘야 힘내서 멀리가죠 ~~" "쟤네들 분명히 여기서 쉴려고 했는데 우리땜에 그냥 갔을껍니다.." "근데 여기와서 갑자기 햄머링은 왜하지!!" "오버하는데??' 지방간님의 평소 여행기를 자주 봤는데 그게 그냥 쓰여진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음.. 순발력!! 쉬는 동안 레드맨님이 무전기를 하나 주셨다.. 어차피 앞에 갈꺼면 하나쯤 가지고 있으라고.. 선두 아니어도 되니까.. 대충 하라고.. 예.. 약간 업되서 슬슬 출발하려는데 .. 다들 막는다.. "같이 가세요!!" "네~"하고 잠깐 주춤한 사이 벌러덩..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클릿을 못빼서...(이번 여행 내내 나 의 어리한 행동이 사람들을 여러번 놀라게 했을 것이다..)
출발순서는 이제부터 이슬님먼저.. 도저히 뒤에 가서는 답이 없다고 남보다 먼저 출발하신다... 나도 좀 몸이 무거워 지고 있어서 일 찍 출발하기로 한다.. 물론 무전기에 대한 의무감과 선두에 대한 강박관념이 아직은 남아 있었다.. 양평 시내로 들어가는 6번도로와의 갈림길까지는 적절한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6번 국도가 이 시점부터 약간 오르막이어서 업힐 구간에서의 대열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 게 되었다. .. 나도 좀 처졌다.. 그러나 내리막에서는 엄청 쏘았다.. 앞에서 몇 명이 상체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심심해서 따라해봤는데.. 우와!! 속도 죽인다!! 페달링 안해도 속도가 쑥쑥올라갔다.. 레드맨님이 차로 왔다갔다 하시면서 사진을 팍팍 찍어주 셨다.. 앗싸 포즈 좋고..표정 죽이고.. 최대한 잘 보일려고 노력중인데.. 엇.. 속도 떨어졌다..기분 좋은 휴게소를 지나서 신나는 다 운힐이 끝나고 좀 달리니... 앞에 용문 터널이 보인다.. 용문터널까지는 업힐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좀 힘든 길이었다..(밤 에 버스타고 올때 보니 업힐이었음..)
용문터널을 들어서자 엇.. 부산의 송정터널이 생각났다..노견이 없다!!! 넘어지거나 조금 길 가운데라 가면 위험할 거란 생각이 들었 다...차소리도 엄청나서 뒤에서 계속 윙윙 거렸다.. 겁이 덜컥 났다.. 앞에 팀은 한명도 안보이고 뒤는 볼 엄두가 안나고 빨랑 나가려 는 생각에 힘차게 밟아댔다...
앞에서 선두가 터널 바로 나오면 있는 '여기가 거기네'라는 휴게소에서 쉬고 있었다.. 아침을 여기서 먹자고 한다.. 아침을 먹으려고 하니 잔차 보관이 문제인데... 잔차를 유리문에 기대어 놓으려 하자.. 청소하는 할배가 막는다.. 내려 놓으라고.. 그래서 식당에 물어 봤는데.. 절대 못올려 놓는다고 한다.. distagon님 "잔차 잃어버리면 책임 지실라우??" "내가 왜?" 잠깐 허물 있는 대화가 오고간 후 아침은 잠시 접기로 하고 다른 곳을 물색하기로 했다.. 밥은 기분좋게 먹어야 한다.. '여기가 거기네'라는 이름은 우리 머리속에서 항 상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휴가소가 망하지 않는다면 내년 속초투어에서도 여기가 거기야!! 하지 않을까?? 역시 조금 더 가서 다른 휴게소 발견 후 잔차 거치시키고 밥을 시켜서 먹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별말도 없고 여자분이 친절하다..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첨에 어색하다가도 그 사람들의 특징을 보게 된다.. 이제 좀 날도 밝고.. 같이 좀 달리니 그래도 공통된 화제도 생기고.. 주요 화제는 "Tomac님 실종 사건.." 물사러 간 사람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나타났다.. 처음 있는 별고였다.. 물론 무사히 귀 환하셨지만..
