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클릭하시면 웹갤러리에서 큰 이미지를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오디랠리 라이딩맵(여기를 클릭시 고해상도 이미지 볼 수 있음. 중간중간 갈림길이나 다른 길표시도 많습니다. 랠리를 위해서가 아니고 남한산성을 중심으로한 선배분들의 라이딩코스 정보도 같이 포함되었습니다.)
<br>
- 랠리진행 고도추이
<br>
5.27일은 오디랠리가 있는 날이다.
5.26일 저녁 11시경에 율동공원주차장에서 모여야 하고..
27일 새벽 1시에 출발하여 당일 낮 오후4시까지 길동사거리 오디샵에 도착해야 하는 랠리다.
26일 하루를 꼬박 준비한다.
오전에 일어나 코스에 대한 내용 다시한번 읽어보고..
낮동안 남은 잔차 정비도 하고..
지도도 다시 확인하고..
PDA를 가져갈까 GPS를 가져갈까 망설이다.. 독도에 유리한 PDA를 가져가기로 한다. 내가 만든 남한산성 지도를 보면서 라이딩 할 수 있는지라 유용할거라는 생각에서 이다. 마젤란 GPS는 임도에 등고선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는 기기이긴 하지만.. 맵을 임의대로 만들어서 입력이 안되는 지라 가볍긴해도 싱글코스길이 필요한 오디랠리에서 부족한 듯 싶었다.
간식을 준비한다. 건과류 (말린과일, 호도, 육포)를 섞어서 준비해서 지퍼백에 담아 3개를 만든다. 정성스럽게 3기반장이 준비해 줬는데 사실 라이딩동안 거의 손도 못댔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물통을 가져갈까 물백을 가져갈까 고민하다 결국 물백을 준비한다. 새로산 1.5리터 백이 물이새어 3리터 백을 가져간다. 가방은 소형으로 준비하고 라이트도 새로산 자작공구한 P4 LED하나에 배터리 여분하나를 가져간다. 대략 6시간정도 버닝타임이 확보된다.
낮 5시부터 잠을 청해보지만 결국 3시간여를 뒤척이다. 저녁 8시반정도에 일어난다. 잠이 더이상 오지 않아 남은 준비물을 챙기고 저녁을 먹고나니 11시가 다되어 간다. 이박사님한테 전화가 왔다. 벌써 장원이랑 출발하고 계신다고 한다. 신정건님에게도 전화가 왔는데.. 율동공원에 도착해서 구경중이라고 한다. 내가 제일 늦었다.ㅋㅋ
3기반장이 운전하여 율동공원에 11시반경에 도착하니 차들로 가득하다. 여기저기 잔차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주위는 잔차라이트며 주최측 부스로 환하다.
<br>
차를 주차하여 잔차를 챙기니 기쁨조를 자청하신 분들이 먼저 우리를 반긴다.
감흥이 예전 280같지는 않고 덤덤하기만 하다.. 따로 대회를 위하여 준비한 것이 고작 며칠전 110키로 임도라이딩이었으니.. 몸만들기도 다소 소홀한 것 같기도 하고.. 이박사님은 몇끼를 짜장면만 드시는 식이요법도 한다는데.. 나는 토요일날 두끼를 내리 짜장면을 먹었는데.. 효과가 있을리 없다. 마음만 달래본 것이다..^^
그래도 코스분석은 나름대로 깔끔하게 끝내고 온지라.. 길잃어 먹어 혼란을 겪을 위험은 최소화한다. 작은 가방에 김밥에 물에 파워젤이며 간단한 정비도구를 챙기고 나니 빽빽하다. 무게도 당초 예상보다 다소 무겁고.. 그래도 부피가 크게 줄어든 가방이 위안이 된다. 예전처럼 답사때 무거운 가방을 메고 랠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게 느껴진다.
잔차도 풀샥대신 자출용 하텔을 잘 정비해서 끌고 나왔다. 장원이랑 이박사님은 주위분들에게 빌린 HID를 하나씩 장착하고 나왔는데 내 P4가 왜소해 보이기만 한다. 라이딩내내 HID의 보조를 받아야 하겠다.
멀리 성북쪽에서 새벽까지 기쁨조를 자청하시어 나와주신 신정건님과 이동희님 부부가 일찍 나와서 반겨주셨고.. 500cc오토바이를 끌고 응원을 나와주신 김영수님.. 인근에 사시는 정운양님과 권미래님이 나와주셨다. 모두가 든든한 정신적 지주이신 분들이다. 거기에 오늘 하루 꼬박 지원조를 자청하신 김수환님이 지원차량에 먹을 것이랑 지원물품을 잔뜩 챙기고 나와 계신다. 그런 지원차량에 같이 참여해 주신 조기원님도 보인다.
<br>
집에서 이미 잔뜩 이것저것 먹고 왔지만.. 꺼내놓은 빵을 보니 다시 식욕이 당긴다. 먹고 또 먹는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랠리의 원칙때문이다.
주최측인 오디에서 모이라고 한다. 풀코스 참가자분들이 우르르 운집하고.
<br>
간단하게 출발요령을 전달한 후 출발대인 탄천으로 내려서는 시작점에 이른다.
출발 예정시간을 알리는 멘트가 계속되고 기쁨조 분들에게 고마움의 작별인사를 하고 드디어 출발이다.
<br>
당초 20명씩 잘라서 보내기로 했는데.. 그럴 틈도 없이 모두 하나 둘씩 좁은 출발로를 빠져 나간다. 개천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하게 꺽이고 경사가 있어 속도를 낼 수 없다. 내려오다 보니 뒷쪽에서 소란스러운데.. 아마 누군가 넘어진 모양이다. 신경쓸 겨를 없이 개천을 따라 부드럽게 페달링을 시작한다.
새벽의 탄천로는 수없이 이어지는 잔차의 행렬로 가득하고.. 한사람씩 질서 정연하게 대열은 계속된다. 간간히 좁은 개천로를 위태로이 추월하는 라이더 분들 계신다. 앞서간 일행을 쫒아 가거나, 아님 지나친 승부욕 탓이리라. 출발때 부터 앞에서 출발했어야 할 분이 뒤에서 추월하려니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었다.
좁은 탄천로를 따라서 계속 진행하다 보니 새벽잠을 안자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젊은 청춘들이 길가에서 술한잔 하다 연호하기도 하고.. 다리 곳곳에 서포터즈이신지 선수들에게 화이팅을 외쳐주신다. 아이쿠 절로 고개가 으쓱..
앞선 라이더분들이 돌발상황에서 친절하게 수신호로 뒤에 전달해주면 모두 자동으로 수신호가 이어진다. 나도 따라서 수신호하고.. 속도줄였다. 기다렸다. 다시출발한다.
좁은 탄천샛강을 빠져나와 좌회전하여 넓은 탄천을 달린다. 주위는 밝고 라이더의 움직임은 점점 분주해 진다. 잔차 차선이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되었다. 기운이 남는 분들이 이제야 추월을 하기 시작하는데.. 뒤엣분에게 수신호 하고 추월차선을 통해 몇분을 추월한다. 간간히 이박사님과 장원에게 소리로 계신지 확인해 보고..
금새 고골능선 업힐 초입에 도달한다. 첨부터 아예 멜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니 잠시 탈수 있는가 싶더니.. 등산로가 나타난다. 아직 몸이 채 안풀려서 인지 등산로경사에서 출발하려다 옆으로 쿡 넘어진다. 몸이 굳어서 그런가 보다. 다시 추스려 올라가는데 긴장감이 이제서야 한꺼번에 몰려온다. 비틀거리며 잔차 균형을 잡고 본격적인 페달링을 시작한다. 이제부터 랠리가 시작된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많고 등산로는 외길이다. 탄천과 같이 한줄로 오르다 다시 잠시타고.. 거의 끌바로 급한 골안업힐을 올랐다. 사거리가 나오고 타잔능선쪽으로 방향을 잡고서야 다소 인적이 뜸해졌나 싶었는데.. 업힐이 시작되는 구간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정체.. 덕분에 쉬기도 해보는데..
초반 컨디션 때문인지 모두 몸을 사리고 계신다. 나의 전략과 일치..ㅋㅋ
그래도 잠시도 쉬지않고 계속 가야하는 랠리 탬포가 나와 팀원들에게는 부담스럽다.. 특히 장원이는 더 할 것이다. 빡세게 타고 쉬었다가고.. 이런분위기를 기대하진 않았을지.. 오늘 끌바를 하면서 힘들다는 얘기를 처음한다.
타잔능선을 타고가다.. 앞서가신 분들이 일제히 오산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신다. 나는 처음가보는 딴힐.. 초입이 가파르다.. 모두 내려서 끌고가는 분위기.. 사람들과 같이 묻어서 갈때 이런게 좋다. 위험한길은 아예 건너뛴다는..
오산리로 내려와서 법화산 공동묘지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갑자기 라이더분들이 쏘기 시작한다. 싱글길에서 정체를 탈피하려는지 대로를 만나자 물밀듯이 앞서가는 분들이 제끼고.. 추월당하고 한다. 덩달아 열심히 페달질을 해보는데.. 그러던중 앞서가는 여성라이더 한분이 나의 주행방향을 가로지르며 자빠링 하신다. 깜짝놀라 겨우 옆으로 비껴 피해서 스톱했는데.. 넘어진 충격이 상당한 듯 싶다. 손가락에 통증을 호소한다. 일행인 듯한 남자 라이더한분이 오시더니 나에게 눈을 번뜩인다.. 내가 그런게 아닌데.. 그래도 바로 내 바로 앞에서 넘어진 분이라.. 왠지 내가 책임져야 하는지 가슴이 뜨끔.. 여성분 앞에 라이더분을 피하다 넘어졌다고 장황하게 설명드리고.. 아프다는 손가락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신다.
안타깝지만 잘 치료하시길 바라면서 일단 인사를 드리고 우리팀은 다시 출발을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김치MTB분들이었고.. 여성라이더분은 다친손을 이끌고 결국 완주를 해내셨다. 거의 드라마틱한 상황.. 도와주시던 남자분과는 라이딩내내 인사를 주고 받으며 반가운 동반자가 되기도 하는데..
용인 천주교 공동묘지로 오르는 초입은 완만하다. 장원이가 새벽로드길을 달리니 몸속의 피로가 가시는 모양이다. 끌바만 아니라면 모두 좋다고 한다. 초입길을 쌩쌩거리며 달리다 구불렁대는 공동묘지 빨래판 업힐이 시작된다. 저단에다 걸고 페달링으로 열심히 저어본다. 생각보다 업힐이 수월하다는 느낌.. 아직 몸이 가진 않았나 보다..
공동묘지 정상을 찍고 무등재쪽으로 어둠을 뚫고 무수히 많은 라이더들의 라이트가 이동한다. 같이 정신없이 따라가지만 지금생각하다 정말 장관이다. 한편으로 너무 쏘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사고날까 아찔하기도 하다. 무등재에서 법화산으로 오르는 초입 철조망길도 끌바다. 법화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아직 사람의 정체는 여전하다. 점점 대열의 폭이 연해지는 듯 하더니 이내 업힐구간에서는 정체가 시작되곤 한다. 이박사님과 내가 정신없이 오는 사이 장원이가 힘들어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너무 쉬지 않고 가기만 하면 두고두고 후회 할 듯 하여 잠시 쉬어 간다. 그사이에 많은 분들이 활기차게 코스를 지나가는데.. 그 힘들이 아직 대단하기만 하다. 역시 풀코스 도전자들의 위세는 당당하기만 하구나..
