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정병호 님께서 올리신 글의(7561) 일부분에(태기산 코스에 불만을 가진 분들을 비판한 대목) 자극받아 뒤늦게나마 후기 아닌 후기를 올립니다.
“설사 아예 길이 없는 곳으로 설정이 된다 하더라도 그게 랠리 코스면 그냥 가는 겁니다. 코스에 불만을 가지려면 참가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코스 설계에서 기준은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병호 님이 태기산 코스에 불만을 가진 분들을 비판한 대목 중-
돌베개님과 함께 태기산 능선의 정상에 올랐을 때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먼저 앞서 올라 간 여섯 분(소사 MTB 다섯 분과 잠수함 님)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고, 군 부대가 주둔한 건물이 보이던 산 정상도, 바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다가 온 구름이 커튼을 치듯 어느새 가려져 버렸습니다.
지도를 펼치니 16번 루트에서 태기산 정상의 군부대로 올라가는 길은 하나 밖에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 침목계단 길일까 아니면 또 다른 길이 있는 걸까, 지도상 표기로는 올라가는 길이 바로 임도에서 등산로로 이어지는 걸로 보아 저 멀리 보이는 임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침목 계단 길 뿐인데 하지만 도상의 표기와는 뭔가 불일치한 것 같고, 게다가 입구에는 민간인 출입을 금하는 경고 표지판이 떡 하니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할 수없이 출발 전에 나누어 준 쪽지로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먼저 전화한 바이크홀릭님의 전화기는 꺼져있었고 다른 분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엔 다행히 받았습니다.
나 - “ 저~, 지금 태기산 능선 정상의 침목계단 입구에 있습니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이 침목 계단 길로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입구에 민간인 출입을 금하는 경고성 표지판이 있는데 사전에 올라가도 된다고 군부대와 이야기가 되어 있습니까? 괜찮습니까? ”
진행요원 - “아니 그 쪽 말구요. KT 중계소 탑 건너편으로 올라가세요.”
태기산 정상 능선에 가 보신 들은 제가 이미 그 곳을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까지도 이분이 진행요원인데 이곳 지리를 모를거라고는 언감생신 생각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나 - “아니, 능선 정상에 삐죽 쏟아있는 이 안테나 탑 말을 말하나요.”
(능선 정상에는 또 하나의 안테나 탑이 서있다.)
진행요원 - “왜 거기 송신탑 하나 있잖아요. 그 맞은 편 길로 올라가세요.”
이분이 이곳에 와 보신 분이라면, 저와의 통화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제가 이미 어디 쯤 위치 해 있는지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포장도로 정상에 있는 KT 중계소 중계소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더 이상 이분과의 대화는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능선정상에도 안테나 탑이 하나 있었고, 혹 이 탑을 말하는가 싶어 부근도 살펴보았지만 그 쪽에는 길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땀에 흠뻑 젖은 채 이렇게 엄청난 바람이 부는 능선 정상에, 20 여 분간 이상 노출되어 있었습니다.(올라 본 분은 아시겠지만 능선에는 바람을 피할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온 것이 하이포서미아(저 체온 증)였습니다.
처음엔 이빨이 부딪히더니 나중엔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하면서 말은 점점 어눌해지고, 여기서 저의 랠리는 끝났습니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계속 갔었더라면 아마도...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전화로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처음에 차량부족을 이유로 마지막 피트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기를 요구했습니다.(지금 생각해봐도 저 체온 증으로 떨고 있는 사람에게 강한 바람을 안고 계속 다운 힐을 해 어떻게 마지막 피트까지 내려오라고 했는지 그 부분은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럼 119라도 좀 불러달라고 부탁을 했었고 그제서야 올라 갈 테니 도로까지는 내려 올 수 있는지 물어 왔습니다. 그리고 거기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하이포서미아에 걸린 저를 처리한 그분은 솜씨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젖은 옷을 빨리 갈아입던지 아니면 바람이 덜 한 안부로 내려갔었어야 했지만, 길을 찾는 데만 온 신경을 빼앗기는 탓에 그만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이었습니다. 기본을 깜빡한 어처구니없는 불찰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애시당초 정상에 티켓이 없다는 사실을(구조가 되어 청태산 휴양림으로 돌아 온지 한참 후에서야) 비로소 알았을 적에는 너무나 허탈했었습니다. 랠리에 참가한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전혀 없지만서도요)
태기산에서 저와 통화를 나누었던 분은 정상에 티켓이 없다는 언급은 일체 없었고 뭐가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정작 티켓은 출발 전 주최측에서 말한 정상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영 엉뚱한 곳에 있었고, 그것도 지나가는 차에 짓 밟혀 온통 흩어져 있었다는 말을 나중에 다른 분들을 통해 들었습니다.
