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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啄)의 연(緣) ........... (금산대회)

타산지석2005.08.02 19:38조회 수 2154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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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잃어버린 권위를 찾아서....... <<<


‘줄탁’이란 불가의 표현으로서…..

어미 닭은 보통 스무 하루쯤 알을 품는다.
그러다가 알의 체온이 어미 닭과 일치될 때 새끼가 껍질을 깨고 나오려고 안에서 알을 쪼기 시작한다.
때 맞춰 어미 닭도 밖에서 껍질을 쫀다.

병아리가 알의 안쪽에서 먼저 톡톡 쪼는 것을 ‘줄(줄)’이라고 하고, 어미 닭이 밖에서 껍질을 탁탁 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줄과 탁의 일치에 의해 껍질이 깨지면서 비로소 병아리가 세상에 나온다.
서로 쪼는 위치가 어긋날 경우 병아리는 알 속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2004년 9월의 어느 날

** 프로젝트명 : 위풍당당 라이딩
** 주요   내용 : 초교 5학년 딸의 산악자전거 입문
** 추진   목적 : 딸을 방패 삼은 당당한 라이딩의 기틀 마련

수개월에 걸친 ‘위풍당당 라이딩’ 프로젝트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그 동안의 압박과 설움에서 벗어나 앞으로 펼쳐질 찬연한 잔차인생을 생각하니 닭똥 같은 눈물도 함께 맺히는 듯 ….

가족(특히 어르신들과 마눌님)들의 유교에 근간을 둔 극렬한 저항을 적절하게 극복해 나갔으나 점차 희망의 날로 가까워질수록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주변 안티세력들은 시기와 질투로 저의 숭고한 프로젝트에 고추가루를 파~파팍! 뿌려 하마터면 무산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는 10m 이상의 절개지 방향으로 경사진 싱글을 가다 중심이 무너져 절개지 방향으로 기울어 졌을 때의 등골이 서늘해지는 심정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러나 숨이 터질듯한 업힐과 오금이 저린 딴힐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고난극복능력은 짓이김을 당할수록 빛을 발했고, 과도한 학업과 인생의 무게로 방황을 할지도 모르는 소중한 아이에게 이 땅의 山河를 맘껏 누비게 하여 드넓은 호연지기를 키워서 아름다운 인생의 초석이 되게 해야 한다는.. 돼먹지도 않는 주장을 침을 튀기며 나불댔다.

하지만 비산하는 침이 더러워서인지 외면을 당했고,
이에 굴하지 않고....
‘산 타다 악만 남았다’는 산악자전거의 정신을 살려....
‘여자초등부는 희소성으로 인해 대회에 나가 완주만 하면 등수에 들 수 있다!’라는 절대 뿌리칠 수 없는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그러자 마눌님(앞으로는 그녀라고 표현하겠습니다.)의 태도가 홱 바뀌며, 그녀께서 손수 앞장서서 엠티비의 효용성과
‘그거 보기와는 달리 무척 안전하다!’
‘그리고 도로와는 달리 산에서 타기에 넘어져 봐야 겨우 긁히는 정도며, 그나마 의약품의 발달로 흉터 측에 끼지도 못한다!’는 등 열렬한 홍보대사가 되었고,
무엇보다도 전국대회에서의 입상기록은 향후 아이의 진로에 절대적(?) 기여를 하는 바를 강조! 또 강조! 하는 이중성의 극치를 보이며,
마침내 초교 5학년인 딸의 ‘산악자전거 입문’이라는 윤허를 받아냈다.

킬킬킬..!
이젠 자전거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향할 때 마다 ‘가족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가장’이라는 등뒤로 날아오는 날카로운 비난의 예봉을 피하고, 딸을 방패 삼아 위풍당당이 나갈 수 있게 됐다.  ^^
아~ 드디어 나의 화려한 날은 시작이다!!!!

영원히 그럴 줄 알았다.

그 후로 가끔씩 “이거 이거이.. 면피작전아냐?”라는 도다리 비스무리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딸에게 로드, 임도, 싱글 순으로 라이딩 요령을 건성건성 가르치는 탁월한 대처능력으로 구렁이 담 넘나드는 유연성을 발휘했다.

또한 딸과의 라이딩 중에도 수시로 협박(자전거회수 및 공부시간 증가)과 회유(비자금증설 및 다양한 혜택 보장) 등으로 딸로 하여금 산악자전거를 탐으로써 덤으로 떨어지는 매혹적인 유혹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도록 하는 용의주도함도 잃지 않았다.


평소의 굵직굵직한(?) 아빠의 라이딩 행적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딸도 저와 함께 하는 라이딩에서 가히 없는 존경의 표현을 한껏 하였으며….. (표현 후 꼭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딸의 치졸한 행태에 가끔씩 의아심도 들었지만…  뭐 걍 ^^)

그럴 때 마다 저는 짐짓 손사래를 쳐가며, “허허! 강호는 넓어서 아빠보다 심오한 내공을 소유한 고수가 많으니 항상 겸손해야 하느니라. 하긴 뭐 그 수라고 해봐야 극히 미미하겠지만…..음무하하…!”하며 잔뜩 건방을 떨었고, 그 건방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딸의 시선을 흐뭇하게 음미하였다.

그렇게 꿈결 같은 나날을 보내다 평소 대회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했던 말도 있고, 이 시점에 가족들에게 적당한 결과물을 던져줘야 한다고 판단하여 입문한지 1개월도 채 안된 저의 딸과 함께 대회에 참가하였다.

이 한번의 실수는 저로 하여금 ‘자전거와의 2개월 별거’라는 가혹한 형벌을 내렸다.

대회에서의 과도한 객기와 하늘을 찌르는 건방이, 내리막에서 더욱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하여 내리꽂는 것도 부족해 부~웅 날라가게 해서는 그토록 애지중지 길러왔던 왼쪽 무릎의 알토란 같은 근육이 파열되어 코스의 어느 한구석에서 한 시간여 불쌍히(?) 처박혀 있다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바로 직행하였다.

하지만 저의 예상대로 딸은 겨우(?) 완주를 하였으나 희소성으로 인해 전국대회 처녀출전에 2위라는 성적을 남겼고, 그로 인해 그녀는 표정관리하기에 급급했다.

그녀는 그 후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주변 사람과의 통화에서 저의 입원소식과 딸의 입상소식을 ‘저게 내 마누라가 맞는지?’ 의심 갈 정도로 떠 벌이다 하늘 같은 남편의 링거교환주기고지의무를 망각하였고,
가끔씩 혼자서 넋 나간 사람마냥 삐칠삐칠 웃다가 뭔가 중대한 결정을 한 듯한 표정을 짓고 들락날락 했으며,
심지어 병문안을 온 사람들과의 경건한 면담자리에서도 존엄한 가장의 장렬한 부상은 까마득하고 얼굴에는 항상 방~글방글 미소가 넘쳐나는 가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고통에 몸부림치는 저의 몸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틈틈이 자신의 탁월한 선택에 하이파이브를 요구하는 잔인함도 보였다.