법화산 정상까지 그다지 오래지 않아 도착하고.. 정상의 감흥을 뒤로 하고 바로 우회전하여 딴힐에 임한다. 시간제한이 있는 랠리이다 보니 초반에 많이 시간을 벌어야 말미때 오히려 쉬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초반에는 거의 쉬지 않고 진행키로 한다. 팀원들도 거기에는 이의가 없는 듯.. 하지만 사람인지라 힘든것은 어쩔 수 없다. 포기할 정도가 아니라면 적당히 체념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오산리로 내려오는 길이후로 두번째 싱글길을 법화산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다. 본격적인 딴힐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준비해간 P4 LED의 광량이 충분치 않아 곳곳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하지만 내가 천천히 가는동안 뒤따라 일렬로 내려오는 다른 분들께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금새 법화산에서 현대연수원 뒷 임도로 180도 꺾이는 지역에 도달이 가까워 졌는데.. 앞서가던 내게 형광표식기 하나가 보인다. 아마 주최측에서 달아 놓은 듯 싶은데.. 준비해간 GPS와 비교하니 예전 답사때 보았던 지역이 아닌데 표식기가 있었다.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아래를 보니 임도아래로 라이트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가 임도로 진입하는 원래 구간인가 보다.. 라고 판단하고 내려가는데 타고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며 내려가는데 표식기가 하나 더 달려 있다. 내려가자 마자 임도이고 우회전인데 왼쪽에서 올라오는 많은 불빛들이 "거기로 오시면 반칙입니다."라고 소리친다.. 이런... 표식기가 잘못된 것이구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몇미터 더 내려가서 오나 여기서 돌아가나 별반 차이는 없을 듯 싶어 조금 돌아오신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현대 연수원 임도를 새벽에 달리는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꿀맛이다. 싱글 끌바와 눈을 부릅뜨고 신경써야 하는 딴힐에 집중하던 내게 임도길은 물만난 고기처럼 반갑기 그지 없었다. 스퍼팅이 가능한 구간에서 부하를 걸어 오르락 내리락 한껏 기분좋게 달린다. 하지만 그 임도길도 잠시.. 무등재로 오르는 물길이 깊이 패인 끌바지역이 다시 나온다. 오늘 끌바에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터라 자동적으로 슬로우모션상태로 진입한다. 잔차의 무게와 다리의 압박을 최소화 하는 포지션을 이미 연습한 상태라 슬금슬금 오르는 끌바가 숨도 가쁘지 않다. 다른 분들이 얘기 들으면 이것도 반칙이라 할지 모른다. 암튼 초반부는 그러했다.
무등재에 오르니 노란색 딱지하나 붙여준다. 기억하기로는 팔십몇번대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30프로 안에 들었다는 기쁨을 앉고 무등재에서 하늘말쪽으로 열심히 딴힐을 한다. 비교적 딴힐이 많아 수월했던 지역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놀란것 중에 하나가 야광표식기이다.. 어두운 딴힐을 혼자 하고 있다보면 무수히 많은 표식기들이 이리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표식기만 따라가면 굳이 독도에 신경쓸 필요없이 라이딩이 가능했다. 연안부부 전씨묘가 나오고 바로 우회전하여.. 사실 사전 답사때에는 전씨묘에서 좌회전해서 계단을 내려가서 다시 로드 업힐을 했던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는 초강대국님의 정성스런 길안내를 사전에 잘 숙지하고 온지라.. 전씨묘에서 우회전으로 가볍게 통과한다. 드디어 사전답사때 다녀간 단대25라는 편의점에서 설레임을 하나 깨물고 간다. 이때까지 몸의 컨디션을 말하자면 나는 신물이 자꾸 넘어와 부담이 되었고, 박사님도 너무 많이 먹고 출발하셔서 부대낀다고 하신다. 장원이는 끌바가 정말 싫다고 되네인다.. 아직 모두 몸상태는 정상인듯..ㅋㅋ 저번 시흥싱글길에 기꺼이 길안내를 해주신 김양섭님의 친구분이신 신응섭님도 오늘 라이딩에 같이 하셨다. 라이딩내내 음식도 같이 나누고 여기서는 설레임도 하나 같이 나눠먹는다. 체력에 기술까지 고루 갖추신 고수이시다.
<br>
단대 25시에서 맛난 설레임을 먹고 다시 원기를 회복하여 출발을 시작하는데.. 출발하자마자 왼쪽 철망이 나있는 능선을 끌고 올라야 한다. 잠시 철망을 따라 가다보면 다시 완만한 싱글 내리막이 이어진다. 그런데 장원이 이승상님께 빌린 HID 배터리 플러그가 빠졌다고 한다. 뒤에서 배터리 플러그를 확인해 줬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고장이 났는데.. 일단 그냥진행키로 하고 내가 뒤에서 불을 밝히고 이어 박사님이 모압으로 재차 앞을 밝힌다. 앞서가는 장원이 자기 그림자에 길이 안보이는지 지그재그로 천천히 내려간다. 일단 복정초등학교 앞으로 가서 박사님이 준비하신 비상LED를 달기로 하고..
긴(속도가 느려 길게 느껴진다.) 딴힐을 하고 나니 복정초교앞이다. 김수환님이 여기서 지원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넘 빨리 온것같다. 전화를 드리니 아직 집이라고 하신다. 판교공원묘지 입구에서 뵙기로 하고 바로 불곡산 능선으로 향한다.
새벽의 시내를 질주하여 멀리 까지 쭉뻗은 사거리를 지날때는 쾌감마져 느껴진다. 단대입구를 지나 큰사거리를 지나고 나니 아파트 입구에서 친절한 길안내분이 방향을 제시해 준다. 어려움 없이 야호능선을 향하는 임도입구에 들어서는데..
사실 출발때 코스가 확정되기전 사전에 돌아본 코스외에 모르는 코스가 제법되었다. 골안길이며, 탄천로이며, 이쪽 대청초교근방은 문외한이라 밤에 가야 한다는 것에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랠리 내내 주어지는 안내 도우미들이 모든 걱정을 일소해 주었다. 사실 능선오르는 길에 이렇게 임도가 있다는 것조차 상상이 안된다. 번듯한 임도길이 능선까지 이어져 있었다. 새벽에 오르는 임도길은 가파르긴 했지만.. 몇번 타고 끌고를 반복하며 오르는데 기분이 좋다. 임도가 끝나는 시점에는 질퍽한 싱글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끌고 오르자니.. 뒤를 보니 이박사님만 보인다. 장원이가 보이지 않는데.. 평상시 같으면 신난다고 타고 올라올 장원이건만 끌바로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타고 오르기를 아예 포기했다. 끌고 겨우 올라오고 있는 장원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앞에서 우리를 이끌고 가야할 젊은피인데..
능선에 올라.. 좌회전하여 조금 오르다 내리다 야광표식기가 무더기로 달려있는 지역에 도달한다. 2004년엔가 랠리때 무더기로 길을 잘못들었다는 야호능선입구에는 역시 친절하게 야광표식기가 무더기로 주렁주렁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쉬지않고 딴힐에 돌입.. 야호능선은 중간중간 작은 오름외에 딴힐이 대부분인 지역.. 이상태로라면 판교공원묘지입구에는 5시반이 안되어 도착할 수 있겠다 싶다. 제일 잘아는 길이라 즐거움도 배가 되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여기가 후반구간의 시작이고 금새 라이딩이 종료 될텐데.. 오늘은 1/3정도 지점인 것 같은 느낌이다. 앞에 문형산이 기다리고 있다.
중간에 장원이를 위해 잠시 쉰다. 계속가면 왠지 안될 것 같은 예감.. 장원이 핑계대면서 나도 쉬고 철각이신 이박사님도 한숨돌리는데.. 그사이 많은 라이더분들이 무리지어 지나간다.
<br>
드디어 야호능선을 끝내고 도로를 내려와 좌회전하여 판교공원묘원쪽으로 방향을 잡고 간다. 지원조가 어디쯤 있을까 기웃거리는데.. 아직 보이진 않고.. 입구를 통과해 공원묘원으로 올라간다. 아마 입구근처에 있을 듯 싶다. 공원묘원 입구의 빡빡한 업힐에 페달링을 휘저어 간다. 이미 빡센 부하와는 작별을 고한지라 슬렁슬렁 올라간다. 그래도 이정도에서 이미 힘에 부치기 시작한다.
앞에 김수환님과 조기원님이 보인다. 환한 웃음으로 세명의 라이더를 반겨 주신다. 마침 물도 떨어지고 배도 고파오던 찰라였는데 뭘 잔뜰 풀어 놓는다. 아 푸짐하다. 작년 280에서 지원하면서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타이밍 맞춰서 음식이며 부식장만 하느라 바빴는데.. 이번에는 황송하게도 지원을 받으며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없는 기쁨이다.
그런 지원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신 김수환님과 조기원님이 든든하기만 하다. 수박이며 의학도인 장원이가 쥐나는데 좋다는 바나나며 허겁지겁 먹고.. 파워에이드 두통을 물백에 쏟아붇고 내친김에 파워젤도 하나 섭취한다. 미리미리 든든히 먹어둬야 힘쓸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라이딩으로 체득한 원칙중에 하나..
<br>
든든하게 간식챙기고 문형산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고산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지원조와 잠시 이별을 고한다. 판교공원묘지 가운데로 우뚝 솟은 아스팔트 업힐은 그 위용만으로 주눅들기에 충분하다. 늘 업힐에 임할때 그러하듯 먼 끝단을 한번 바라보고 이내 바닥을 주시하며 한페달링씩 나간다는 것.. 그러다 어느순간 눈아래 펼쳐진 아득한 풍광에 세상은 내것이 된다.
공원묘원업힐을 지그재그로 관광모드로 오르고 나니 우측으로 완만한 갈림길로 진입하라 한다. 사실 갈림길이 아니라면 거의 절벽수준의 업힐이 기다리고 있다. 주최측의 배려에 고마워 해야 하지 싶다.. 그나마 완만해진 콘크리트 포장로를 오르면 문형산으로 가는 능선길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서 저번 답사 라이딩을 떠올린다. 아래로 내려가 거의 유실된 임도를 타고 다시 오르는 길이 끔찍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내려갔던길을 다시 올라왔었는데.. 숨이 껄떡거려 올라오고 나니 싱겁게도 능선으로 왔으면 그냥 도착할 수 있었다. 시행착오를 할 수 없어 능선으로 가는데. 길이 묘지사이로 좁다. 많은 라이더분들이 지나가면 유실될 우려가 있겠다는 걱정을 하는데 몇몇분들은 아래 임도길로 내려간다. 우리는 능선길을 따라 나선다. 장원이는 이미 우리전에 이미 임도로 내려가 버린 상태.. 장원에게 그냥 가라고 말하고 박사님과 나는 능선 만나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장원이와 합류하여 다시 출발.. 장원이 표정이 거의 풀려진 모습이다.. 안타깝지만 고..
문형산으로 오르는 길은 체력이 된다면 타고 오를 수도 있으련만.. 이젠 얕은 업힐도 끌바로 진행한다. 우측 삼성공원묘지를 끼고 능선을 타고 계속 오른다. 타고 갈 수도 있는 구간이 곳곳에 있지만.. 묘지 임도를 지나 싱글에 이르면 여지없이 끌바는 시작된다. 앞서가는 분들 중 힘좋은 팀분들이 타고 쓩쓩오르는데.. 부럽기만 하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넓은 공터가 나오고 헬기장이 눈에 띈다. 앞에는 다시 문형산으로 오르는 껄떡 끌바지역이 기다리고..
<br>
문형산까지 오르는 길은 험하디 험하다. 아마 오늘 랠리구간에서 피하고 싶은 구간중에 꼽으라면 문형산 업힐일 것이다. 결국 일출단을 지나 조금 더 끌바를 하면 드디어 문형산 정상이다. 감흥이고 뭐고 없다. 그냥 바로 두리봉으로 내리 쏴 버린다. 나는 줄곳 앞에서 길 방향을 잡고 이박사님은 장원이를 챙기느라 애를 쓰고 계신다. 뭐 협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친 장원이를 잘 토닥거려 힘들만 하면 잠시 늦추고 다시 당기고 한다. 나도 계속 박사님을 부르고 장원이를 부르면서 대열이 흩어지지 않도록 간격을 유지하면서 딴힐을 한다. 두리봉 정상근처에 도달하면 잠시 오르는 길에 이어 작은 공터가 나온다. 정상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왠지 소박하다. 모두 파워젤 하나씩 입에 물고 빨아 먹는데.. 힘들어 하던 장원이 파워젤 물고 맘의 위안을 얻었나 보다. 밝아 보인다. 사진기 때문인가?
