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약력
이름 : 강민수
와일드바이크ID : yamadol
성별 : 남
나이 : 78년 1월 3일생 (만 27세)
라이딩경력 : 9개월(2004년 10월 24일 입문)
신장 : 171cm
체중 : 95kg
자전거 : Cello 2000
소속 : Wildbike 소모임 Mildbike
대학교 시절부터 불어나기 시작한 몸무게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속이 붙더니 0.1톤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학생회에서 전교체육부장까지 할정도로 몸도 좋고 운동을 좋아했던 내가 이제는 조금만 움직이면 숨을 헐떡이게 됐고, 대학시절부터 틈만나면 해오던 헌혈도 언제부턴가 간수치가 높게 나온다면서 이제 헌혈을 그만하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
'젊은 사람이 이래서 되겠냐. 운동을 해서 다시 고등학교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자' 라고 결심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사무실근처 헬스클럽을 3달 등록해 놓고 다니기 시작했다. '유산소 운동을 많이해서 살을 빼야지'라고 마음 먹었으나 헬스클럽에 들어서면 러닝이나 사이클은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내려와서 근육운동하는 곳으로 몸이 저절로 향한다. 보기좋게 실패.
이번에는 퇴근길에 한강자전거도로를 걷기로 계획했다. 방배동 사무실에서 당산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해서 당산역~가양동 집까지 5~6km정도의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며칠간은 할만했으나 신체적인 약점인 평발이 문제였다. 예전에는 몸무게가 가벼워서 평발이어도 크게 힘들거나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런데 문득 멋진 옷과 썬그라스로 차림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게 되었다. '바로 저거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보자' 생각하고 즉시 입문용 첼로를 구입했다.
며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보니 운동이 상당히 되고 평발에도 부담이 덜 되었다.
이제는 출퇴근 말고도 주말에 여러사람들과 즐기고 싶었다.
와일드바이크 번개공지를 둘러보던중 퀵실버님이 올린 농다치번개가 눈에 들어와서 덜컥 신청을 했다.
무참한 좌절감....OTL....0.1톤의 몸무게에 로드타이어를 끼우고 가서 계속된 타이어 트러블로 인해서 로드100km코스를 돌아오는데 12시간이 걸리게 만든것이었다.
이때 번짱이었던 퀵실버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수 있도록 신경써 주시고 배려해 주셨다. 이때부터 마일드바이크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겨울이되어 날씨 좋은 날만 며칠 타다가 꽃피는 봄이 왔고 자전거의 계절이 왔다.
3월초 마일드바이크 레드맨님의 홍천화로구이 번개에 참가를 했다.
고기먹으러 홍천으로 출발해서 양평을 조금 지나서부터 뒤로 쭉쭉 쳐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선두에서 이끌어 주시던 락헤드님이 제 뒤로 오시면서 페달링과 자세등을 하나하나 가르켜주셨습니다.
두번째 번개에서 만나서 조언을 해주신 락헤드님과 레드맨님...이제 마일드바이크번개에 안나올수 없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많은것을 가르쳐주신 레드맨님...멀리 계시지만 제가 자전거를 계속 타는 한 레드맨님을 잊을수 없습니다.
주말이면 마일드바이크 번개가 저에게는 로또가 되었습니다. 로또를 사면 한주가 즐거운것처럼 번개에 참가신청하면 출발하는 날까지 즐거웠습니다.
번개를 참가하면 참가할수록 락헤드님의 지도대로 연습하면 연습할수록 좋은분들과의 라이딩을 하면 할수록 실력이 향상됨을 느꼈습니다.(그래도 항상 후미조였지만...^^)
번개에 꾸준히 나가다 보니 마일드바이크 속초투어 일정이 계획됐고 참가를 신청하고 훈련라이딩이 시작되었다.
분원리 로드번개를 시작으로 속초라이딩 보다 강도가 높은 농다치주변 8고개를 넘는 번개와 광릉수목원을 돌아오는 번개를 마지막으로 속초투어 준비가 완료되었다.
속초투어....준비를 철저하게 했던만큼 좋은 분들과 즐기면서 라이딩을 할수 있었다. 물론 '3km 스탠딩'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꼴찌로 미시령에 올랐지만....
마일드바이크 속초투어가 끝나고 이번에는 강촌대회 준비로 분주했다.
참가는 안했지만 답사할때도 지원조로 따라가서 봉화산 정상까지 수박을 공수하여 나누어 먹었고, 대회 당일날은 봉화산 정상에서 셔터를 분주히 눌러대며 찍사 역할도 했다.