그동안 남은 사람들은 충분히 쉬고 다리도 풀고.. 그리고 땀식자 떨었다... ***님이 빨랑 들어가 쉬자고 뒤에 오는 사람들이 결코 실 력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이기회에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 한다고 말한다... 음.. 사실 나도 속초길은 처음인데.. 정말 표지판 따 라가니까 나오긴 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는 조금 당황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았다..
멤버들의 얼굴이 익숙해 지자.. 잔차가 눈에 들어왔다.. 우선 Beck님.. 평페달로 클릿페달을 마구 따돌리며 선두 유지.. 잔차도 8단 Gary Fisher Advance..모두 부끄러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 잔차가 스펙이 그리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리 나쁜 편 은 아니었다.. 로드타이어 끼신 분들도 있었지만.. 절반 이상은 그냥 MTB타이어.. 로드 안끼고 나와서 힘들다는 핑계도 이젠 소용 없 게 되었다.. 특히 지방간님 철티비.. 무자게 무거웠다.. 풀샥으로 풀석거리며..쉭쉭 달리시는 분들.. 풀샥은 하드테일보다 속도가 안 난다고 들었는데 나보다 빨리 앞서 나가셨다... 이슬님도 낙오되거나 심각하게 늦는 것도 없었다.. 레드맨님은 중간중간 휴식시간을 잘 안배해서 팍팍 쉬었다..
휴게소에서 밥을 시켜 먹고 있는 중 밖에서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린다.. 모두들 짜증나는 표정이었 고.. 나 역시 짜증났다.. 커피를 타 먹고 쉬는 동안 비는 굵어졌다 말았다 하고 있었다.."와봐야 5mm라는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레드맨님이 말씀하셨다.. 작년의 우중라이딩도 버티신 분이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모양이다.. 하지만 난.. 우중라이딩 이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얼른 윈드스토퍼 입고...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이슬님 먼저 출발하셨고.. 난 곧장 따라서 출발했다.. 다운힐부터 시작이다.. 쉭쉭 내려가야 할 잔차가 얼렁 속도가 나질 않는다.. 역 시 비옷으로인해 바람 저항이 장난아니다.. 내리막에서 전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다른 분들은 얼렁얼렁 앞으로 치고 나가신다.. 나중에 사진 보니까.. 비옷에 달린 모자가 바람을 먹어서 팡팡 부풀어 있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 출현.. 그 와중에서도 처지지 않으 려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체인링은 3단.. 스프라켓은 작은쪽에서 깔짝대고 있었다..
다행히도 얼마 가지 않아 비가 그치고 얼마 달리지도 않고 용문에 있는 어떤 휴게소에서 그대로 대열이 멈추었다. 음.. 옷을 드디어 벗는구나!! 앗싸!! 하고 좋아하는데.. 어떤 선량하게 생기신 분이 합류한다.. 안냐아빠님.. 역시 라이딩중 가장 선량한 분이셨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분이 나중에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안냐아빠님과의 조우를 핑계로 팀은 일제 휴식!! 옷도 벗고.. 빠워에이드도 챙기고(그때 벌써 3개째!!) 이슬님이 다리 푸는거 보고 나도 열심히 풀었다..
출석확인 후 출발.. 먼저 워커힐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자 왠지 모를 흥분이 되기 시작했다.. 쉭쉭.. 잘도 올라간다.. 아직 어둑어둑 한 새벽이라 공기도 상쾌하고.. 앞 사람의 타이어를 바라보고 슬슬 올리가다 보니 어느새 슬슬이 점점 레이싱모드로 변하기 시작했다 .. 30km내외를 좍 달렸다.. 선두에 여자분이 끼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처음 출발할때 바로 앞에 hp100님.. hp100님만 따라가자고 맘 먹었다.. 좀 가다보니 hp100님이 약간 처지신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rpm올렸다.. 다음은 명지아빠님.. 좀 따라가다가 다시 hp100님이 앞에 나타나셨다.. 아무래도 내가 초보라서 선두가 페이스조절할때마다 자꾸 간격이 벌어지고 있었다.. 구리시로 들어 가는 길과 6번 국도가 갈리는 길에서 좀 속도를 내서 선두에 바싹 따라붙었다..당시 후미 그룹 선두는 이슬님과 락헤드님, 지방간님, Beck님.. 진짜 선두는 이미 날아가버린 후였다.. 추정 진짜 선두는 distagon님.. 명지아빠님.. 시라소니 님 등등 몇 분 되셨다..
