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투어후기를 보면서 장거리투어에 대한 유혹과 동기부여를 받았고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저 또한 장거리 투어를 계획하시는 분들께 띠끌 만큼이나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으로
Tip중심으로 투어후기를 올립니다. 일기형식이므로 말이 짧으니 양해바랍니다.
기 간 : 2006.7.30(일)~8.1(화) 2박3일
목적지 : 용인 동백 ~ 경북 경주 김유신장군묘
애 마 : TREK 6700 (2004년식)
1일차(7.30)
전날 준비한 소지품을 점검한다
저지두벌(긴팔,반팔 – 긴팔만 입음, 반팔은 비추:화상우려)
각종공구(펌프, 펑크패치, 체인커터)
예비튜브(1개)
잠을쇠(버스에 싣을 때 유용)
선크림(태평양꺼 짱ㅋㅋ SPF 50)
스프레이파스(매우매우 유용함)
천연코코넛오일(바세린보다 피부에 매우 좋음 사타구니 쓸림방지 매우중요)
군용나침반(필요없음)
지도(매우중요, 대도시는 지도책에서 찢어감)
비상약(후시딘, 반창고 등..)
비상식량(영양갱, 소시지가 좋음 여름에는 초코렛 비추:줄줄흐름)
디지털카메라(매우중요)
현금 및 카드(매우중요 ㅋㅋ)
이상과 같이 준비하는 베낭에 꽉찰정도로 들어가지만 그리 무겁지는 않다
필요이상으로 가져가면 말그대로 짐이 되버려 장거리 투어에 별로 권하고 싶지않다.
집에서 예상 보다 늦게 8시에 출발했다.
경로는 1번국도는 가 봤기 때문에 용인에서 평택으로 이어지는 새로 생긴 45번 국도를 타기로 했다.
용인시내방향으로 가는길에 명지대 입구에서 우회전 하여 학교정문앞에서 좌회전하면
45번 국도를 탈수 있다.
긴 장마가 온 뒤라 그런지 도로도 깨끗하고 갓길도 넓어서 라이딩하기 매우 좋다. 첨 계획은 천천히 가려고 했으나 뻥 뚤린 도로가 나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평택까지 평속30km은 충분히 나올 정도로 노면도 깨끗하고 아주 약간 내리막이다. 물안개가 자욱히 끼였지만 시계를 가릴정도는 아니였다. 번잡한 안양,수원,오산,송탄쪽을 피하려면 45번국도가 좋은 대안이 될 것 같다.
사실 경주나 부산쪽으로 가는 길찾기는 매우 쉽다 용인이나 분당 광주쪽 사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45번국도타고 평택에서 1번국도 대전에서 4번국도로 바꿔타면 문제 없다. 이정표가 잘되 있어서 길잃어 먹을 염려는 전혀 없을 것 같다.
천안을 지나서 부터는 서서히 구름이 걷히고 오랜만에 반가운 해님(?)이 얼굴을 내민다. 하지만 곧 그 해님이 미워지기 시작했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면서 1번국도변에 음식점을 찾았으나 눈에 띄는 것은 모두 간판제작소, 카센터뿐이였다. 한참을 지난 겨우 한식부페집을 찾았다. 불고기에다 갈비탕 여러가지 반찬이 많아서 허기진 배를 충분히 채울수 있을 정도였다.
점심을 먹고나니 본격적으로 태양빛이 제힘을 발휘한다. 고글교환 짠…. ㅋㅋ
햇볕이 장난이 아니다. 기온도 쭉쭉 올라가는 것 같다. 힘도 빠지고 졸려서 천안을 벗어나자마자 도로변 꿀밤나무 아래서 낮잠 쿨쿨….. 헉 2시간이나 잤다.
자고 일어나니 힘이 생기는 것 같은데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우려했던 무릅통증….윽
너무 일찍 무릅통증이 온 것이다. 완주에 대한 우려가 생기려한다.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이때 스프레이 파스가 매우 효과가 있었다. 냉찜효과도 있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 같았다.
