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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2001.06.30 03:44조회 수 310추천 수 5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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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남한산성 번개를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한참 비가 많이 내리던 장마철...예상외로 굴비가 몇개 달렸었다...아마도 남한산성 코스의 마력에 끌린 라이더들이 비가오는 날씨에도 상관없이 라이딩을 원했던 모양이다.
하지만...실제 약속시간에 맞추어 모임장소에 나가보니 아무도 나와있지 않았었다. 1시간여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홀로 남한산성을 향해 페달질을 했다. 잠시후 온로드 업힐을 끝내고 허니비로 오르기 시작했다. 초반 업힐부분은 평시와 달리 마치 작은 계곡처럼 라이딩 코스는 골이 파여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곳을 간신히 돌파하고 허니비 능선으로 올라설수 있었다. 허니비 능선에서는 튀어오르는 흙탕물을 얼굴과 엉덩이로 받아내며 라이딩을 했다.
마지막 다운힐 앞 큰 바위에 다다러 잠시 바위위에 올라가 담배를 한대 피며 쉬었다.
그때 나는 라이딩을 하며 자신에게물었다.
"왜 너는 유독 그렇게 뻣뻣하게 세상을 살아 가는거냐?"
"다른 사람들처럼 유연하게 처신하지 못하는가?"
"너의 그런 융통성 없는 성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느냐?"
그때는 내 자신에게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무슨일이든 원론이 중요한 것이다."
"기본을 어기고 자신과 타협하는것만이 유연한 것은 아니다."
"비록 나의 그런 면 때문에 누군가가 힘들어 할수는 있다고 해도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문제일 뿐이다."

지금 현재의 나는 어떤가?
지금 이 물음에 확실하게 대답할 아무런 자신이 없다.
나 자신의 정체성을 시간속에 그리고 세월속에 묻어 버리며...스스로 만든 상처에 아파하며...현재 내가 갖은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막연히 그리워하며...나의 젊은 시간을 죽여 가고있는것은 아닌지....

허니비 라이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온로드 이동....온몸이 흙탕물에 젖었고, 역시 흙투성이가 된 잔차에서는 삐걱거리는 소리마져 내고있었다...나는 무엇을 느꼈고, 얻었고 그리고 잃었는가?

장마비로 온 세상이 어두운 오후...바쁜업무가 태풍처럼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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