(사진 실력이 모자라서 사진이 흐리고 제대로 인물포착이 안된점 마일드바이크 회원님들과 누군지는 모르지만 모델이 되어준 분들께 죄송합니다.)
이렇게 강촌대회도 끝나고 장마철도 지나가고 무더위가 찾아왔다.
비공지번개로 마일드바이크 게시판에 농다치주변돌기를 올려본다.
처음으로 비공지번개이지만 번짱을 맡아 11명의 라이더와 함께 힘든코스를 무사히 쉽게 정복하고 돌아왔다.
첫 번짱으로써 번개를 무사히 완주한 기쁨도 잠시...뭔가가 허전하다...
갑자기 무언가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욕망이 끊어 오른다.
락헤드님이 쓴 속초당일왕복 후기를 프린트하여 읽어보고 계획을 세워본다.
7월 22일 금요일 자정 출발하여 7월 23일 자정 서울 도착으로 시간은 계획해본다.
철저한 사전 준비없이 출발하는것이라 당일왕복에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마일드바이크 식구분들께 걱정을 끼칠까봐 조용히 다녀오리라 마음먹는다.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목요일밤 갑작스런 팀원회식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조금만 먹어야지 생각했던 술은 한두잔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왜이리 잘들어가는지.......
사무실에서 지갑하고 가방을 갖고 나오려고 들어갔다가 메신져에 접속한 도라지와 속초행에 동참하기로 했다.
드디어 금요일, 어제 마신 술때문인지 오전에는 일도 제대로 못했다. 도라지에게 준비할것을 준비하도록 하고 나는 빨리 해장을 위해 노력했다.
금요일 퇴근이 늦어져서 집에 들어가보니 10시, 집안에서는 야밤중에 이사올때 밀려서 설치못한 에어컨을 지금 설치하느라고 난리다. 서둘러 준비를하고 옷을 갈아입어도 에어컨 설치는 끝날줄을 모른다. 누나에게 설치가 끝나면 잠실선착장으로 태워다 달라고 말하고 잠시 눈을 붙인다.
누나가 깨워서 일어나보니 11시 30분, 피곤한지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자전거를 차에 싣고 출발해서 올림픽대로에 오르니 헬맷을 빼놓고 온것을 그때서야 알게됐다.
도라지에게 통화를하니 잠실선착장에는 항상 계시는분들이 모여계신다고 한다. 약속장소를 천호대교 밑으로 수정하고 1시에 만나기로 한다.
헬멧을 챙겨서 천호대교 밑에 준비하니 1시, 도라지와 만나니 속초에 가는것을 들켰다고 한다. 부담이 더해졌지만 그래도 가야지 어찌하겠는가....짐을 나누고 1시 30분 드디어 속초를 향해 출발.
광진교를 건너 워커힐고개를 가볍게 넘어 구리로 향했다. 구리로 가다가 양평으로 빠지는곳으로 접으들어니 언제부턴가 퀵실버님의 차가 뒤에서 에스코트 해주고 있었다.
팔당대교를 지나 봉안터널을 통과하자마자 퀵실버님이 차를 갓길로 세우면서 유도를 한다. 퀵실버님과 인사를 나누고 밤늦은 시간에 어디서 갖고 오셨는지 키위쥬스를 주신다.
퀵실버님은 양평지나서 홍천가기전에 돌아가기로 하시고 다시 라이딩을 시작했다.
평지 평속은 26~8km정도로 맞추고 업힐에서 늦어지는 시간은 다운힐에서 빠르게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양평을 통과하여 홍천가는 국도로 올라가니 차도 없고 서울시내에서는 한참 열대야 때문에 고생할 시간인데 시원하기만 하다.
조금 가다보니 도라지가 조금씩 지쳐가는것 같다. 앞에 가스충전소가 보여서 들어가서 영양갱을 먹고 물한모금씩 마시면서 간단히 몸풀 시간만을 갖고 다시 출발한다.
속초왕복을 계획하면서의 휴식계획은 쉬는 횟수를 최대한으로 출이고 쉬는 시간도 최대한으로 줄이는것이었다.
잠시 휴식후 출발해서 몇분 지나서 퀵실버님은 차를 돌려서 서울로 돌아가셨다.
이제는 도라지와 둘이서 날이 밝을 때까지 깜빡이 라이트에 의지해서 달려야 하는 일만 남았다.
한참을 달리니 도라지가 피곤해 한다. 평지에서는 잘 따라왔지만 업힐에서는 조금씩 뒤로 쳐지기 시작한다.