그럼 앞서 간 소사MTB의 다섯 분은 어떻게 알고서 군부대가 있는 정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낙수대쪽으로 바로 갈 수 있었으며, 잠수함님과 돌베개님 그리고 제가 하이포서미아로 태기산을 내려 갈 쯤 올라오신 몇 분들을 제외한(출발 전에 말 한 대로의 코스, 즉 군부대가 있는 태기산 정상을 올랐던 분은 잠수함님이 유일하고 제가 저 하이포서미아로 내려갈 쯤 올라오신 몇 분과 돌베개님은, 티켓이 없음을 확인하고 정상에서 내려오던 잠수함님을 만나서 다행히도 헛고생을 덜하고 낙수대쪽으로 그냥 내려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분들은 또 어떻게 낙수대 쪽으로 바로 내려 갈 수가 있었는지 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모릅니다.
“설사 아예 길이 없는 곳으로 설정이 된다 하더라도 그게 랠리 코스면 그냥 가는 겁니다. 코스에 불만을 가지려면 참가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코스 설계에서 기준은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병호 님이 태기산 코스에 불만을 가진 분들을 비판한 대목 중-
정병호님! 길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길이 사라져 버려도 갈 수 있는 곳인지, 아니면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인지 코스 셋팅을 한 분은 그것을 미리 경험 답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음날 코스를 달릴 자격을 상실한지라 진행요원 몇 분들과 이번 코스는 어떤 과정으로 또 누가 만들었는지 이것저것 몇 가지를 여쭈면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몇 분들에게 들은 것을 종합해 보면, 코스 셋팅을 한 분은 직접 전 코스를 경험하면서 그 경험을 기반으로 셋팅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듣기론 태기산 코스는 몇 년 전에 있었던 장병호님의 경험에 기반 한 것이라고 듣기도 했습니다. (물론 헛소문일수도 있습니다. 아니라면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엔 말입니다. 적어도 이 정도의 랠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체력과 라이딩 경력의 단계를 객관적으로 나누어(상,중,하), 그 나뉜 3명을 한 팀으로 최소한 두 팀은 만들어, 전 구간을 주어진 시간 내에 직접 리허설을 해보면서 그 결과를 기반으로 코스를 셋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답을 알고 있어야 시험문제를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쯤은 되어야, ‘아예 길이 없는 곳으로 설정이 된다하더라도 그게 랠리 코스면 그냥 가는 겁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 말은 주최 측이 아닌 장병호님의 개인 의견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아직까지 바이크홀릭님은 이번 랠리에 관한 어떠한 공식적인 언급도 없습니다.)
그리고 참가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불만을 토 할 수가 있겠습니까? 요리도 먹어봐야 평을 하는 것처럼 참가를 해봐야 불만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강원도의 새벽에, 어떤 분은 꽤나 멀리서, 또 저마다의 능력 만큼에 비례한 위험성을 안고서 모였습니다. 오직 랠리를 주최한 분의 말을 믿고 모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말은 점점 틀려지고 신뢰성도 덩달아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만이 있는 분이 어찌 없겠습니까? 어떤 분들에 한해 불만은 자연스런 것 입니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것은 이 불만이 주최 측만을 겨냥한 것 도 아니란 사실입니다. 정병호님처럼 어떤 부분에 한해 스스로 반성하시는 분도 계시지 않습니까?
불만이 구체성을 가지는 성의를 보이면 비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판에 대한 포용력이 없다면 앞으로 차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와일드바이크 랠리’에 대해선 더 이상 기대 할 것이 무엇 더 있겠습니까?
그리고 코스설계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그 만큼 더 주최 측의 치밀한 준비를 기대하는 것이고 또 그 믿음하에 사인까지 했었던 것입니다. 선무당에게 귀중한 목숨을 맡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번 ‘와일드바이크 랠리’가 별다른 인명 사고 없이 끝난 것은 주최 측의 공이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바이크홀릭님은 참으로 복이 많으신 분 같기도 하고요.