헛..근데 내가 선두에 선 이유가 또 하나!! 제일 선두에서 달리던 Beck님이 자꾸 길을 잃고 엄한 길로 들어선다. 6번 국도를 그대로 타고 홍천까지 가면 된다고..대충 설명드리고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숫자 6번.. 홍천이라는 글만 보고 가세요.." 효과가 있었는지 더 이상 길을 잃지는 않는다...어둑어둑함이 점점 사라지고 주변의 경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의식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지 않 으려고 했다.. 주변의 경치도 잠깐 잠깐 눈에 익히고 있었다.
조금 더 달리다가 팔당 부근에서 진짜 선두가 쉬고 있었다.. 주행거리는 약 18km지점.. 몸이 지치기 시작했다.. 얼렁 초코바 하나 작 살냈다.. 물은 레드맨님이 많이 장만해주셔서 염치없이 팍팍 소비했다... 간단하게 사진 찍고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다시 팀을 정비 한 후 출발했다.. 출발하기 앞서 선글라스 교체.. 더 이상 노란색으로는 눈이 아파서 힘들것 같았다.. 선글라스도 교체했고.. 앞으로 양평까지는 한길로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 아직까지 레이싱모드이긴 했지만 대열이 흩어진 것도 아니고.. 그렇게 와일드 하지도 않 았다...
그런데..!!! 팔당터널 입구부터 갑작스럽게 레이싱이 시작되었다. 1톤 트럭이 선도하는 가운데 선두가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얼떨결에 선두로 나섰다..우선 오르막길에서 hp100님이 앞으로 가셨고.. 그 뒤를 따라서 건각들이 따라 붙었다.. 팔당 터널에 들 어서자 속도가 더 무섭게 나기 시작했다.. 엇.. 처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가며 밟다 보니.. 어느새 나도 그 속도에 적응해 가고 있 었다.. 터널을 지나서 앞으로 달려갔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대열이 앞에 조금 보이고 뒤로는 까마득하게 보였다.. 엇.. 그 순간 내 앞을 총알같이 달려 나가는 시라소니님!! 질세라 바로 따라 붙었다.. 엇.. 근데 이분 장난 아니다.. 다리의 굵기를 보니 실수하고 있 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아무래도 따라가는게 무리처럼 느껴졌다.. 또 시라소니님의 타이어는 1.25 얇쌍하기 그지없는 로드타이어 .. 나의 1.95와 비교하니 정말 2/3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다. 죽어라 밟아 겨우 따라가다 보니.. 그때까지 따라붙던 Beck님이 처지기 시작했다.. 체인링 앞의것 제일 큰거와 뒤의 것 제일 작은거나 그 다음 혹은 그 다음 작은거.. 진짜 엄청난 속도였다.. 그리고 내가 그 속도를 유지하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러다가 속초까지 날아가든지.. 아니면 가다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양평 입구가 눈 에 보였다.. 앞서 가던 시라소니님도 속도를 줄인다.. 살았다는 안도가 마음에 퍼졌다..헬멧을 벗어 헤어밴드를 짜보니.. 물이 뚝뚝 덜어진다... 상당히 앞서서 달려왔는데 제일 후미가 도착하는데까지는 10분이 안걸렸다.. 다들 엄청 쏘았던 모양이다..
후미가 속속 도착하면서.. 레이싱 모드에 대한 불만이 하나둘씩 터져나온다...