<br>
두리봉에서 고산리로 내려서는 길은 환상적인 딴힐이었다. 일명 마법의 숲이라고 하는데.. 기분좋게 속도도 내면서 갈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마지막 로드로 내려서는 곳에서는 급한 경사로 인해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가 생길 수도 있겠다. 작년 초강대국님이 여기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라이딩내내 고생하셨다는 얘길 들었다. 나도 조심해서 스키딩하면서 내려간다. 좌회전 하여 고산리 방향으로 다시 문형산 임도방향으로 진행한다. 표식은 여전히 훌륭하고 안내자 분들의 모습도 반갑기만 하다. 조금 거슬러 오르고 있으니 큰 공터가 나오고 우리의 지원조이신 김수환님과 조기원님이 보인다. 드디어 아침 식사시간이다. 설렁탕을 마련해 오셨는데.. 먹음직 스럽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후닥닥 해치운다. 장원이가 아직은 맛이 가진 않았나 보다. 장난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br>
소중한 아침을 든든히 하고 문형산 임도를 오른다. 비록 끌바를 해서 오르긴 하지만.. 그 뿌듯함이 남다르다. 고산리 주차장에서 먼저 출발하신 김치MTB분들은 식사도 안하시고 출발하셨다. 이박사님이 놀란 표정이다. 밥도 안먹고 출발하는 다른 동호회분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 뭐 그럴 수도 있겠다는 나의 느긋한 생각.. 다양한 랠리의 상상력이다.
끌고 타고 지리한 문형산임도를 오르다 왼쪽으로 라이더분들이 쉬고 있는 약수터 정자를 끼고 조금더 오르면 주위가 훤하게 조망되는 지역에 도달한다. 한무리의 랠리주자분들이 쉬고 계신다. 몇분은 우측으로 나있는 갈림길로 뚝 떨어지듯이 딴힐을 한다. 이곳이 숨은능선의 시작이다. 덕분에 쉬이 숨은능선입구를 찾은 우리는 쉴틈없이 그냥 바로 내려선다. 숨은 능선을 쉬지 않고 내려가다 묘지가 있는 마지막 부근에 도달하면.. 급한 커브 몇개가 좌측에 깎아지른 축대위에 나 있다. 조심해서 중심을 잡고 돌아가면 다시 포장로로 뚝떨어지는 지역이 있다. 조심해서 내려선다. 기운빠진 상태에서 무심하게 진행하다 이곳에서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으리라..
자.. 강남300골프장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고 중간에 우측으로 난 로드 업힐을 시작한다. 멀리 앞서가는 다른 팀분들이 보이는데.. 아까 봤던 김치MTB분들이다.. 라이딩내내 다시 보고 또보고 몇번을 조우하게 된다. 금새 어설픈 굴다리가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서 시원한 로드 딴힐을 하게 된다.
<br>
정신없이 내리쏘다 보면 왼쪽 직동쪽으로 진입해야 한다. 직동임도를 지나 갈마치 고개로 올라야 하기 때문.. 직동에 도착하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 마찬가지로 안내하시는 분이 친절히도 방향을 잡아주신다. 사실 지도를 펼칠 이유가 없을 정도다. 수월하게 직동임도 업힐을 시작한다. 다리에 힘이 서서히 빠져서 기운을 써서 오르지 못한다. 그냥 무부하 페달링을 한바퀴씩 완성시킨다는 느낌으로 오른다. 힘들면 다시 내려서 걷다가. 다시 타다가를 반복한다. 뒤를 돌아보니 이박사님만 올라오신다. 장원이가 초반 끌바에서 다시 지치고.. 장원이를 기다렸다 가기로 한다. 이박사님은 여유만만이시다. 점점 상태가 좋아져 가는 듯한 므흣한 표정이다. 미스테리한 체력의 소유자이시다..ㅋㅋ
<br>
직동임도에서 결국 끌바의 모습을 포착당하고 마는 장원이.. 그래도 여기까지 온것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 길은 멀었다.. 아직 중반도 안되었기 때문.. 오자마자 쉬자는 얘기도 않고 바로 GO.. 아마 속으로 욕좀 했을 듯 싶다..
<br>
임도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올라가는 방향쪽으로만 간다. 임도가 끝날무렵 가파른 끌바지역이 갈마재 능선까지 이어진다. 아주 진을 뺀다.. 한발씩 전진하여 능선에 오른다. 왼쪽으로 가면 모리아산 기도원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갈마재를 지나게 된다. 모리아산 기도원 익히 들어 무서운 곳이라고 들었다..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랠리 관계상 우측으로 진행.. 이제부터 군데군데 타고 갈 수 있는 지역이 많다. 여기서 장원이 크게 자빠링 한번한다. 우려했던 체력소진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원인일 것이다. 본인 얘기로는 3미터를 날랐다고.. 다소 다리에 부상이 있었으나 팀라이딩에 해가 될까 끝까지 숨겼다는 갸륵한 일화가 후에 전해진다. 나의 부상을 아군에게 알리지 마라.. 장원의 외마디..
이걸로 끝은 아니다.. 다시 갈마재 로드로 가파르게 내려오고.. 다시 이배재 정상을 향해 끌고 타고 오른다. 장원이 드디어 악소리를 낸다. 쉬어 가잔다. 많이 지친 모양이다. 작정을 하고 푹쉬기로 한다. 이배재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그늘에서 취하는 휴식은 꿀맛이다.
<br>
얼마 오르지 않고 내려가는 길이 시작된다. 이배재 고개 로드로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계단이 나오고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오른손목이 진작부터 삐어 있어 잔차를 들지 못하고 계단에 퉁퉁거리며 내려간다. 작년 라이더분들 모습보니 멋지게 잔차 메기도 하고 내려가는데.. 이젠 손목에 아예 감각이 없다. 이배재 정상에 지원조 차량과 주최측 분들이 빨간색 스티커를 붙여주고 계신다. 무등재에서 붙였던 노란색 스티커를 확인하고 하나씩 붙이는데 장원이 잔차에 노란색 스티커가 떨어지고 없는 것이다. 순간 사색이 된 장원이.. 나와 이박사님이 우리랑 같이 무등재 통과했다고 설명드리고 겨우 스티커를 붙여서 한숨돌린다. 장원이 표정이 거의 사색이다. 힘든데다.. 노란색 스티커까지 어디로 달아나 버리고.. 산너머 산이다..ㅋㅋ
이배재 정상에는 사람이 많아 바로 로드를 타고 성불사 쪽으로 내려간다. 이배재고개를 내려가는 길은 아스팔트에 빨래판 트래드가 계속 이어져 있다. 잔차에도 그 퉁퉁하는 충격이 전해져 오면서 갓길없는 이배재를 내려온다. 차량 한대가 나를 추월하는데.. 그 속도나 내 속도나 비슷하다. 한참을 내려오니 멀리 나무그늘 아래 낮익은 분들이 보인다. 우리의 든든한 지원조..
장원이 잔차를 열심히 이박사님이 손보시는 동안 난 수박에다 방울토마토를 열심히 입에 우겨넣고.. 물백에 물보충한다. 오늘 3리터짜리 물백에 2/3정도 물을 채워서 출발해서 판교공원묘원에서 다시 파워*이드 2통.. 여기서 다시 물 2/3정도 채워서 출발한다. 거의 4리터를 먹은 셈인데. 해가 나면서 갈증은 더해가는 것 같다. 특히 땀이 많은 나는 더욱 그렇다. 잠시 쉬는 동안 이배재를 내려오는 라이더분들의 딴힐 속도가 매섭다..
<br>
오늘의 지원조 마지막은 장경사입구.. 거기서 김소장님과 이승상님의 동반라이딩 지원을 받기로 하고 다시 성불사로 넘어간다. 여기부터는 조기원님도 마지막 피니쉬까지 동반 라이딩해주기로 하신다. 든든한 지원에 라이딩까지.. 끈끈한 전우애가 가슴을 울린다. 지원조장이신 김수환님을 보내고.. 일행은 성불사 입구에서 기다리는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올라간다. 초반 콘크리트는 예전같으면 타고 올랐을텐데.. 이젠 몇구비 오르면 내려서 끌어야 한다. 기운이 많이 소진되고 다리에 과도하게 힘을 쓰면 쥐가 오려고 경계를 넘나든다.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천천히 성불사를 지나 임도 업힐을 한다. 중간에 완만한 길에서는 1:1로 놓고 한바퀴씩 돌리는 돌돌이 전법을 구사하며 오른다. 그런데.. 이젠 끄는게 더 편한건 왠일일까? 잔차를 타고 페달링이 한계에 온듯하다. 1:1도 무겁게 느껴진다.
<br>
성불사임도를 오르고 나면 능선에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쉬고 계신다. 나무그늘이 시원하다. 후반부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오늘 랠리는 이배재를 기점으로 후반부가 시작된다. 컷오프도 이배재 오전 11시통과로 판정을 한다는데.. 우린 이배재를 9시 30분정도에 통과했다. 그래서 인지 다소 여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마지막 허니비를 넘어서면서 안심해야 할 듯..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 암튼 성불사 임도업힐후 충분히 쉬었다 간다.
<br>
싱글이 다시 시작되고 왠만하면 끌면서.. 사실 두리봉까지 가는길은 계단이 많아 평상시에도 타고 오르기가 수월치 않다. 특히 마지막 두리봉정상 직전은 극악의 끌바지역이다.. 뒤에서 그나마 장원이 걱정을 조기원님께 덜어놓고 앞에서 겨우 간다. 항상 놀라운건 5학년중반이신 박사님이 지친기색없이 나란히 잘 가고 계시다는 점. 이젠 내가 서서히 몸이 가고 있는 듯 싶다. 하지만.. 죽을만 하면 다시 힘보충을 하게해주는 것이 긴 딴힐.. 두리봉 정상도 어김없이 거기 있었다. 정상의자가 오늘따라 왜그린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그런데.. 여성라이더분이 한분 올라와 계신다. 덩치도 좋으신 분인데 그 막강체력이 놀랍니다. 박사님과 내가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자니.. 장원과 조기원님이 올라온다. 뭐 장원의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끌바가 싫다는데..ㅋ
하프써킷은 라이딩할때 늘 허니비에 이어 딴힐의 즐거움을 주는 코스다. 초반 나무 그루터기가 노출된 곳은 늘 주의해야 한다.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그루터기가 보란듯이 코스를 가로질러 비스듬하게 노출되어 있다. 비껴가다 잠시 미끌.. 다시 중심잡고 내려간다. 뒤에 일행에게 조심하라고 소리치고.. 진행하다 보면 바위하나가 크랭크를 정확히 가격할 수 있는 모양새로 나와있는 곳도 있다. 가볍게 잔차에서 내려 들고 통과.. 뒤에 분들께 주의사항 전달하고.. 능선을 넘는 임도와 잠시 만나는 곳에 조심스레 내려와 반대편 싱글로 넘어간다. 잠시 기다려 일행과 다시 합류하여 진행한다. 업힐하면서 힘들었던 몸을 시원한 딴힐로 달래고 나니 어느새 도로가 나온다. 이젠 남한산성 도로업힐이다.
기어비를 무겁게 할 수도 없다. 다리만 걸쳐서 돌아갈 정도로 가볍게하고 휘휘 내어 젓는다. 갓길이 부족한 로드업힐이라 부담스럽지만 나무그늘이 있어 더위는 가려준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만.. 급하지 않은 로드 경사를 잘도 오른다. 아직은 몸이 완전히 간건 아닌 듯.. 아니면 아까 하프써킷 딴힐덕택인지.. 기분은 좋다. 일방통행로로 바뀌는 지점에 이르니 소사엠티비 참길님께서 쉬고 계신다. 라이딩 출발때 부터 수도 없이 만나는 반가운 분중에 한분이다. 인터넷상이지만 내가 도움받은 것을 어찌 말로 할 것인가? 맘속으로 늘 고마워하고.. 오늘 몇번 뒤따라 가면서 느낀점.. 라이딩 기술이 대단하신 분이다. 고수분은 역시 틀리다는.. 우리일행도 일방통행이 시작되는 시점의 그늘에서 쉬기로 한다. 김수환님한테 전화가 왔다. 장경사 입구 삼거리에서 100미터만 올라오면 지원조가 기다린다고..