변기에 앉으면 깁스한 마지막 부분과 닿은 허벅지가 씹히는 고통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휠체어로 과감히 윌리를 감행하여 뭇 환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으며,
의사와 간호사들이 자전거를 들고 병실 내로 진입하는 요상한 의상과 쫄바지를 입은 일단의 무리들을 더 이상 경외의 대상으로 보지 않을 정도로 병실의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저의 부상으로 딸의 입상을 맘껏 자랑하지 못해 몸살이 난 그녀께서 요 몇 일간 수상한 행각을 벌이더니 결국 사고를 친다.
그냥 해도 될 것을, 둘만 있는 병실에서 주위를 쓰~윽 훑어 보고는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저에게 착! 달라 붙어 비장한 목소리로…

그녀 : “암만 생각해도 우리 딸의 자전거 자질이 남다른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저    : “……”(멀뚱멀뚱)
그녀 : “애 자전거를 들어보니 기집애한데는 엄청 무겁더라구..”
저    : “……”(헤벌쭉~)
그녀 : “그래서 비전 없는 당신 것 처분해서 애 자전거를 하이앤드로 꾸미고…”
그녀 : “당신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어 딸애의 그 자질에 해가 될까 심히 저어 되니 감각을 잃지 않도록 주변 분들과 같이 라이딩하게 하죠?”한다.

뭐라 말할 틈도 없이 일어서서 병실 문을 여니, 예의 그 무리들이 들이 닥친다.
저의 프로젝트에 심각한 안티세력이었던 동호회 소속의 짐승들은 한술 더 떠 앞으로, 저는 배제하고 자기들이 사부의 소임을 다하겠노라고 난리부르스다.

순간 그 동안 딸과 둘만의 오붓한 라이딩을 통해 정성스레 쌓아왔던, 딸이 알고 있는 아빠의 위대함에 대한 허구성의 발각으로 신성불가침한 가장의 권위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되지도 않는 말을 떠벌였고, 저의 의사를 무시하고 진행하면 앞으로 저는 엠티비계를 떠나겠다며 게거품을 물며 결사항전한다.

하지만 강제 구금을 감행하고, 병실에 누워 있는 저의 주장을 여느 집 개 짖는 소리로 만들고는 병실 밖 복도에서 지들끼리 쑥덕대고는 결국 지들의 뜻대로 한다.
다치면 서럽다.

이때부터 딸은 점차 저를 알기를 ….흑!
결론적으로 그들은 소중한 이웃이 아니라 존엄한 가장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가정파괴범이었던 것이었다.

예상하시겠지만 그들과의 라이딩 횟수가 거듭되면 될수록 저를 보는 딸의 눈빛에서 공경의 색채가 옅어지더니 급기야 저와 눈이 마주치면 피식피식 거린다.
“으으…이 인간들이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저의 이론과 경험이 전혀 먹혀 들지 않는다.
..
..
..

드디어 깁스를 풀고 조급한 마음에 물리치료도 받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재활훈련에 들어간다.
부상 중이라 하더라도 체중조절과 발가락을 당기는 가벼운 근력운동에 신경을 썼더니 재활 첫 라이딩이 예상보다는 상태가 좋다.

두 번의 혼자만의 은밀한 라이딩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확보한 어느 날 저녁 식사 후..

은근히 딸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소화도 시킬 겸 빡센 것은 절대 지양하고 말랑말랑하게 천문대까지 갔다 오자고 제안한다.
딸의 입가에 조소가 스친다.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으로 한껏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딸은 “그래도 난 전국군데…. 대회에서 입상 한번 하지 못한 라이더와 어찌…”하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돌아선다.
아~~  자존심 팍! 상한다.
으으.. 이것들을….

끓어오르는 분노를 극도의 자제력으로 가라앉히고는 딸과 아들을 향해 지난 시절의 화려했던 잔차인생과 시합의 무용론 등을 횡설수설 주절주절 떠벌떠벌 쏟아낸다.
뭐 거짓말도 자꾸 하다 보니 저 자신도 어느 것이 진실인지 헷갈린다.

그 와중에 슬쩍 애들의 눈치를 보니 아들녀석은 뻑~이 갔는데, 딸애의 반응은 영 신통치가 않다.
그래서 입가에 흘린 침을 쓰~윽 닦고는 결정타를 날리려는데....

딸 : “동호회 아저씨들이 아빠는 실력이 안돼 시합에 못나가시는 거라던데?”
딸 : “그리구 엄마 말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경주에 가서도 겁이 나서 자전거 근처는 가지도 않으셨다는데 뭐.”

아니 이것들이 정말 막가자는 거야 뭐야?
아~ 이젠 씨도 안 먹힌다.
화제의 전환이 필요하다.

저 : (약간 큰 목소리로) “야! 네 자전거 누가 사줬냐?”
딸 : (뭔가 생각하는 듯) “아빠가!”
저 : (히히 기세를 살려) “그럼 그 자전거가 누구꺼야?”
딸 : (머뭇거리다 약간은 수그러든 목소리로) “아빠꺼”
저 : (한껏 건방을 떨며) “짜아~식! 너 그런 식으로 하면 자전거 회수해서 동생 준다.”

크…  급하다 보니 할말 안 할말 자제가 안 된다.

이때 옆에서 과일을 깎던 그녀가 터지는 웃음을 삼키는 듯,
어깨와 가슴을 들썩이며 가소롭다는 듯한 눈빛으로 저를 빤히 보다가 갑자기 소름이 쫘~악 돋는 웃음을 흘리면서 작정을 한 듯,
그럼 이번 기회에 소유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자며, 천문대까지의 대결을 제의한다.

햐~~ 암만 내가 병원 신세로 새다리(鳥足)가 됐다지만 이런 어처구니 없는…..
강한 반발을 하려다 갑자기 그녀의 무시무시한 핏대 선 팔뚝이 눈에 띈다.
거부권 행사를 했다가는 오늘 일 나겠다 싶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비굴한 웃음을 흘리며, 무조건 동의한다.

그 해 그 늦은 가을의 그날 밤.
딸과 아버지의 소유권 분쟁으로 시작된 결투는 아버지의 처참한 패배로 막을 내리고 자전거는 영원히 딸의 소유가 된다.
딸을 쫓아가다 오버페이스로 주화입마를 입은 아버지의 정신적 공황은 한동안 지역주민의 입에서 회자된다.

그 후로 저는 절치부심, 무뎌진 날을 벼리며 권위회복의 날만을 기다린다.
.
.
.
.
.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2005년 1월.

