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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바기자의 한북정맥 따라잡기

........2002.08.19 22:50조회 수 446추천 수 3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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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는 얼핏 보면 산악잔차 코스가 지천일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렇다. 대부분의 산들이 등산객 내지는 여타 이유로 등산로등 이동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동로가 있다고 잔차질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은 산악잔차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해보게 된다. 즉, 주변에 보이는 모든 산에서 잔차를 탈수 있는가?
여기 이 질문에서 벗어나 '새것'을 극도로 추종하는 한 잔차꾼들을 소개한다.
'새것'이란 넘들이 잔차로 지나보지 않은 곳을 가장 먼저 지나보고 즐거워하는 약간은 요상망칙한 사람들을 말한다.
술로바기자는 이 요상망칙한 사람들이 얼마나 요상망칙하게 라이딩을 하는지 오래전 부터 관심이 있었으며 5월 괴산 박달산에 이어 이번 한북정맥 개척질(?)에 동행취재를 하기로 했다.

[코스 소개]
한북정맥은 경기도 북동부의 제법 한덩이리되는 산능선이다. 이들의 코스는 광덕고개(일명 캬라멜고개)에서 시작하여 백운산 - 도마치봉 - 신로봉 - 국망봉 - 개이빨산 - 민둥산 - 도성고개 - 강씨봉 - 한나무봉 - 오뚜기령 - 일동까지의 코스이다. 기자도 이 코스에 대한 정확한 지식은 없지만 군복무시 캬라멜고개를 넘어 휴가를 다녔는데 그때 보았던 능선임에는 틀림이 없다. 분명 험준한 코스였던걸로 기억을 한다. 코스를 분석하고 준비한 짱구멤버와 몇 마디를 나눴다.
술로바 : 총 길이는 얼마나 될까요?
짱구    : 30여킬로될겁니다.
술로바 : 코스 난이도는?
짱구    : 묻지마세요.
술로바 : 사전 답사는?
짱구    : 광덕고개에서 백운산-도마치봉까지는 홀로 탐사를 했었슴
술로바 : 왜 한북정맥이지요?
짱구    : 어제 점심에 왜 짜장면 먹었죠?
술로바 : 헉!

기자의 판단으로는 코스에 대한 사전정보는 거의 전무한 것 같았다. 다만 코스의 부분들을 등반 후기를 충분히 읽어 간접정보를 얻은 것 같은데 이 정보는 체계화되지 않은 조각정보라 전체 계획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코스 라이딩]
차량이 총 3대 였다. 1대는 하산 예정 지점인 일동 무리울 예비군 훈련장입구에 세우고 나머지 두대에 나눠 타고 광덕고개로 향했다. 이른 새벽이라 시원스레 달릴 수 있었다. 비록 일동까지는 자전거에 비를 맞춰야 했지만 ...
광덕고개에서 잔차를 내리고 출발 준비. 왕창 멤버는 무척 급한 성격이었다. 잠시도 머뭇거리는 것을 봐주질 않는다. 그리하여 예정시간보다 늦은 07에 출발한다.
광덕고개 등산로 입구부터 가파른 계단에 서로 말은 하지 않지만 왠지 불안해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도 시작이라 금방 계단을 올라설수 있었다. 오늘 첨 참가한다는 재성멤버 "능선은 어디에요?" 왕창멤버 바로 답변 날라간다 "여기가 능선이야!" 재성멤버 "..."
백운산까지 일부 타기도 했지만 대부분 끌어야 했다. 하지만 기자가 경험한 박달산에 비하면 여기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도가 높아 저 아래쪽과는 일기가 다르다. 대부분 안개(구름)이 끼고 때론 축축하게 비도 내리면서 태양은 뭐가 아까운지 보여주질 않는다. 얼마나 다행인가 ...
첫번째 휴식에서는 아무도 뭘 꺼내서 먹으려 하질 않는다. 재성 멤버는 일동에서 먹은 사발면발이 업힐중 올라왔다고 한다. 재성 멤버는 와일드바이크 일원으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하는 라이더로 평이 나있다. 매년 1200 투어 280 랠리등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하는 ... 그런데도 라면발이 서다니 ...