장경사 입구까지 열심히 다시 올라 입구로 진입해서 100미터라는 얘기인데.. 수환님의 말을 잘못해석하여 남한산성쪽으로 100미터인줄 알고 그냥 오른다. 뒤에서 이박사님이 잘못갔다고 소리친다. 나는 맞다고 소리치고..ㅋㅋ 결국 다시 그길을 내려와야 했다. 나로인해 약 예닐곱명의 라이더분들이 100미터 정도 나폴레옹되었다..ㅋㅋ
장경사로 오르다 힘에 부쳐 잔차를 끌게 된다. 반가운 분들이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김소장님, 이승상님, 지원조장님이시다.. 그늘에 마련된 지원장소가 아늑하다. 이승상님이 포도주스를 주신다. 시원하다고.. 정말 시원하다. 감로수가 이런것이었구나.. 다시 물을 보충하고(6리터째 먹고 있는거다..^^) 김수환님이 오늘의 마지막 지원임을 알려준다. 눈물나게 고맙다.. 11시 35분.. 점심을 먹기에는 다소 애매한 시간 준비해온 김밥을 지원조가 허니비까지 같이 라이딩하면서 날라 주기로 하고 출발한다.
<br>
장경사쪽으로 오르다 왼쪽으로 싱글 끌바지역이 시작된다. 동장대암문까지 끌고 또 끈다. 끌바도 하도 하니 이제 지치기 시작한다. 다리를 하나씩 옮겨놓는 동작이 더디게 진행된다. 아직 숨은 고른데.. 기운이 영없다. 동장대암문까지 겨우 올라서 벌봉암문까지 수월하게 진행한다. 오늘 내내 그리웠던 허니비를 탄다. 긴장을 늦추지는 않았지만 몇번 타보지 못했지만 허니비의 부드러운 딴힐은 언제나 정겹다. 일요일이라 등산객분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말씀을 던지며 섬말로 갈라지는 지역까지 열심히 간다. 오늘 제일 고민되는 갈림길중에 하나가 이 섬말 갈림길이었다. 예전 허니비를 타면서 갈림길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간지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GPS를 계속 주시하면서 가는데.. 갈림에 몇분이 이미 계셨다.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바로 3미터가서 다시 오른쪽이라는 초강대국님의 설명 그대로였다. 표식기가 눈에 띄지 않아 앞에 계신분들중 몇분은 우회전못하고 직진하여 내려가버리셨다고 하는데.. 안타깝지만 우리도 초행이지만 길안내에 나온 내용을 봐서는 이곳이 섬말갈림길임을 알려드리고 우리는 그대로 우회전하여 내려간다. 예상이 맞았다. 이미 많은 타이어 자욱이 서려 있었고 그 자욱이 갈수록 더 선명해 지는 느낌이다. 중간중간 표식기에 의존하고 섬말로 거의 내려가는데.. 공교롭게 내가 제일 앞장을 서고 우리팀과 다른팀분들까지 안내를 하는 형국이 되었다. 기운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은데.. 업힐에서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래서인지 다소 지치는데..
마장이길로 갈라지는 곳에 이르니 안내자원봉사자 분들인지 모르지만 여러분이 쉬고 계셨다. 친절하게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알려주시고.. 휴.. 코스가 이렇게 고민없이 수월해도 되는지.. 어쩐지 랠리 같지 않다. 그냥 주어진 떡을 맛나게 먹고 다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최측이 너무 많이 배려를 해 놓은 것 같다.ㅎㅎ 마장이길 마지막에 급한 몇구비를 내려서서 도로로 나와서 어디로 갈까 GPS를 보려는데 옆에서 쉬고 계신 지원조께서 이쪽이라고 알려주신다.
자동이다..ㅋㅋ 안내원이 없는 길은 도로바닥을 보면 답이 있다. 노란색 페인트로 칠해놓은 화살표가 왜그리도 정겹던지.. 제일 앞에서 팀원들과 다른 라이더분을 마치 내가 데리고 안내하는 착각마져 든다. 사실 화살표만 따라가는데..
산곡기도원입구까지 도달해서 기도원쪽으로 진행하지 말고 좌회전한다. 조금더 진행하다보면 앞에는 굵은 밧줄로 뒤에는 쇠사슬 한줄로로 가로막혀진 입도입구가 보인다. 이곳이 풀몬티임도 되겠다. 철조망을 넘어 임도로 진입하는데.. 이곳이 계곡이라 물이 많고 습하다. 임도 또한 정비를 자주 하진 않은 듯 나즈막한 수풀이 우거져 있다. 하지만 싱글에 비하면 양반길인지라.. 질퍽거리면서 낮은기어로 천천히 오른다. 이곳을 오르면 객산바로 아래 마방넘어가는 능선이다. 거의 마지막 업힐이라고 생각하고 기운을 내기로 한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면 지치는 고로.. 잠시 쉬었다 간다. 조기원님이 지원조 초반부터 배낭에 잔뜩 부식을 넣고 다니는데 거기서 끊임없이 뭔가가 자꾸 나온다. 이박사님이 얼려오신 포도쥬스가 조금씩 녹으면서 맛이 기막히다. 조금씩 홀짝 거리며 먹지만 갈증을 달래기에 그만.. 다음 여름철 라이딩때 꼭 하나씩은 지참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거기에 사진을 찍고만 있는 내가 안스러운지 조기원님이 사진도 하나 찍어주신다. 공식포즈인 V마크 되겠다..
<br>
풀몬티임도 끝자락에 이르니 임도가 없어지고 개활지에 도랑이며 진흙이 더욱 질퍽댄다. 발을 젖게 하기 싫어 진흙길을 타고 지난다. 턱을 두어개 넘으니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끌바라는 심정으로 힘을 쏫아 붓는다. 드디어 마방코스 초입.. 이정도에서 김소장님과 이승상님이 김밥 펼쳐놓고 기다려야 하는데.. 안계신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승상님은 나폴레옹, 김소장님은 그런 이승상님을 추스려 미리 내려왔다고.. 암튼 기다리지 않고 그냥 진행.. 예전에 왔을때 초반 바위가 살벌했던 기억이 있다. 랠리 코스 안내에도 "아무리 잘났어도 끌어라"라고 아름다운 멘트가 있었던 곳.. 마방 초입부터 열심히 끌고 내려간다. 두번째 오는길이지만 끌기를 잘했다는..ㅋㅋ 표식기를 따라 능선을 따라 탄력있게 업다운을 반복하면.. 묘지와 산불감시탑이 있다. 이곳을 지나서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급하디 급한 길을 스키딩을 내며 내려간다. 드디어 로드와 만나게 되는데..
오늘의 마지막 고개인 궁안능선을 통해 빅맥 후반부인 금암산 자락이 멀리 보인다. 헌데.. 왠지 높이가 수월해 보이진 않는다. 왠지 불길한 예감. 고골사거리 부근에 도착하니 길건너에 안내자분이 손짓을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 궁안능선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바닥에 표식기가 여전히 잘되어 있다. 궁안능선입구에 마지막 스티커를 붙여주는 분이 계신다. 한시간이면 도착가능하다고 한다.. "한시간?" 너무 길게 잡은게 아닌가? 야산인듯 싶은데.. 어쨋든 달작찌근한 물 얻어먹고 궁안능선을 오른다. 표식기가 여기부터는 다소 불친절.. 아니 이게 정상이다..ㅋㅋ 표식기보고 가는데 적응되다 보니 없으니 허전한건 사실.. GPS로 방향을 잡고 오른쪽에 외곽순환도로를 끼고 궁안능선을 오른다. 그런데.. 이게 장난 아니다. 중간에 잠시 역방향으로 구부러지다 다시 원래길로 이어지는 곳에서는 길이 끝났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으나 이내 오로지 끌바로만 갈 수 있는 길이 이어지고.. 아마 랠리가운데 거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아주 죽을 지경이다. 기운은 없고. 오후의 태양을 작열하고.. 바람도 거의 없는 빅맥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끝도 없어 보인다. 나의 가장 취약점이 더위에는 꼼짝마라 인지라. 그동안 서늘한 숲길을 잘도 왔는데 이 궁안능선길은 숨쉬기에도 거북한 길이다. 좁은 등산로에, 가파른 경사에, 더위까지 모든 악조건을 고루 갖춘 엔딩이다..ㅋㅋ
빅맨 주능선과 만나기 직전 정상인듯한 곳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몸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게다가 배는 왜이리도 고픈건지.. 오늘 준비해오고도 지원조의 후한 지원덕분에 손도 못대었던 행독식을 꺼내어 든다. 육포를 몇개 씹고.. 호두도 물어본다. 목에 턱 걸리는 것이 넘어가지 않는다. 물을 먹어도 안넘어가고. 아마 살짝 맛이 가기 직전의 상태가 아니었나 싶다. 이어서 올라오는 다른 분들도 투덜거리기는 마찬가지.. 뭐 이런길이 다 있나.. 오디분들은 오래 살겠다는 둥.. 덕담(?)이 한참 오가고..
아직도 눈이 말똥한 장원과 별로 지쳐 보이지 않는 강쇠 이박사님과 뭐 이런 라이딩이 다있나라고 지원나왔다 애먹은 조기원님에게 힘을 얻어가며 다시 힘을 내기로 한다. 빅맥능선에 도달하니 여기부터는 몇군데를 빼면 내리막이다. 큰 바위사이를 잔차를 들고 넘어가면서 장원에게 크게 고함으로 진짜 마지막 내리막이라고 소리치고.. 앞만 바라보고 내려간다. 마지막이 가파르지만 줄줄줄 미끄러지면서 즐겁게 내려온다. 마지막 딴힐에 의식을 집중하며 결국 정수장건너편 출구로 내려온다. 이제 끝난것이다. 앞으로는 도로만 남았다.
3:7에 걸고 마지막 오디담당자분의 안내를 받으며 길동사거리로 달린다. 외곽순환도로 아래 그늘에서 김소장님과 이승상님이 환하게 웃으며 기다린다. 마지막 길에서 만나는 동지라서 더 반갑다. 수박먹고 가자고 하는데.. 완주에 의의를 두긴 했지만 휙휙 지나가는 다른 분들을 보니까 왠지 빨리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양하고 바로 길동사거리까지 진행한다. 왼쪽 클릿신발에 클릿고정나사가 헐거워져 아까부터 헐렁거린다. 다행히 랠리 마지막에 나타난 증상이었다. 그냥 진행한다. 오디매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잔차가 거치대에 빼곡하게 걸려있고 하프코스와 풀코스 완주자분들이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오디쪽에서 찍어주는 기념사진 찍고.. 맥주와 맛난 수육으로 라이딩의 피로를 달랜다. 라이딩내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같이 다닌 모든 분들이 이젠 반가운 얼굴로 다가온다. 이런게 동지애인가 보다. 낮선분들도 동고동락의 과정을 거치면 끈끈해 지는 것이 인지상정.. 다음에 뵈면 더욱 반가울 것 같다. 환하게 웃으시는 이박사님의 모습을 보니 무사히 랠리를 마쳤다는 감흥과.. 모두에게 잊지못할 잔차에 대한 추억을 만들었다는 기쁨이 교차한다. 같이 무사히 완주한 이박사님과 장원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br>
지원조가 없었으면 라이딩이 어땠을까? 이박사님의 질문.. 가긴 갔을텐데 배가 무지 고팠겠죠.. 목도 마르고..ㅋㅋ 완주가 가능했을려나?.. 이건 나의 답변.. 호주머니 털어서 사비로 지원조 설렁탕에 수박에 과일에 차량지원, 아이스박스, 물보급, 오랜 기다림 잠도 설쳐가며 도와주신 김수환님.. 조기원님, 김소장님, 이승상님 정말이지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그 베푼 은혜는 언제고 더크게 돌려 드리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차운전하느라 고생한 나의 내조자 3기반장. 오디매장까지 신응섭님 지원나오신 김양섭님. 라이딩내내 만나서 반가웠던 동반라이더분들.. 출발지에서 기쁨조로 자청하신 신정건님, 이동희님, 김영수님, 권미래님, 정운양님 그외 알샵의 든든한 후원자분들 모두 고마웠습니다.
주최측인 오디바이크 측에도 감사의 말씀드리구요.. 앞으로도 영원히 잔차인에게 싱글랠리의 이정표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2007.05.27 맵매칭 데이타, 트랙로그, 웨이포인트 : 20070527.zip (Ozi Explorer용 전용맵, 트랙로그는 구글맵, 오지익스플로러, GTM모두 가능합니다.)
