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3번개에 다녀와서...

........2002.04.20 11:17조회 수 359추천 수 43댓글 0

    • 글자 크기


안녕하십니까? 2.3동호인 여러분!
모든 분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아주 즐거운 투어였습니다. 단, treky님의 코 부상이 염려가 됩니다.

아침 7시 50분에 onbike님과 treky님을 만난 후 서리산으로의 출발은 오늘 투어가 얼마나 빡셀까하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중간에 마치 터널 지나서 O-O님과 조우하고 아침 식사를 한 후, 다시 차를 타고 축령산 자연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 각자 장비를 점검하고 잔차의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초반 업힐부터 장난이 아니었으나, 모두들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잘 들 올라가시더군요. 다른 분들(onbike님과 treky님)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나 O-O님의 업힐 실력은 20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셨습니다(최소한 제 눈에는). 전 많이 놀랐죠.

축령산의 공기는 역시나 이곳 서울과는 전혀 다르더군요. 그 공기를 마시며 축령산의 능선을 향하여 끌다 타다를 반복하며, 서서히 올랐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못 가신 분들 열 좀 받으시죠^^).

드디어 축령산과 서리산을 연결하는 줄기 능선을 올랐을 때, 저희는 모두 감탄사를 연발하였습니다.
아기자기한 임도 수준의 넓은 길에, 파릇 파릇 돋아나는 파란 새싹들이 저의 눈을 즐겁게 하고, 능선을 따라 풀코스로 잔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이것이 정녕 산세가 험해보이던 축령산의 모습이던가!"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하였습니다.(못 가신 분들 더 열받으시죠^^)

저희는 너무나 보기 좋은 이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잠시의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서리산을 향하여 다시금 잔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두 세번의 짧은 암반을 만나 잔차를 들쳐메고 올라간 것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잔차를 타고 갔습니다. 온 하늘은 뭉게구름이 가득, 시원한 바람 솔솔, 저 산 아래의 마을들은 집들도 가물거릴 정도로 아득하고, 주위의 산들에는 초록빛이 물들어 가는 이곳을 잔차를 타고 간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또한, 15미터의 급경사를 딴힐 후에 10미터의 업힐을 페달을 밟지 않고도 올라가는 그 짜릿함 정말 죽이더군요.

저희는 중간 중간에 그림같은 사진을 남겼고, 드디어 서리산 정상을 잔차와 함께 밟았습니다.
저희는 기념 사진을 찍고 저 건너편에 있는 '철쭉 동산'으로 향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그곳에는 철쭉꽃이 핀 나무들과 이제 갓 봉오리를 맺은 나무들이 주위에 가득한 "동산"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미리 준비한 행동식을 나눠먹고 철쭉동산 비석 앞에 onbike님의 잔차를 세워놓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제 약 2킬로가 조금 넘는 마지막 다운힐이 남았습니다. "진정 onbike님과 treky님의 세상이 도래했단 말이~~ㄴ가?"
참고로, 저와 O-O님은 하드테일, treky님은 풀샥, onbike님은 프리라이드였습니다.

다운힐이 시작되자, 먼저 onbike님이 앞에서 사라지더니, 그 다음엔 treky님이 사라졌습니다.

돌덩이들이 무질서하게 튀어나오고 경사도가 보기에 70도 가까이 되는 곳도 onbike님은 잔차와 한 몸이 되어 마치 물고기가 수초를 부드럽게 빠져 나가듯이 그렇게 그렇게 저 아래를 향해 쏘셨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실력에 어울리지 않게 treky님은 어이없이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헬멧이 머리 부상을 막아주고 고글이 눈 부상을 막아 주므로 더 큰 사고를 당하지 않고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초보티를 팍팍^^;; 딴힐 내내 잔차 위가 아니라 잔차를 옆에 끼고 쓸쓸히 또 쓸쓸히 ...
그러나, 이런 쓸쓸함이 오늘 하루의 즐거움에 옥에 티로라도 남을 수가 없었습니다.

잔차를 타기 전엔 산행을 즐겨하셨다는 O-O님의 소개로 감자탕집에서 늦은 점심을 하였습니다. 배고픔과 맑은 공기와 실로 여러 야채와 먹음직스러운 감자, 야들야들한 살점이 붙은 뼈가 어우러져 정말 훌륭한 점심이었습니다.

점심 후 오후 6시쯤 서울 도착, 서로 다음을 기약하며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지금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몸은 피곤하지만, 오늘 투어  가운데 있었던 장면들이 눈 앞에서 맴돕니다.

저는 투어 내내 오로지 쫓아가는데만 급급했는데, onbike님은 길목 길목마다 체크를 해가며, 동호인들을 위해 다음에 올 때, 훌륭한 코스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그 모습이 제게 깊은 인상으로 남는군요.

treky님, 코는 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항상 웃는 모습이 좋아보였는데, 다치고 나서도 많이 아프실텐데 웃고 농담도 하시니 좀 머리가 혼란스럽더군요. 갸냘퍼 보이시는데 잔차 실력은 장난이 아니시던군요.
영광의 상처 빨리 낫기를 바라겠습니다.

O-O님, 필명 쓰기가 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숨은 실력자시라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시 강호는 넓더군요.
다음에 속초 투어를 포함한 여러 번개에서 다시 뵙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수고하신 onbike님, treky님, O-O님, 그리고 같이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주위에서 격려해 주신 2.3동호인 여러분, 그리고 잔차를 사랑하는 모든 동호인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고, 안전 라이딩 하시길 바랍니다.

글 솜씨가 없어서리...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16 병호형 방한의류 반값세일1 mtbiker 2024.01.30 62
12515 삽-백.. 아니, 백-삽… 아니, 생계령-삽당령6 정병호 2023.05.19 88
12514 야라로 천문인마을 가기...계획만5 mtbiker 2022.06.17 134
12513 80년대 기억을 더듬어 대모산...2 mtbiker 2022.03.21 164
12512 묻지마 ! 대모산 ㅎㅋㅋ2 mtbiker 2022.03.17 150
12511 2021. 6. 18 닭목령 - 삽당령  한번 더13 정병호 2021.06.19 424
12510 2021. 5. 29 닭목령 - 삽당령7 정병호 2021.06.01 495
12509 6월 1일 부로 권고사직을 통보받았습니다. 뭐 전직원 대상이라 억울하진 않습니다만...5 mtbiker 2021.04.27 397
12508 현재 93 kg ... 입니다. 89 kg 되면 라이딩으로 천문대까지 갈께요...12시간 12분...ㅎㅋㅋ3 mtbiker 2021.03.11 523
12507 111 -> 96 kg...2월 말까지 88kg 되는게 목표입니다 ! mtbiker 2021.02.16 353
12506 가고 싶은데...이놈의 코로나... mtbiker 2021.01.05 359
12505 천문대의 일상이 궁금합니다.1 mtbiker 2020.11.19 190
12504 수요일 부터 휴간데...예비 배터리가 없어서...2 mtbiker 2020.08.17 432
12503 병호형 관리 안하시네...1 mtbiker 2019.11.12 494
12502 2017.9.29 동강 길운골2 정병호 2017.09.30 518
12501 10.24 청옥-두타 종주1 정병호 2016.10.25 677
12500 재성이 장가가다 !4 mtbiker 2016.08.30 639
12499 재성이님 결혼식에... onbike 2016.08.30 498
12498 레인님이 이 글을 보실까?4 onbike 2016.08.30 525
12497 우리도 주천강에서 이런거 해보죠1 mtbiker 2016.04.11 50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626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