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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투어기 (태풍 메기 때문에...)

bylbjs2004.08.19 01:08조회 수 1291추천 수 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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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가까운 거리(약3km)로 근무지가 옮겨지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게 되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전거의 매력을 느꼈다. 직장선배와 주말이면 잠실과 여의도로 라이딩을 다니곤 했다. 자전거로 산도 오르내린다는 말을 인터넷을 통하여 알게 되면서 산악용 자전거를 함께 구입하기로 하고 샵에서 가격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너무 비싸다. 직장선배와 상의 끝에 중고차를 한대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인터넷 여기저기를 며칠간이나 뒤졌다. 자전거에 대한 사양도 모르고 사이즈도 모르고 ...  아는 것 이라고는 타는 것 뿐 인데...
우여곡절 끝에 중고 자전거를 한대씩 장만하고 시간나면 자전거를 탔다.
동호회에 가입도 하고 옷도 장만하고 공구도 구입하고 관련 인터넷사이트에 접속도 많이 하고...  
이렇게 자전거를 구입하고 관심을 갖고 생활한 것이 10개월이 되었다.

이번 여름에 나만의 4일간 시간이 주어졌다.
45살이 될 때까지 얼마만의 시간인가...
뭔가 유익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전거 투어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투어가 안전할 수도 있겠지만 체력이 각자 다르기에 초보인 내가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될 듯하여 혼자서 투어를 해보기로 결정을 했다.

코스

날짜는 나 홀로 생활이 시작되는 8월 17일에 출발하여 8월 20일까지 3박 4일간.
코스를 잡아야 할 차례다.
7월 말부터 와일드바이크(자전거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인터넷사이트)를 주로 뒤져서 경험담을 많이 읽고 서점에 들러 지도책도 구입했다.
처음엔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여 부산으로 가서 자전거로 동해안 해변도로를 따라서 속초까지 간 다음 버스를 타고 상경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여행계획을 짜나갔다.
그런데 변수가 하나 생겼다. 자전거를 옮기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이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우선 자전거 가방을 구입해야하고 가방의 종류도 엄청 많다. 비싼 것은 40~50만원하는 것부터 2만원 하는 것 까지 다양한데 문제는 비쌀수록 자전거를 안전하고 뽀대 나게 옮길 수는 있지만 결국 투어 시 싣고 다니는데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간다는 가장 큰 단점이 있다. 궁리 끝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코스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일단 제외시켰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 1번국도를 따라서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쪽으로 가는 코스가 있고, 다른 하나는 강원도, 그리고 서해안을 따라서 가는 코스, 마지막으로 경기북부 지방 쪽 코스로 압축이 된다.

갈 때와 올 때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주변 풍경도 가장 좋은 곳이 강원도 쪽일 것 같아 강원도로 정했다. 강릉은 대관령을 넘어서 다시 그길로 돌아오는 덜 재미있는 코스가 같고 험한 고개도 많을 듯하여 최종 결정을 속초로 정했다.
갈 때 코스는 분당 → 경기도 광주 → 양수리 → 금남리 → 경춘국도 → 춘천 → 5번 지방도로 → 홍천(1박) → 44번 국도 → 인제 → 한계령 → 속초(1박)
돌아올 때 코스는 속초 → 56번 국도 → 미시령 → 인제 → 44번국도 → 홍천 → 양평 → 퇴촌 → 광주 → 분당

준비물

잔차의 무게를 최소화해야 할 테고 꼭 필요한 것은 챙겨가야 한다.

