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3일에 진행되었던 서울 – 부산 무박 투어에 대한 후기를 본인의 게으름병으로
인해 지금에야 올립니다. 실은 후기를 쓰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구요.^^
우리들의 도전 정신과 또 헌신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은 우리 써포터즈들의 노력에 대해
이렇게 라도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허접하지만 후기를 남깁니다.
1. 출발전 준비
“인상아! 저 다리가 무슨 다리지?”
“ 저 다리요? 음…. 동호대교예요. 아니다 한남대교예요 형..”
아마도 봄쯤으로 기억이 된다. 영섭이와 인상이와 함께 중랑천 라이딩을 마치고 돌아오
는 길에 그 날따라 유난히 한남대교가 아름다워 보였다.
한남대교. 서울에서 유일하게 ‘부산’ 이라는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아닐지…
선천성 구제불능형 길치인 나는 ‘부산’하면 당연히 한남대교가 떠 오른다. 경부선을 탈
일이 있으면 한참을 돌아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한남대교를 통해서 나는 경부선을 탄
다. 그렇게 한남대교는 내가 부산을 가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런 내가 오늘 자전거로
부산을 간다. 한남대교를 통하지 않고서…
자전거를 타면서 처음 가입하게된 동호회 즐.자.하. (다음카페 즐거운 자전거 하이킹)…
작년부터 시작된 서울–부산 무박 투어가 올 해로 두 번째를 맞는다. 올해를 맞이하면서
세운 나의 계획에 부산 투어는 없었기 때문에 참가여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한다.
더욱이 팀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마음에 걸렸다. 모두의 완주를 위해서도
팀 훈련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져지는 팀웍과 서로가 서로에게 느
끼는 끈끈한 동료애에 더 비중을 두고 싶었다.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솔직히 가다가 포기하는 것
도 두렵고, 선수로 참가한다면 걸어서라도 완주를 해내고 싶지만 그것이 또 다른 동료에
부담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해마다 계속 될 부산 투어에 언젠가는 한 번쯤 하게 될 도전
인데, 서울-부산의 거리가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느껴보기라도 하자는 마음에서 선수로
참가를 결정한다. 연습은 없다. 이제까지 2년 반 동안 열심히 자전거를 타 온 것이 부산
투어를 위한 연습이 라고 생각한다. 가다가 중도에 포기를 하게 되면 더 열심히 자전거
를 타라는 신의 가르침으로 알리라.
코리아님께서 알려주신 식단은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그것을 일일이 챙겨먹는 일이 쉬
워 보이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동물성 단백질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섭취를 하고, 탄수
화물도 몸에 많이 축적하려면 틈이 나는 대로 먹어야 한다는데 직장생활하면서 틈틈이
음식을 섭취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저녁을 다소 과식을 하게 되고, 또 저녁식사가
거의 소화될 때쯤 또 당기지 않는 식빵을 억지로 우겨 넣지만 못 할 짓이다. 내가 무슨 씨
름 선수도 아니고.. 먹기가 힘든 것은 고사하고 이렇게 과식한 다음날의 어김없는 더부
룩함과 식욕감소가 더 큰 문제다. 이러다가는 더 큰 탈이 나겠다 싶어 이틀 만에 중단한
다. 뭐 하나도 제대로 되는 게 없다. 날짜는 부쩍 부쩍 다가 오는데 큰일이다.
2. 부산을 향해 출발 (여의도에서 대전까지)
8월 13일 오후 4시. 가방 하나를 메고 반포매점으로 인상이를 만나러 향한다.
사람들은 알까? 내가 부산을 자전거로 간다는 사실을… 만일 안다면 무어라 할까?
미쳤다고 할까 아님 대단한 일을 한다고 할까? 우리 오마니께서는 내가 미쳤다고 하신
다. 후후..
반포에서 출발지인 여의도까지 오는 내내 가벼운 패달링으로 몸의 상태를 느껴보려 한
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은 없는지, 두 번째 속초투어 때 괴롭혔던 골반 뼈의 통증은 없는
지… (제 몸 상태가 이렇습니다. 아마도 스트레칭이 없이 운동을 오래해서 이런 것 같습
니다.) 긴장을 해서 인지 별 다른 이상은 느끼지 못한다.
여의도에 도착하니 몇 명의 써포터즈와 선수가 눈에 띈다. 속속 우리의 일행들이 모인다.
나와 함께 부산에 갈 사람들, 사랑스런 나의 동생들이다. 오늘 또 이 사랑스런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부산을 가자 하니 미안함이 앞선다. 더구나 제미님님, 몬스님, 수하님은 오
늘 처음 뵙는 분들이다. 처음 만남부터 신세를 지게 생겼다. 하지만 언젠가는 갚을 날이
오겠지 뭐…. 민섭이의 표정이 밝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모습이다. 부러웠다. 그리
고 걱정되었다. 싸이클 타고 내지를 저 놈을 어떻게 따라갈지… 이런 나의 걱정이 민섭이
게 읽혔는지 민섭이가 내게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둡냐고 묻는다. 어떻게 밝을 수가 있겠
니??? 형으로써 의연한 모습을 못 보인 것 같아 부끄러웠다.