지역 내에서 더 이상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고, 업무 관계도 있고 해서 주무대를 경남 김해에서 경기도 안산으로 옮겼으며…

‘2005년 5월 22일에 열리는 무주학산배의 그 많은 갤러리 앞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리라!’는 슬로건 아래 업무는 포기한 듯한, 맛이 반쯤 간 놈처럼 그 매서운 삭풍을 이겨내는 훈련을 통해 부상의 후유증을 웬만큼 떨쳐버리고 이전의 기량을 회복할 즈음인 2005년 2월 말 …

인간들인지 짐승들인지 그 경계가 애매모호한 엠티비매니아의 몇몇 분들과 시흥순환싱글 번개에 참석하다 숨을 놓칠 뻔한 고비를 넘나 들었고…
고교 때부터 지나친 자전거사랑을 하신 칼있순지 칼없순지라는 분의 의정부 천보산번개에 말로만 듣던 막강 호흡곤란팀과 위 팀의 짐승들과 함께하여 시~~~~~이건방을 떨다 왼쪽 무릎 슬개골 골절이라는 복병을 만나 3개월을 또 다시 프레임에다가 광택만 내야 하는 비애를…..  흑흑흑!

무주대회는 딸만 혼자 참가하여 고군분투 하였고, 저는 짝퉁 티탄목발을 집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였다.

이젠 아예 딸의 머리에서는 아빠의 다이내믹하고 장중한(?) 라이딩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인 듯 하다.
불과 1년이 채 못돼 이렇게 망가지다니….

어떡하든 예전의 권위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저의 슬리핑스타일이 바뀌어 하소연을 할 정도이다.
그녀의 말로는 누워서 열을 세기 전에 의식불명의 상태가 된다고 하지만 그건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빨리 잠이 드는 저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무튼 조급함과 시~건방이 사고를 잉태했다고 판단하여 권위회복에 대한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잡기로 하고는 앞으로 남은 대회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음…       딸과 함께 참여해야 하니까…  여성초등부가 있는 연맹대회로 해야겠군….
흠…       가급적 참가 인원이 적은 대회여야 하겠지….
음음..    그럴려면 무더위 휴가철과 겹치면 좋구…
흠흠..    그래도 대회명은 좀 거창해야 땟깔이 날텐데….
음음음.. 싱글의 구성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테구…
흠흠흠..

에궁… 페달질은 않고 분석만 하다 보니 배만 뽀~올록 튀어나온다.
장고 끝에 결정했다. (惡手?)

권위회복의 깃치를 올리는 디데이를 7월 31일 금산대회로 맞췄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기어서라도 시상대에 올라야 한다!’
깁스 풀고 준비기간이 2개월 밖에 안 되는 등 여러 정황이 부담은 좀 되지만 그까이꺼….

2개월의 시간을 쪼개 속성 훈련계획을 짠다.

처음 2주는      깁스를 푼지 얼마 안되니 회복과 심폐지구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음 2주는      대회코스가 임도로 구성될 듯 하니 페달링 연습을 하고….
그 다음 2주는  약해진 다리의 파워를 늘리기 위한 템포라이딩을 하고….
마지막 2주는   인터벌 연습과 테이퍼링으로 컨디션 조절을 하고….
주중에는         높은 캐이던스를 통한 빠른 라이딩에 초점을 맞추고…
주말마다         라이딩 거리를 점차 늘려 장거리능력을 향상 시키고…
..
..
등등 .....  
계획으로 끝났다.


대회를 2주 앞둔 일요일.
거실에서 빈둥빈둥 거리다 그녀가 들고 오는 수박과 저의 배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는 화들짝 놀라 딸과 함께 남부군의 안방이라는 수리산에 조심스럽게 붙어 본다.

남부군으로 추정되는 일단의 무리들이 빠르고 강력한 페달스트록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휙휙 날라 다니신다.
흐~  한결 같이 안광이 형형하고, 쫙 빠진 몸매에, 딱 달라붙고 쩍쩍 갈라진 종아리 근육이…. 으으…말로만 듣던 것 그 이상이다.
무섭다.
저 분들은 절대 대회에 참석하지 말고 가족들과 휴가를 떠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잔뜩 기죽은 모습으로 겨우겨우 페달링을 한다.
사전에 숙지해둔 임도오거리는 도대체 어디 메인지..
드디어 저 앞에 오거리인 듯한 넓어진 공간이 보일 즈음..

혼수상태로 인해 꿈결인 듯 들려오는 “아빠! 쉬실래요?”라는 딸의 배려에 눈물이 핑~ 돌도록 고마워 나도 모르게 클릿을 뺄 뻔했다.
그 때 갑자기 쓸데없이,
임도오거리에서 쉬고 있는 라이더들과 갤러리들의 시선이 느껴지고,순간 갤러리의 기를 먹고 사는 못된 버릇이 나와, 힘든 내색하지 말고 그냥 밟으라고 엄포를 놓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지나친다.

코너를 돌자 20여 미터 오르막이 두 개나 더 있다.
이런 낭패가.......
죽다 살았다.

아직도 갤러리만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해지고 온갖 시건방이 꿈틀거리는 걸 보니 정신 차릴려면 아직 하~안참 멀었다.

그 후로 두세 번 정도 야밤에 집 앞 호수공원의 힐 같지도 않은 힐에서 겨우 인터벌 한 두번 때리고는 “꼭 시상대에 설거야!”라는 다짐만 하고는 정신 나간 놈처럼 주먹만 불끈불끈 쥐다 내려온다.

이마저도 불안하여 대회 1주일 전,
딸과 함께 코스숙지 및 대회 당일에 예상되는 무더위 극복훈련(?)을 한답시고는 사전답사를 한다.
아~! 이게 치명적인 악수(惡手)가 될 줄이야..
그 이유는 대회 당일 날 알게 되십니다.

사전답사 결과,
숙박도 여의치 않고, 경기시작 시간도 오후 1시고 해서 미리 무더위에 노출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당일 오전 8시에 출발하기로 한다.

출발점에서 3km 정도의 도로에서는 선두권과 쳐지지 않을 정도로 하고,
임도에 진입해서는 페이스 조절을 하며 한 명씩 추월하고,
느재마을 지나 결승점까지의 도로 3km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게거품 레이싱을 펼쳐 감동적으로 피니쉬라인을 통과한다는 전략을 구상한다.

이렇게 치밀한(?) 준비를 했는데, 입상을 못한다면 정말 페달을 놔야 한다.

아무튼 얼마나 저의 의지가 강했던지 평소 꿈이라고는 꿈에서도 꾸지 않던 놈이 거의 매일 밤 시상대에 올라가다 기록오류 또는 약물복용 등으로 끌려 내려오는 기분이 찜찜한 불길한 꿈에 시달린다.





