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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다리에 써 있는 낙서

........2003.04.29 16:55조회 수 343추천 수 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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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동에 작업실이 있을 때
일반 자전거로 한강을 건너 가 본 적이있습니다
--문득 비가 추적이는 오늘 ..그때 생각이 나네요)



얼마 전..한강을 한번 걸어서 건너가 보고는
아예 자전거를 한대 샀습니다

접어서 차에 보관 할 수도 있는
쌈직하지만 튼튼한 걸루요

오늘은 올림픽 대교를 자전거로 건너다가
가운데 쯤 와서는 자전거로 빨리 지나는 게 아까워서
자전거를 끌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살랑이는 바람..출렁이는 물결
멀리 뭉게구름이 떠 있었고

어디서 떠내려 오는지
연초록의 작은 풀잎들이 별처럼 흐르고 있었지요

난간에 몸을 기대다 시피 걷고 있는데
까만 매직으로 쓴 글이 보이더군요

<나는 자기 사랑해>

아마 걸어서 한강데이트를 하던 연인들 중에
남자의 글씨인 듯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학급회의때마다
<나는 화장실에 낙서를 했습니다
다시는 낙서를 하지 않겠습니다>..며

앵무새처럼 매주마다 같은 반성을 하던
생각이 나더군요...^^

그 남자의 글을 연인이 읽어 주지 않았던지
그 문장은 혼자만 외롭게 써져 있었습니다

짝사랑이었나?
아니면 여성이 수줍음 쟁이였을까?

천천히 걸으며 이삼십미터 쯤 걸었는데
또 하나의 글이 써 있더군요

<나도 자기 사랑해...>
여성의 글씨체 였습니다

마음이 따스해 지더군요

아마도 올림픽대교의 조명이 아름답게 밝혀진
저녁나절의 데이트였을까요?

두 연인은 포옹을 했을지도 모르지요?
아니면..두 손이라도 꼬옥 잡았겠지요

프랑스영화라면
아름다운 키스씬이라도...^^

그 후로 한동안...한강의 경치보다는
난간에 간헐적으로 적힌 낙서에 시선을
빼앗기며 걸었습니다

군대에 가는 친구..보내는 친구
여자친구를 원망하는 글...

의대에 들어가려는 고3생의 글
<내가 몇년후에 의사의 모습으로 올 수 있기를..>

한강은 그렇게..난간의 모습을 빌어
서울리뜨들의 희망과 좌절과 아픔과 사랑을
품어주고 있더군요

나도 한 자 쓰고 싶었는데...
나이 탓일까요?
아니면 초등학교 때 진지하게 반복했던 반성 탓일까요?
아깝게도 한자도 쓰지 못했습니다...^^



(한강다리 끌고바이크...이거 2.3개척질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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