- 기본 : 자전거(스윈 모압2,  *휠셋:시마노데오레, *샥:화이트브라더스v1.3, *브레이크:데오레 기계식 디스크)+ 펌프+짐받이(이놈은 이번투어 때문에 부착)+물통+헬멧+장갑+고글+클릿신발+속도계+타이어 1.5(이놈도 2.1산악용에서 로드용으로 교체함)
- 공구 : 육각렌치 3개(3, 4, 5mm), 예비튜브1개, 펑크패치, 체인링크, 체인커터, 체인오일 약간.
- 의류 : 여분 잔차옷 1벌, 양말 2족, 여분 면옷 1벌
- 약품 : 압박붕대, 일회용밴드 2개, 후시딘
- 비상식품 : 파워바 5개, 영양갱 5개
- 세면도구 : 칫솔, 치약, 스포츠수건, 손수건2개.
- 기타 : 신분증, 의료보험증, 비닐(김장용1개, 일반주머니1개) , 여행용티슈, 메모장, 볼펜, 핸드폰(여분 배터리1개 포함), 지도, 썬크림, 카메라, 담배, 라이타.
- 여비

  
몸 만들기

이번 투어가 처음인데 가장 큰 어려움은 유난히 더운 날씨가 될 것 같다
7월 중순부터 건강이 안 좋아서 어깨에 힘이 빠지고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처음 출발하는 상황이라도 준비물이야 꼼꼼하게 챙기면 별다른 낭패는 없을 것 같은데 엔진이 고장 나면 이건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위를 먹은 것도 같고.... 에구...이러다가 투어고 뭐고 다 접어야 할 입장이다.
일주일 전부터 술, 담배를 줄이고 절제된 생활을 했더니 엔진상태가 좀 나아진듯하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로드용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짐받이를 달고 적응훈련을 했다.
8월 9일, 우선 집에서 가까운 갈마재(경충국도 옛길)가 생각난다. 예전에도 여러 번 다녀온 길이고 차량도 많지 않고 업힐도 적당해서 자전거 타기에 꽤 괜찮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탄천으로 이어지는 여수천을 따라 올라가면 갈마재 입구가 나온다. 갈마재를 넘어 광주 초입까지 갔다 왔다. 아이구 날씨는 덥고 기운은 없고 환장하겠다.
갈마재 오르는데 속도가 8km가 채 안나온다. 에구 에구...식은 땀인지 정말 더워서 나는 땀인지 모르지만 엄청 쏟아진다. 화장터를 못 미쳐서 하차하여 좀 쉰다. 이런 몸으로 가긴 어딜 갈 수 있단 말인가.
8월 11일, 몸에 생기가 도는듯하니 다시 옷을 갈아입고 출발하여 갈마재를 갔다. 이번엔 지난번 보다 한결 수월하다. 속도도 제법 나온다. 내친김에 광주를 거쳐 이배재(광주에서 성남 상대원공단으로 이어지는 고개)로 갔다. 승용차로는 여러 번 넘어봤지만 그렇게 가파른 길인 줄 어이 알았을꼬. 우선 노견이 전혀 없어서 자전거를 타기에 너무나 위험하다. 힘은 들어서 혀는 나오는데 차들은 꼬리를 물고 휙휙 지나가고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멈췄다. 힘도 들고 대책이 없다. 너무나 위험하고 대략 낭패다. 최대한 길가로 잔차를 끌로 걸어서 올랐다. 조금을 오르니 오르막 차로가 나와 잔차질을 할 수 있는 길의 여유가 생겼다. 앞1단 뒤 6단 버벅거린다. 그러다 보니 정상처럼 생긴 곳이 나타난다.
내리막길도 만만치 않아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이 날아가지만 잔차도 대책없이 내려간다 위험이라는 단어를 자꾸 생각하게 한다. 속도계를 보니 55~60를 가리킨다.  헉...
이 길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도 다짐한다. 목숨을 내놓고 운동할 수는 없으니까.
갈마재나 부지런히 올라갔다 와야 할 것 같다.
다음날 갈마재를 다시 찾았다. 집-갈마재-직리-문형마을-오포-태재-탄천-집
그동안 탄천과 한강변만 주로 다녔기에 로드에 대한 적응이 전혀 안된 상태였는데 이제는 로드라이딩이 재미가 느껴진다.
다음으로 집- 탄천-판교-정신문화연구원-과천-양재- 고등동-탄천-집
이 코스를 돌아 볼 계획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못가보고 투어길에 올랐다.  