"선두 좀 천천히 가시죠!!" "선두가 누구야!!" "여기까지 평속 25km인데.." "평지에서 20km정도로 가시죠" 맨 마지막에 들어오신 지방 간님.. "이건 양평번개야!!" 헛.. 사람들이 전부 나한테 한마디씩 한다!! 시라소니님도 한몫했는데 어쨌든 사람이 좀 갈굼을 당하면 만회하려는 의지를 보인다고 담부터는 천천히 가리라 다짐한다..
쉬는 동안 다리도 좀 풀고 운동도 하고.. 근데 쉬다보니 아예 팍 쉬게 되었다.. 갑자기 사이클팀 지나간다.. 정말 보기에도 날아가고 있다.. "앗싸! 화이팅!!" 지방간님 한마디 한다.. 내가 물었다.. "저분들 아세요?" "아뇨.. 몰라요.. 이런거 해줘야 힘내서 멀리가죠 ~~" "쟤네들 분명히 여기서 쉴려고 했는데 우리땜에 그냥 갔을껍니다.." "근데 여기와서 갑자기 햄머링은 왜하지!!" "오버하는데??' 지방간님의 평소 여행기를 자주 봤는데 그게 그냥 쓰여진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음.. 순발력!! 쉬는 동안 레드맨님이 무전기를 하나 주셨다.. 어차피 앞에 갈꺼면 하나쯤 가지고 있으라고.. 선두 아니어도 되니까.. 대충 하라고.. 예.. 약간 업되서 슬슬 출발하려는데 .. 다들 막는다.. "같이 가세요!!" "네~"하고 잠깐 주춤한 사이 벌러덩..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클릿을 못빼서...(이번 여행 내내 나 의 어리한 행동이 사람들을 여러번 놀라게 했을 것이다..)
출발순서는 이제부터 이슬님먼저.. 도저히 뒤에 가서는 답이 없다고 남보다 먼저 출발하신다... 나도 좀 몸이 무거워 지고 있어서 일 찍 출발하기로 한다.. 물론 무전기에 대한 의무감과 선두에 대한 강박관념이 아직은 남아 있었다.. 양평 시내로 들어가는 6번도로와의 갈림길까지는 적절한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6번 국도가 이 시점부터 약간 오르막이어서 업힐 구간에서의 대열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 게 되었다. .. 나도 좀 처졌다.. 그러나 내리막에서는 엄청 쏘았다.. 앞에서 몇 명이 상체를 숙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심심해서 따라해봤는데.. 우와!! 속도 죽인다!! 페달링 안해도 속도가 쑥쑥올라갔다.. 레드맨님이 차로 왔다갔다 하시면서 사진을 팍팍 찍어주 셨다.. 앗싸 포즈 좋고..표정 죽이고.. 최대한 잘 보일려고 노력중인데.. 엇.. 속도 떨어졌다..기분 좋은 휴게소를 지나서 신나는 다 운힐이 끝나고 좀 달리니... 앞에 용문 터널이 보인다.. 용문터널까지는 업힐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좀 힘든 길이었다..(밤 에 버스타고 올때 보니 업힐이었음..)
용문터널을 들어서자 엇.. 부산의 송정터널이 생각났다..노견이 없다!!! 넘어지거나 조금 길 가운데라 가면 위험할 거란 생각이 들었 다...차소리도 엄청나서 뒤에서 계속 윙윙 거렸다.. 겁이 덜컥 났다.. 앞에 팀은 한명도 안보이고 뒤는 볼 엄두가 안나고 빨랑 나가려 는 생각에 힘차게 밟아댔다...