간단히 사진촬영을 마치고 오후 6시30분쯤, 드디어 우리는 부산을 향한 힘찬 패달링을
시작한다. 1번 국도를 타는 방법을 이수교차로를 통과해서 남태령, 과천을 지나 안양으
로 진입을 계획한다. 예상을 했었지만 교통체증이 상상을 초월한다. 연휴의 영향이리라.
막힌 길을 뚥고 나가기가 매우 위험하기도 하고 만만하지 않다. 남태령을 넘으니 잠시 교
통정체가 풀린 듯 했으나 안양을 들어서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정체가 다시 시작된다. 황
금 연휴와 막바지 휴가차량이 뒤섞인 탓 인가보다. 잠시 달리다 서기를 끊임없이 반복한
다. 그것도 모자라서 차량 사이로 곡예 라이딩을 한다. 수원, 오산, 평택을 지날 때 까지
정체가 이어지고 조금 달린다 싶으면 신호에 걸리기를 반복하니 힘이 두배는 드는 것 같
다. 두 대의 써포터즈 차량은 교통체증에 갇혀서 우리보다 뒤에 있는 것 같다.
걱정이다. 막힌 길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로서는 써포터즈에게 더 미안함을 갖는다.
아직도 몇 백 킬로를 길이 막힌 듯이 서행으로 가야 하니 그게 어디 사람이 할 짓인가??
천안을 지나니 길이 제법 한적하다. 시간은 거의 12시가 된 것 같다. 이제는 차의 방해
를 받지 않고 우리의 페이스대로 달리는 일만 남은 것 같다. 밤이 되니 더위도 참을만하
다. 우연히 쳐다본 서쪽 하늘에 달이 걸려 있다. 달무리도 보였다. 비가 올려나? 달무리
가 보이면 비가 온다는데.. 지금의 진행상황으로 볼 때 내일 정오쯤에 대구를 통과할 것
으로 예상된다. 가장 더울 시간에 가장 더운 곳을 통과해야 할 운명이다. 만일 내일 비가
온다면 라이딩에 도움이 될까 아님 해가 될까??
천안을 조금 지나서 제대로 된 휴식을 갖는다. 휴게소 같은 곳에서 좀 씻기도 하고 배도
어느 정도 채운다. 아직은 선수들도 써포터즈들도 생생하다. 잠시 후, 다시 대전을 향해
우린 1번 국도를 달린다. 가끔 대전을 찾지만 다른 여느 도시보다 잘 정돈이 되어있는 느
낌을 받는다. 새벽 3시를 약간 넘긴 시각에 우린 대전에 도착하고 식사를 위해 대전 월드
컵 경기장 근처의 국밥 집에 들른다. 한 그릇에 4000원이다. 싸다.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
의 가격이 4로 시작하는 메뉴는 요 근래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대전만해도 서울
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약 1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 뒤, 이번에 4번 국도
를 타고 대구를 향했다.
3. 대전에서 대구까지
옥천 (용완이의 일터가 있는 곳이다 ㅎㅎ)을 지나 영동 (곶감이 많이 나는 곳. 맞나?)
그리고 김천을 가로지른다. 길도 대체로 무난하고 큰 고개도 없었다. 이제 날이 밝았다.
서울을 떠난지 12시간 정도가 지났다. 서서히 피로가 몰려 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제
까지 달려 온 길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힘들 것이란 걸 잘 안다. 이제 곧 35도
의 더위와도 싸워야 하고 졸음과 피로와도 싸워야 할 것이다. 길가의 한 휴게소에서 휴식
을 취하고 옷도 갈아 입는다. 옷 만 갈아 입었을 뿐인데도 한층 개운한 느낌이다. 곧 사라
지겠지만..
시간이 정오로 향해 가면 갈수록 태양은 내 등이 강렬하게 자극한다. 따끔할 정도의 직사
광선이다. 어찌하다가 햇살이 내 얼굴을 쬔다 싶으면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 햇빛을 피
한다. 본래 외모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털털한 성격이지만 자꾸 검어지는 얼굴을 보
고 아내의 바가지가 한층 심해지고 있다. 이번 부산 투어를 마치고 검게 탄 얼굴을 보면
또 뭐라 핀잔을 줄까? 얼굴이 검으면 더 없어 보인다나 뭐라나. 본래 가진게 없는데 뭐
좀 없어보이면 어째서 그런지 모르겠다. 여하튼 사소한 것이지만 아내와의 작은 마찰에
도 이길 자신이 없는 나는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리며 햇빛을 피해보려 애쓴다. 내가 무슨
가수 비도 아니고… 어제 본 달무리가 생각이 났다. 차라리 시원한 비라도 내렸으면 하
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저 물 생각 뿐이 나질 않는다. 이미 많을 물을 마셨지만 한도 끝
도 없이 물이 들어간다.신기할 정도로… 땡볕이 내리 쬐는 도로 위를 달리다가 어쩌다
다리를 만나서 그 밑을 지나가면 마치 한 줄기 시원한 물줄기라도 맞는 듯 시원했다.