몇차례의 휴식이 지나자 몸이 적응이 되는지 배낭에서 뭘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기자는 배낭에서 나오는 준비된 음식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마치 소풍을 오는 듯  했다.
왕창 멤버 "평소에는 이렇지 않지요. 오늘은 장시간 라이딩이라 어쩔 수 없었서요" 앞으로의 길이 얼마나 험할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모르기 때문에 준비한 것이라 생각하니 기자도 걱정이 되었다.

어느새 백운산. 사전 답사한 짱구 멤버는 여기서 부터 도마치 까지는 좋은 길이 이어진단다. 역시 훌륭한 길이 었다. 능선 라이딩의 맛을 볼수 있는 코스였다. 그러나 그 다음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코스였다.

여기서 잠깐 오늘 참가자들의 잔차를 소개한다. 우선 모두 듀얼 서스펜션이다. 다만 기자만 하드테일을 준비하였다. 왕창 멤버 "탁월한 선택이여~" 기자도 듀얼 서스펜션이 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나 놀라 자빠질일은 이런 개척질(?)에 다운힐 잔차를 가지고 온 라이더가 있었으니 ...
평범을 거부하고자 하는 추세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사회적으로도 변종, 변태, 변칙 뭐 이런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런 변x의 경우는 ...
딴힐차를 가져온 온바 멤버와 몇마디

기자 : 이런 라딩의 오리지날 멤버로 알고 있는데 이런 잔차를 선택한 이유는?
온바 : 한북정맥을 딴힐차로 정복한 최초의 라이더가 되고 싶어서 ...
기자 : 보기 무거워 보이는데 무게는?
온바 : 제가 좀 가볍게 하고 다니는 편인데 한 20킬로 정도
기자 : 오늘 문제 없을 까요?
온바 : 묻지마세요!

적당한 시기에 기브업을 하것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사람 맨앞에서 헤치고 끌고 올리고 척척(헥헥 포함) 잘도 한다. 누가 성냥개비라고 했던가 ...

도마치 이후의 코스는 방화선이 이어진다. 그런데 손을 대지 않고 비도 많이 와서 억새와 잡풀이 어른 키 만하다. 잔차를 타고 가면 앞사람 엉덩이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머리만 보일 뿐. 아주 절묘한 광경이었다. 방화선은 풀때문에 전진이 어려웠지만 경사는 탈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신로봉은 어디란 말인가?
중간에 등산객을 만난다. 이분도 대단한 것이 혼자 등산중이다. 간단히 코스 소개를 받고 다시 이동. 잠깐 휴식중 좀 지쳤는지 재성 멤버 벌러덩 눞는다. 기자를 포함한 나머지 멤버들 거치른 사내들 답지 않게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앞으로의 코스 걱정이지만 ... 잠시후 보니 재성 멤버 그 바닥에서 드르렁 골아 떯어졌다. 으미 ...
높지 않은 작은 봉우리를 두어개 우회하면서 헤깔린다. 신로봉을 지나온거 아냐? 이렇게 멀리가 없어 ... 침착한 짱구 멤버 " 아직 아냐 더 가야되"
결국 더 가서 신로봉을 지나 신로령을 만난다. 이곳 표지 판을 보니 국망봉 2KM 로 되어있다. 코스상 절반이다. 그러나 시간이 여의칠 않다. 생각보다 먼거리를 온것이었다. 다시 출발. 방화선 끌고 오르기 코스. 경사가 이전과 다르다. 한참을 갔다. 분명히 2KM 더 끌고 올랐다. 그런데 국망봉은 나오질 않는다. 고민 ... 다시 짱구 멤버 "더 가야되" "..."
어느덧 높은 봉에 올라와 보니  더 이상 높은 봉이 보이질 않는데 푯말이 없다. 잠시후 주변 그림이 바뀐다. 구름을 가려졌던 배경이 구름이 겉히면서 ...
모두 으악~ 깍아지른 봉우리 그것도 지금보다 꽤 높은 봉우리가 앞에 나타났다. 갑자기 망연자실 ...
시간 관계상 신로령에서 계곡을 따라 하산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국망봉은 꼭 밟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곳 까지 왔것만 ...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오히려 기자가 "보기엔 저래도 금방갑니다. 갑시다." 온바멤버 말은 안하지만 속으론 "그럼 나란 잔차 바꿔 끌자" 했을 것이다.
결국 삽시간(?)에 국망봉을 밟는다. 그런데 당초 계획했던것 처럼 신로령으로 다시 빽하여 계곡을 타는 코스는 모두 거부하였다. 두번째 등산객을 국망봉에서 만난다. 아가씨 4명이 그 높은(1168미터) 곳에 올라와 바리바리 쌓온 음식을 먹고 있다. 우리가 사진찍고 하니 그녀들도 갑자기 부산해진다.

