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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한바퀴 돌기

hb12262006.04.18 13:37조회 수 1998추천 수 3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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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 처음 유사 산악자전거를 구해 지금까지 주로 동네(두류 공원, 칠곡 등)에서 운동삼아 가볍게 타다가 일 년 만에 드디어 깨끗한 중고 TREK 6500을 사서 정식으로 입문한 대구의 초보 라이더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산악코스는 타보지 않았고 주로 주말에 팔공산 순환도로(40-50km)를 타다가 팔공산을 완전히 한바퀴 돌아볼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약 100km 정도 되는 총 거리와 업힐만 7km정도 되는 빡센 한티재(해발 700m)가 최대 고비라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택일을 해 놓고 나름대로 준비에 들어가니 약간 흥분도 되면서 마치 소풍날을 기다리는 어린이 마냥 하루 하루 손꼽아 기다리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 곳 왈바에서 공동구매하는 물주머니가 있는 날엽한 배낭(매직쿨25)도 하나 사고, TREK 6500의 기존 사양 중 그동안 아쉬움이 많아서 업그레이드 할려고 했던 시마노M440 크랭크와 비비(틱틱거리는 소리) , 데오레 앞 드레일러(변속이 부자연스러움)와 프로맥스 브레이크 암(플라스틱으로 약함)도 모두 신형 LX로 바꾸어 시험 주행을 해 보니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성능도 좋아졌으며 뽀대도 나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TREK 6500 유저 분께 참고로 위 업그레이드 비용이 19만원(기존 부품을 샾에 주고 비용 산정) 들었으며 이번 팔공산 일주를 통해 확실한 성능 향상을 체감했습니다.
드디어 4월 17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직장엔 미리 연가를 내고 장비를 챙겨 아침 8시 30분 칠곡의 집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팔공산 입구 송림사를 지나 기성동 삼거리(한티재 입구)에서 잠시 물과 초콜렛을 먹으며 전의를 다진 후 다시 출발하여 장장 7km의 한티재 업힐을 시작했습니다. 몇 달 전 예전 자전거(24단)로 도전했다가 도저히 힘이 들어 되돌아 왔던 지점을 지나 계속 go go...
자전거가 좋아서인지 엔진 성능이 좋아졌는지 몰라도 이번에는 2/3 지점에서 잠깐 쉬고는 드디어 한티재 정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오전 10시 40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아래 경치를 내려다 보니 지난 1년 동안 목표로 세웠던 나 자신과의 약속을 달성했다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날아갈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휴게소에서 달콤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 이번에는 총알같은 다운힐을 해서 제2석굴암을 지나 부계 삼거리까지 단숨에 내려왔습니다. 차들이 다니는 커버 길이라 조금씩 브레이크를 잡고 내려와서 최고 속도는 55km/h 정도밖에 내지 않았지만 날개만 달면 바로 붕~ 날아 갈 듯 했습니다. 1시간 넘게 땀을 흘리며 올라간 한티재를 내려 올 때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부계 삼거리를 지나 신령쪽으로 계속 페달링을 해서 영천 은해사 쪽으로 계속 달렸지요.
참고로 팔공산 뒷길(대구에서 봤을 때, 919번 지방도)은 작은 오르막 내리막이 몇 개 있는 한적한 시골 도로라 봄날씨에 꽃구경을 하면서 라이딩 하기에 무척 좋습니다. 신령가는 도중에 수도사가 있는 치산 계곡으로 오르면 공산폭포가 있는 아주 아름다운 계곡도 나오죠. 이곳은 팔공산 동봉 바로 뒷편인데 수목이 우거져서인지 앞쪽은 계곡물이 말라도 여기는 늘 수량이 많아 넓은 암반 위에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놀기에 참 좋습니다.