그렇구나. 다리의 그늘이 상황에 따라서는 이토록 간절할 수도 있구나.. 마치 누구의
더운 입김을 뚫고 달리는 느낌이다.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더운 공기는 야금 야금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왜관 정도로 기억되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겸한 휴식 시간을 다시 갖는다.
메뉴가 무엇인지는 안중에도 없다. 씻을 곳과 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식당 선정의 제 1
조건이다. 더 이상 갈아입을 바지가 없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상의만 갈아 입는다.
샤워를 하다가 발견한 가랑이의 상처가 사뭇 심각하다. 땀으로 불어 있는 살갗이 계속된
안장과의 마찰로 죄다 벗겨지고 말았다. 나는 단지 오랜 시간을 안장에 앉아 있어서 오는
통증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한데 이 상태로 라이딩
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민섭이가 준비해 온 베이비 파우더를 듬뿍 뿌려 보
았지만 상처에서 나오는 진물과 땀으로 소용이 없었다. 고민하면 뭐하나? 그냥 편하게
마음을 먹자. 참을 수 있는 만큼 참아보자는 다짐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다소 긴 휴식을 마치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구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 더위가 절정에
이른 듯 했지만 이미 시간은 오후를 가리키고 있으니 몇 시간만 참으면 더위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금씩 오른 무릎에 이상한 느낌이 든다. 왜관 직전에 무릎이 조금 뻑뻑하다는 느낌이 들
었지만 오히려 쉬고 나니 무릎 바깥쪽의 통증으로 바뀌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힘을 주지 않고 패달링으로만 달려 본다. 힘을 줄 때 보다 통증은 덜 하지만 당최 속도가
나질 않는다. 더구나 정지 후 출발을 할 때면 힘을 줄 수가 없느니 매우 힘이 든다.
무릎 바깥 쪽에 있었던 통증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무릎 중앙을 파고든다. 힘을 줄때마
다 시큰거리는 기분 나쁜 통증이다. 대구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기는 넘 싫
었다. 앞으로 백 몇 십 키로만 가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이러다가 무릎을 완전히
상해서 자전거를 접어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들었다. 가지고 있는 얼음물로 냉찜
질을 해 본다. 동료들의 걱정이 고맙다.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 그리 대수롭지는 않은 척
을 했지만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다. 다음을 기약하고 포기할까? 아님 무릎이 부서지더
라도 완주에 도전을 해 볼까? 쫑이님이 나에게 케토톱을 제안한다. 내가 안쓰러워 보였
나 보다. 어떻게 케토톱까지 준비를 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땀 때문에 그걸 붙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괜찮다고 했지만 성의를 보아서라도 붙일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4. 대구에서 부산까지.
대구를 지나 경산시, 그리고 청도를 향한다. 소싸움으로 유명한 곳 청도. 말로만 듣던 청
도를 자전거로 방문할 줄이야… 청도를 가기 전에 긴 오르막을 만난다. 경사도는 남산
정도? 아니 그보다 더 얕은 경사도 일지도 모른다. 평소 같았으면 부담스럽지 않았을 그
언덕이 왜 이리도 길고 높아 보인는지. 아픈 무릎은 언덕에서는 정말 맥을 못추었다. 힘
을 줄 수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 성균이가 계속 나와 동행하면서 힘을 준다. 고맙다.
이 녀석이 없었다면 아마도 완주는 어려웠을 것 같다. 오르막 내내 서포터 차량 한대가
나를 인도한다. 미소님의 응원소리가 쉬지 않고 들린다. 역시 고맙다. 내가 무지하게 힘
들게 보였나 보다.