조치원를 향해 가는 도중 두명의 여학생을 만났다. 이 무더위에 아무것도 없는 국도를 그것도 걸어서 가는 것을 보니 호기심이 강한 내가 그냥 지나 칠수 없었다. 무슨 사연인가 알아보기 위해 멈췄다. 학생들왈 “대학 4학년이고 서울에서 조치원 까지 걸어가요” 헉…
내가 물었다. “무슨 사연이라고 있나요?” 학생들왈 “비밀이예요 ㅎㅎㅎ”
같이 사진찍자고 했으나 사진에 찍히면 안된단다. 수배자들 같지는 않은데..ㅋㅋㅋ
조치원은 지금 복숭아 축제기간이다. 도로변에 복숭아 노점상이 줄지어 있었다.
배도 고프고 복숭아도 먹고 싶어 잠시 내려서 복숭아를 사려고 물어봤다.
“아저씨 복숭아 2개 얼마예요?” “그냥 드세유~~ ” 5개 먹었다. ㅋㅋㅋㅋ
조치원을 지나면서 두분의 길벗을 만났다. 인천아자여소속 (죄송 성함은 까먹었음)분과 또 김덕래씨 수원에서 부산에 있는 형님댁에 휴가삼아 간다고 했다. 이로서 대전까지 3명에서 가기로 하고 대전을 향해 출발……
확실히 세명에서 같이 가니 혼자일때보나는 힘이 덜들다.
드디어 1차 목적지 대전도착 세명에서 삽결살과 소주 1병씩 ㅋㅋ
이 두분 덕분에 힘이빠져서 괴로운 구간인 조치원~대전을 외롭지 않게 올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꾸뻑
식사 후 대전터미널에서 인천분은 다음날 출근하기 때문에 고속버스로 돌아가고 김덕래씨는 나와 함께 모텔에서 묵기로 했고. 대구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
모텔에서 김덕래와 캔맥주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매우 선한 눈빛에 좋은 친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있었다. 사실 술이 좀더 땡겼지만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
1일차
거리 : 138.8km
평속 : 22km
시간(휴식낮잠포함) : 11시간 무지 많이 쉼 ㅎㅎㅎ
Tip : 물은 많이 가져갈 필요 없다. 배낭에 500ml 2개 정도면 충분하고 군데군데 휴게소,
주유소가 많아서 틈틈히 보충가능, 물백이면 더욱 좋음. 길찾기 매우 쉬움
길 난이도는 대체로 평이한 편이다. 전구간 편도 2차로 긴 오르막도 별로 없고
갖길도 넓어서 괜찮다. 속초코스에 비하면 쉽다.
2일차(7.31)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니 벌써 햇볕이 쨍쨍하다. 이른 새벽 기온이 왜이래?
아침식사로 뼈다귀해장국을 먹고 모텔로 들어와 짐을 챙기니 땀이 삐질삐질.. 헉..
또 다른 복명… 폭염이다. 뉴스에서는 “중남부지방 대체로 맑겠으며 대구지방 35~6도까지 올라 가겠습니다. 낮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피하십시요” 또 헉~~ 죽었다.
자전거를 들고 내려오는데 뒷바퀴가 펑크가 나 있었다. 1.5cm가량되는 못이 박혀있었다.
덕래씨가 능숙한 솜씨로 후다닥 펑크를 때운다. 여러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사
연락하시게 아우님 ㅎㅎㅎ
아침 9시정도 옥천역에 도착했다. 대전~옥천 구간에 제법 길고 가파른 오르막이 있다.
벌써 기온은 30도를 훨씬 넘어섰고 바람도 없다. 차라리 천천히라고 달리는 편이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절대 반팔은 비추.. 같이 간 친구 팔은 선크림을 계속바르는데도 벌겋게 익어버렸다.