완주라는 자기만족 외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는 높은 격을 가진 랠리의 뒤안길에서 차분히 그리고 치밀하게 움직이면서, 그 결과는 오직 무상의 권위 뿐 인, 대한민국 최고의 자전거 사이트 ‘와일드바이크’ 를 기대합니다. 바이크홀릭님 그리고 진행을 도우신 많은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설사 아예 길이 없는 곳으로 설정이 된다 하더라도 그게 랠리 코스면 그냥 가는 겁니다. 코스에 불만을 가지려면 참가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코스 설계에서 기준은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병호 님이 태기산 코스에 불만을 가진 분들을 비판한 대목 중-
돌베개님과 함께 태기산 능선의 정상에 올랐을 때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먼저 앞서 올라 간 여섯 분(소사 MTB 다섯 분과 잠수함 님)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고, 군 부대가 주둔한 건물이 보이던 산 정상도, 바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다가 온 구름이 커튼을 치듯 어느새 가려져 버렸습니다.
지도를 펼치니 16번 루트에서 태기산 정상의 군부대로 올라가는 길은 하나 밖에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 침목계단 길일까 아니면 또 다른 길이 있는 걸까, 지도상 표기로는 올라가는 길이 바로 임도에서 등산로로 이어지는 걸로 보아 저 멀리 보이는 임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침목 계단 길 뿐인데 하지만 도상의 표기와는 뭔가 불일치한 것 같고, 게다가 입구에는 민간인 출입을 금하는 경고 표지판이 떡 하니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할 수없이 출발 전에 나누어 준 쪽지로 전화를 해 보았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먼저 전화한 바이크홀릭님의 전화기는 꺼져있었고 다른 분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번엔 다행히 받았습니다.
나 - “ 저~, 지금 태기산 능선 정상의 침목계단 입구에 있습니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이 침목 계단 길로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입구에 민간인 출입을 금하는 경고성 표지판이 있는데 사전에 올라가도 된다고 군부대와 이야기가 되어 있습니까? 괜찮습니까? ”
진행요원 - “아니 그 쪽 말구요. KT 중계소 탑 건너편으로 올라가세요.”
태기산 정상 능선에 가 보신 들은 제가 이미 그 곳을 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까지도 이분이 진행요원인데 이곳 지리를 모를거라고는 언감생신 생각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나 - “아니, 능선 정상에 삐죽 쏟아있는 이 안테나 탑 말을 말하나요.”
(능선 정상에는 또 하나의 안테나 탑이 서있다.)
진행요원 - “왜 거기 송신탑 하나 있잖아요. 그 맞은 편 길로 올라가세요.”
이분이 이곳에 와 보신 분이라면, 저와의 통화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제가 이미 어디 쯤 위치 해 있는지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포장도로 정상에 있는 KT 중계소 중계소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았을 텐데, 더 이상 이분과의 대화는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능선정상에도 안테나 탑이 하나 있었고, 혹 이 탑을 말하는가 싶어 부근도 살펴보았지만 그 쪽에는 길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땀에 흠뻑 젖은 채 이렇게 엄청난 바람이 부는 능선 정상에, 20 여 분간 이상 노출되어 있었습니다.(올라 본 분은 아시겠지만 능선에는 바람을 피할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온 것이 하이포서미아(저 체온 증)였습니다.
처음엔 이빨이 부딪히더니 나중엔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하면서 말은 점점 어눌해지고, 여기서 저의 랠리는 끝났습니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계속 갔었더라면 아마도...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전화로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처음에 차량부족을 이유로 마지막 피트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기를 요구했습니다.(지금 생각해봐도 저 체온 증으로 떨고 있는 사람에게 강한 바람을 안고 계속 다운 힐을 해 어떻게 마지막 피트까지 내려오라고 했는지 그 부분은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럼 119라도 좀 불러달라고 부탁을 했었고 그제서야 올라 갈 테니 도로까지는 내려 올 수 있는지 물어 왔습니다. 그리고 거기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하이포서미아에 걸린 저를 처리한 그분은 솜씨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젖은 옷을 빨리 갈아입던지 아니면 바람이 덜 한 안부로 내려갔었어야 했지만, 길을 찾는 데만 온 신경을 빼앗기는 탓에 그만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이었습니다. 기본을 깜빡한 어처구니없는 불찰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애시당초 정상에 티켓이 없다는 사실을(구조가 되어 청태산 휴양림으로 돌아 온지 한참 후에서야) 비로소 알았을 적에는 너무나 허탈했었습니다. 랠리에 참가한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전혀 없지만서도요)
태기산에서 저와 통화를 나누었던 분은 정상에 티켓이 없다는 언급은 일체 없었고 뭐가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정작 티켓은 출발 전 주최측에서 말한 정상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영 엉뚱한 곳에 있었고, 그것도 지나가는 차에 짓 밟혀 온통 흩어져 있었다는 말을 나중에 다른 분들을 통해 들었습니다.