- 오디랠리 라이딩맵(여기를 클릭시 고해상도 이미지 볼 수 있음. 중간중간 갈림길이나 다른 길표시도 많습니다. 랠리를 위해서가 아니고 남한산성을 중심으로한 선배분들의 라이딩코스 정보도 같이 포함되었습니다.)
<br>
- 랠리진행 고도추이
<br>
5.27일은 오디랠리가 있는 날이다.
5.26일 저녁 11시경에 율동공원주차장에서 모여야 하고..
27일 새벽 1시에 출발하여 당일 낮 오후4시까지 길동사거리 오디샵에 도착해야 하는 랠리다.
26일 하루를 꼬박 준비한다.
오전에 일어나 코스에 대한 내용 다시한번 읽어보고..
낮동안 남은 잔차 정비도 하고..
지도도 다시 확인하고..
PDA를 가져갈까 GPS를 가져갈까 망설이다.. 독도에 유리한 PDA를 가져가기로 한다. 내가 만든 남한산성 지도를 보면서 라이딩 할 수 있는지라 유용할거라는 생각에서 이다. 마젤란 GPS는 임도에 등고선이 자세히 표시되어 있는 기기이긴 하지만.. 맵을 임의대로 만들어서 입력이 안되는 지라 가볍긴해도 싱글코스길이 필요한 오디랠리에서 부족한 듯 싶었다.
간식을 준비한다. 건과류 (말린과일, 호도, 육포)를 섞어서 준비해서 지퍼백에 담아 3개를 만든다. 정성스럽게 3기반장이 준비해 줬는데 사실 라이딩동안 거의 손도 못댔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물통을 가져갈까 물백을 가져갈까 고민하다 결국 물백을 준비한다. 새로산 1.5리터 백이 물이새어 3리터 백을 가져간다. 가방은 소형으로 준비하고 라이트도 새로산 자작공구한 P4 LED하나에 배터리 여분하나를 가져간다. 대략 6시간정도 버닝타임이 확보된다.
낮 5시부터 잠을 청해보지만 결국 3시간여를 뒤척이다. 저녁 8시반정도에 일어난다. 잠이 더이상 오지 않아 남은 준비물을 챙기고 저녁을 먹고나니 11시가 다되어 간다. 이박사님한테 전화가 왔다. 벌써 장원이랑 출발하고 계신다고 한다. 신정건님에게도 전화가 왔는데.. 율동공원에 도착해서 구경중이라고 한다. 내가 제일 늦었다.ㅋㅋ
3기반장이 운전하여 율동공원에 11시반경에 도착하니 차들로 가득하다. 여기저기 잔차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주위는 잔차라이트며 주최측 부스로 환하다.
<br>
차를 주차하여 잔차를 챙기니 기쁨조를 자청하신 분들이 먼저 우리를 반긴다.
감흥이 예전 280같지는 않고 덤덤하기만 하다.. 따로 대회를 위하여 준비한 것이 고작 며칠전 110키로 임도라이딩이었으니.. 몸만들기도 다소 소홀한 것 같기도 하고.. 이박사님은 몇끼를 짜장면만 드시는 식이요법도 한다는데.. 나는 토요일날 두끼를 내리 짜장면을 먹었는데.. 효과가 있을리 없다. 마음만 달래본 것이다..^^
그래도 코스분석은 나름대로 깔끔하게 끝내고 온지라.. 길잃어 먹어 혼란을 겪을 위험은 최소화한다. 작은 가방에 김밥에 물에 파워젤이며 간단한 정비도구를 챙기고 나니 빽빽하다. 무게도 당초 예상보다 다소 무겁고.. 그래도 부피가 크게 줄어든 가방이 위안이 된다. 예전처럼 답사때 무거운 가방을 메고 랠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게 느껴진다.
잔차도 풀샥대신 자출용 하텔을 잘 정비해서 끌고 나왔다. 장원이랑 이박사님은 주위분들에게 빌린 HID를 하나씩 장착하고 나왔는데 내 P4가 왜소해 보이기만 한다. 라이딩내내 HID의 보조를 받아야 하겠다.
멀리 성북쪽에서 새벽까지 기쁨조를 자청하시어 나와주신 신정건님과 이동희님 부부가 일찍 나와서 반겨주셨고.. 500cc오토바이를 끌고 응원을 나와주신 김영수님.. 인근에 사시는 정운양님과 권미래님이 나와주셨다. 모두가 든든한 정신적 지주이신 분들이다. 거기에 오늘 하루 꼬박 지원조를 자청하신 김수환님이 지원차량에 먹을 것이랑 지원물품을 잔뜩 챙기고 나와 계신다. 그런 지원차량에 같이 참여해 주신 조기원님도 보인다.
<br>
집에서 이미 잔뜩 이것저것 먹고 왔지만.. 꺼내놓은 빵을 보니 다시 식욕이 당긴다. 먹고 또 먹는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랠리의 원칙때문이다.
주최측인 오디에서 모이라고 한다. 풀코스 참가자분들이 우르르 운집하고.
<br>
간단하게 출발요령을 전달한 후 출발대인 탄천으로 내려서는 시작점에 이른다.
출발 예정시간을 알리는 멘트가 계속되고 기쁨조 분들에게 고마움의 작별인사를 하고 드디어 출발이다.
<br>
당초 20명씩 잘라서 보내기로 했는데.. 그럴 틈도 없이 모두 하나 둘씩 좁은 출발로를 빠져 나간다. 개천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하게 꺽이고 경사가 있어 속도를 낼 수 없다. 내려오다 보니 뒷쪽에서 소란스러운데.. 아마 누군가 넘어진 모양이다. 신경쓸 겨를 없이 개천을 따라 부드럽게 페달링을 시작한다.
새벽의 탄천로는 수없이 이어지는 잔차의 행렬로 가득하고.. 한사람씩 질서 정연하게 대열은 계속된다. 간간히 좁은 개천로를 위태로이 추월하는 라이더 분들 계신다. 앞서간 일행을 쫒아 가거나, 아님 지나친 승부욕 탓이리라. 출발때 부터 앞에서 출발했어야 할 분이 뒤에서 추월하려니 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었다.
좁은 탄천로를 따라서 계속 진행하다 보니 새벽잠을 안자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젊은 청춘들이 길가에서 술한잔 하다 연호하기도 하고.. 다리 곳곳에 서포터즈이신지 선수들에게 화이팅을 외쳐주신다. 아이쿠 절로 고개가 으쓱..
앞선 라이더분들이 돌발상황에서 친절하게 수신호로 뒤에 전달해주면 모두 자동으로 수신호가 이어진다. 나도 따라서 수신호하고.. 속도줄였다. 기다렸다. 다시출발한다.
좁은 탄천샛강을 빠져나와 좌회전하여 넓은 탄천을 달린다. 주위는 밝고 라이더의 움직임은 점점 분주해 진다. 잔차 차선이 1차로에서 2차로로 확장되었다. 기운이 남는 분들이 이제야 추월을 하기 시작하는데.. 뒤엣분에게 수신호 하고 추월차선을 통해 몇분을 추월한다. 간간히 이박사님과 장원에게 소리로 계신지 확인해 보고..
금새 고골능선 업힐 초입에 도달한다. 첨부터 아예 멜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나무계단을 올라서니 잠시 탈수 있는가 싶더니.. 등산로가 나타난다. 아직 몸이 채 안풀려서 인지 등산로경사에서 출발하려다 옆으로 쿡 넘어진다. 몸이 굳어서 그런가 보다. 다시 추스려 올라가는데 긴장감이 이제서야 한꺼번에 몰려온다. 비틀거리며 잔차 균형을 잡고 본격적인 페달링을 시작한다. 이제부터 랠리가 시작된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많고 등산로는 외길이다. 탄천과 같이 한줄로 오르다 다시 잠시타고.. 거의 끌바로 급한 골안업힐을 올랐다. 사거리가 나오고 타잔능선쪽으로 방향을 잡고서야 다소 인적이 뜸해졌나 싶었는데.. 업힐이 시작되는 구간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정체.. 덕분에 쉬기도 해보는데..
초반 컨디션 때문인지 모두 몸을 사리고 계신다. 나의 전략과 일치..ㅋㅋ
그래도 잠시도 쉬지않고 계속 가야하는 랠리 탬포가 나와 팀원들에게는 부담스럽다.. 특히 장원이는 더 할 것이다. 빡세게 타고 쉬었다가고.. 이런분위기를 기대하진 않았을지.. 오늘 끌바를 하면서 힘들다는 얘기를 처음한다.
타잔능선을 타고가다.. 앞서가신 분들이 일제히 오산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신다. 나는 처음가보는 딴힐.. 초입이 가파르다.. 모두 내려서 끌고가는 분위기.. 사람들과 같이 묻어서 갈때 이런게 좋다. 위험한길은 아예 건너뛴다는..
오산리로 내려와서 법화산 공동묘지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갑자기 라이더분들이 쏘기 시작한다. 싱글길에서 정체를 탈피하려는지 대로를 만나자 물밀듯이 앞서가는 분들이 제끼고.. 추월당하고 한다. 덩달아 열심히 페달질을 해보는데.. 그러던중 앞서가는 여성라이더 한분이 나의 주행방향을 가로지르며 자빠링 하신다. 깜짝놀라 겨우 옆으로 비껴 피해서 스톱했는데.. 넘어진 충격이 상당한 듯 싶다. 손가락에 통증을 호소한다. 일행인 듯한 남자 라이더한분이 오시더니 나에게 눈을 번뜩인다.. 내가 그런게 아닌데.. 그래도 바로 내 바로 앞에서 넘어진 분이라.. 왠지 내가 책임져야 하는지 가슴이 뜨끔.. 여성분 앞에 라이더분을 피하다 넘어졌다고 장황하게 설명드리고.. 아프다는 손가락을 확인하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신다.
안타깝지만 잘 치료하시길 바라면서 일단 인사를 드리고 우리팀은 다시 출발을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김치MTB분들이었고.. 여성라이더분은 다친손을 이끌고 결국 완주를 해내셨다. 거의 드라마틱한 상황.. 도와주시던 남자분과는 라이딩내내 인사를 주고 받으며 반가운 동반자가 되기도 하는데..
용인 천주교 공동묘지로 오르는 초입은 완만하다. 장원이가 새벽로드길을 달리니 몸속의 피로가 가시는 모양이다. 끌바만 아니라면 모두 좋다고 한다. 초입길을 쌩쌩거리며 달리다 구불렁대는 공동묘지 빨래판 업힐이 시작된다. 저단에다 걸고 페달링으로 열심히 저어본다. 생각보다 업힐이 수월하다는 느낌.. 아직 몸이 가진 않았나 보다..
공동묘지 정상을 찍고 무등재쪽으로 어둠을 뚫고 무수히 많은 라이더들의 라이트가 이동한다. 같이 정신없이 따라가지만 지금생각하다 정말 장관이다. 한편으로 너무 쏘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사고날까 아찔하기도 하다. 무등재에서 법화산으로 오르는 초입 철조망길도 끌바다. 법화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아직 사람의 정체는 여전하다. 점점 대열의 폭이 연해지는 듯 하더니 이내 업힐구간에서는 정체가 시작되곤 한다. 이박사님과 내가 정신없이 오는 사이 장원이가 힘들어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너무 쉬지 않고 가기만 하면 두고두고 후회 할 듯 하여 잠시 쉬어 간다. 그사이에 많은 분들이 활기차게 코스를 지나가는데.. 그 힘들이 아직 대단하기만 하다. 역시 풀코스 도전자들의 위세는 당당하기만 하구나..
