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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분당까지

청아2004.08.27 00:23조회 수 3115추천 수 1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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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 벌써 지천명(50)입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장거리 투어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6월부터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목표를 강릉으로 정하였습니다.

강릉으로 정한 이유는 경포대 인근에 저희 직장 수련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8월 28일(토요일)일로 수련원 예약을 마치고
7월부터 몸 만들기에 들어가서 지구력 키우기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계획은 1박 2일 일정으로 강릉과의 절반 비슷한 거리인 원주를 왕복하,
두 번째 계획은 당일치기로 절반 거리 횡성(왕복210키로)을 다녀오기로 훈련계획을 세우고,

훈련은 혹독한 악조건에서 하는게 좋다는 생각에
일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가 이틀 지난 7월 24일 원주행을 결행했습니다.

코스는 갈마재(화장터)-광주-이천-여주-문막-원주간 105키로미터로 정하고 아침 9시 출발하여,
여주에서 점심을 먹고 3시경 원주 도착하여 친구집에서 휴식 취하고 저녁부터 새벽1시까지 친구랑 둘이 술마시고 다음날 8시 반에 원주를 출발하여 여주까지는 같은 코스로 진행하여,

여주에서 이포나루를 건너 양평 강상·강하면을 지나 퇴촌고개와, 정지리 고개를 넘어 다시 광주로 와서 3번 국도로 갈마재를 넘어 분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라이딩 총거리 235키로미터 라이딩 시간 10시간 40분. 평속은 22. 5키로 였습니다.)

그 다음주(8월1일)에는 갈마재 화장터 - 광주 목리- 강남300- 오포삼거리- 죽전- 분당-백현동 업힐-판교- 고기리 고개- 송유관공사 입구에서 뒤돌아- 고기리고개- 정신문화원고개-판교- 분당간 비교적 빡센 고개가 많은 로드 75키로미터를 탔습니다.

이때 강릉투어 계획을 9월 중순으로, 목표를 강릉에서 속초로 수정했습니다.

이유는 8월 29일 대관령힐크라임대회에 출전할 욕심이 생겼는데 공교롭게도 날짜가 중복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훈련도 당일치기 분당 횡성간 왕복 계획을 속초방향인 분당 홍천간으로 수정하고
몇십년만에 찾아왔다는 기록적인 더위 35-6도를 오르내리던 때인 말복 하루전날 8월 8일날 실시했습니다.

홍천 왕복 훈련은 속초 투어를 계획하고 계실 분들에게 거리와 고개의 고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GPS를 장착하고 주요 고개의 고도를 파악하기로 하였습니다.

8월 8일(토요일) 새벽 5시 10분 분당(출발지 고도 45미터)을 출발하여 - 갈마재(146미터) - 광주- 정지리고개(고도114미터)- 천진암입구- 퇴촌고개(해발190) - 양평(여기까지 50키로 2시간 소요 평속24.4키로)

양평에서 10분가량 휴식 취하며 간식을 먹고 양평 홍천간 중간 지점인 74. 3키로미터 지점의 용머리고개에서 커피 한 잔하고 홍천 주공아파트 앞에 도착하였을 때 총거리는 100.2키로미터 라이딩 시간 3시간 57분 평속 25. 3키로 였습니다. (참고로 홍천의 고도는 분당보다 표고 100미터 가량 높았습니다. 해발 147미터)

이 자리에서 서울시 생활체육 자전거협의회장님을 만나 잠시 휴식하고 대화를 나눈 뒤 2키로미터 가량 더 진행하여 굴다리를 빠저 귀로에 올라 홍천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10시 30경 출발하여 오던길을 그대로 돌아 양평 백운봉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분당에 도착하여 라이딩을 마첬을 때
주행 총거리 205. 6키로 라이딩시간 8시간 30분 평속은 24. 2키로였습니다.

사실 이번 강릉-분당 라이딩은 계획에 있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8월 23일 일요일 대관령힐클라임대회에 출전하는 직장 동료 한 사람과, 한솔 mtb 박 사장과 저 이렇게 3사람이 코스답사 및 기록 측정을 하기위하여 대관령에 도착하여 대관령에서부터 시합 출발지점인 영동대학교앞까지 자전거를 타고가서 코스 답사후에 자동차로 분당을 돌아오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대관령 힐클라임대회 코스를 타본 소감을 간단히 적자면,
출발지부터 약 10키로미터 가량은 표고차 100미터 가량의 약간의 업힐입니다.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되면서 길고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되더군요.