드디어 2005년 7월 31일, 결전의 날은 밝았다.

구상한 레이싱 전략을 외우고, 결승점 통과 포즈를 연구하다 늦게 잠들었더니 아이쿠..
부랴부랴 짐 챙기고, 아침식사하고..
캐리어에 자전거를 실으며 한가지씩 기도한다.

열 분만 참가하시고,
몇 분은 펑크나시고,
몇 분은 체인 끊어지시고,
몇 분은 오버페이스로 레이스를 포기하시고..
하지만  그 모든 분들이 절대적으로 다치시지 않고 대회를 마치게 해 주십시요!’라고

휴가의 시작이라 고속도로의 진출상황이 좋지 않다는 교통정보를 바탕으로 국도를 이용하여 평택-안성 고속도로의 청북I/C로 올려 안개 낀 주위 풍경을 감상하다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이미 안개를 걷어내고 드러낸 작열하는 태양은 에어컨을 끄면 바로 땀을 줄줄 흘러내리게 한다.

딸과 그녀, 그리고 아들을 태우고 휴가철 차량과 함께 남으로 남으로 가다 휙 꺽어 금산I/C를 통과하여 대회장에 도착하니 11시다.

금강을 끼고 푸른 잔디가 깔린 대회장으로 과감하게 차를 들이미니 정겨운 동호회의 텐트가 눈앞에 있다.
안산으로 옮긴 후 자주 보지 못 해서인지 예의 그 안티세력들이 무척이나 반가운 척 하며 차 주위를 둘러싼다.

제가 이 들로 인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치밀어 오르는 뭔가가 있지만 쬐금이라도 더 인간성이 좋은 제가 참아야지 하며, 차에서 내리는데 훅~하고 안기는 습기 찬 무더운 공기로 정신이 어찔한다.

그녀는 벌써 가족은 내팽개치고 오랜만에 보는 안티세력들의 집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아들 녀석은 또래의 친구들과 사라진 지 오래다.
오랜 벗을 만난다는 것은 연륜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두근대는 설레임을 줘서 행복한 것 같다.

내려서 쭉 훑어보니 엥?
예상과는 달리 뭔 인간들이 휴가도 가지 않으시고 많이도 오셨다.
일신에서 풍기는 면모들이 대한민국 산악자전거인의 엑기스들만 모인 것 같다.
큰일이다.

시합까지의 두 시간 동안 몸도 풀고, 롤러도 타고 하려 했던 모든 계획을 백지화하고 그냥 텐트 그늘 밑에서 축 처져서 뜨거운 육수만 배출해낸다.
구르는 돌로 구성된 코스상태 보다 더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급선무이다.
기다리는 동안 벌써 지친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는 것이 완전히 의욕상실이다.

2시간이 왜 이리도 긴지.
한 술 더 떠 30분 연기되어 오후 1시 30분에 출발이란다.
에공..  차라리 죽여라.

저야 원대한 꿈(?)을 안고 참가했다지만 괜히 끌려온 어린 딸이 이런 폭염을 어떻게 뚫고 달릴지 걱정이 된다.
딸에게 1리터 물을 주고는 출발 전까지 수시로 물을 마시라고 협박한다.
참~ 말도 안 듣고 미꾸라지 마냥 잘 도 빠져 다닌다.
고함칠 힘도 아껴야지 하며, 꾹 참는다.

달아오른 대지의 열기에 벌써 얼굴은 화끈거리고, 목이 타오른다.
에이~ 물만 마셨더니 가뜩이나 화장실도 여의치 않은 장소에서 자꾸만 급해진다.
시합 1시간 전부터 무려 4번이나 들락거린다.

간이 화장실 특유의 환경과 땡볕에 노출된 밀폐된 공간의 음습한 공기는 으.. 생각도 하기 싫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기에 꾹 참는다.
제가 생각해도 강인한 인내심이 갸륵하다.

드디어 오후 1시 30분.
출발선 상에 베테랑이 앞에 서고 뒤에는 그랜드마스터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번 대회는 칩이 아닌 수기로 계측한단다.
먼저 들어오는 놈이 장땡이다.

죽자 사자 따라 붙어야 할 대상을 감각적으로 선정한다.
몇 분 선정했다.
경기 내내 딱 한 분만 잠시 봤다. (그것도 겨우 뒷 모습만....)

30분 후에 출발할 딸과 그녀가 통제를 위한 경계선 테잎 옆으로 와서는 파이팅을 외치고 사진도 찍어준다.
여기서 그치면 좋으련만 오버하여 큰 소리로 천문대 올라 갈 때 같이 촌놈 마라톤식으로 치고 나가지 말고 나만의 페이스로 달리라고 충고한다.
주변 분들이 먼 산을 보며 피식피식 거린다.

아들 놈은 아비의 이런 모멸과 비장한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구석에서 노는지 코빼기도 안 보인다.
두고 보자!

다시 한번 사전에 구상한 오늘의 레이싱 전략을 머릿속으로 정열하고, 조금 뒤 출발하는 딸에게 평소의 장난기를 감추고 근엄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순위보다는 다치지 않고 타는 것이 중요하니 절대 욕심내지 말 것을 강조! 또 강조하며, 딸의 팔꿈치 보호대를 점검해주는 데, 빙그레 웃으며 니나 잘해란다.

그러는 사이 비겁하게 전부 다 출발하신다.
더위 때문에 10미터도 못 가겠다는 둥, 시합 포기해야겠다는 둥 하며 대기라인에서 살가운 대화를 나누던 선수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빛살처럼 튕겨나간다.

다급해지니 클릿도 안 들어간다.
두어번 만에 겨우 끼우고는 비칠비칠 가는데 앞선 출발자들이 일으킨 먼지가 입과 코로 무자비하게 들어 온다.
쿨럭!

갑자기 포기하고 싶다.

그 때
“아빠! 파이팅!”
“아빠는 이미 최고예요!”라는 그녀와 딸의 응원소리에 눈에서 뭔가가 핑~ 돈다.

이 때까지도 아들놈은 나타나지 않는다.
괘~애씸한 놈!

눈물 핑~ 도는 응원을 등뒤로 아까 찍어둔 분들을 찾아 다리 위로 올라선다.
슬쩍 돌아보니 제일 뒤다.
이럴 줄 알았으면 뒷 모습에도 신경을 쓰는건데…

선두는 벌써 다리 건너 오르막을 반쯤 올라가고 있다.
그 오랜 기간 수립해둔 치밀한 전략은 출발과 함께 아둑신의 제물로 화했다.
괜히 그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도로구간은 선두권과 처지지 않을 정도의 페이스’라는 애초의 계획을 지키기 위해 어찌어찌 해서 도로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 간신히 선두권 후미에 찰싹 따라 붙었다.
붙긴 붙었는데 더 이상은 못 가겠다.
잠시 페달의 회전력을 줄이자 우두두두 십여명이 순식간에 추월해 간다.