그럼 앞서 간 소사MTB의 다섯 분은 어떻게 알고서 군부대가 있는 정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낙수대쪽으로 바로 갈 수 있었으며, 잠수함님과 돌베개님 그리고 제가 하이포서미아로 태기산을 내려 갈 쯤 올라오신 몇 분들을 제외한(출발 전에 말 한 대로의 코스, 즉 군부대가 있는 태기산 정상을 올랐던 분은 잠수함님이 유일하고 제가 저 하이포서미아로 내려갈 쯤 올라오신 몇 분과 돌베개님은, 티켓이 없음을 확인하고 정상에서 내려오던 잠수함님을 만나서 다행히도 헛고생을 덜하고 낙수대쪽으로 그냥 내려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분들은 또 어떻게 낙수대 쪽으로 바로 내려 갈 수가 있었는지 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모릅니다.
“설사 아예 길이 없는 곳으로 설정이 된다 하더라도 그게 랠리 코스면 그냥 가는 겁니다. 코스에 불만을 가지려면 참가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코스 설계에서 기준은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병호 님이 태기산 코스에 불만을 가진 분들을 비판한 대목 중-
정병호님! 길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길이 사라져 버려도 갈 수 있는 곳인지, 아니면 도저히 갈 수 없는 곳인지 코스 셋팅을 한 분은 그것을 미리 경험 답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음날 코스를 달릴 자격을 상실한지라 진행요원 몇 분들과 이번 코스는 어떤 과정으로 또 누가 만들었는지 이것저것 몇 가지를 여쭈면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몇 분들에게 들은 것을 종합해 보면, 코스 셋팅을 한 분은 직접 전 코스를 경험하면서 그 경험을 기반으로 셋팅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듣기론 태기산 코스는 몇 년 전에 있었던 장병호님의 경험에 기반 한 것이라고 듣기도 했습니다. (물론 헛소문일수도 있습니다. 아니라면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엔 말입니다. 적어도 이 정도의 랠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체력과 라이딩 경력의 단계를 객관적으로 나누어(상,중,하), 그 나뉜 3명을 한 팀으로 최소한 두 팀은 만들어, 전 구간을 주어진 시간 내에 직접 리허설을 해보면서 그 결과를 기반으로 코스를 셋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답을 알고 있어야 시험문제를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쯤은 되어야, ‘아예 길이 없는 곳으로 설정이 된다하더라도 그게 랠리 코스면 그냥 가는 겁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 말은 주최 측이 아닌 장병호님의 개인 의견이긴 하지만요. 그리고 아직까지 바이크홀릭님은 이번 랠리에 관한 어떠한 공식적인 언급도 없습니다.)
그리고 참가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불만을 토 할 수가 있겠습니까? 요리도 먹어봐야 평을 하는 것처럼 참가를 해봐야 불만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강원도의 새벽에, 어떤 분은 꽤나 멀리서, 또 저마다의 능력 만큼에 비례한 위험성을 안고서 모였습니다. 오직 랠리를 주최한 분의 말을 믿고 모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말은 점점 틀려지고 신뢰성도 덩달아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만이 있는 분이 어찌 없겠습니까? 어떤 분들에 한해 불만은 자연스런 것 입니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것은 이 불만이 주최 측만을 겨냥한 것 도 아니란 사실입니다. 정병호님처럼 어떤 부분에 한해 스스로 반성하시는 분도 계시지 않습니까?
불만이 구체성을 가지는 성의를 보이면 비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판에 대한 포용력이 없다면 앞으로 차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와일드바이크 랠리’에 대해선 더 이상 기대 할 것이 무엇 더 있겠습니까?
그리고 코스설계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그 만큼 더 주최 측의 치밀한 준비를 기대하는 것이고 또 그 믿음하에 사인까지 했었던 것입니다. 선무당에게 귀중한 목숨을 맡길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번 ‘와일드바이크 랠리’가 별다른 인명 사고 없이 끝난 것은 주최 측의 공이 아니라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바이크홀릭님은 참으로 복이 많으신 분 같기도 하고요.
완주라는 자기만족 외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는 높은 격을 가진 랠리의 뒤안길에서 차분히 그리고 치밀하게 움직이면서, 그 결과는 오직 무상의 권위 뿐 인, 대한민국 최고의 자전거 사이트 ‘와일드바이크’ 를 기대합니다. 바이크홀릭님 그리고 진행을 도우신 많은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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