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동태찌게...입 맛 팍팍 돕니다요.
두툼한 동태살도 기가 막히지만,
어두일미라구...
대가리 쭉쭉 빨아 먹는것도 꽤 괜찮지요.
군 복무중...동계야간행군이 있었는데...
소대대열이 멈춰서, 어떤 마을 골목길에서 양편으로 널부러져 쉬고 있었습죠.
제가 기대고 있는 담벼락, 작은 유리창을 통해,
그집 가족들이 저녁식사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구요.
작은 상 가운데 보글보글 냄비의 동태찌게가 보이고...
그집 사람들은 전혀 눈에 안들어오고,
오로지 동태대가리와 찌게 냄새만이 꿀꺽~
한동안 넋이 빠져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함께 침 흘리던 고참이, 열린 창문 틈 사이로,
"아주머니...그거...동태 대가리...저...주시면 안돼요?"
앗...이게 웬 군인답지 못한 구걸행위...?
소대장님 보시면 매타작일텐데...
그러나 제 입에선...
"아주머니...저...두...요..."
순간의 X팔림 이었지만...
그 고참과 저는, 소대장님의 눈을 피해가며...
라면봉투에 든 동태대가리를 열쉬미 우물우물 씹으며,
힘든 행군을 무사히 쫑쳤다는 그런...
1986년 초겨울 철원에서...
마님께 동태찌게 해달라고 해야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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