임도로 진입하는 들머리가 지난 주 답사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다.
지난 주 엉뚱한 곳에서 힘을 쏟고 있었던 것이다.
문득 딸이 걱정된다.
“진행요원도 있고 하니 잘 못들 일은 없겠지?”하며 불안한 마음을 지우고는 진입한다.

마을 밭, 논 옆으로 난 시골길을 지나 본격적인 임도로 접어든다.

앞에 몇 분이 뭉쳐서 힘차게 페달을 돌리고 계신다.
슬쩍 보니 2단에 3,4단인 듯,
얼른 앞 기어를 3단으로 올리고 ‘에에~~~에라’하고 미친 니은(?) 널 뛰듯 치고 오르다 안 보이는 지점쯤 가서 헬렐렐~ 하며 얼른 기어를 내린다.

다리가 뻐근해지면 당기는 힘으로 재빨리 풀고, 숨이 턱에 차오르면 적당한 시점에 나오는 약간의 평지에서 평이한 페달링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그러다 앞에 선수가 보이면 또 미친 니은(?) 널 뛰듯 하고..
거참 암만 냉정하게 생각해도 저의 이런 모습이 쟁그럽다.

그러다 가끔씩은 펑크 난 선수의 안타까움을 뒤로하며,
이래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음.. 착하게 사니 이런 덤도 주시는 구나.”하는 천벌을 받을 생각도 서슴지 않고 하며 오른다.

근자에 들어 너무 무더워서 헬멧을 쓰지 않고 동네 한바퀴를 했더니만 그게 몸에 배였는지 헬멧 쓴 머리가 어찌 이리 무거우며, 머리를 꽉꽉 조여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거기다 땀으로 인해 눈이 따가워 눈을 뜰 수가 없다.
시합 마치면 쌍거풀 수술도 하고 헬멧도 바꿔달라고 떼 좀 써야겠다.

그녀에게 얘기하면 맞지나 않을까?
혹 입상하면 들어 줄랑가?
이런 저런 잡생각으로 힘듦을 대신한다.

다리가 점차 무거워지며, 회전력과 파워가 현격히 줄어든다.
5m 앞의 선수를 잡아야 하는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아~ 좀 더 연습을 했어야 했었는데.. 후회막급이다.

근데 뒷 모습이 어째 낯이 익다.
으~ 가정파괴범이다.
힘이 절로 불끈 솟으며, 이 한적한 숲속에서 요절을 내버릴 요량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잔뜩 인상을 구기며 눈길을 주는데, 아~ 살인미소를 흘린다.

가정파괴범 : “흐흐 그 동안 깁스했던게 새빨간 거짓말이군.”
저             : “드디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군. 흐흐.. 이제 주거쓰..”
가정파괴범 : “그건 그렇고 코스의 상태가 장난이 아닌데, 나의 애제자가 걱정되네..”
저             : “누구?”
가정파괴범 : “니 딸 말이야!”
저             : "......크"

더 이상의 대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고 잠시 말을 아끼는데, 저 보고 먼저 가란다.
자신은 팀의 초등부 애들을 보살펴야겠단다.

아~ 그 숭고한 희생정신에 그 동안의 원한(?)이 눈 녹듯 없어진다.
“역시, 운영진은 틀려도 뭐가 틀려!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혼자서 인정머리 없이 나선다.
아니지.. 그가 속도를 줄였지?

그런 상태로 100여 미터를 달리니 1차 식수공급처가 보인다.
한 분이 식수를 받기 위해 잠시 머뭇하는 사이, 이미 순위에 눈이 뒤집혀 있는 저는 추잡스럽게 휭~하니 내뺀다.

선두는 어느 새 건너편 임도에 있는 듯하고, 다리의 힘은 점점 빠지고, 호흡은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작열하는 태양은 그늘 하나 없는 임도 위로 내리 꽂히고, 구르는 돌은 힘의 전달을 와해시켜 선수 기를 팍팍 죽인다.

탈수와 탈진현상인 듯 갑자기 머리가 쩡~ 한다.
아~  이 짓을 내가 왜..
이러다 제 명에 아마 못 살거야.
어떻게든 세세년년 벽에 칠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래 오래 살아야 하는데…

힘이 드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난다.

“권위회복이고 나발이고, 그나마 그늘 한 점이라도 있는 저 식수공급처로 돌아가서 시원하게 물 한잔하고, 찐하게 담배 한 모금이나 빨까?”
“그러다 늦게 출발하는 딸이 오면 기다렸다 보호하는 척 하며, 같이 타고 내려가면 면피는 되지 않을까?
“아 이놈의 자전거는 펑크도 안나나?”
“천천히 가다가 결승점 보이는 곳에서 바람이나 확 빼고 끌고 갈까?”

요런 오만가지 생각을 하다 “요 고개만 올라서서 돌아서고 나면 내려야지…”하고 작심을 하고 돌아서면 앞에 자전거가 보이고, “에이, 저 분 얼굴만 보고는 내려야지..”하다 마법에 걸린 놈처럼 계속 페달질을 한다.

에구 또 한분이 펑크가 나셨다.
이 정도면 등수 타실 분인데…
한편으로는 안타깝지만, 노면의 상태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펑크나 체인의 트러블로 하차하시는 분이 적어 마음이 그다지 흥겹지만은 않다.
아마 전 벌 많이 받을거야.. 용서하소서..

한 구비를 더 돌아드니 정말 내리고 싶다.
지금의 이 길을 저의 딸이 조금 뒤 올라 온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맘 같아선 길 옆에 쉬고 있는 포크레인을 움직여 구르는 돌을 치우고 길을 다져주고 싶다.
공사중인 듯한 노면은 펑크와 슬립이 나기 쉽고 자칫 넘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듯 싶다.

딸을 생각하니 무지 걱정된다.
그 놈의 ‘위풍당당 라이딩’이 뭔지 그것 때문에 여리디 여린 딸을 희생양 삼아 이런 폭염에 시달리게 하는지..
참으로 못된 아빠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고개를 접어 도니 앞에 힘찬 페달링으로 한 분이 오르신다.
출발 전 제가 죽자 사자 따라 붙고자 찍었던 분 중의 한 분이다.
이런 걸 보면 저의 안목도 제법이다.

뒤로 머리를 질끈 묶고 오르는데 배번을 보니 그랜드마스터다.
팽팽한 시위 같은 결결이 갈라진 종아리와 돌처럼 단단해 보이는 뒷 모습이 거친 산하를 질풍처럼 내달리는 적토마와 같다.
“나도 저 나이에 저런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잠시의 감상을 뒤로하고 그 분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좀 더 발버둥을 쳐 보나 좀처럼 간격이 좁혀 들지 않는다.
“아~ 너무 생각도 없이 힘을 썼다’”
아이고! 딸과 함께 한 오버페이스의 악몽이 떠 오르며, ‘이걸로 시합은 끝이다!’는 생각이 드는데 곧 고개 정상이자 2차 식수공급처의 공터가 나온다.

