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이두형
촬영장비: OLYMPUS E-330 Zuiko Digital 14-54mm & 40-150mm / 뮤720SW
잔차: Ellsworth ID
올해는 윤년이 끼어서 그런지 장마가 지리하게 계속되는 군요,,,
여러분들은 여름 휴가 다녀오셨는지요...
전 일주일전에 자전거로 제주도 한 바퀴 돌고 왔습니다.
7월 14일 근무 마치고 센트럴시티 목포행 심야 우등버스를 탔습니다. 잠실에서 터미널까지는 야간 라이딩을 하구요...
터미널에 도착해서 예약해 놓았던 표를 받아 들고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실었습니다.
0시 출발이라 한참 자고 나니 새벽4시30분쯤에 목포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네요...
주섬주섬 짐을 꺼내 놓고 나니 모기떼가 우글거리네요...
터미널에서 목포역까지는 거의 내리막길이었습니다. 15분쯤 지나고 나니 벌써 눈앞에 목포역이...
아침 먹기 전에 어스름한 목포역 앞에 자전거 세워놓고 뮤720으로 한 장 찍었습니다.
목포역 왼쪽에 있는 영창식당에서 육계장 한 사발을 먹어 치웠죠...
목포역에 오면 꼭 들르는 코스입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좋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KTX역 오른쪽 길로 진입하면 5분 정도 거리에서부터 목포항이 시작됩니다. 이정표를 따라 가면 왼쪽에 아담한 신식 건물이 보이죠.
6시30분부터 티켓팅이 가능 하다네요...30분 남았습니다. 사실 아침 배 탈려고 금요일 심야부터 설쳤거든요....그래야 오후 나절부터는 제주도에 도착해 있을테니까요...외국인 처자들도 보이고 예약한 티켓입니다. 자전거를 실으려면 자전거탁송을 해야 합니다.
걍 3,000원내면 줍니다. 빠듯하게 예약을 해서리 2층 침대밖에 자리가 없다는 통에...좀 비싼 거 탔어요^^
9시 출항이라 두어 시간 남았습니다... 그래서 목포항 주변을 몇 장 찍으며 돌아다녔어요...
제가 타고 갈 씨월드 페리호입니다. 이거 타고 오가며 KTX를 연이어 타면 KTX운임(목포-서울)이 30%할인됩니다. 제휴가 되어 있다네요..
자전거는 단단이 잡아 매고 갑판으로 향했습니다. 모두 사연을 싣고 출항을 기다렸습니다.
서울엔 비가 온다는데 다행이도 출발할 때부터 지금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뺐어 먹고 싶은 충동의 시간...^^
비행기 타라는 분도 계시지만 갑판 위에 선 이런저런 풍경은 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드디어 제주항에 도착했습니다.
하선하여 짐 점검하고 오후2시쯤부터 하이킹이 시작되었습니다...
날씨는 뭉게 구름이 많긴 했지만 다행이 맑았습니다. 팔에는 토시, 얼굴은 버프(Buff)로 햇빛을 가리고...사실 그래도 탔습니다...자외선만 아니면 좋겠는데..ㅠ,ㅠ;;
오른쪽으로 보이는 마을을 넘으면 용연과 용두암이 있습니다. 가는 길목에 방파제가 예쁘게 치장되어 있어 한장 찍고 달렸습니다.
작년엔 밤에 도착해서 야경의 용연과 용두암을 봤는데 용연은 야경이 더 좋습니다...데이트하기엔^^
용두암 입구를 항상 지키고 있는 말입니다. 요 말에 탈려면 돈 내야 합니다. 기념사진...디카가 넘쳐나는 세상이라 별로 인기는 없어 보입니다. 많이들 찍어야 말이 살찔 텐데...
다들 가쁜하게 달립니다. 이쯤 되면 앞날에 고생은 없어 보입니다. 같이 달리는 입장이지만 부럽기도 합니다.
이호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장마 때문인지 썰렁해 보입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무지개를 봤어요...너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E-330의 파라미터중 채도 하나를 더 올려 촬영했습니다.
액정 꺽어 들고 한 컷..^^
꼬마아빠는 신문사에 계신다네요..^^사진 받아보셨는지...메일은 드렸는뎅...
이제 시간이 뉘 엿 뉘 엿...구름이 산 위에 걸렸습니다...
첫날밤은 곽지 해수욕장에서 잘 겁니다. 노천탕이 있어 씻는 건 문제 없어요...^^
여기가 곽지 해수욕장 노천탕입니다. 남탕, 여탕 있는데 작년과 다릅니다. 돌담을 높게 둘러쳐 바다가 안보입니다. 지나가는 처자들이 흘깃 쳐다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삭막해 보입니다... 여하튼 참 시원했어요...
그런데 저렇게 옷입고 샤워하면 혼납니다...