경사도는 제가 늘 로드 연습하던 분당에서 안양을 넘어가는 구도로 정신문화원앞 고개보다 조금은 빡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신문화원 고개는 가장 빡센구간에서 12-13키로. 그 나머지 구간은 15-17키로의 속도로 오를 수 있는데 반하여 대관령구간은 15키로 이상을 낼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납니다. 또한 정상 몇 키로 앞에서부터는 횡풍이 심했고요.

아무튼 기록을 재어보니 1시간 10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코스답사를 마치고나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강릉-분당간의 가장 난코스인 대관령을 올랐으니 이제 큰 어려움은 없을 듯 싶어 내친김에 분당까지 타고가기로 마음먹고 일행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다운힐을 시작하여 용평을 지나다가 우연히도 성남 분당지역의 mtb 동호인 모임인 인터넷 '다음 카페' '잔차나라' 식구들을 만나 함께 대관령 고원목장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사실 잔차나라 식구들이 목장으로 함께가자고 할 때 내키지 않았었습니다.

잔차나라 식구들과 함류를 하게되면 오랜꿈이였던 장기투어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기 때문입니다.

식구들 권유에 따라 합류한 덕분에 아주 빡센 목장 업힐도 하고, 진부까지 동반 라이딩도하고 점심도 함께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라이딩을 계속하여 고행을 하느냐...
함께 자동차로 돌아오면서 웃음소리 끝이지 않게하는 입담속에 묻혀 즐거움과 편안함을 만끽하며 돌아가느냐로 또 다시 많은 갈등을 겪었습니다.

점심 먹을 때 이미 3시!
분당까지 남은 거리 180여 키로미터!
중간 중간 휴식시간과 식사시간을 포함하면 최소한 9시간 이상 걸릴 장거리에다가. 이미 힘든 대관령 왕복과 목장 업힐을 포함하여 80키로를 주행하였기 때문에 체력에 대한 자신도 없었으며 또한 야간라이딩 준비도 안되있었기 때문입니다.

갈등의 연속 끝에 완주하기로 마음 먹고 동행 의사를 가진 분이 계신가하고. 조심스럽게 의사 타진을 해보았더니  전천후님께서 동행하시겠다고 선뜻 응해주시더군요,

잔차나라 식구들의 도열속에 분에 넘치는 환송을 받으며 3시반 진부를 출발하였습니다.

이번 라이딩에 경험이 풍부하고 체력이 좋은 전천후님과 함께 한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체력이 비슷하여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끌고 당겨주기도 하고 쉬는 시간이면 대화를 통하여 고독함을 달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속사리 고개를 넘어 봉평을 지나 해발 950미터의 양구두미재(태기산)를 넘어 둔내를 지나
횡성까지는 평지속도 32-35키로로 꾸준히 달렸습니다.
횡성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출발할 때(7시 40분)는 완전히 어둠속에 뭍혔습니다.

진부에서 잔차나라 꼬께님으로부터 빌린 왈바 배터리 버닝타임이 4시간 가량이기에,
분당까지 남은 거리 105키로미터 경험상 쉬지않고 주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주행시간만 5시간 가까이 걸릴것이기에 배터리를 최대한 아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 업힐시와 가로등이 있는 곳에는 라이트를 끄고 다운힐에서만 사용하였습니다.

제 라이트는 오장터3 버전으로 급경사의 다운힐도 가능했지만 동행한 전천후님의 라이트는 캣아이 EL500라이트라서 평지 라이딩은 무난하지만 다운힐에서는 광량이 많이 부족하여 다운힐시 제가 전천후님 좌측 뒤에  바싹 붙어서 함께 주행하는 방법을 이용하였지만 충분한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횡성까지는 대관령 다음으로 힘들었던 양구두미재를 제외하곤 그리 힘든 구간은 없었던 것 같았지만 힘들게 느껴진 구간은 제법 큰 고개 3개가 버티고 있는 횡성에서 양평까지 구간이었습니다.