풀린 다리와 덜덜 거리는 손으로 우째우째 물컵을 받아 드는데,
“선두그룹이 방금 지나갔습니다. 힘 내세요”라고 진행요원이 빙그레 웃으며 얘기한다.

아~ 그 순간 나와서는 안 될 그 못된 버릇이 또 나온다.
갑자기 피니쉬라인의 갤러리가 떠 오르며, 갖은 폼으로 통과하는 저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제 명에 살기 힘들 거야..

결국 제 버릇 개 주지 못하고, 타는 목마름에 병아리 눈물 같은 한 잔의 물을 톡! 털어 넣고는 이젠 지쳐서 가물가물해 보이는 내리막으로 돌진한다.

아~ 근데 그 분 업힐만 잘하시는 줄 알았는데, 딴힐은 더 심하시다.
'명불허전'
도저히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이거 뭐 선수관리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다.
중, 상급 선수가 초급에서 뛰어도 되나? ㅎ

처음엔 같은 라인에 있다가 점차 한 고개, 두 고개 차이가 난다.
이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안녕히 가세요!”하고 미련 없이 보내드린다.

포기하고 체력안배나 하다가 도로 업힐에 접어들면 마지막 힘을 쏟기로 하고 허부적거리며 겨우겨우 내려간다.

사전답사 때는 몰랐는데, 내리막의 상태도 상당히 좋질 않다.
속도를 내고 커브를 돌아 서면 칼날 같은 구르는 돌이 깔려 있어 위험하다.

‘쫘~아아아~악!’
커브의 각이 예상보다 커, 뒷바퀴가 속도를 못 이겨 중심을 잃고 제멋대로 요동을 친다.
바깥 쪽 발에 더욱 더 힘을 주고 왼발의 클릿을 빼고 지면을 긁으며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모골이 송연한 슬립을 두번 당하니 속도 내기가 두렵다.
짱돌들은 자신을 짓밟는 자전거를 응징하려는 듯 이리튀고 저리튀며 쨍!쨍!하는 비명을 질러대며 크랭크와 다운튜브에다 사정없이 생채기를 낸다.
옆에 사람이 없는 게 다행이다.

기집애가 겁도 없이 쏘다가 넘어지면 안 되는데…
그냥 여기서 기다리다 에스코트하며 내려갈까?
시합에 열중해도 부족할 판에 온갖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딸에게 엠티비를 가르쳐 준 것이 눈물이 날 정도로 후회가 된다.

차라리 싱글이면 부드러운 흙이기에 좀 더 안전할 텐데..
이건 뭐 완전히 칼날 같은 세석들이 깔려있으니..

놀래고 걱정스런 가슴을 쓸어 내리고는 다시 마음을 다 잡는데도 아직도 깜깜히 남은 내리막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
뭔 칠을 하는 있어도 오래 살아야 된다는 신념으로 뭉친 저이기에 모험을 감행하기 보다는 안전을 택해 조심조심 바들바들 떨면서 살금살금 내려 가는데..

“에구 놀래라!”

십여미터 앞에서 1m5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굵직한 뱀 한 마리가 임도로 나오다 ‘두두두!’ 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지 놈도 놀랬는지 화들짝 방향을 틀어 나왔던 곳으로 부~웅 떠서는 쏜살같이 도망간다.

“저 자식 저거 저의 딸이 올 때 나와서는 안 되는데…”
“기집애가 겁이 많아 놀래서 넘어질 텐데…”
“지금 내려서 저걸 그냥 잡어?”
“아니야! 저 놈도 목숨을 걸고 건너려 할 땐 딴에는 필경 연유가 있을 꺼야..”
“새끼가 건너편에서 위험에 처한 걸까?”
“……”

가뜩이나 임도 상태가 좋질 않아 마음이 무거운데, 뱀까지 보니 마음이 뒤숭숭하다.
사랑하는 저의 딸은 부드러운 길에 놓인 어여쁜 꽃들만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야 하는데…” ^^

이런 저런 싱숭생숭한 마음과 저려오는 팔목으로 내리막을 끝내고 마을로 접어든다.
마을 어귀의 커브길에서 진행요원이 외치는 파이팅!을 원기 삼아 우째우째 코너링을 하고는 시상대 위에 서있는 자랑스런 저의 모습을 떠올리고 히죽히죽 웃으며, 직진 주로에 접어드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다급해진 마음에 기어도 올리고 속도도 잔뜩 끌어 올린다
아~! 여기서부터 차라리 하지 말았어야 할 사전답사의 치명적인 후유증이 발목을 잡는다.

왼쪽의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자 무의식적으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마을 안으로 진입한다.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느껴 할머니께 여쭤 보니 자전거는 한 대도 안 지나갔단다.
얼른 되돌려 나와 직진을 하다 또 다시 나오는 마을로 들어가는 좌측 길로 들어간다.
지난 답사 때 연맹에서 제공한 코스의 숙지를 완벽히 하지 않고 공사 길을 피해 마을 안으로 해서 탔던 기억이 저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런 된장~
세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자세히 보니 이미 밟히고 밟혀 더럽혀진 경계테이프가 바닥에 깔려 있고 직진 방향으로 은색 스프레이가 희미하게 보인다.
아~ 물 건너 갔다.

지난 주 저와 함께 사전답사한 저의 딸과 그외 두명이 똑 같이 저의 전철을 밟았다.
이로 인해 저는 그녀에게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맞았다.
저까지 헤맨걸 알면 아마…   크~으 상상도 하기 싫다.
이거 영원히 묻어둬야 하는데..

속도계를 보니 거의 10분 가량 소요됐다.

아리까리한 길에는 진행요원이 있던가 주민들의 양해를 구해 테이프를 지상에서 어느 정도 높이로 쳐 놔야 하는데..
하지만 우리들만의 축제를 위해 마을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피해를 줄 순 없는 일!

누굴 탓하랴!
저의 어리석음의 결과인 것을…
그냥 강 따라 직진만 하면 될 것을 오도방정을 떨며, 김정호도 아니면서 느재마을의 지도를 자전거로 그리고 있었으니..

제 코스를 찾아 강가를 따라 달리니 강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향락객들이 박수를 치며 격려를 하고, 마을을 빠져 나오는 곳에서는 호스로 물을 뿌려주며 응원하는 마을주민들을 보니 "그래! 바로 이 맛이야!"하며, 또 못된 버릇이 나와 힘이 마구마구 솟는다.