야영비 1,000원이랍니다...천원 내고 잤죠..그 이후는 부르는 게 5,000원입니다...헉,,,뭔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영수증도 없으면서 그 비용은 시설이용료와 불우이웃돕기로 쓰인답니다...밤늦게 치고 6시 전에 도망가면 되긴 합니다...간밤에 바람 엄청 불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칠 기세였습니다. 텐트는 날려갈 것만 갖고 바람 소리에 잠을 별로 못 잤네요..ㅠ,ㅠ
그래도 어김없이 날은 밝아왔습니다. 미명이 시작되는데 비는 안 올 것 같았습니다. 또 다행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여행 이틀째입니다.>
날이 밝아 여행 채비를 하고 해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어제보다는 파도가 많이 일렁였지만 그래도 한 무리 청소년들은 신이 났습니다. 덩달아 강아지 한 마리도 어디서 왔는지 같이 뛰어 놀고 있더군요.
곽지 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아침부터 12번 도로를 달렸습니다.
곽지 해수욕장으로부터 3-4Km를 달리면 귀덕리 거북 등대와 수원초교를 볼 수 있습니다.
제주 항으로부터 서쪽으로 약40Km지점에 한림읍 옹포리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곳에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 개구쟁이들을 만났습니다. 서산 갯마을에서 어릴 적에 살았었던 터라 이런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딱 이었습니다.
반가웠어요...꼬마 친구들...^^
협재 해수욕장 앞 비양도에도 언젠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12번 도로가 아닌 해안도로를 따라 용 수리 쪽으로 행하다 보면 여러 대의 풍력발전기를 만날 수 있는데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셀프 촬영했습니다. 날씨가 점점 흐려지고 있어요...ㅠ,ㅠ;;
한경면 고산 해안가에 있는 수월봉 절벽입니다. 화산암이라 희한한 모양의 돌이 박혀 있더군요... 수월봉 꼭대기에는 제주 기상대가 있습니다.
해안도로를 빠져 나와 고산으로 향하면 고산리 선사유적지를 볼 수 있습니다. 입구 이정표는 그럴듯합니다. 차귀도 아치를 지나 1Km정도 가다 왼쪽으로 500m만 더 가면 축구장보다 넓은 잔디밭이 보이는데 말 그대로 선사유적은 없고 유적이 있던 자리입니다. 기대하고 가면 허탈합니다. 그곳에서 같이 허탈했던 두 분을 만났습니다. 군인과 그 친구분... 결국 이분들은 성산일출봉 쪽과 우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갈 길이 먼데 날은 흐리고 빨리 달려야 중문까지 갈 수 있을 겁니다... 너무 여유를 부렸네요...이제 60Km 달렸네요...
드디어 해질 무렵에 덕수리 제주조각공원입구까지 왔네요...이곳에서 한 무리 라이더들을 만났습니다. 고교 동창들끼리 이틀 동안 제주 한 바퀴 돌려고 왔다는 군요. 대단들 하십니다. 그래서 기념사진 한 장 찍어드렸고 오늘 잘 받았다는 메일이 왔네요... 멋진 분들입니다. 이제 10Km만 더 가면 중문입니다. 첫 야간 라이딩입니다.
저녁 9시쯤에 중문에 도착했는데 야영장이 안보입니다. 정말 쓸쓸한 여행이 될 것 같네요...그래서 이곳 저곳 두리 번 거리다가 수돗가에서 대학생 한 명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에 야영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없네요? 저희도 저쪽에 텐트 쳤거든요...그럼 옆에다 같이 쳐도 될까요?
그런데 막상 보니...그들도 하이킹 중이었습니다. 저녁밥을 막 지었더군요... 텐트를 치고 있는데 같이 식사하자고 성홥니다. 그래서 만나자 마자 저녁식사를 같이 했어요... 삼겹살에 후식으로 수박과 맥주 한 잔 했습니다. ^^
여행 후 처음으로 오늘 전화통화 했어요...모두 무사히 여행을 마쳤더군요...^^
아침 먹고 세면하고 점심 먹으러 중문시내로 향했습니다. 중문에 올 때마다 들르는 곳이 있거든요..
<중문동 12번 도로 쪽 천재연 입구 건너편에 있는 천제식당입니다> 사장님이 소탈하시고 여유 만땅입니다. 음식 맛은 죽음이고 알아서 밥 5공기 놓고 가시네요...그리고 밝히긴 뭐하지만 '얼마만 받아' 라고 하십니다.
점심 잘 먹고 사장님과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혹시 중문에 가시면 꼭 들러보세요..강추입니다...
점심을 먹고 천제식당에 자전거를 맞기고 길 건너 천재연 폭포에 구경갔습니다. 전 이번이 17번째라 볼 필요가 없었지만 후배들은 제주도여행도 처음이고 하이킹도 처음이라더군요... 사실 이 친구들은 안산에서 목포까지 자전거 타고 온 대단한 대학생들입니다. 그리고 알고 보니 대학교 후배더군요....이런 인연이 어디 있을까요...^^
그래서 가이드 역할 좀 했습니다...
이 친구들 짐이 장난이 아닙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두 친구 모두 운동을 좀 했답니다...^^
서귀포를 지나 남원으로 행하던 중 상점에 들러 귤 파티를 했습니다. 2,000원으로 목좀 축였죠...