투어

8월 17일
계산상으로 시간은 충분할듯하여 일찍 일어날 생각은 없다.
16일 저녁에 잠이 오질 않는다. 일기예보는 비가 온다고 하니 걱정도 된다. 오히려 무더위 보다는 좋을듯하다.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이 든 시간이 새벽 2시정도다.
아침에 눈을 떠서 보니 7시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심상치 않은 하늘이다. 세수하고 아침밥을 챙겨먹고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서 보니 8시 30분이다.
많이 내리는 비가 아니라서 앞으로 생길 많은 일들을 기대하면서 투어출발을 했다.
갈마재를 넘어가니 많은 비가 쏟아진다. 이런 낭패가 있나...
속도가 나니 바퀴에서 물이 사정없이 얼굴로 튄다. 튀는 것이 아니고 뿌린다. 잔차와 함께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다. 그래도 상쾌한 맘을 유지하면서 달려본다.
광주IC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날씨가 갠다. 길가에 내려 실개천에 내려가 흙탕물에 세수도 하고 옷도 대충 헹구어 흙을 제거하고는 영양갱 하나를 먹었다. 기분은 괜찮다.
15분가량 휴식한 후 다시 출발하여 양수리를 거쳐 북한강을 따라 금남리에 도착한다. 비도 그치고 날씨도 선선한 것이 정말 기분이 상쾌하다. 주변 경치는 말할 필요가 없다. 북한강이 바로 접한 한 음식점에 도착하니 옷도 많이 말랐고 잔차도 다 마른 상태가 된다. 세수한번하고 담배를 한대 피우면서 비로 씻긴 체인에 기름칠을 한다.
(현재시간 10:30, 평속 23.2, 누적거리 43)
금남리에서 경춘국도로 옮겨 탄다.
짧은 고개를 넘어 신나는 내리막 질주다. 한참을 달리는데 트럭한대가 갑자기 오른쪽 샛길로 접어들기 위해 노견을 걸치고 선다. 아이구... 브레이크를 너무 강하게 잡아도 문제가 될듯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트럭을 포옹하는구나 하는 듯하게 간신히 멈췄다. 트럭운전자에게 뭐라고 할 시간도 없이 트럭은 가버리고 상황이 해제되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쿵쿵거리는 가슴을 달래면서 달린다.
젊은이들 두 명이 잔차투어 중이다. 철티비 짐받이에는 온갖 준비물을 실어서 짐이 뒤뚱거리며 어그적 어그적 가고 있다. 걱정도 되지만 젊음으로 이겨내리라 생각되고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면서 추월하여 달린다.
12:00 청평휴게소 도착
기사식당에 들러 소머리 국밥을 먹었다.
12:40 출발, 비는 내리지 않고 흐린 날씨가 라이딩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북한강을 끼고 아무 생각이 없이 즐겁게 달린다. 강촌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쉴 겸해서 멈춘다. 춘성대교 앞이다. 강촌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전화하여 얼굴이라도 잠깐 보고 갈려고 전화를 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통화가 되질 않는다. 싸이클 한부대가 달리고 있다. 앞에서는 에스코트하는 차량이 비상등을 깜박이면서 이끌고 열두명 가량 되는 젊은이들이 하위차선 하나를 점령하고 두 줄로 달리고 있다. 뒤에는 보호차량한대가 따라간다. 싸이클 선수인 듯하다. 인사로 손을 흔드니 맨 앞에 선수가 답례를 한다.
(현재시간 13:30, 평속 23.7, 누적거리 79.22)
다시 잔차에 오른다. 북한강의 주변을 감상하면서 달리는 기분을 혼자서 느끼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어느덧 의암댐 앞을 지나 의암터널을 진입한다. 터널... 로드라이딩을 하면서 가장 싫은 곳이 터널이다. 의암터널은 불빛도 어두워서 도로가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갓길도 없다. 차량이 터널에 진입하면서 뒤에서 울리는 소음이 나를 공포로 휩싸이게 한다. 정말 소름이 돋는다.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기 위하여 페달에 힘을 가한다. 춘천시내로 가기 전 5번국도로 접어들어 수퍼 앞 공터에서 잠시 쉰다. 담배한대 태우면서 지도를 보고 있으니 주인인 듯한 30대 후반 아저씨가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춘천-홍천간 고속도로 진입하기 전까지 제법 긴 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어 10여분 가니 원창고개 전이다. 길이 험난할 듯하여 잠시 쉰다.
제법 가파를 것으로 미리 겁을 먹어서 인지 원창고개는 그리 힘든 고개는 아니었다. 여러 개의 산들이 구름모자를 쓰고 신선이 사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아마 팔봉산인 것 같다. 강원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멋진 곳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내리막길에서 신나는 다운힐(?)을 한다. 속도가 63를 가르킨다. 힘든 업힐 뒤에 찾아오는 다운힐은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린다. 풍경 좋은 산골을 거치니 다시 고개가 나타난다. 거의 정상엔 춘천병원도 있다. 왜 이런 산골짜기에 병원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젠 좀 지친 것을 느낀다. 나름대로 무리하지 않기 위해 속도를 유지했고 한 시간에 한번씩은 쉬면서 왔다. 경춘국도에서는 가평에 이르기 전에 한 개의 고개가 있었을 뿐 나머지는 거의 평지였는데 두개의 고개를 넘어오다 보니 힘이 많이 소진된 것인가 보다. 홍천강 상류인듯한 개천이 있다. 잔차에서 내려 물속으로 뛰어든다. 어차피 땀과 간간히 내리는 비로 젖어있는 몸이니 상관없다. 시원하기 비할 데 없다. 보는 이도 없고 옷을 벗어 맑은 물에 헹구고는 다시 입는다. 이 동네가  동산면인 것 같다.