법화산 정상까지 그다지 오래지 않아 도착하고.. 정상의 감흥을 뒤로 하고 바로 우회전하여 딴힐에 임한다. 시간제한이 있는 랠리이다 보니 초반에 많이 시간을 벌어야 말미때 오히려 쉬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초반에는 거의 쉬지 않고 진행키로 한다. 팀원들도 거기에는 이의가 없는 듯.. 하지만 사람인지라 힘든것은 어쩔 수 없다. 포기할 정도가 아니라면 적당히 체념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오산리로 내려오는 길이후로 두번째 싱글길을 법화산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다. 본격적인 딴힐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준비해간 P4 LED의 광량이 충분치 않아 곳곳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하지만 내가 천천히 가는동안 뒤따라 일렬로 내려오는 다른 분들께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금새 법화산에서 현대연수원 뒷 임도로 180도 꺾이는 지역에 도달이 가까워 졌는데.. 앞서가던 내게 형광표식기 하나가 보인다. 아마 주최측에서 달아 놓은 듯 싶은데.. 준비해간 GPS와 비교하니 예전 답사때 보았던 지역이 아닌데 표식기가 있었다.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아래를 보니 임도아래로 라이트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가 임도로 진입하는 원래 구간인가 보다.. 라고 판단하고 내려가는데 타고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며 내려가는데 표식기가 하나 더 달려 있다. 내려가자 마자 임도이고 우회전인데 왼쪽에서 올라오는 많은 불빛들이 "거기로 오시면 반칙입니다."라고 소리친다.. 이런... 표식기가 잘못된 것이구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몇미터 더 내려가서 오나 여기서 돌아가나 별반 차이는 없을 듯 싶어 조금 돌아오신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현대 연수원 임도를 새벽에 달리는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꿀맛이다. 싱글 끌바와 눈을 부릅뜨고 신경써야 하는 딴힐에 집중하던 내게 임도길은 물만난 고기처럼 반갑기 그지 없었다. 스퍼팅이 가능한 구간에서 부하를 걸어 오르락 내리락 한껏 기분좋게 달린다. 하지만 그 임도길도 잠시.. 무등재로 오르는 물길이 깊이 패인 끌바지역이 다시 나온다. 오늘 끌바에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터라 자동적으로 슬로우모션상태로 진입한다. 잔차의 무게와 다리의 압박을 최소화 하는 포지션을 이미 연습한 상태라 슬금슬금 오르는 끌바가 숨도 가쁘지 않다. 다른 분들이 얘기 들으면 이것도 반칙이라 할지 모른다. 암튼 초반부는 그러했다.
무등재에 오르니 노란색 딱지하나 붙여준다. 기억하기로는 팔십몇번대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30프로 안에 들었다는 기쁨을 앉고 무등재에서 하늘말쪽으로 열심히 딴힐을 한다. 비교적 딴힐이 많아 수월했던 지역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놀란것 중에 하나가 야광표식기이다.. 어두운 딴힐을 혼자 하고 있다보면 무수히 많은 표식기들이 이리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표식기만 따라가면 굳이 독도에 신경쓸 필요없이 라이딩이 가능했다. 연안부부 전씨묘가 나오고 바로 우회전하여.. 사실 사전 답사때에는 전씨묘에서 좌회전해서 계단을 내려가서 다시 로드 업힐을 했던 기억이 있었다. 이번에는 초강대국님의 정성스런 길안내를 사전에 잘 숙지하고 온지라.. 전씨묘에서 우회전으로 가볍게 통과한다. 드디어 사전답사때 다녀간 단대25라는 편의점에서 설레임을 하나 깨물고 간다. 이때까지 몸의 컨디션을 말하자면 나는 신물이 자꾸 넘어와 부담이 되었고, 박사님도 너무 많이 먹고 출발하셔서 부대낀다고 하신다. 장원이는 끌바가 정말 싫다고 되네인다.. 아직 모두 몸상태는 정상인듯..ㅋㅋ 저번 시흥싱글길에 기꺼이 길안내를 해주신 김양섭님의 친구분이신 신응섭님도 오늘 라이딩에 같이 하셨다. 라이딩내내 음식도 같이 나누고 여기서는 설레임도 하나 같이 나눠먹는다. 체력에 기술까지 고루 갖추신 고수이시다.
<br>
단대 25시에서 맛난 설레임을 먹고 다시 원기를 회복하여 출발을 시작하는데.. 출발하자마자 왼쪽 철망이 나있는 능선을 끌고 올라야 한다. 잠시 철망을 따라 가다보면 다시 완만한 싱글 내리막이 이어진다. 그런데 장원이 이승상님께 빌린 HID 배터리 플러그가 빠졌다고 한다. 뒤에서 배터리 플러그를 확인해 줬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고장이 났는데.. 일단 그냥진행키로 하고 내가 뒤에서 불을 밝히고 이어 박사님이 모압으로 재차 앞을 밝힌다. 앞서가는 장원이 자기 그림자에 길이 안보이는지 지그재그로 천천히 내려간다. 일단 복정초등학교 앞으로 가서 박사님이 준비하신 비상LED를 달기로 하고..
긴(속도가 느려 길게 느껴진다.) 딴힐을 하고 나니 복정초교앞이다. 김수환님이 여기서 지원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넘 빨리 온것같다. 전화를 드리니 아직 집이라고 하신다. 판교공원묘지 입구에서 뵙기로 하고 바로 불곡산 능선으로 향한다.
새벽의 시내를 질주하여 멀리 까지 쭉뻗은 사거리를 지날때는 쾌감마져 느껴진다. 단대입구를 지나 큰사거리를 지나고 나니 아파트 입구에서 친절한 길안내분이 방향을 제시해 준다. 어려움 없이 야호능선을 향하는 임도입구에 들어서는데..
사실 출발때 코스가 확정되기전 사전에 돌아본 코스외에 모르는 코스가 제법되었다. 골안길이며, 탄천로이며, 이쪽 대청초교근방은 문외한이라 밤에 가야 한다는 것에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랠리 내내 주어지는 안내 도우미들이 모든 걱정을 일소해 주었다. 사실 능선오르는 길에 이렇게 임도가 있다는 것조차 상상이 안된다. 번듯한 임도길이 능선까지 이어져 있었다. 새벽에 오르는 임도길은 가파르긴 했지만.. 몇번 타고 끌고를 반복하며 오르는데 기분이 좋다. 임도가 끝나는 시점에는 질퍽한 싱글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끌고 오르자니.. 뒤를 보니 이박사님만 보인다. 장원이가 보이지 않는데.. 평상시 같으면 신난다고 타고 올라올 장원이건만 끌바로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타고 오르기를 아예 포기했다. 끌고 겨우 올라오고 있는 장원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앞에서 우리를 이끌고 가야할 젊은피인데..
능선에 올라.. 좌회전하여 조금 오르다 내리다 야광표식기가 무더기로 달려있는 지역에 도달한다. 2004년엔가 랠리때 무더기로 길을 잘못들었다는 야호능선입구에는 역시 친절하게 야광표식기가 무더기로 주렁주렁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다. 쉬지않고 딴힐에 돌입.. 야호능선은 중간중간 작은 오름외에 딴힐이 대부분인 지역.. 이상태로라면 판교공원묘지입구에는 5시반이 안되어 도착할 수 있겠다 싶다. 제일 잘아는 길이라 즐거움도 배가 되는 것 같다. 예전 같으면 여기가 후반구간의 시작이고 금새 라이딩이 종료 될텐데.. 오늘은 1/3정도 지점인 것 같은 느낌이다. 앞에 문형산이 기다리고 있다.
중간에 장원이를 위해 잠시 쉰다. 계속가면 왠지 안될 것 같은 예감.. 장원이 핑계대면서 나도 쉬고 철각이신 이박사님도 한숨돌리는데.. 그사이 많은 라이더분들이 무리지어 지나간다.
<br>
드디어 야호능선을 끝내고 도로를 내려와 좌회전하여 판교공원묘원쪽으로 방향을 잡고 간다. 지원조가 어디쯤 있을까 기웃거리는데.. 아직 보이진 않고.. 입구를 통과해 공원묘원으로 올라간다. 아마 입구근처에 있을 듯 싶다. 공원묘원 입구의 빡빡한 업힐에 페달링을 휘저어 간다. 이미 빡센 부하와는 작별을 고한지라 슬렁슬렁 올라간다. 그래도 이정도에서 이미 힘에 부치기 시작한다.
앞에 김수환님과 조기원님이 보인다. 환한 웃음으로 세명의 라이더를 반겨 주신다. 마침 물도 떨어지고 배도 고파오던 찰라였는데 뭘 잔뜰 풀어 놓는다. 아 푸짐하다. 작년 280에서 지원하면서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타이밍 맞춰서 음식이며 부식장만 하느라 바빴는데.. 이번에는 황송하게도 지원을 받으며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없는 기쁨이다.
그런 지원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신 김수환님과 조기원님이 든든하기만 하다. 수박이며 의학도인 장원이가 쥐나는데 좋다는 바나나며 허겁지겁 먹고.. 파워에이드 두통을 물백에 쏟아붇고 내친김에 파워젤도 하나 섭취한다. 미리미리 든든히 먹어둬야 힘쓸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라이딩으로 체득한 원칙중에 하나..
<br>
든든하게 간식챙기고 문형산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고산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지원조와 잠시 이별을 고한다. 판교공원묘지 가운데로 우뚝 솟은 아스팔트 업힐은 그 위용만으로 주눅들기에 충분하다. 늘 업힐에 임할때 그러하듯 먼 끝단을 한번 바라보고 이내 바닥을 주시하며 한페달링씩 나간다는 것.. 그러다 어느순간 눈아래 펼쳐진 아득한 풍광에 세상은 내것이 된다.
공원묘원업힐을 지그재그로 관광모드로 오르고 나니 우측으로 완만한 갈림길로 진입하라 한다. 사실 갈림길이 아니라면 거의 절벽수준의 업힐이 기다리고 있다. 주최측의 배려에 고마워 해야 하지 싶다.. 그나마 완만해진 콘크리트 포장로를 오르면 문형산으로 가는 능선길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서 저번 답사 라이딩을 떠올린다. 아래로 내려가 거의 유실된 임도를 타고 다시 오르는 길이 끔찍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내려갔던길을 다시 올라왔었는데.. 숨이 껄떡거려 올라오고 나니 싱겁게도 능선으로 왔으면 그냥 도착할 수 있었다. 시행착오를 할 수 없어 능선으로 가는데. 길이 묘지사이로 좁다. 많은 라이더분들이 지나가면 유실될 우려가 있겠다는 걱정을 하는데 몇몇분들은 아래 임도길로 내려간다. 우리는 능선길을 따라 나선다. 장원이는 이미 우리전에 이미 임도로 내려가 버린 상태.. 장원에게 그냥 가라고 말하고 박사님과 나는 능선 만나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장원이와 합류하여 다시 출발.. 장원이 표정이 거의 풀려진 모습이다.. 안타깝지만 고..
문형산으로 오르는 길은 체력이 된다면 타고 오를 수도 있으련만.. 이젠 얕은 업힐도 끌바로 진행한다. 우측 삼성공원묘지를 끼고 능선을 타고 계속 오른다. 타고 갈 수도 있는 구간이 곳곳에 있지만.. 묘지 임도를 지나 싱글에 이르면 여지없이 끌바는 시작된다. 앞서가는 분들 중 힘좋은 팀분들이 타고 쓩쓩오르는데.. 부럽기만 하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넓은 공터가 나오고 헬기장이 눈에 띈다. 앞에는 다시 문형산으로 오르는 껄떡 끌바지역이 기다리고..
<br>
문형산까지 오르는 길은 험하디 험하다. 아마 오늘 랠리구간에서 피하고 싶은 구간중에 꼽으라면 문형산 업힐일 것이다. 결국 일출단을 지나 조금 더 끌바를 하면 드디어 문형산 정상이다. 감흥이고 뭐고 없다. 그냥 바로 두리봉으로 내리 쏴 버린다. 나는 줄곳 앞에서 길 방향을 잡고 이박사님은 장원이를 챙기느라 애를 쓰고 계신다. 뭐 협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친 장원이를 잘 토닥거려 힘들만 하면 잠시 늦추고 다시 당기고 한다. 나도 계속 박사님을 부르고 장원이를 부르면서 대열이 흩어지지 않도록 간격을 유지하면서 딴힐을 한다. 두리봉 정상근처에 도달하면 잠시 오르는 길에 이어 작은 공터가 나온다. 정상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왠지 소박하다. 모두 파워젤 하나씩 입에 물고 빨아 먹는데.. 힘들어 하던 장원이 파워젤 물고 맘의 위안을 얻었나 보다. 밝아 보인다. 사진기 때문인가?
