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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회 처녀출전의 교훈 **

........2002.08.13 01:17조회 수 357추천 수 4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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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간략한 보고말씀.

10일 토요일 오전 12시 대회장 도착. 써얼렁, 비바람. 수변공원은 공원이 아니라 공원을 만들려고 조성해논 부지일 뿐. 넓은 공터에 차들만 여기저기... 가족들 놀만한 곳 한군데도 없음. 홀릭님, 다굵님, 레인님, 트렉키님 만남. 무지 반가움. 득의양양.

다운힐 결승점이 있는 폐교로 이동. 역시 폐교 운동장에 차들만 여기저기. 딴힐차 여기저기, 타고노는 사람 여기저기, 역시 가족들 놀만한 곳 한군데도 없음.

민박집까지 헐레벌떡 다녀오느 시드레이스 10분 지각, 죄송죄송.. 허겁지겁 탑승하고 가족들 하띵 소리 뒤로 듣고 출발. 기분 묘함, 긴장 흥분... 트럭타고 올라가는 길 무지 김. 한 40분 올라갔음. 트럭에서 내려 잔차로 5분여 이동. 결승점. 두근두근. 레인님 '온바님 저 추월하지 마세요'엄살.

드디어 출발. 긴장긴장. 어, 의외로 코스 평이... 돌뗑이 하나 없음. 흙길에 급경사 타이트 턴... 길이 많이 미끄러워 코너링 메끄럽지 못함. 튕겨나가지 않으려고 속도 많이 못냄... 다리 근육 뭉치고 후들거림. 쫌 더 가다보니, 앵 왠 업힐? 가속도 없는 상태에서 죽어라 햄머링쳐서 겨우 올라감, 가다보니 또 업힐 .. 또... 세번째 업힐은 내려서 끔. 이게 먼 일...

속도낼 구간 들어서서 최대한 속도를 내보지만... 시드레이스 성적은 8명중 7등. 참, 암만 시드레이스지만 이거 넘 쪽팔림. 레인님은 추월하지 마라고 엄살을 떠시더만 나보다 무려 3분 정도가 더 빠름.

코스는 상당히 평이. 체력이 딸려서 속도가 안나는 그런 코스임. 머, 원래 속도에 신경안쓰고 타는 스타일이었으니 당연하기도 하지만.
 
시드 레이스 후에 늦은 점심. 가족들 피곤해 보임. 다리 후달거리고 팔이 떨려 숟가락 들기 힘듬. 식사 후 빗줄기 더 굵어짐.

아무리 기다려도 결승 시작안함. 정이가 차 안에서 보채기 시작. 딴에는 많이 참은 것임. 오후 6시까지 기다려보고 시작 안하믄 걍 숙소로 가기로 가족들과 협의. 정각 6시에 트럭 오고 심판들 오고, 시작한다 함. 가족들 한테 미안한 마음 뒤로하고 트럭에 잔차 몸 실음. 다시 40분 올라감. 내려서 오줌누고 잔차로 결승점까지 이동. 가는 도중 진행요원에게 날씨가 너무 어두워 코스 분간이 어려우니 결승은 내일로 미룬다는 소리 들음. 혹시나 했는데 출발점에 도착하니 역시나 아무도 없음. 걍 시드레이드 두번한다는 생각으로 내려감.

역시 두번째는 훨씬 좋음. 첫번째 레이스를 선으로 그려본다면 삐뚤 삐뚤 들쭉 날쭉 지그재그였다고 하면, 두번째 것은 부드럽게 이어지는 이쁜 곡선이었음. 물론 중간에 점선 또나옴. 두번째로 내려 끌었던 구간에서는 또 내려서 끔. 레인님은 탄력받아서 치고 올라가믄 된다시는데, 나는 도무지 치고 올라갈 성격의 업힐이 아니었음.

어쨌든 첫번보담 만족스럽게 내려옴. 내려오니 진행요원 말씀이 내일 아침 8시에 다시 결승레이스를 벌이니 올사람 오고, 말사람은 시드 레이스 성적으로 결승성적 대체한다 함. 기가 막히고 열받아서. 낼 아침은 방태산 가든지 술먹고 뻗어있어야지 미쳤냐.. 걍 니들 맘대로 해라(속으로) 그랬음.

식구들은 정이가 너무 보채서 숙소로 먼저 가고, 오랜만에 뵙는 토토님캉 토토님 식구들 보고 반가워하고, 있자니 색시가 데딜러 왔음. 고맙고 미안하고, 밤길에 위험한 길 운전시킨거 또한번 미안하고...

2.3 식구들 모여있는 민박집 도착하니 왁자한게 분위기 좋고, 술자리 무르익고, 술잔 돌고, 왕창님 가뜩에나 크신 목청 더 커지시고.. 2.3 방장의 처참한 대회 성적에 모두들 경악하고... 2.3의 기본 방향 수정하자는 얘기 나오고.. 개척질에 유유자적도 좋지만 체력강화 지구력 강화도 병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2.3의 나아갈 방향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그 다음부터 점점 몽롱한 것이 대화내용은 더 많아졌는데.. 기억나는 것은 더 적어지고... 정신차려보니 새벽4시 15분... 아직도 건재한 용사들(토토님, 홀릭님, 등등)을 뒤로하고 살그머니 빠져나와 식구들 자는 숙소로 귀환.

담날 아침, 일어나보니 분위기 썰렁함. 술기운에 더 누워있고 싶었지만, 식구들한테 미안한 마음에 이를 악물고 기상하여 주섬주섬 정리하고 식두들 기분 풀어주려 허둥지둥 놀이터로 출발.. 내린천, 여기저기 진동계곡 여기저기, 미천골(역시 여기 휴양림도 못들어가게 하더군요) 여기저기, 토종닭, 이렇게 저렇게 돌아다니구 먹구 하다가 집으로 돌아옴. 

다음은 교훈들

- 비오는날은 무조건 안간다.

- 딴힐코스와 XC코스가 겹치는 대회는 무조건 안간다.

- 성적에 연연하고 싶으면 체력훈련을 많이 한다. 딴힐은 체력이다.

- 대회출전은 가족들 동반하고 가지 않는다(아니믄 핵가족하구만 간다).

- 대회에 연연안한다지만, 글고 아무리 시드레이스 성적이라지만, 성적이 무지 신경쓰이고 쪽팔린다. 초급 일등은 꼭 함 한 후에 대회에 연연안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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