횡성까지 벌써 160여키로미터를 달려서 체력도 조금 떨어진 상태에다 엉덩이도 조금씩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양양-서울간 44번 국도와 합류하자 쌩쌩 지나가는 자동차들...
깜박 거리는 뒤 안전등 하나를 믿고 위험 천만한 주행을 계속합니다.
버스나 대형 트럭이 쌔~앵하고 옆을 지나칠때마다 잔차는 빨려들 듯 휘청거리고 등줄기에 소름이 끼처왔습니다.

제일 걱정이 되는 것은 음주운전자가 미처 발견치 못하고 받을 까봐 두려웠습니다.
갓길도 좁은데다 모래, 자갈에다. 깨어진 병, 각목들이 치워지지 않아 라이딩 속도를 줄어들게 하였습니다.

어찌보면 사소한 일인데 목숨까지 걸고 있는 내가 한심스럽기 까지하였습니다.
그렇게 위태롭게 달려 양평 백운봉 휴게소에 도착하여 짜장면 한그릇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물백에 물을 채우고 다시 또 길을 떠납니다.
양평서 부터는 수십번 다녔던 길이라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양평대교를 건너 강하면을 지나 가파르고 지루한 퇴촌 고개를 넘어 천진암 입구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새로 난 정지리 고개를 넘어 광주에서 3번 국도(경충산업도로)를 타고 마지막 업힐 갈마고개를 넘어서 성남 땅에 들어서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드디어 해냈구나. 힘들었지만 참으로 마음이 뿌듯하였습니다.

분당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새벽 한시를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주행기록은 총거리 263키로미터(대관령정상에서 영동대학교까지 왕복하고나서 고원목장 업힐과 월정사 왕복하였기에 강릉- 분당 거리보다 많이 늘어났음) , 순라이딩시간 10시간 57분, 평속 23.9키로 최고속도 63.1키로 찍혔더군요
.
(아마 각자 밝은 라이트를 가졌었더라면 1시간은 일찍 돌아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하여 생각지 못했던 강릉- 분당 투어를 마쳤습니다.
이제 하나의 목표는 달성하였고,
금년중에 속초투어를 한번 더해 볼 생각이고,
내년중에는 당일치기 속초 왕복투어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후기를 마치면서 차량 후원과 함께 코스 라이딩해준 박일남사장님과 직장동료 송원섭씨, 성원을 보내주신 잔차나라 식구들과

특히 배터리를 빌려주셔서 안전라이딩을 보장해주신 잔차나라 꼬께님과 동반 해주신 전천후님께 지면을 통하여 감사드리고 또 한 긴 글 읽어주신 왈바 가족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리며 마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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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저두 해보구시퍼요^^
  • 정말 대단하시네요. 투어를 무사히 마치심을 축하드립니다. 잔차나라에 마린입니다.
  • 잔잔한 음악과 더불어.. 한곡 딱 끝날때만큼의 글 길이네요... 청아님~ 젊으신 분으로 알았는데... 이런 ~~ 제가 혹여 실수의 글을 남긴적은 없는지... 그랬다면 아량으로 이해를... 대단한 힘이십니다....
  • 박수를 보냅니다...
  • 오늘에서야 이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자전거를 타는데 있어서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는지요? 장거리 단독 라이딩 하는 분들 대부분이 연세가 좀 된 분이라는 걸 보아도 잘 알 수 있겠지요.

  • 청아글쓴이
    2004.9.14 22:43 댓글추천 0비추천 0
    참고로 대관령힐클라임 대회에서의 기록은 연습때보다 5분 18초 단축하여(1시간 4분 42초) 마스타급 20위 하였네요 내년에도 도전하여 보렴니다. 연습을 많이하더라도 나이를 더 먹는 만큼 기록이 나빠질런지..아니면 더 열심히 하면 좋아 질 수도 있을지 궁금하기도 해서요...
  • 청아글쓴이
    2004.9.14 22:44 댓글추천 0비추천 0
    글 읽어주시고 꼬리글로 힘을 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우와 청아님 대단 하십니다. 제가 20년 후에 선생님 같은 체력을 가질 수 있을지. 흑흑...지금 젊은데도 불구하고 선생님에 비해 한 없이 부족한데...
    항상 건강하시길 바램입니다. ^^*
용용아빠
2024.06.17 조회 73
tr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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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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