<br>
두리봉에서 고산리로 내려서는 길은 환상적인 딴힐이었다. 일명 마법의 숲이라고 하는데.. 기분좋게 속도도 내면서 갈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마지막 로드로 내려서는 곳에서는 급한 경사로 인해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가 생길 수도 있겠다. 작년 초강대국님이 여기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라이딩내내 고생하셨다는 얘길 들었다. 나도 조심해서 스키딩하면서 내려간다. 좌회전 하여 고산리 방향으로 다시 문형산 임도방향으로 진행한다. 표식은 여전히 훌륭하고 안내자 분들의 모습도 반갑기만 하다. 조금 거슬러 오르고 있으니 큰 공터가 나오고 우리의 지원조이신 김수환님과 조기원님이 보인다. 드디어 아침 식사시간이다. 설렁탕을 마련해 오셨는데.. 먹음직 스럽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후닥닥 해치운다. 장원이가 아직은 맛이 가진 않았나 보다. 장난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br>
소중한 아침을 든든히 하고 문형산 임도를 오른다. 비록 끌바를 해서 오르긴 하지만.. 그 뿌듯함이 남다르다. 고산리 주차장에서 먼저 출발하신 김치MTB분들은 식사도 안하시고 출발하셨다. 이박사님이 놀란 표정이다. 밥도 안먹고 출발하는 다른 동호회분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 뭐 그럴 수도 있겠다는 나의 느긋한 생각.. 다양한 랠리의 상상력이다.
끌고 타고 지리한 문형산임도를 오르다 왼쪽으로 라이더분들이 쉬고 있는 약수터 정자를 끼고 조금더 오르면 주위가 훤하게 조망되는 지역에 도달한다. 한무리의 랠리주자분들이 쉬고 계신다. 몇분은 우측으로 나있는 갈림길로 뚝 떨어지듯이 딴힐을 한다. 이곳이 숨은능선의 시작이다. 덕분에 쉬이 숨은능선입구를 찾은 우리는 쉴틈없이 그냥 바로 내려선다. 숨은 능선을 쉬지 않고 내려가다 묘지가 있는 마지막 부근에 도달하면.. 급한 커브 몇개가 좌측에 깎아지른 축대위에 나 있다. 조심해서 중심을 잡고 돌아가면 다시 포장로로 뚝떨어지는 지역이 있다. 조심해서 내려선다. 기운빠진 상태에서 무심하게 진행하다 이곳에서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으리라..
자.. 강남300골프장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고 중간에 우측으로 난 로드 업힐을 시작한다. 멀리 앞서가는 다른 팀분들이 보이는데.. 아까 봤던 김치MTB분들이다.. 라이딩내내 다시 보고 또보고 몇번을 조우하게 된다. 금새 어설픈 굴다리가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서 시원한 로드 딴힐을 하게 된다.
<br>
정신없이 내리쏘다 보면 왼쪽 직동쪽으로 진입해야 한다. 직동임도를 지나 갈마치 고개로 올라야 하기 때문.. 직동에 도착하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 마찬가지로 안내하시는 분이 친절히도 방향을 잡아주신다. 사실 지도를 펼칠 이유가 없을 정도다. 수월하게 직동임도 업힐을 시작한다. 다리에 힘이 서서히 빠져서 기운을 써서 오르지 못한다. 그냥 무부하 페달링을 한바퀴씩 완성시킨다는 느낌으로 오른다. 힘들면 다시 내려서 걷다가. 다시 타다가를 반복한다. 뒤를 돌아보니 이박사님만 올라오신다. 장원이가 초반 끌바에서 다시 지치고.. 장원이를 기다렸다 가기로 한다. 이박사님은 여유만만이시다. 점점 상태가 좋아져 가는 듯한 므흣한 표정이다. 미스테리한 체력의 소유자이시다..ㅋㅋ
<br>
직동임도에서 결국 끌바의 모습을 포착당하고 마는 장원이.. 그래도 여기까지 온것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 길은 멀었다.. 아직 중반도 안되었기 때문.. 오자마자 쉬자는 얘기도 않고 바로 GO.. 아마 속으로 욕좀 했을 듯 싶다..
<br>
임도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올라가는 방향쪽으로만 간다. 임도가 끝날무렵 가파른 끌바지역이 갈마재 능선까지 이어진다. 아주 진을 뺀다.. 한발씩 전진하여 능선에 오른다. 왼쪽으로 가면 모리아산 기도원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갈마재를 지나게 된다. 모리아산 기도원 익히 들어 무서운 곳이라고 들었다..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랠리 관계상 우측으로 진행.. 이제부터 군데군데 타고 갈 수 있는 지역이 많다. 여기서 장원이 크게 자빠링 한번한다. 우려했던 체력소진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원인일 것이다. 본인 얘기로는 3미터를 날랐다고.. 다소 다리에 부상이 있었으나 팀라이딩에 해가 될까 끝까지 숨겼다는 갸륵한 일화가 후에 전해진다. 나의 부상을 아군에게 알리지 마라.. 장원의 외마디..
이걸로 끝은 아니다.. 다시 갈마재 로드로 가파르게 내려오고.. 다시 이배재 정상을 향해 끌고 타고 오른다. 장원이 드디어 악소리를 낸다. 쉬어 가잔다. 많이 지친 모양이다. 작정을 하고 푹쉬기로 한다. 이배재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그늘에서 취하는 휴식은 꿀맛이다.
<br>
얼마 오르지 않고 내려가는 길이 시작된다. 이배재 고개 로드로 내려가는 길인 것 같다. 계단이 나오고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오른손목이 진작부터 삐어 있어 잔차를 들지 못하고 계단에 퉁퉁거리며 내려간다. 작년 라이더분들 모습보니 멋지게 잔차 메기도 하고 내려가는데.. 이젠 손목에 아예 감각이 없다. 이배재 정상에 지원조 차량과 주최측 분들이 빨간색 스티커를 붙여주고 계신다. 무등재에서 붙였던 노란색 스티커를 확인하고 하나씩 붙이는데 장원이 잔차에 노란색 스티커가 떨어지고 없는 것이다. 순간 사색이 된 장원이.. 나와 이박사님이 우리랑 같이 무등재 통과했다고 설명드리고 겨우 스티커를 붙여서 한숨돌린다. 장원이 표정이 거의 사색이다. 힘든데다.. 노란색 스티커까지 어디로 달아나 버리고.. 산너머 산이다..ㅋㅋ
이배재 정상에는 사람이 많아 바로 로드를 타고 성불사 쪽으로 내려간다. 이배재고개를 내려가는 길은 아스팔트에 빨래판 트래드가 계속 이어져 있다. 잔차에도 그 퉁퉁하는 충격이 전해져 오면서 갓길없는 이배재를 내려온다. 차량 한대가 나를 추월하는데.. 그 속도나 내 속도나 비슷하다. 한참을 내려오니 멀리 나무그늘 아래 낮익은 분들이 보인다. 우리의 든든한 지원조..
장원이 잔차를 열심히 이박사님이 손보시는 동안 난 수박에다 방울토마토를 열심히 입에 우겨넣고.. 물백에 물보충한다. 오늘 3리터짜리 물백에 2/3정도 물을 채워서 출발해서 판교공원묘원에서 다시 파워*이드 2통.. 여기서 다시 물 2/3정도 채워서 출발한다. 거의 4리터를 먹은 셈인데. 해가 나면서 갈증은 더해가는 것 같다. 특히 땀이 많은 나는 더욱 그렇다. 잠시 쉬는 동안 이배재를 내려오는 라이더분들의 딴힐 속도가 매섭다..
<br>
오늘의 지원조 마지막은 장경사입구.. 거기서 김소장님과 이승상님의 동반라이딩 지원을 받기로 하고 다시 성불사로 넘어간다. 여기부터는 조기원님도 마지막 피니쉬까지 동반 라이딩해주기로 하신다. 든든한 지원에 라이딩까지.. 끈끈한 전우애가 가슴을 울린다. 지원조장이신 김수환님을 보내고.. 일행은 성불사 입구에서 기다리는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올라간다. 초반 콘크리트는 예전같으면 타고 올랐을텐데.. 이젠 몇구비 오르면 내려서 끌어야 한다. 기운이 많이 소진되고 다리에 과도하게 힘을 쓰면 쥐가 오려고 경계를 넘나든다.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천천히 성불사를 지나 임도 업힐을 한다. 중간에 완만한 길에서는 1:1로 놓고 한바퀴씩 돌리는 돌돌이 전법을 구사하며 오른다. 그런데.. 이젠 끄는게 더 편한건 왠일일까? 잔차를 타고 페달링이 한계에 온듯하다. 1:1도 무겁게 느껴진다.
<br>
성불사임도를 오르고 나면 능선에 넓은 공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쉬고 계신다. 나무그늘이 시원하다. 후반부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오늘 랠리는 이배재를 기점으로 후반부가 시작된다. 컷오프도 이배재 오전 11시통과로 판정을 한다는데.. 우린 이배재를 9시 30분정도에 통과했다. 그래서 인지 다소 여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마지막 허니비를 넘어서면서 안심해야 할 듯..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 암튼 성불사 임도업힐후 충분히 쉬었다 간다.
<br>
싱글이 다시 시작되고 왠만하면 끌면서.. 사실 두리봉까지 가는길은 계단이 많아 평상시에도 타고 오르기가 수월치 않다. 특히 마지막 두리봉정상 직전은 극악의 끌바지역이다.. 뒤에서 그나마 장원이 걱정을 조기원님께 덜어놓고 앞에서 겨우 간다. 항상 놀라운건 5학년중반이신 박사님이 지친기색없이 나란히 잘 가고 계시다는 점. 이젠 내가 서서히 몸이 가고 있는 듯 싶다. 하지만.. 죽을만 하면 다시 힘보충을 하게해주는 것이 긴 딴힐.. 두리봉 정상도 어김없이 거기 있었다. 정상의자가 오늘따라 왜그린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그런데.. 여성라이더분이 한분 올라와 계신다. 덩치도 좋으신 분인데 그 막강체력이 놀랍니다. 박사님과 내가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자니.. 장원과 조기원님이 올라온다. 뭐 장원의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끌바가 싫다는데..ㅋ
하프써킷은 라이딩할때 늘 허니비에 이어 딴힐의 즐거움을 주는 코스다. 초반 나무 그루터기가 노출된 곳은 늘 주의해야 한다.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그루터기가 보란듯이 코스를 가로질러 비스듬하게 노출되어 있다. 비껴가다 잠시 미끌.. 다시 중심잡고 내려간다. 뒤에 일행에게 조심하라고 소리치고.. 진행하다 보면 바위하나가 크랭크를 정확히 가격할 수 있는 모양새로 나와있는 곳도 있다. 가볍게 잔차에서 내려 들고 통과.. 뒤에 분들께 주의사항 전달하고.. 능선을 넘는 임도와 잠시 만나는 곳에 조심스레 내려와 반대편 싱글로 넘어간다. 잠시 기다려 일행과 다시 합류하여 진행한다. 업힐하면서 힘들었던 몸을 시원한 딴힐로 달래고 나니 어느새 도로가 나온다. 이젠 남한산성 도로업힐이다.
기어비를 무겁게 할 수도 없다. 다리만 걸쳐서 돌아갈 정도로 가볍게하고 휘휘 내어 젓는다. 갓길이 부족한 로드업힐이라 부담스럽지만 나무그늘이 있어 더위는 가려준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만.. 급하지 않은 로드 경사를 잘도 오른다. 아직은 몸이 완전히 간건 아닌 듯.. 아니면 아까 하프써킷 딴힐덕택인지.. 기분은 좋다. 일방통행로로 바뀌는 지점에 이르니 소사엠티비 참길님께서 쉬고 계신다. 라이딩 출발때 부터 수도 없이 만나는 반가운 분중에 한분이다. 인터넷상이지만 내가 도움받은 것을 어찌 말로 할 것인가? 맘속으로 늘 고마워하고.. 오늘 몇번 뒤따라 가면서 느낀점.. 라이딩 기술이 대단하신 분이다. 고수분은 역시 틀리다는.. 우리일행도 일방통행이 시작되는 시점의 그늘에서 쉬기로 한다. 김수환님한테 전화가 왔다. 장경사 입구 삼거리에서 100미터만 올라오면 지원조가 기다린다고..