이번에는 그녀들이 4시간 걸려 올라온 능선 코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그러나 어떻게 그 젊은 여자들이 여길 올라왔을까? 하는 의구심에 치솟는다. 가파르기도 이를데 없지만 얼마나 미끄럽던지. 수분을 머금은 상태라 ...
잔차를 버리고 싶을 정도 였다면 과장되었을까? 이렇게 한참을 내려온다. 표지 판에는 4.5킬로라고 되어있는데 신로령에서 국망봉까지가 2KM로 표기된 것으로 봐서 말도 않되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전체 코스의 약 3/5을 내려와서야 점 탈만한 구간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곧이어 가파르고 나무 뿌리와 바위 그리고 미끄러운 마사토 코스들이 번갈아가면서 또는 뒤석여서 나타난다. 하지만 앞으로 뒤집어지고 자빠져도 타고 내려가본다. 이미 타기 어려운 그 전 코스에서도 딴힐 차를 가지고 온 온바 멤버는 피해보상이라도 받으려는듯 여기저기 바퀴자국을 만들오 놓았다.
기자는 최근 하드테일을 멀리했고 더우기 앞바퀴도 2.3에서 다시 2.1로 내렸더니 초기에는 적응이 되질 않아 무척애를 먹었다.

모든 멤버들의 몰골이란 말이 아니었다. 예전 같으면 무장공비로 오인 받을 수 있는 ...

[기자평]
아무도 잔차로 가지 않은 코스다. 등산 후기라 하더라도 잔차로 가는 것과는 그 감이 다르다. 평범하게 한발짝씩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 뭐 이런 표현은 너무도 주관적이다. 이런 잔차꾼들에게는 엄청난 지뢰와 같다.
무리울 예비군 훈련장으로 부터 오뚜기령에서 국망봉 그리고 능선 내림길을 등산한 사람이 10시간 걸렸단다. 이런 코스까지를 포함해서 하루에 끝내려하다니 ... 큰 봉우리 4개(백운, 도마치, 신로, 국망)만 밟고 코스를 단축해서 내려오니 6시가 다되었다. 장장 11시간.
그럼에도 왕창 멤버는 "아~ 여길 또 올 수도 없구 어쩌지, 어쩌지"를 연발한다. 그렇다 이들에게는 이미 와본 곳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한북정맥은 그렇듯 쉽게 허락하지 않는 강한 산이었다.

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개척질이란?
정말 그럴까? 개척을 했으면 다음엔 상업화 하던지 뭐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개척질이긴 한데 개척이 점 덜된 것인가? 아님 개척은 아닌가? 이런 질문을 기자 스스로 던져 보았다.
모든 일이 그렇듯 10개해서 10개를 성공할 수는 없는 법. 이들도 100%의 성공은 없다. 그렇담 얼마나 성공했을까? 스스로 좀 있다고 한다. 그 코스들 대부분이 서울 근방의 라이더들인 자주 접근하기는 어려워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가끔씩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이런걸 만세 벙개라 하나?

(왕창, 짱구, 온바, 재성)님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아직 몸이 피곤해서 그렇지 기분은 무지 좋네요.
쓰다 보니 무슨말을 쓴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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