어느정도 가니 휴계소가 보여서 들어가서 도라지의 상태도 파악할겸 앉아서 쉰다. 도라지의 상태를 물어보니 무릎이 약간 안좋다고 한다. 그러면서 속초가서 자기는 고속버스로 돌아온다고 한다.
무릎이 염려스러웠지만 일단 속초까지는 간다고 하니 다시 출발한다.
하지만 출발하자마자 언덕구간을 오를때 뒤로 쳐지는것이 뚜렸하게 나타났다. 처음에는 뒤에서 따라오는 속력에 맞추어서 천천히 고개를 올랐다. 잠시후 평지구간을 달려서 며느리고개를 만났다. 이곳에서는 내 페이스대로만 고개를 오르기 시작했다. 고개를 다 올라가서 돌아보니 뒤따라 올라오는 도라지의 얼굴에는 힘든 표정이 묻어나 있었다.
며느리고개를 내려와서 홍천화로구이집을 지나서 홍천IC근처에서 도라지에게 힘들면 홍천에서 서울로 버스타고 가서 기다리라고 말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인제로 빠지는 교차로에서 잠시 멈춰서 도라지의 식량도 전부다 내 배낭으로 넣고 펌프도 받아서 넣었다. 도라지와 이별하고 인제로 가는 외곽도로에 올랐다.
인제로 가는 외곽도로를 달리면서도 같이 따라나선 도라지에게 아침도 같이 못먹고 버스에 오르는것도 보지못한것이 왜이리 미안한지.....자전거를 타면서 이런적 없었는데 갑자기 왜 이기적으로 됐을까....
외곽도로에는 아침 이른시간이었지만 막히기 전에 피서를 떠나려는 차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내 마음도 신이 났는지 페달링이 가벼워졌다. 구간도 평지구간이라서 30km정도로 일정하게 속력을 내본다.
잠시후 말바속초투어때 아이스크림을 먹던 휴게소를 지나치고 차선이 1차선으로 좁아졌다. 지나가는 차에 신경을 쓰며 라이딩을 하는데 갑자기 차들이 멈추어 서있다. '엥 아침부터 피서차량때문에 막히는건가?' 생각하면서 서있는 차를 비집고 터널 앞까지 올라가니 군인이 차선을 막고 있었고, 반대쪽 터널안에서는 탱크와 장갑차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탱크와 장갑차의 행렬이 끊이지 않아서 앞에 군인에게 어느정도 기다려야 되냐고 물어보았다.
"지금 1/3정도 통과했습니다."
지금 약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다 통과하려면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저 그냥 옆으로 붙어서 통과하겠습니다" 라고 말을 던지고 터널을 향해 돌진했다.
"안됩니다. 사고나면 큰일납니다." 라고 외치는 군인의 목소리만 터널안에 울려퍼지는것도 잠시 터널안은 탱크와 장갑차의 육중한 엔진소리와 진동으로 먼지가 가득했다.
차선 한쪽으로 최대한 붙어서 숨을 참으면서 페달링을 젖먹던 힘까지 돌리면서 터널을 빠져나왔다.
터널을 빠져나와서 한동안은 터널전에서 차량을 통제해서인지 한동안은 편하게 라이딩 할수 있었다.
한참을 달리니 코스가 눈에 익다. 말바속초투어때 점심을 먹은 백두산 휴게소가 가까워지는것을 알수 있었다.
내가 저녁을 언제 먹었나 생각해 봤다. 금요일 밤 6시 30분에 회사식당에서 먹은것이 마지막이다. 현재 토요일 아침 7시 30분 이다. 백두산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계획하고 페달링에 힘을 더했다.
백두산휴게소에 도착해서 빨리 먹을수 있는 비빔밥을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이온음료를 몇병사서 물통에 보충했다.
주문한 비빔밥이 나왔으나...입안에서 목으로 넘어가질 않았다. 그래도 나중을 생각해서 겨우 반정도 먹을수 있었다.
출발하기전 락헤드님과 퀵실버님께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다시 출발했다.
잠시후 진늬고개를 가볍게(서울에서 출발해서 이곳 진늬고개까지 고개라는 이름 붙을 정도의 고개들은 내가 생각해도 가볍게 넘었다.) 넘어 신남까지 다운힐하여 공사중인 4차선 도로에 올라 1차선을 자전거전용도로 인것처럼 누비면서 라이딩을 하였다.
잠시후 말바속초투어때 인제대교와 헷갈려서 쉬다가 락헤드님께 혼난 휴게소가 나왔고 이곳도 통과 인제대교를 향해 돌진했다. 아직도 다리에 힘은 넘쳐나고 있었고 백두산휴게소에서 밥은 제대로 못먹었지만 출발해서 지금까지 라이딩 내내 배고프기전에 미리 영양식 먹어주고, 목마르기전에 이온음료로 목을 축여왔기 때문에 컨디션도 좋았다.
