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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 2일차(고통스런 임도에서 만항재까지)

신바람2008.07.20 17:01조회 수 3092추천 수 3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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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 가는 임도는 한참 동안 내리막길이었다. 신나게 달렸다. 그렇게 얼마쯤 달리다가 약간의 오르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곳부터는 거의 끝까지 오르막이었다. 도중에 하이원 내려가는 짧은 내리막도 있었지만 은근히 오르막이어서 사람 잡는 코스였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오르막을 가는데 왼쪽 무릎 바깥 부위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타다보면 괜찮으려니 했는데 잠시 쉬었다가 타면 더 아파서 탈 수가 없었다. 비를 맞으며 끌바를 시작했다. 일행들은 벌써 앞으로 간 사람도 있고 뒤에 오는 사람들도 있다. 워낙 길게 오르막이어서 끌바를 하나 타거나 큰 차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타고 가는 것이 속도가 빨랐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앞모습을 보였다가 옆모습을 보이고 그리고 씰룩쌜룩 엉덩이를 보이며 지나갔다. 그렇게 끌바를 하다가 내리막이 있으면 약간 타고 하면서 갔다. 꽃꺼끼재 근방 체크포인트에 먼저 갔던 일행들이 모여 있었다. 운영진은 미처 오지 않은 것 같고 카리스님 일행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웠는데 차에 기대어 바람을 피하며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이것이 랠리 포기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계속해야 되는지. 카리스님이 분주히 스탐님에게 전화 연락을 하다가 지금 결정하기 어려우니 인증샷 하나 때리고 일단 출발하자고 하여 한 방 박고 출발을 했다.
이 때부터는 정말 올라탈 수도 없었다. 올라타고 페달을 굴리면 작은 면도칼이나 못이 하나 박혀 있는 듯 쿡쿡 찔러대며 아팠다. 일행들은 야생마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또 다시 페달질을 시작했다. 그렇게 끌바를 하다가 약간의 평지라도 있으면 그래도 아픔을 참으려 페달질을 하며 나아갔다. 그대로 있어도 누가 구해주는 것도 아니고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걸어서라도 완주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끌바를 했다. 한참을 가니 일행이 잠시 쉬어서 간식들을 먹고 있었다. 천안팀은 그 와중에도 라면을 끓여 먹는다며 물을 뎁히고 있었다.
작년 내가 sinawia 님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 분은 라면을 끓여먹고 있었다. 정선 항골 계곡을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데 어떤 분이 산에서 흐르는 물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아침을 못 먹은 내가 간식을 먹으려고 쉬자 라면을 같이 먹자고 불러서 그 때부터 알게 된 사이였다.
토토님이 우두커니 서 있어서 마침 비상시에 먹으려고 준비한 누룽지가 있었는데 어제 전혀 먹지 않아서 비상식으로 남아 있었다. 토토님께 한 봉지를 드리고 나도 조금 먹고 출발하려는데 천안팀에서 ‘빨리 가면 뭐 혀유. 조금 들고 가세유’라고 권하는 바람에 면만 조금 먹고 출발했다. 이 때부터는 무릎의 고통이 더 심해졌다. 절뚝거리며 끌바를 계속 했다. 그러다가 하이원 골프장 가까이 가서 한참 내리막길을 달렸다. 하이원 골프장 부근에서 길을 잘못 들어 약간 헤매다가 다시 만항재에 오르는 길을 찾아 달렸다.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었는데 길을 다듬는 공사를 했는지 빗물에 젖은 흙탕길에 자전거가 푹푹 빠졌다. 땅의 반발력이 없는 이런 길은 페달질을 해도 힘이 배로 들었다. 이미 일행은 한참 앞서 갔을 것이기 때문에 길에 난 자전거 흔적을 따라 걷기도 하고 타기도 했다. 중간에 갈림길이 있었지만 지도도 보지 않았다. 이미 바닥에 코스가 그려져 있으므로
내리막길을 달릴 때는 바닥의 돌을 치고 나갈 때 충격이 무릎에 전해져 나도 모르게 ‘아!’소리가 났다. 그만 포기하기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목표가 눈앞에 있는데 죽어도 여기서 그만 둘 수 없다. 절뚝거리며 끌다가 어느 때부터 다시 페달질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찔러대는 듯 아프더니 100회 이상 구르면 그 때부터는 마비가 되는지 고통이 덜했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페달질을 했다. 다행히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었다. 어떤 때 내려서 걷다가 다시 타면 어김없이 고통이 밀려왔다. 정말 지루하고 힘든 길을 올라가며 어느 때나 만항재에 도착하나 하며 갔다. 사실 아무 생각도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얼마쯤 갔을까 갑자기 앞에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그곳이 만항재였다. 아이디가 생각나지 않는데 여러 사람들이 고생했다며 반겨 주었다.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니다. 함백산 정상까지가 남았다. 아 여기서 종료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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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사실 작년 랠리때 제 무릎이 그랬답니다.
  • 신바람글쓴이
    2008.7.21 10:54 댓글추천 0비추천 0
    기억 납니다. 오밤중에 태기산 정상을 찾아 헤매다가 하늘로 향하는 군부대 계단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고통을 호소하던 그 모습이.
용용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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