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을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바이크홀릭을 본 일이 있는가
싱글의 시원한 그늘만을 찾아 다니는
산 기슭의 바이크홀릭
나는 홀릭이 아니라 짱구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다운힐하다 엎어져 죽는...- -
눈덮인 가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타고나면 위대해지고
타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가리왕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싱글의 그 코너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산맥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쇄골이 부러진
반컴이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다굵처럼 왔다가 홀릭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탄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이쩜삼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사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라이딩때문이라구
라이딩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타는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개척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개척을 사랑한다
너는 풀샥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풀샥을 사랑한다
너는 야간 라이딩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야간 라이딩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온바의 헤어에 건배
라이딩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개척도 원정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거야
이쩜삼이란 골병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개척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이쩜삼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개척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라이트로 나는 달리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 줄기 맑은 물 소리로 나는 달리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리
이쩜삼이 지금 이 왈바에 있는 것은
21세기가 이쩜삼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가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된들 또 어떠리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 라 라 라라 라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 라 라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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