장경사 입구까지 열심히 다시 올라 입구로 진입해서 100미터라는 얘기인데.. 수환님의 말을 잘못해석하여 남한산성쪽으로 100미터인줄 알고 그냥 오른다. 뒤에서 이박사님이 잘못갔다고 소리친다. 나는 맞다고 소리치고..ㅋㅋ 결국 다시 그길을 내려와야 했다. 나로인해 약 예닐곱명의 라이더분들이 100미터 정도 나폴레옹되었다..ㅋㅋ
장경사로 오르다 힘에 부쳐 잔차를 끌게 된다. 반가운 분들이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김소장님, 이승상님, 지원조장님이시다.. 그늘에 마련된 지원장소가 아늑하다. 이승상님이 포도주스를 주신다. 시원하다고.. 정말 시원하다. 감로수가 이런것이었구나.. 다시 물을 보충하고(6리터째 먹고 있는거다..^^) 김수환님이 오늘의 마지막 지원임을 알려준다. 눈물나게 고맙다.. 11시 35분.. 점심을 먹기에는 다소 애매한 시간 준비해온 김밥을 지원조가 허니비까지 같이 라이딩하면서 날라 주기로 하고 출발한다.
<br>
장경사쪽으로 오르다 왼쪽으로 싱글 끌바지역이 시작된다. 동장대암문까지 끌고 또 끈다. 끌바도 하도 하니 이제 지치기 시작한다. 다리를 하나씩 옮겨놓는 동작이 더디게 진행된다. 아직 숨은 고른데.. 기운이 영없다. 동장대암문까지 겨우 올라서 벌봉암문까지 수월하게 진행한다. 오늘 내내 그리웠던 허니비를 탄다. 긴장을 늦추지는 않았지만 몇번 타보지 못했지만 허니비의 부드러운 딴힐은 언제나 정겹다. 일요일이라 등산객분에게 연신 미안하다는 말씀을 던지며 섬말로 갈라지는 지역까지 열심히 간다. 오늘 제일 고민되는 갈림길중에 하나가 이 섬말 갈림길이었다. 예전 허니비를 타면서 갈림길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간지라 과연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GPS를 계속 주시하면서 가는데.. 갈림에 몇분이 이미 계셨다.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바로 3미터가서 다시 오른쪽이라는 초강대국님의 설명 그대로였다. 표식기가 눈에 띄지 않아 앞에 계신분들중 몇분은 우회전못하고 직진하여 내려가버리셨다고 하는데.. 안타깝지만 우리도 초행이지만 길안내에 나온 내용을 봐서는 이곳이 섬말갈림길임을 알려드리고 우리는 그대로 우회전하여 내려간다. 예상이 맞았다. 이미 많은 타이어 자욱이 서려 있었고 그 자욱이 갈수록 더 선명해 지는 느낌이다. 중간중간 표식기에 의존하고 섬말로 거의 내려가는데.. 공교롭게 내가 제일 앞장을 서고 우리팀과 다른팀분들까지 안내를 하는 형국이 되었다. 기운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은데.. 업힐에서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래서인지 다소 지치는데..
마장이길로 갈라지는 곳에 이르니 안내자원봉사자 분들인지 모르지만 여러분이 쉬고 계셨다. 친절하게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알려주시고.. 휴.. 코스가 이렇게 고민없이 수월해도 되는지.. 어쩐지 랠리 같지 않다. 그냥 주어진 떡을 맛나게 먹고 다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최측이 너무 많이 배려를 해 놓은 것 같다.ㅎㅎ 마장이길 마지막에 급한 몇구비를 내려서서 도로로 나와서 어디로 갈까 GPS를 보려는데 옆에서 쉬고 계신 지원조께서 이쪽이라고 알려주신다.
자동이다..ㅋㅋ 안내원이 없는 길은 도로바닥을 보면 답이 있다. 노란색 페인트로 칠해놓은 화살표가 왜그리도 정겹던지.. 제일 앞에서 팀원들과 다른 라이더분을 마치 내가 데리고 안내하는 착각마져 든다. 사실 화살표만 따라가는데..
산곡기도원입구까지 도달해서 기도원쪽으로 진행하지 말고 좌회전한다. 조금더 진행하다보면 앞에는 굵은 밧줄로 뒤에는 쇠사슬 한줄로로 가로막혀진 입도입구가 보인다. 이곳이 풀몬티임도 되겠다. 철조망을 넘어 임도로 진입하는데.. 이곳이 계곡이라 물이 많고 습하다. 임도 또한 정비를 자주 하진 않은 듯 나즈막한 수풀이 우거져 있다. 하지만 싱글에 비하면 양반길인지라.. 질퍽거리면서 낮은기어로 천천히 오른다. 이곳을 오르면 객산바로 아래 마방넘어가는 능선이다. 거의 마지막 업힐이라고 생각하고 기운을 내기로 한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면 지치는 고로.. 잠시 쉬었다 간다. 조기원님이 지원조 초반부터 배낭에 잔뜩 부식을 넣고 다니는데 거기서 끊임없이 뭔가가 자꾸 나온다. 이박사님이 얼려오신 포도쥬스가 조금씩 녹으면서 맛이 기막히다. 조금씩 홀짝 거리며 먹지만 갈증을 달래기에 그만.. 다음 여름철 라이딩때 꼭 하나씩은 지참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거기에 사진을 찍고만 있는 내가 안스러운지 조기원님이 사진도 하나 찍어주신다. 공식포즈인 V마크 되겠다..
<br>
풀몬티임도 끝자락에 이르니 임도가 없어지고 개활지에 도랑이며 진흙이 더욱 질퍽댄다. 발을 젖게 하기 싫어 진흙길을 타고 지난다. 턱을 두어개 넘으니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끌바라는 심정으로 힘을 쏫아 붓는다. 드디어 마방코스 초입.. 이정도에서 김소장님과 이승상님이 김밥 펼쳐놓고 기다려야 하는데.. 안계신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승상님은 나폴레옹, 김소장님은 그런 이승상님을 추스려 미리 내려왔다고.. 암튼 기다리지 않고 그냥 진행.. 예전에 왔을때 초반 바위가 살벌했던 기억이 있다. 랠리 코스 안내에도 "아무리 잘났어도 끌어라"라고 아름다운 멘트가 있었던 곳.. 마방 초입부터 열심히 끌고 내려간다. 두번째 오는길이지만 끌기를 잘했다는..ㅋㅋ 표식기를 따라 능선을 따라 탄력있게 업다운을 반복하면.. 묘지와 산불감시탑이 있다. 이곳을 지나서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급하디 급한 길을 스키딩을 내며 내려간다. 드디어 로드와 만나게 되는데..
오늘의 마지막 고개인 궁안능선을 통해 빅맥 후반부인 금암산 자락이 멀리 보인다. 헌데.. 왠지 높이가 수월해 보이진 않는다. 왠지 불길한 예감. 고골사거리 부근에 도착하니 길건너에 안내자분이 손짓을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 궁안능선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바닥에 표식기가 여전히 잘되어 있다. 궁안능선입구에 마지막 스티커를 붙여주는 분이 계신다. 한시간이면 도착가능하다고 한다.. "한시간?" 너무 길게 잡은게 아닌가? 야산인듯 싶은데.. 어쨋든 달작찌근한 물 얻어먹고 궁안능선을 오른다. 표식기가 여기부터는 다소 불친절.. 아니 이게 정상이다..ㅋㅋ 표식기보고 가는데 적응되다 보니 없으니 허전한건 사실.. GPS로 방향을 잡고 오른쪽에 외곽순환도로를 끼고 궁안능선을 오른다. 그런데.. 이게 장난 아니다. 중간에 잠시 역방향으로 구부러지다 다시 원래길로 이어지는 곳에서는 길이 끝났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으나 이내 오로지 끌바로만 갈 수 있는 길이 이어지고.. 아마 랠리가운데 거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아주 죽을 지경이다. 기운은 없고. 오후의 태양을 작열하고.. 바람도 거의 없는 빅맥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끝도 없어 보인다. 나의 가장 취약점이 더위에는 꼼짝마라 인지라. 그동안 서늘한 숲길을 잘도 왔는데 이 궁안능선길은 숨쉬기에도 거북한 길이다. 좁은 등산로에, 가파른 경사에, 더위까지 모든 악조건을 고루 갖춘 엔딩이다..ㅋㅋ
빅맨 주능선과 만나기 직전 정상인듯한 곳에서 한참을 앉아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몸의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게다가 배는 왜이리도 고픈건지.. 오늘 준비해오고도 지원조의 후한 지원덕분에 손도 못대었던 행독식을 꺼내어 든다. 육포를 몇개 씹고.. 호두도 물어본다. 목에 턱 걸리는 것이 넘어가지 않는다. 물을 먹어도 안넘어가고. 아마 살짝 맛이 가기 직전의 상태가 아니었나 싶다. 이어서 올라오는 다른 분들도 투덜거리기는 마찬가지.. 뭐 이런길이 다 있나.. 오디분들은 오래 살겠다는 둥.. 덕담(?)이 한참 오가고..
아직도 눈이 말똥한 장원과 별로 지쳐 보이지 않는 강쇠 이박사님과 뭐 이런 라이딩이 다있나라고 지원나왔다 애먹은 조기원님에게 힘을 얻어가며 다시 힘을 내기로 한다. 빅맥능선에 도달하니 여기부터는 몇군데를 빼면 내리막이다. 큰 바위사이를 잔차를 들고 넘어가면서 장원에게 크게 고함으로 진짜 마지막 내리막이라고 소리치고.. 앞만 바라보고 내려간다. 마지막이 가파르지만 줄줄줄 미끄러지면서 즐겁게 내려온다. 마지막 딴힐에 의식을 집중하며 결국 정수장건너편 출구로 내려온다. 이제 끝난것이다. 앞으로는 도로만 남았다.
3:7에 걸고 마지막 오디담당자분의 안내를 받으며 길동사거리로 달린다. 외곽순환도로 아래 그늘에서 김소장님과 이승상님이 환하게 웃으며 기다린다. 마지막 길에서 만나는 동지라서 더 반갑다. 수박먹고 가자고 하는데.. 완주에 의의를 두긴 했지만 휙휙 지나가는 다른 분들을 보니까 왠지 빨리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양하고 바로 길동사거리까지 진행한다. 왼쪽 클릿신발에 클릿고정나사가 헐거워져 아까부터 헐렁거린다. 다행히 랠리 마지막에 나타난 증상이었다. 그냥 진행한다. 오디매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잔차가 거치대에 빼곡하게 걸려있고 하프코스와 풀코스 완주자분들이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오디쪽에서 찍어주는 기념사진 찍고.. 맥주와 맛난 수육으로 라이딩의 피로를 달랜다. 라이딩내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같이 다닌 모든 분들이 이젠 반가운 얼굴로 다가온다. 이런게 동지애인가 보다. 낮선분들도 동고동락의 과정을 거치면 끈끈해 지는 것이 인지상정.. 다음에 뵈면 더욱 반가울 것 같다. 환하게 웃으시는 이박사님의 모습을 보니 무사히 랠리를 마쳤다는 감흥과.. 모두에게 잊지못할 잔차에 대한 추억을 만들었다는 기쁨이 교차한다. 같이 무사히 완주한 이박사님과 장원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br>
지원조가 없었으면 라이딩이 어땠을까? 이박사님의 질문.. 가긴 갔을텐데 배가 무지 고팠겠죠.. 목도 마르고..ㅋㅋ 완주가 가능했을려나?.. 이건 나의 답변.. 호주머니 털어서 사비로 지원조 설렁탕에 수박에 과일에 차량지원, 아이스박스, 물보급, 오랜 기다림 잠도 설쳐가며 도와주신 김수환님.. 조기원님, 김소장님, 이승상님 정말이지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그 베푼 은혜는 언제고 더크게 돌려 드리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차운전하느라 고생한 나의 내조자 3기반장. 오디매장까지 신응섭님 지원나오신 김양섭님. 라이딩내내 만나서 반가웠던 동반라이더분들.. 출발지에서 기쁨조로 자청하신 신정건님, 이동희님, 김영수님, 권미래님, 정운양님 그외 알샵의 든든한 후원자분들 모두 고마웠습니다.
주최측인 오디바이크 측에도 감사의 말씀드리구요.. 앞으로도 영원히 잔차인에게 싱글랠리의 이정표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2007.05.27 맵매칭 데이타, 트랙로그, 웨이포인트 : 20070527.zip (Ozi Explorer용 전용맵, 트랙로그는 구글맵, 오지익스플로러, GTM모두 가능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