앞에서 선두가 터널 바로 나오면 있는 '여기가 거기네'라는 휴게소에서 쉬고 있었다.. 아침을 여기서 먹자고 한다.. 아침을 먹으려고 하니 잔차 보관이 문제인데... 잔차를 유리문에 기대어 놓으려 하자.. 청소하는 할배가 막는다.. 내려 놓으라고.. 그래서 식당에 물어 봤는데.. 절대 못올려 놓는다고 한다.. distagon님 "잔차 잃어버리면 책임 지실라우??" "내가 왜?" 잠깐 허물 있는 대화가 오고간 후 아침은 잠시 접기로 하고 다른 곳을 물색하기로 했다.. 밥은 기분좋게 먹어야 한다.. '여기가 거기네'라는 이름은 우리 머리속에서 항 상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휴가소가 망하지 않는다면 내년 속초투어에서도 여기가 거기야!! 하지 않을까?? 역시 조금 더 가서 다른 휴게소 발견 후 잔차 거치시키고 밥을 시켜서 먹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별말도 없고 여자분이 친절하다..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첨에 어색하다가도 그 사람들의 특징을 보게 된다.. 이제 좀 날도 밝고.. 같이 좀 달리니 그래도 공통된 화제도 생기고.. 주요 화제는 "Tomac님 실종 사건.." 물사러 간 사람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나타났다.. 처음 있는 별고였다.. 물론 무사히 귀 환하셨지만..
그동안 남은 사람들은 충분히 쉬고 다리도 풀고.. 그리고 땀식자 떨었다... ***님이 빨랑 들어가 쉬자고 뒤에 오는 사람들이 결코 실 력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이기회에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 한다고 말한다... 음.. 사실 나도 속초길은 처음인데.. 정말 표지판 따 라가니까 나오긴 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는 조금 당황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았다..
멤버들의 얼굴이 익숙해 지자.. 잔차가 눈에 들어왔다.. 우선 Beck님.. 평페달로 클릿페달을 마구 따돌리며 선두 유지.. 잔차도 8단 Gary Fisher Advance..모두 부끄러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 잔차가 스펙이 그리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리 나쁜 편 은 아니었다.. 로드타이어 끼신 분들도 있었지만.. 절반 이상은 그냥 MTB타이어.. 로드 안끼고 나와서 힘들다는 핑계도 이젠 소용 없 게 되었다.. 특히 지방간님 철티비.. 무자게 무거웠다.. 풀샥으로 풀석거리며..쉭쉭 달리시는 분들.. 풀샥은 하드테일보다 속도가 안 난다고 들었는데 나보다 빨리 앞서 나가셨다... 이슬님도 낙오되거나 심각하게 늦는 것도 없었다.. 레드맨님은 중간중간 휴식시간을 잘 안배해서 팍팍 쉬었다..
휴게소에서 밥을 시켜 먹고 있는 중 밖에서 비가 오기 시작했다.. 비!!!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린다.. 모두들 짜증나는 표정이었 고.. 나 역시 짜증났다.. 커피를 타 먹고 쉬는 동안 비는 굵어졌다 말았다 하고 있었다.."와봐야 5mm라는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레드맨님이 말씀하셨다.. 작년의 우중라이딩도 버티신 분이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모양이다.. 하지만 난.. 우중라이딩 이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얼른 윈드스토퍼 입고...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이슬님 먼저 출발하셨고.. 난 곧장 따라서 출발했다.. 다운힐부터 시작이다.. 쉭쉭 내려가야 할 잔차가 얼렁 속도가 나질 않는다.. 역 시 비옷으로인해 바람 저항이 장난아니다.. 내리막에서 전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다른 분들은 얼렁얼렁 앞으로 치고 나가신다.. 나중에 사진 보니까.. 비옷에 달린 모자가 바람을 먹어서 팡팡 부풀어 있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 출현.. 그 와중에서도 처지지 않으 려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체인링은 3단.. 스프라켓은 작은쪽에서 깔짝대고 있었다..
다행히도 얼마 가지 않아 비가 그치고 얼마 달리지도 않고 용문에 있는 어떤 휴게소에서 그대로 대열이 멈추었다. 음.. 옷을 드디어 벗는구나!! 앗싸!! 하고 좋아하는데.. 어떤 선량하게 생기신 분이 합류한다.. 안냐아빠님.. 역시 라이딩중 가장 선량한 분이셨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분이 나중에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안냐아빠님과의 조우를 핑계로 팀은 일제 휴식!! 옷도 벗고.. 빠워에이드도 챙기고(그때 벌써 3개째!!) 이슬님이 다리 푸는거 보고 나도 열심히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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