‘매일 밤 꾸던 악몽의 진실이 이거 였구나!’를 절실히 느끼며, 마을을 빠져 나와 훅훅 올라오는 아스팔트의 복사열을 고스란히 받으며 고개로 진입하니 앞에 일단의 선수들이 힘차게 오르고 있다.
이젠 힘도 빠지고, 의욕도 상실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 갤러리들이 보이는 무지개다리를 지나며 비겁하게 혼자서 치고 나가 결승점을 혼수상태로 통과하니 그녀와 같은 팀의 가족들이 열렬히 반겨준다
아직도 아들놈은 코빼기도 안 보인다..

얼음에 채워둔 시원한 맥주를 가슴 시리도록 들이키고, 찐하게 담배도 한 대 빨면서 그녀와 주변사람들에게 무용담을 뺄 것 빼고 적당히 붙일 것 붙여가며 횡설수설 떠벌이는 저의 모습이 제 눈에도 이상하게 느껴진다.
흠.. 완전히 맛이 간 듯..
근데 스스로도 제어가 안되니 상태가 확실히 심각하다.

그렇게 중얼중얼거리다 보니 조금씩 제 정신이 돌아오면서 이거 이거 사람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제가 힘든 건 둘째 치고, 자식 때문에 조바심 나서 못 살겠다.

두 번 다시는 시합에 안 나오리라 다짐한다.
권위고 뭐고 끼니만 챙겨주시고 페달만 돌리게 해주신다면 행복이라 말 할 것이라고 또 다짐한다.
앞으로는 말랑말랑한 관광라이딩으로 오래 오래 장수할 것을 다짐 또 다짐한다.

최고조를 향해 치닫는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땀을 계속 좔좔 흐르게 한다.
그러자 또 다시 딸이 걱정된다.
참! 걱정도 팔자다.

“하이고 이놈 이거 이 더위에 그 무시무시한 지옥 같은 고개를 무사히 넘었을까?”
오르막의 힘듦도 걱정이요, 내리막의 위험도 걱정이고, 마을에서의 잘못된 코스 인식도 걱정이다.

자전거를 끌고 마중 가 볼까?
에이! 힘듦도, 위험도, 잘못된 선택도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
이것도 인생이다.
결국 혼자서 극복해야지.
어차피 제가 딸 대신해서 달려줄 수는 없는 것!

이렇게 자위를 하며, 딸 혼자서 난관을 뚫고 제발 다치거나 잘 못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기만을 간절히 바랜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면서도 노심초사 마음은 이미 숯 검댕이가 다 됐다.

그 때 선수들의 근황을 파악하기 위해 자신의 레이스를 포기하고 고개 정상에서 특수임무(?)를 수행 중이던 그 가정파괴범의 긴급하고 흥분된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떨림으로 들어 온다.

“나의 애제자가 방금 1위로 통과했습니다.”
“아직 생생합니다. ‘파이팅!’하니 의연하게 웃으면서 손까지 흔드는 데요…”
“팀의 마지막 선수와 같이 내려 가겠습니다.”

울컥! 땀으로 위장한 눈물이 흐른다.
"근데, 짜아~식! 제자면 제자지 앞에 '애'자는 또 뭐야?" ㅋ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엠티비 동호회의 정은 분명 남 다르다.



베테랑, 마스터, 그랜드마스터 보다 30분 늦게 출발한 선두그룹이 하나 둘 결승점을 통과한다.
다 들 어리고, 여린 여성부들인데 그들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곁에서 저의 살갗을 파고드는데 참으로 장한 모습들이다.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저 또한 저의 자식은 똑 같은 옷을 입은 수천명이 모인 곳일 지라도 뒷 모습만 보고도 알 수 있다.
지열로 인해 사물이 흔들리지만 발가락을 세워 딸이 들어 올 곳을 향해  시선을 떼지 못한다.

저 멀리 강가에 걸린 다리 건너 편에 비슷한 복장의 선수가 섞여서 내려서지만 뚜렷하게 저의 딸의 페달링 모습이 보인다.
드디어 다리를 지나 대회장의 피니쉬라인을 향해 방향을 꺽는다.

먼지와 땀으로 반죽된 진흙이 늘어 붙은 정강이,
빨개진 양쪽 볼,
쌕쌕 거리는 숨소리,
입술을 질끈 물고는, 말라서 퍽퍽 피어 오르는 먼지를 뒤로하며 점차 가까이 온다.

결승점에 모인 분들이 안타까움에 영차!영차! 하며 힘을 보태준다.
힘겨운 페달질과 같은 박자로 그녀와 제가 잡은 손이 불끈불끈한다.
결승점에 점점 다가오자 딸의 페달링도 점점 힘이 넘친다.

‘부전여전’이라고 하는 짓이 꼭 지 애비와 똑 같다.

“여자초등부 인수봉선수 방금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라는 연맹의 힘찬 멘트가 아련히 들려온다.

자전거를 잡아주자 내리면서
“아빠! 나 몇 등이야? 아빠는?”
달리는 내내 그것만 생각한 놈처럼 쏟아낸다.

“험! 험!  등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달릴 수 있고, 이렇게 무사히 완주한 것이 중요하단다.”라는 어줍잖은 말로 핵심을 비켜낸다.

언제 왔는지 아들 녀석이 그녀와 함께 누나의 팔과 다리를 주물러 준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구..
아~ 이제 난 영원히 찬밥이다.

옷 입은 채로 금강의 푸른 물에 몸을 던져 언제 힘들었다는 듯 동생과 함께 까르르 거리며 논다.
텐트의 그늘 밑에서 시원한 수박을 입에 물고, 이놈들의 몸짓 하나하나 영원히 기억하려는 듯 하염없이 바라본다.

시상대에서의 수줍은 아침 햇살 같은 웃음을 짓는 딸의 모습에, 가슴 한 켠에서 뭉클함이 올라온다.

“그래! 자식에게서 뭔 쓸데없는 권위를 바라는가?”
“그저 저 아이 옆에서 항상 같이 하는 친구이면 족한 것을…”
“살다가 힘들고 지칠 때, 침침하고 좁은 공간의 컴퓨터가 아닌, 대자연과 벗 삼아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을 내 달리며 막힌 가슴을 틔울 수 있는 이 좋은 운동을 알게 해 줬으면 그만이지…”

시상대 넘어 저녁 노을이 물드는 금강에 이름 모를 물새가 수면을 스치며 날아 오르는데 불현듯 ‘줄탁’이란 단어가 같이 떠오른다.

멋 적게 다가와 상장과 부상을 그녀와 저에게 내밀고는 휙 돌아서는 딸이 눈을 찡긋하며, 저 혼자만 들리는 목소리로..
“아빠!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언제나 최고야!”한다.

흑흑.. 고마운 녀석 같으니라고....