그래서인지 인제대교와 속초투어때 쉬었던 휴게소도 금방 지나칠수 있었다.
인제대교 앞에서 만나는 똥꼬귀신은 이미 홍천지나서 만났기에...이미 아픈시간은 지났고 괜히 라이딩 하면서 풀어준다고 엉덩이 들었다 다시 내릴때의 고통이 더 클정도로 감각이 무뎌져 있었기에 내설악휴게소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
내린천을 따라 펼쳐진 지루한 도로라이딩을 하여 내설악휴게소에 도착하였다. 휴게소에서 이온음료를 보충하고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었다. 파라솔에 앉아서 음료수를 한모금 하니 왜이리 금연한지 5일된 담배가 피우고 싶은지...땀흘리고 피우는 담배가 제일 맛있는데....참아야지.
내설악휴게소에서 미시령입구인 용대삼거리까지 천천히 힘을 비축하면서 가기로 마음먹고 출발하였다. 천천히 가자고 생각하니 마음도 편하고 1차선이라 위험한데도 마일드바이크회원님들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콧노래도 절로 나와서 흥얼거리면서 용대삼거리를 향했다.
용대삼거리에 도착하니 역시나 인공폭포에서 뿜어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바람에 의해 전부다 다리쪽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미시령상회에서 잠시 쉬었다. 미시령을 앞에 남겨둔 지금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지는것 같았다. 화양강휴게소 고개마루에서부터 미시령 입구까지 맞바람을 맞으면서 달려온것이 지금에서야 체력저하로 나타나는것 같았다. 이제는 조금전 락헤드님과 통화한 내용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당일 왕복은 준비가 없으면 힘들다. 몸에 무리가 올수 있으니 고속버스타고 돌아와라'
그러나 아직까지는 내 왕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마음을 굳게 먹고 미시령업힐을 시작했다. '무리하면 안된다. 무리하면 안된다.'를 머리속에 계속 새기면서 천천히 업힐을 시작했다. 업힐 중간에 미시령정상에서 전화하라는 락헤드님의 문자가 왔다.
정상기점 3km를 남기고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페달링에만 신경을 써가면서 천천히 업힐을 한다. 가끔가다 차안에서 화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힘을 더해주고 있다.
미시령 정상 1km를 남겨놓으니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정상에 오르니 구름이 가득하고 속초쪽을 내려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단은 락헤드님께 전화드리는것은 미시령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하기로 마음먹는다. 전화통화하고 나면 마음이 흔들릴것 같아서.....
정상에서 휴게소도 안들어가고 잠시 생각만 하고 낮에 떼놓았던 라이트와 후미등을 장착하고 다운힐을 시작했다.
조금씩 내리는 줄만 알았던 비가 장난이 아니었다.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차들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것처럼 느낄정도로 구름에 덮혀 있어서 시야확보도 충분하지 못했다.
다행히 타이어가 1.95라서 미리미리 브레이킹만 해주면 안심이 되었고 미시령 내려올때까지 뒤따라오는 차가 없었다.
한참을 다운힐 하여 대명콘도 앞에서 일단 락헤드님께 전화를 드렸다.
락헤드님과의 전화통화 내용은 '당일 왕복하려면 출발해서 10시안에는 속초에 도착해야 된다. 올때는 지친상태라서 3시간 정도는 시간에 여유가 있어야 된다. 지금 준비도 안하고 간 상황에서 돌아올때 힘들다. 돌아오다가 몸에 이상이 있으면 태우러 갈테니 그자리에 멈춰서서 전화를 해라.'
통화를 마치고 일단은 학사평사거리를 찍으러 계속 다운힐 했다. 머리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라이딩을 끝내야 되나. 몰래 계획했지만 들통나서 마일드바이크 식구들이 응원해 줬는데 여기서 끝내야 되나. 내 자신과의 약속은 여기에서 끝인가....마음은 점점 약해져만 갑니다. 목요일 술만 안마셨어도 되는데. 터널에서 군인이 도로통제 안했어도 되는데. 화양강휴게소부터 지금까지 맞바람만 없었어도 되는데...'
학사평사거리에 도착하고 일단은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래 준비없이 도전한 내 잘못이 크다. 여기까지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래도 최대한의 노력은 해보자'
다시 미시령쪽으로 자전거를 틀고 일단은 빈속을 채우기 위해 천천히 업힐하면서 먹을만한 식당을 찾아봅니다.
