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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안산,인왕산 라이딩 보고서

........2001.11.29 04:02조회 수 375추천 수 5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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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한시 반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연대 앞으로 페달질, 아이리스님과 만납니다. 아이리스님 거의 살기어린 눈으로 제 잔차를 쳐다보시더군요. 어림 없심다. 눈독 들이지 마십셔.

연대 안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안산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업힐이 재밌습니다. 묻지마에만 길들여있던 저로서는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산이 있다는게 참 신기할 뿐입니다. 정상 바로 아래의 팔각정에서 계속 능선을 타다가 본격적인 다운힐이 시작 되기 직전 또다른 팔각정에(정확히 말하믄 육각정) 도달했습니다. 잠시 쉬니 드디어 굴렁쇠 팀의 회장님이신 무대포님께서 무대포같은 위용으로 등장하십니다. 알고보니 올 초봄 아직 잔설이 두껍게 남아있는 관악산을 라이딩할때 예티 다운힐 차로 제 기억 깊숙이 각인을 남기시며 오르막 내리막을 누비구 다니시던 그분이셨습니다. 모자 벗구 고글 벗구 계시니 인상이 훨씬 부드러워 보이셨습니다.^^

이제부텀 무대포님의 안내로 그야말로 환상의 딴힐코스로 날아갑니다. 아파트 뒷편으로 내려서는 코스는 가히 압권이었습니다. 사실 한시간을 잔차 들쳐업고 올라왔더라도 5분도 채 안걸리는 요 코스를 내려오는 것만으로 충분히 보상이 될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 내려온 후 담배한대 피고는 내친김에 인왕산으로 향합니다. 재미난 계단들을 여럿 내려오고 독립문 공원을 지나 계속 온로드로 이동합니다. 홍제동 유진 상가로 해서 상명여대 쪽으로 계속 .. 아흑 온로드의 고통이 엄습해오기 시작합니다. 상명여대 앞 삼거리에서 자하문 터널 쪽으로 턴, 여기서부터 인왕산 입구까지 갈수록 가팔라지는 엄청난 업힐을 개거품 물고 올라갑니다. 포장길 이동이 끝나고 바로 인왕산 아래에 도착하여 잠시 쉽니다. 이제는 끌고 올라가는 길이 시작됩니다. 바위위에서 잔차를 밀고 땡기고 하믄서 기어올라 갑니다. 머 너무두 익숙하실테니 설명 생략합니다. 한 10분 채 못끄니 바로 능선 안부에 도달합니다. 요기까지가 아무리 힘들다해도 지금부터 시작되는 아리랑 딴힐을 내리지르고 나면 전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초겨울의 석양이 능선위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긴 그림자를 만듭니다. 지척에 보이는 한강의 물살이 석양에 반짝거립니다. 이제부텀 부드러운 바위 위를 재미있게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 드디에 사위가 탁 트이는 너럭 바위가 나타납니다. 거기서부터 한 뼘의 평지 도 없이 그 넓은 너럭바위위를 춤추듯 내려옵니다. 구비구비 아리랑 가락이 절로 생각납니다. 떡 벌어진 바위 위에서 서울 시가지 위로 쏟아질 듯 내리지르는 맛이란...

관악산과 불암산이 야성적이고 거칠고 남성적인 맛이 있다면 안산과 인왕산은, 최소한 제가 가본 코스는, 부드럽고 온유하고 여성적인 맛이 가득했습니다.

그 코스를 개발하려고 땀흘리셨을 분들의 수고에 머리숙여 감사드리고 싶은 코스였습니다. 귀한 길을 흔쾌히 안내해주시고 동행해주신 아이리스님과 무대포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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