이제 또 다시 새로운 반가움으로 재회하길 약속하며, 그리운 이들과의 아쉬운 이별을 하고, 그들은 남으로 저는 북으로 갈라선다.

고속도로 올리기 전 20분 정도 딸의 경험담을 들으며..
오르막에서 포기할 까봐 고개를 푹~ 숙이고, 페달링에 맞춰 아는 노래는 다 부르며, 달렸다고 할 땐 가슴이 찡! 했고,
내리막에서 넘어져 팔 보호대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부분에선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코스를 잘 못 들어서 마을에서 헤맨 대목에서는 숱한 비난을 받았으나
한 여름 무더위에 다 들 피곤했나 보다... 곧 평온한 모습으로 잠든다.

행여나 깰까봐 졸린 눈을 비비며 최대한 마일드하게 운전한다.
평소 같으면 끝까지 가서 손 봐줄 아주 바쁘신(?) 운전자들도 가족의 안위를 위해 순순히 보내드린다.

소중했던 오늘 하루를 그렇게 어둠 속에 고이고이 묻으며 그 여름의 밤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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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싸움으로 피 말리는 시합 따위엔 절대 눈돌리지 않겠노라고 피 맺히는 다짐을 하며, 서해안 고속도로로 접어 드는데 갑자기 뒷목이 서늘해지는 기운이 감지된다.
뒤를 슬쩍 보니 아들녀석이 언제 일어 났는지 저의 모습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듯 쳐다본다.
짜~식! 어린 너의 눈에도 아빠가 자랑스러울 꺼야..  킥킥!

중대한 결심을 한 듯,

아들 : “아빠! 나도 산악자전거 탈거야.”
저    : “웬일이고?”
아들 : “아빠 친구분들이 나 보고 몇 학년이냐고 묻기에 1학년이라고 했더니 음.. 너 잘 타겠다고 하시던데? 엄마도…”
저    : “허허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니 그렇지. 그 핏줄이 어디 가랴.” 흐뭇흐뭇
아들 : “근데, 그 아저씨들과 엄마가 난 아빠가 대회에서 상품으로 타는 자전거로 타래!” 한다.
저    : ……


으~~~~~~~~~~악!
안~~~~~~~~~~돼!

이~ 이 놈의 웬수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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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겸손과 자식사랑이 그리고 자전거에 대한 사랑이 절절이 묻어나는
    좋은글 읽고 갑니다.
    아드님은 꼭 타산지석님이 타신 상품으로 자전거를 배우게 해주시기를
    저도 기대합니다 ..... ㅎㅎ
  • 가족의 단란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 진정한 자식사랑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시는 듯... ㅎㅎ
    웃다가, 찡~하다가, 또 웃는 ..
    모처럼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지리산(천왕봉) 후기로 감명을 주시더니, 이젠 가족애로 감명을 주시는 군요. ^^
  • 아...!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고 이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재미나게 읽다보니 내손에 있던 커피는 벌써 다 식어버렷네요^^;;
    그러나, 커피보다 진한 내음을 맡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압권!!!! [‘산 타다 악만 남았다’는 산악자전거의 정신을 살려.... ]
    대단하십니다.
    혼자서 자지러지는 저를 보고 사무실에서 이상한 듯 봅니다. ㅋㅋ
    아드님 때문이라도 꼭 대회에 나셔서야 할 듯.......ㅎㅎ
    그녀(?)께서도 하신다고 상상하니........ 쿨럭!
    무더위를 시원하게 잊게 해준 글에 감사드립니다.
  • 타산지석님! 안녕하세요^^
    지난 천보산 라이딩 후 근황이 궁금하던 차에 이리 휼륭한 장문의 글을 올리시다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젠 재활도 완벽하게 하신거 같고, 더불어 가족분들의 신뢰도 한층 높아 지신거 같고,
    조만간 같이 라이딩할 기회를 엿보고 있겠습니다.^^
    수고하세요..글 잘 읽고 갑니다...
  • 명예의 전당으로 등극시켜드립시다. 너무나도 감동적인 글입니다. 늘 행복한 가정, 늘 재미나고 안전한 잔차 생활이 되시길. . .
  • "브라보!!" 듬북 받은 감동을 댓글로 표현해야 예의인데 표현력이 약해서리...
    기냥 다시한번......... "브라보!!!"
  •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는 <아! 지리산, 아! 천왕봉>의 그 분이신군요....
    그때는 장쾌한 감동을 주시더니, 이러한 가족사랑과 자전거사랑으로 따뜻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심에 ... 존경스럽습니다.(모든 면에서... ^^&)
    한 번 뵙고 싶습니다.
    가족과의 행복함이 듬뿍 배어나와 부럽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
  • 딸에게 산을 태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하십니다.
    인수봉!
    이름도 북한산의 그것과 같은 것이 엠티비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인 듯.... ㅎㅎ
    무주에서 1등, 금산에서도 1등.. 맞죠? 참~ 여자아이로서 존경! 존경!
    재치와 유머, 애틋한 자식사랑으로 함께 하는 딸과의 라이딩이 마냥 부럽군요.
    저 역시 아드님은 타산지석님이 타신 상품으로 꼭! 입문시키시길 기대합니다. ㅎㅎㅎ
  • 매일 밤 꾸던 악몽의 진실이 이거 였구나!’를 .....
    공감과 찡함...적절한 글 맛. 감사합니다.
  • 한낯에 더위도,업무의 힘듦도 잠시 잊게 해 줄 정도의 장문의 가족사랑과 자전거의 묘한 함수관계의 글, 너무도 잘읽고, 지쳐가는 시간대에 다시금 재충전하여 남은 오후 보내려 합니다.
    앞으로도 늘, 쭈~욱 가족의 사랑속에서 굴러가는 자전거가 되길 바랍니다. 홧팅임다~
  • 타산지석글쓴이
    2005.8.11 12:13 댓글추천 0비추천 0
    업무로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인천의 기상악화로 대련에 임시 착륙, 대기하다 어제 늦게 입국하였습니다.
    폭우로 인한 일부 지방의 피해가 최소화되길 기원합니다.

    자칫 자랑(?)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bullskan님/dslee님/바램님/구름처럼님/목동님/이상발님/sentaur님/gpgki님/뽀스님/commando님 등 위맹이 쟁쟁하신 분들의 애정어린 격려에 힘이 절로 불끈! ^^

    위 글에 언급한 바와 같이 목동님 이하 호흡곤란팀은 라이딩과 뒷풀이는 절대적으로 피해야할 블랙리스트 중의 하나로 설정되어 있어, 라이딩의 기회는 글쎄~~ ^^
    마음은 이런데 몸이 자꾸, 호흡곤란팀의 부드러움과 강인함, 화목함에 끌리는 건 뭔 조화인지... ㅎㅎ

    막바지 더위인 듯,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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