영동 도착.. 그런데 함께 가기로 했던 덕래씨는 형님이 무주로 휴가왔다고 해서 영동에서 헤여질 수 밖에 없었고 간단히 빵과 우유로 간식을 먹은 후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엉엉…
영동부터 추풍령 가기전 20여km는 아직 편도 1차선이다. 갓길도 좁고 구불구불해서 다소 주위를 요한다. 내리막은 거의 없고 잔잔한 오르막이 지속된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이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물을 급하게 많이 마셔서인지 배탈이 났다. 주유소마다 들려서 응가를 하는데 줄줄 쏟아진다. 수분이 땀으로 아래로 빠지기 시작하니 머리가 어지럽다. 솔직히 더 이상 못갈 것 같았다. 슈퍼에서 산 얼음생수로 찜질을 계속하는데도 몸온도가 계속올라가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포기를 독려하는 악마가 내귀에 속삭인다. “야 누가 알아주냐? 그냥 집에가 왜 황금 같은 휴가에 생고생이냐? 때려쳐라” 스르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1시간반 잤다.
좀 자니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포기하려고 해도 어차피 차도 없고 죽어도 김천까지는 가야한다.
영동에서 황간가는 길가에 미군의 학살이 있었던 노근리 굴다리가 보였다. 잠시 들러
잠시 묵념을 하고 바로 황간으로 출발했다. 창피한 일이지만 사실 노근리가 영동군에 있는줄 몰랐었다.
황간 올갱이해장국집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벌써 2시반이다. 추풍령에 1시까지 가야 대구에 해지기 전에 도착하는데 너무 늦었다. 후다닥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황간에서 5~6km를 더 가니까 다시 편도 2차선 깨끗한 도로가 나왔다. 난 추풍령에 무슨 큰 고개가 있는 줄 알았다. 근데 막상 추풍령은 보이지 않고 그냥 평지다. 뭐야 아무 것도 아니잖아 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기계적인 페달질만 계속했다.
드디어 경북시계 김천 16km 남았다. 김천까지 가서 버스타고 올라와야지 하고 생각하고 달린다. 투어후기에서 읽은데로 내리막이 경사도 가파르고해서 속도도 55km로 올라간다. 굵은 2.2본트레거 타이어 바퀴소리가 윙~~~~~~~계속된다. 오~~ 무셔…
근방 김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근데 생각이 바꼈다. 김천에 도착하니 4시정도 해가 지려면
아직도 4시간이나 남았다. 대구까지는 60여km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와서인지 다시 기운이 솟는다. 에라 그냥 대구까지가서 포기하자 라고 생각하며 왜관을 향해 출발했다.
이론 또 김천부터 왜관까지는 확장공사중이고 더군다나 빨간통을 길옆에 세워놔 갖길이 전혀없다. 매우 위험한 코스니 주위를 요한다. 디카를 꺼내 파워를 누르니 전지를 갈아달란다. 사진찍는것도 귀찮다. 평속도 매우늦고 차량도 많아 왜관에 도착하니 벌써 땅거미가 진다. 대구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 왜관터미널로 가니까. 수원이나 용인오는 버스가 없다.
여기서 두번째 판단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오장터라이트를 가져왔으니 그냥 잔차로 갈지? 아니면 버스로 갈지? 하지만 만용 보다는 안전함을 택했다. 알다시피 지방국도는 밤길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몸이 지쳐있는 상태에서는 라이딩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되었다. 위험관리(Risk Management)가 필요한 시점이였다. 매점에서 음료수를 사먹고 있는데 1톤 트럭기사가 물어본다.
트럭기사 : “오늘 어디까지 갑니꺼?”
나 : “대군데 예 ㅋㅋ”
트럭기사 : “같이 갑시데이”
나 : 음료수 하나 더사서 기사에게 주면서 “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대구에
도착하니 9시가 다 됐다. 오늘 물응가도 많이하고 너무허기가 져서 원조할매순대국집에 들어가서 엄청먹었다.
대구 서부터미널 근처 제일좋은 모텔에 가서 푹쉬려고 들어갔다.
나 : “월풀되는 방 숙박 얼마예요?”
모텔주인 :“5만원 예”
협상능력(Negotiation Skill)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 : “월요일인데 빈방 많죠?”
모텔주인 : “좀 그렇십니데이”
나 : “ 경기가 않좋아 무척 힘드시겠네요 빈방보다는 2만원이도 버시는게 낳겠네요”
“ 2만원에 합시다”
모텔주인 : 황당하다는 듯이 처다본다 “3만원 주이소”
나 : “좋습니다”
내 목표금액은 3만원이였다. ㅋㅋㅋㅋㅋ
좋은 러브호텔이여서 인지 성인방송도 질이 틀리다. 엄청 세게?) 나온다.