  가끔 대형 덤프 트럭들이 휑하니 지나갈 때는 겁나지만 조용한 시골 도로를 따라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날따라 바람이 역방향으로 불어 속도가 나지 않아 두 번째 목표 지점인 은해사 도착시간이 30분 정도 지연이 되었더군요.(12시30분 도착, 총 주행거리 50km)
도중에 도로를 벗어나 강변 둑길로 해서 마을을 통과하기도 하면서 은해사 입구 안동식당에 도착해서 맛있는 산채 비빔밥과 좁쌀로 빚은 동동주를 두 잔 마시고 나니 세상에 부러운게 하나도 없더군요. 그런데 이 곳 영천 은해사는 산 위 계곡 속에 크고 작은 암자들이 많이 있어 암자 기행 라이딩 하기에 참 좋은 곳인데 일단 오늘 목표는 뚜르 드 팔공산이라 너무 힘을 많이 빼면 돌아가기가 힘들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아쉬운 마음을 뒤에 남겨둔 채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하양쪽으로 달리다가 그 유명한 팔공산 갓바위 뒷길로 우회전하여 마지막 고비인 능성동 고개로 업힐을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경사는 완만한데 길이가 길어(6km가량) 은근히 빡센 고개이지요. 그래도 무사히 정상에 올라 다시 신나게 다운힐, 예비군 훈련장을 거쳐 갓바위 입구 갈림길까지 순식간에 내려왔습니다.
이제 전체 거리의 30%를 남겨 놓고 지금부터는 팔공산 순환도로를 타며 몇 번 와 봤던 낯익은 길이라 완주를 자신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팔공터널을 지나 팔공 보성 아파트 앞을 지나 파군재(옛날 후삼국때 고려 왕건이 신라를 도우러 왔다가 후백제 견훤 군사에 대패하여 신숭겸 장군의 살신 기지로 겨우 목숨만 구해 허둥지둥 달아났던 역사적인 장소임)를 거쳐 무태로 달렸습니다. 공산천변의 나무들이 새 잎이 나서 아늑한 풍경이 펼쳐져 있고 길 가 꽃집엔 예쁜 화분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관광모드로 구경도 해가며 달렸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국우터널을 지나니 드디어 칠곡의 아파트들이 나를 반겨 주더군요. 마지막 10km를 질주하며 오늘 하루 그동안의 자신과의 약속 하나를 실천했다는 뿌듯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주행거리나 속도 등 기록상으로야 보잘 것 없지만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하고 난 첫 목표를 무사히 달성했으니 스스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일부 부품의 업그레이드도 이번 주행을 통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가볍고 부드럽고 정확한 변속 등 역시 돈을 투자한 가치가 있더군요. 그렇다고 업글 병에는 걸리지 않아야지요. 제 자전거는 일단 이 정도로 만족하고 열심히 탈 생각입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타서 이 게시판에 올라 있는 선배님들의 멋진 후기들과 같은 글을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총 주행거리 : 98.7km
총 주행시간 : 6시간 28분 39초
평균속도 : 15.3km/h
최고속도 : 59.2km/h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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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목표를 이루시어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전거와 함께 좋은 추억 만드시기를 기원합니다.
  • 저도 예전에 칠곡 한양아파트 살았습니다...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코스였는데
    좋은 정보였네요... 지도도 같이 올려줬음 더 좋았을텐데요... 암튼 잘 봤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노파심에 하는말입니다 한티재 다운힐은 위험한 곳입니다 시속 40키로이하로 내려가십시오 안전한 라이딩이 최고입니다
  • 대단 하십니다 ㅋㅋ 저는 하루에 90 킬로 이상탄적이 한번밖에 엄네요 ㅎㅎ 수고 하셨습니다 다음에 기회 가 된다면으 같아 타죠 ㅎㅎ 쪽지 주세요 ㅎ
  • hb1226글쓴이
    2006.4.20 08:51 댓글추천 0비추천 0
    예, 감사합니다. 한티재 다운힐은 월요일 오전이라 차들이 별로 없어서 직선구간은 속도를 조금 내어 보았지요. 주말 같으면 차들이 많아 정말 40km/h 이하로 조심해야 됩니다. 그리고 코스 지도는 제가 한 번 찾아보고 있으면 올릴께요.
  • 팔공산 완주 축하합니다. 제가 처음 잔차를 접했을때 순환도로 44km를 지친 몸으로 끌며 타며 5시간 걸렸을때가 생각 납니다 . 바로 이웃apt에 사시는데 같이 탈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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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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