천천히 올라가면서 살펴보는데도 혼자서 자전거 놓고 물에 빠진 생쥐차림으로 들어가서 밥을 먹을만한 식당이 안보입니다. 밥먹는것을 포기하고 천천히 업힐해서 일성콘도 앞을 지나서 대명콘도를 향합니다.
미시령 초반 나즈막한 업힐...정신은 할수 있는데...해야만 하는데...몸은 아픈곳도 없는데...다리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대명콘도 앞에서 멀뚱멀뚱 구름에 쌓여 비내리는 미시령쪽만을 바라만 봅니다.
'이게 끝이구나. 아무런 준비없이 온것이 한스럽구나. 마음은 가고싶고 몸은 아픈것이 없는데 정작 돌아가야 할 다리는 안돌아가는구나. 깨끗이 포기하고 돌아가자'
다시 학사평사거리로 다운힐하여 락헤드님께 전화하여 고속버스로 돌아간다고 말씀드리고 고속버스터미널을 향했습니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표를 끊으니 15시45분 차로 1시간 30분정도가 여유있었습니다.
일단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중국집으로 들어가서 볶음밥 곱배기를 시켜놓고 주인한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에서 씻은후에 볶음밥 곱배기를 눈깜짤할 사이에 비워버렸습니다. 중국집에서 나와서 슈퍼앞 파라솔에 자리를 잡고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고속버스시간에 맞게 알람을 맞춰놓고 짧은 낮잠을 잤습니다.
알람소리에 잠을 깨고 고속버스 트렁크에 자전거를 집어넣고 승차 서울로 향했습니다.
버스안에서는 더욱 많은 생각에 잠을 이룰수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만나게된 많은 사람들과 지금은 가족처럼 되어버린 마일드바이크 식구분들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처음 자전거 샀던날부터 오늘까지의 일이 머리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처음 번개에 참석해서 포기직전가지 가면서 고생했던 일, 분원리코스 돌면서 팀차 안에서 과일깍아 먹었던일, 속초가는것보다 힘들다는 농다치주변 언덕돌아오는 코스에서 허리가 끊어질듯이 아팠던 기억, 철저한 준비끝에 속초투어를 즐겁고 마일드하게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다녀온 기억, 참가는 안했지만 강촌대회에서 응원하면서 땀흘리는 선수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던 기억, 사이비 번짱 따라나와서 엉뚱한 코스 돌았던 식구들, 힘든코스 가볍게 돌으시고는 힘들었다고 하시던 식구들...
고속터미널에 도착하여 락헤드님과의 약속장소인 잠실선착장에 도착하니 집나간 자식 기다리는 표정으로 락헤드님과 이슬님이 계셨습니다. 잠시후에는 도라지와 관광잔차님 아프로뒤뚱님 아네, 모네님이 오셔서 무사히 돌아온것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이번 속초당일왕복라이딩은 실패로 끝났지만 라이딩 내내 혼자가 아닌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홍천초입까지 에스코트 해주신 말바짱 퀵실버님, 홍천까지 외롭지 않게 같이 라이딩 파트너가 되주었던 도라지님, 속초가는 코스마다 심어진 말바식구들과의 속초라이딩 기억들, 문자와 말바게시판에서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신 말바식구분들, 이분들이 없었으면 속초도 못가고 중간에서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일요일 사무실에 출근해서 후기를 쓰는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속초왕복을 못해서가 아니라 3월 홍천화로구이번개 이후 마일드바이크번개에는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는데, 토요일에 업무를 처리하고 일요일 소리산 번개에 참석했어야 하는데, 속초왕복라이딩과는 바꿀수 없는 시간을 뺏겨버린 기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마일드바이크라는 회원이 아닌 좋은 가족을 만날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신 와일드바이크 바이크홀릭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서로 생각해주고 아낌없이 배려해주고 서로 위해주는 모든 마일드바이크 식구께 감사드립니다.
자전거를 즐기시는 왈바가족분들도 항상 행복하시고 안전라이딩 하시기 바랍니다.
PS : 이번 속초라이딩 출발 시간은 토요일 새벽 1시 30분이고 속초 학사평 사거리
도착시간은 13시 25분 이었습니다. 휴식시간 및 지체된 시간이 있어서 순수라이딩
시간은 10시간이었으며 평속은 20KM이었습니다.
올때도 평속 20KM정도로 12시간 계획했었는데 커다란 판단착오였습니다.
회전력하고 지구력을 더 키워서 (몸무게도 많이 덜어내고 ㅡ.ㅡ) 가을에 한번
더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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