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조제에 살점 뜯기고 있는 산들(해창산, 고군산 신시산)
-신석정 시-
山은 어찌보면 雲霧와 더불어 항상 저 아득한 하늘을 연모하는 것 같지만 오래오래 겪어온 피 묻은 역사의 생생한 기록을 잘 알고 있다.
山은 알고 있다. 하늘과 땅이 처음 열리고 그 기나긴 세월에 묻어 간 모든 서럽고 빛나는 이야기를 너그러운 가슴에서 철철이 피고 지는 꽃들의 가냘픈 이야기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다.
山은 가슴 언저리에 그 어깨 언저리에 스며 들던 더운 피와 그 피가 남기고 간 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마련한 역사와 그 역사가 이룩할 줄기찬 합창소리도 알고 있다. 山은 역력히 알고 있는 것이다.
이슬 젖은 하얀 촉루가 딩구는 저 능선과 골짜구니에는 그리도 숱한 풀과 나무와 산새와 산새들의 노랫소리와 그리고 그칠 줄 모르고 흘러가는 시냇물과 시냇물이 모여서 부르는 노랫소리와 철쭉꽃 나리꽃과 나리꽃에 내려앉은 나비의 날개에 사운대는 바람과 바람결에 묻혀 가는 꿈과 생시를 山은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山은 우리들이 내일을 믿고 살아가듯 언제나 머언 하늘을 바라보고 가슴을 벌린 채 피 묻은 역사의 기록을 외우면서 손을 들어 우리들을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山이여!
나도 알고 있다.
네가 역력히 알고 있는 것을
나도 역력히 알고 있는 것이다..
산을 허물어 바다의 갯벌을 매우는 잔인하고
천인공로할 일을 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 놈들...
이렇게 우리 산과 바다는 깍이고 매무고 해서 없어집니다..
아~ 이런일이 없을날이 언제 오려나..
-고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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