근데 내 거시기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
2일차
거리 : 136.5km 왜관까지
평속 : 17.4 km/h
누적거리 : 275.3km
시 간 : 14시간 30분
Tip : 여름에는 물백 강추 달리는 도중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음
자전거에 달린 물통 달리는 도중 위험, 물 따뜻해짐. ㅋㅋ
폭염일때는 기운있는 때만 라이딩 좀 힘들어지면 바로바로 휴식
하늘이 노래지는 현기증이 자주 나타남, 일사병 주의
코코넛오일(없다면 식용유도 괜찮음 단, 고추튀김 될 가능성 있음 ㅋㅋ)
이 진가를 발휘한다. 땀에젖은 쫄바지가 사타구니 마찰을 줄여줘서 쓸림방지효과
숙소는 될 수 있는데로 국도와 가까운곳, 터미널하고는 먼곳을 택함
다음날 버스타려는 유혹이 엄청남 ㅎㅎㅎㅎㅎㅎㅎ
3일차(8.1)
어제 등이 너무 화끈거려 에어컨을 터보로 틀어놓고 자서 있지 몸상태가 별로다.
등도 여전히 따갑고 저지를 입고 탔는데도 햇볕이 너무강해서 약한 화상을 입은 것 같았다.
아침에 있어나 욕조 가득히 찬물을 받아 놓고 냉찜질을 했다. 24시간 식당에 전화해서 룸서비스로 콩나물 해장국 한그릇 먹고 문을 열였다. 복도에서 느껴지는 그 열기 와~~
역시 대구구나 하는 생각 너무 후끈했다. 오늘도 폭염이 계속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두렵다 어제같이 고생할가봐 하지만 오늘은 거리가 얼마 안된다. 70여km 쯤이야 하면서 나왔다.
근데 지도에는 4번 국도가 시내를 통과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정표는 그반대로 해서 외곽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일단 쭉 따라 달려보니 근방 동대구가 나오고 얼마가지 않아서 영천가는 국도로 접어들었다. 대구에서 경주가는 길은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 대부분 평지로 가끔가다 낮은 오르막 또 그만큼 내리막 경주 가기전에 조금 긴 오르막 하지만 무난한 정도이다.
목적지 도착 김유신 장군님께 경례 “ 충성”
2시가 좀 지나서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았지만 성취감이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좋다는 것은 장거리투어를 해본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千年古都 경주에 들어서면서 경주를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배가 고파 경주는 쌈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천마총 옆에 원조할머니쌈밥집에서 한상차려 먹고 모텔로 가서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낮잠을 늘어지게 잤다. 긴장이 풀려서 있지 여기저기 아픈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단 엉덩이는 퉁퉁불어 있었고 우려했던 가랭이 쓸림은 코코넛 오일덕분에 덜쓰라렸다.
무릅통증이 심해지는 것 같아 편의점에서 어름을 사서 찜질을 했고, 가져온 케토톱을 어깨, 무릅 팔목 등에 고루 붙치고 편안히 휴식을 취한다음
늦은 저녁을 먹고 조금 기온이 내려갔을 때 안압지, 분황사, 석빙고, 천마총, 첨성대, 보문단지 등을 돌며 신라 천년의 기운을 백만분의 일이라도 느낌을 받으려고 했다. 특히 보문단지는 휴가철이여서 관광객이 많았고 대명콘도 테라스에서는 마침 라이브 콘서트를 하고 있어서 생맥주 한잔하고 마음껏 평화로움을 즐겼다.
자전거를 타면서 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참으로 많은 생각들을 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 회사일, 친구관계, 가족관계, 10년 20년 뒤의 나의 모습 등… 조용히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3일차
거 리 : 98.7km (경주시 관광 포함)
평 속 : 18.3km/h
누적거리 : 374.2km
시 간 : 7시간정도
허접한 후기나마 장거리투어를 계획하시는 분들께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
ps: 사진은 많이 찍었는데 두장밖에 안올라가네요.. --;;
사진을 붙이고 설명을 하면 더 쉬울텐데..
혹시 아시는 분은 리플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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