나에게 힘을 주려고 약간의 오버도 가미해 가면서.. 청도시 경계에서 컵라면과 기타 간
식거리로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출발 준비를 한다.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한다. 어제에 이어 두 번째 보는 일몰.. 다시 라이트를 달고 비상 라
이트도 장착한다. 이 정도 장비를 달면서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아야 할 텐데 하고 걱정하
는 건 거의 내 체력이 고갈되어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리라…
말양에 도착했다. 천재 아우님이 사시는 곳. 작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서 밀양이라는
도시가 어떤 모습인지 많이 궁금했는데 이제야 소원을 풀었다. 온 김에 뵈었으면 좋겠지
만 진주에 가 계신단다. 가족모임 때문에. 10월에 2세를 보시는데 건강한 만돌이 만나시
길 기원했다. 내가 이 먼 곳까지 와서 연락할 대상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모두 자전
거의 덕분이다. 밀양까지는 순조로운 라이딩이었다. 언덕도 없었고 거리도 한적해서 라
이딩의 방해요인은 없었다. 나 자신을 제외하면… 이젠 엉덩이를 안장에 대지도 못하겠
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 앉았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방향을 돌릴 곳도 없었다. 바지
라도 좀 갈아입었으면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무릎 통증은 이제 아주 왼쪽 무릎까
지 번졌다. 아마도 오른 무릎이 아파서 왼 무릎 위주로 패달을 밟은 결과일 것이다.
느낌으로 70-80키로만 달리면 부산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한가지 걱정이 있
었다. 작년에 부산 투어를 다녀온 성균이가 부산에 닿기전에 큰 고개가 몇 개 있다는 경
고 아닌 경고 때문이었다. 아.. 언덕. 또 어찌 오를까. 편하게 마음 먹자. 정 안되면 끌지
뭐…
아니나 다를까 김해로 넘어가는 길목에 내 기억으로 3개 정도의 큰 고개 있었다. 성균이
말이 맞구나. 좌절이다. 언덕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그걸 만나니 포기하고
싶어졌다.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언덕의 끝이 보이지도 않는다. 고개를 굽이 굽이 돌고
또 돌고.. 오르자 오르자!! 이게 마지막 언덕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르고 또 오른다.
시간이 어느 새 자정을 향한다. 밤이 깊을수록 이번엔 졸음이 나를 괴롭힌다. 잠을 안 재
우는 고문이 있듯이 졸음의 위력은 대단했다. 자건거를 타면서는 졸지 않을 줄 알았다.
계속 몸을 움직이고 있는데 무슨 졸음이 있겠나 했는데, 몸의 움직임과 졸음은 별개의 것
인가보다. 가뜩이나 어두운 밤길을 희미한 라이트에 의지해 달리니 졸음은 더욱 더 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나도 모르게 깜빡 깜빡한다. 마치 졸음 운전 처럼… 몇 번의 위험
하고 아찔한 순간을 졸음 때문에 맞는다. 이러다가 갓 길에 자전거와 함께 쳐 박는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었다. 달리면서 허벅지도 꼬집어 보고 뺨도 때려보지만 그때 뿐이다.
라이딩의 거의 막바지인데 지금까지도 우리를 조용히 따라오면서 응원해주는 써포터즈
생각에 또 다시 힘을 얻는다. 우여곡절 끝에 고개를 몇 개 넘어 김해에 도착한다. 시간도
늦었는데 김해 시내엔 차가 많았다. 아마도 연휴라서 많이 들 놀러 나오신 모양이다.
김해 시청에서 앞선 일행들과 만난 뒤 이제 마지막 스퍼트를 한다. 부산을 향해서..
400키로 넘게 오는 동안 국도를 타고 와서 그런지 ‘부산’ 이라는 이정표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웠다. 밀영과 삼랑진에 와서도 부산이라는 이정표는 찾기 어려웠다.
비로서 김해에 오니까 부산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많이 띈다. 고지가 바로 코 앞이라고
생각하니 힘이 든 줄도 모른다. 또 얼마간의 라이딩 후 앞에서 일행들의 환호 소리가 들
린다. 다 왔음을 직감했다. 멀리 정차해 있는 써포트 차량을 발견했다. 부산이다. 드디어
내가 왔다 부산에….
5. 후기를 마치면서..
31시간 동안 460여 키로를 자지않고 달렸습니다. 부산까지 오는 동안 내가 완주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완주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수 없이 번갈아 들었습니다.
하지만 완주히고 보니 이 큰 희열감 때문에 그 무모하게 여겨지던 도전을 감행했구나 하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끈임없이 타협해 오는 자신에게 거절의 손짓을 10번 정도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성공
할수 있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며 이번 부산 투어에 참가해 주신 분 들께 다시 한번 머
리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선수
강쇠 (변 성근)
송삼 (강 인상)
후니 (함 지훈)
야매토끼 (정 민섭)
게레로 (이 영섭)
네발자전거 (장 성균)
라면뽀글이 (조 용완)
써포터즈
제미니 (양 철호) 야매 제수씨 (권 애경)
끼리 (이 준호) 쫑이 (홍 수현)
마린 (김 승수) 미소 (박 경미)
몬스 (정 선우) 루키 (안 경숙)
브롬 (서 원진) 수하 (하 태희)
루키 (안 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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