이제 슬슬 지칠 시간입니다. 오늘은 표선 해수욕장까지는 가야 하는데 속도가 문젭니다...
그래도 컵라면은 꼭 챙겨놨더군요^^
밤 늦게 표선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오는 길에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러 미리 불고기를 샀어요...보신 좀 해야죠...^^
먹긴 잘 먹었는데 간밤에 비가 왔습니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기부터는 4일차입니다.>
다행이 보슬비가 간간이 뿌렸습니다. 아침은 토스트와 우유로 대신했어요... 궂은 날씨에도 구어 먹어야 맛있답니다.
침만 꿀꺽꿀꺽...다 만들어 놓고 먹기로 했죠...
강하지 한 마리가 다가왔습니다. 냄새를 맞은거죠..어미 눈치 보며 먹고 있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한 가족인가 봅니다. 비오는 날씨에 굽굽하지도 않은지 모래밭에서 한참을 뒹굴더군요...
이제 170km쯤 왔나 봅니다... 신양 해수욕장에 들르니 햇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짐을 풀어 젖은 옷을 볕에 말렸어요...시장기가 돌아 점심을 해 먹었습니다. 컵라면에 삶은 달걀로요... 사실 이 모든 취사는 화장실 입구에서 했죠^^
날이 살짝 거치면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섭지코지에 들러 기념사진 촬영을 했어요...
섭지코지를 구경하고 성산일출봉 가기 전 해돋이공원에 들러 작년 여행 때 감상을 적은 타임캡슐을 꺼냈습니다.
바위틈에 숨겨 놓았거든요...그리고 후배들에게 읽어 줬죠,,,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후배가 비닐에 담겨진 메모지를 들고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곳에서 같이 기념촬영을 하고 우도로 들어가기 위해 성산항으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배가 오후6시30분에 있더군요...멀리 우도가 보입니다.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여기부터는 5일차입니다.>
여기가 우도의 유명한 백사장 홍조단괴 해빈 해수욕장입니다. 홍조류가 석회를 침전시키고 그것이 쓸려 쌓인 백사장이라 해서 붙은 명칭이랍니다. 깊이만도 15m나 쌓인 세계 몇 안 되는 곳이라는 군요... 바닷물이 옥색입니다.
날씨만 좋았으면 딱 이었는데 날이 궂어 뮤720으로 몇 장 찍고 나왔습니다...방수되니 여행용으로 좋더군요...
점심때쯤 비가 억수로 쏟아졌습니다. 비다운 비를 이제 보는군요... 걍 텐트에만 있을 수 없어 우중 라이딩을 감행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기가 불안할 정도로....E-1이 그리웠습니다...^^ 그래도 렌즈는 14-54mm여서 다행이었죠...
우도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작은 섬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굴 속도 탐험하고 좋았습니다..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죠...
우도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비는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계속 머물 수가 없네요...날이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떠나는 것이 좋겠다 싶어 후배들과 헤어지고 우도를 나와 성산에서 함덕해수욕장까지 한 밤길을 달렸습니다...함덕해수욕장은 예년의 모습이 아니더군요...호텔촌 같았습니다. 우도도 마찬가지지만 너무 과할 정도로 개발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야영장이 따로 없어 천막 밑에 텐트를 치고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달랬습니다. 간밤에 비가 많이 왔어요...우도에 두고 온 후배들이 생각났습니다. 오늘 전화 통화해보니 다음날 우도를 나와 저보다 하루 늦게 서울에 도착했다는 군요...
6일차 아침이 밝았습니다. 함덕 해수욕장을 떠나 조금만 가면 조천리와 신천리 사이에 제주항일기념관이 나옵니다.
이곳을 들러보고 기념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벌써 속도계는 242Km를 가리키고 있네요... 제주 항까지는 10Km 남짓,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주시 삼양동에 도착했어요...12번 도로 타다가 삼양 해수욕장으로 진입하다 보면 삼양동 선사유적지가 나옵니다. 움집 몇 개 지어놓은 작은 기념관인데 밖 뜰에 있는 석탑입니다. 불탑사 5층 석탑이라는데 제주에 현존하는 유일한 석물 문화제로 보물1187호입니다. 고려 충렬왕 때라고 하며 1330년경이라는 군요...
이곳을 빠져 나와 약2-3Km더 가면 제주 삼사석지가 나옵니다. 전설 같은 얘기라 설명문 참조하시고요..
이렇게 5박6일간의 제주 하이킹은 막을 내립니다. 중간중간에 만났던 분들 모두 행복하시고요...
여행 중 만난 성호, 정태 후배님들도 고마웠어요...그리고 긴 글 살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 드려요...
끝으로 여행 중에 잘 견뎌준 장비(E-330, 14-54mm, 40-150mm)와 자전거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직 휴가 가지 않으셨다면 올 여름 멋진 추억을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이건 왈바에 작년에 올렸던 제주도 여행기입니다. (2005년 8월 12~16일)
사진/글: 이두형
촬영장비: OLYMPUS E-300 Zuiko Digital 14-54mm
잔차: Ellsworth 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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