(현재시간 16:00, 누적평속 22.7, 누적거리 115.5)
  코스 계획을 세울 때대로 라면 본궁고개 하나만 넘으면 홍천이다.
힘들지만 마지막 고개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낸다. 업힐 시 체중을 앞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꼬를 안장코에 붙이는것도 힘이 빠져서 어렵다. *꼬도 아프다. 비가 제법 내린다. 강한 햇빛 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을 계속한다. 다시 신나는 다운힐. 홍천1.5km라는 이정표가 반긴다. 읍내인듯한 곳에 도착하여 여관 촌을 묻고 숙소를 잡는다. 자전거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방에 세워놓고 잔다고 했더니 청소하던 아줌마가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난리다. 누가 손님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내가 공짜로 재워달라도 한것도 아닌데... 아무래도 안될듯하여 옆집으로 향하는데 주인인 할머니가 뛰어나와서 소매를 이끈다. 벌써 비수기가 된 모양이다. 방에 잔차를 들여놓고 샤워를 한다.
(현재시간 17:00, 누적평속 22.2, 누적거리 129, 라이딩시간 약5.8시간)
숙소 밖으로 나간다. 피곤하니 소주한잔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숙소에서 소개해준 식당으로 가보니 안주할만한 저녁메뉴로는 일인분은 팔지 않으니 거리로 나온다. 감자탕 한그릇 시켜놓고 한잔의 소주를 마신다.
혼자 마시는 술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을까.
식당을 나서니 비가 오고 있다. 숙소에 돌아와 뉴스를 보니 태풍 ‘메기‘가 올라온다고 한다. 호우와 태풍을 동반한다고 한다. 우중에는 차량의 시야가 좁아져서 로드 라이딩은 정말 위험하다. 어찌할지 확신이 서질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결정해야 될듯하다.
자리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자니 알콜 기운이 온몸에 퍼진다. 팔다리, 허리, 발가락까지 안 쑤시는 곳이 없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하루만에 주파한다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몸은 피곤한데 잠은 잘 오질 않는다. 밖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8월 18일
잠자리에서 눈을 떠보니 6시다.
텔레비전을 켜본다. 태풍이 궁금하다. 혹시나 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태풍이 올라오면서 세력을 더해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남부지방과 강원도 지역이 태풍과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투어를 강행하고 속초에 도착하여 상황이 안 좋으면 버스를 타고 상경할까하는 생각도 떨칠 수 없다. 속초 투어가 목표이긴 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라이딩하는 것은 무리이다. 귀가하는 것이 옳을듯하다. 처음 하는 투어라서 욕심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서둘러 숙소를 빠져나와 해장국집을 찾는다.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식사를 마치고 44번 국도를 출발한다. 이 때 시간이 7:30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집을 향한다. 어제의 무리로 부드럽지 못한 잔차질이 이어진다. 한시간 가량 지나고 나니 몸이 풀리고 널널 모드로 달린다. 44번 국도는 갓길도 넓고 로드라이딩하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다만 터널이 두개나 있어서 공포의 시간을 맛볼 수밖에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가끔 비도 뿌리지만 달리는데 지장이 없는 날씨이다. 10년만의 무더위가 무색하다. 용두 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계속해서 고개가 있기는 하지만 완만한 경사라서 별 어려움 없이 가다보니 양평이다. 양평에서 퇴촌으로 가기 전 한강변에 경치좋은 곳에서 멈춰 휴식을 취한다. 한강물이 온통 황토색이다. 상류에서 밤새 내린 비 때문이다.
(현재시간 10:05, 누적평속 25.3, 누적거리 56,17)
  퇴촌으로 넘어오는 고개가 힘이 든다. 급할 것이 없기에 천천히 오르다보니 정상이다.
내려오는 길이 급커브가 많아 위험하다. 광주를 거쳐 갈마재에 이르니 비가 쏟아지고 약간의 탈수 현상을 느낀다. 가게에 들러 500밀리 우유팩을 사서 마신다. 정말 시원하고 맛이 좋다. 이 고개를 여러번 넘었지만 이번이 가장 힘들게 느껴진다. 체력이 많이 소진된 모양이다. 갈마재를 넘어 집 근처에 이르니 내 집이 좋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도착시간 12:30, 누적평속 23.2, 누적거리 93.4, 라이딩시간 4.02시간)

저녁에 뉴스속보가 이어지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피해상황을 알리기에 바쁘다.

후기

1. 준비는 잘 된 투어였다.
2. 엔진 파워가 부족함을 느낀다.
3. 당일 투어가 아닌 경우는 하루에 100km 내외를 주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 자기가 타는 자전거의 특성을 파악하고 정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5. 갓길이 없는 곳이 많아 위험성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공사중인 곳이나 터널내부는 정말 위험하다.
6. 비가 많이 오는날 로드 라이딩은 삼가야 한다. 운전자가 라이더를 보지 못함.
7. 무엇보다도 계획대로 투어하지 못하여 아쉽다.
8. 종합적으로 처음 투어에 만족한다.

보잘것 없는 투어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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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고생하셨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신이 건강하게 살아서 즐기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비오는 가운데 무사귀환 하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좋은 기회가 또 오겠지요
  • 정말수고하셧읍니다...다음에는정말아무탈없이계획대로라이딩이이루어지시길바람니다.....
  • 혼자서 장거리 투어를 한다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셨군요...
    투어 후기 잘 읽어습니다....늘 건강하세요...
  • 절제된 자기조절로 잔차생활하기 쉽지않은데..
    더구나 처음나선 여행에서..
    다음엔 꼭 더 멋진 여행이 될겁니다.
    항상 안전라이딩하세요.
  • 폭우속에서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코스도 참 좋았는데 날씨때문에 절제하셨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3
treky
2016.05.08 조회 683
Bikeholic
2011.09.23 조회 8118
hkg8548
2011.08.04 조회 7170
M=F/A
2011.06.13 조회 6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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