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술때문에....
새벽 3시에 깨어나....
질퍽대다가....
5시에 북한산으로 갔습니다.
동네분들과 연례행사 이지요.
컴컴한 북한산성길을 늑대떼같이 겨오르는데....
웬 차들은 그렇게 불을 밝히고 오르내리는지....
슬슬 부아가 치밀더군요.
안풀린 문제가 계속 머리를 맴돌아서인지.....
새벽산행이 그것도 일출산행이 전혀..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후레쉬를 들고 아들넘과 천천히 상념(?)에 잠겨서...
산길을 오르는데....
뒤에서 들리는 타인의 숨소리...
그리곤 머가 그리 바쁜지..... 옆을 휘~휙~
기분나쁜 등산화소리를 내며.. 스쳐 지나갑니다.
그때...... 문득.......
묻지마가 떠오르며...
아 !!! 그렇구나.... 다들 이렇게 바쁘게 오르는구나...
그래서 이런 내가 마냥 뒤에서 따라가기 바쁜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먼가에 쫓기듯,,,, 어쩌면 그네들의 습성이겠지만...
옆사람과 말 한마디 나누질 못하고...
허겁지겁 산을 오르는 그들을 보며.....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결국 비만인(^^)인 아들넘 덕에........
목표지점인 대남문까지 가기엔 시간이 모자라....
다른 식구들 보내고 대동문으로 갔지만.....
글쎄...... 운동강박증에 시달린다면 모를까.....
그 좋은 산 속에서 그렇게 바삐 움직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그런 의문은 내려올때도....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더욱 짙어졌습니다.
결국 흐린날 때문에... 해는못보고...
아래의 사진은 다 내려와서 매표소근처에서 찍은겁니다.
산에 가는 목적이 다 다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온바님 가리왕산후기에서 처럼.....
' 덜그럭거리는 잔차소음과 함께... 세상사 이것저것
속세를 떠나 잠시 되새기고 때론 비웃기도 하면서.... "
그렇게 하기를 좋아합니다.
산을 오르는게 목적이 아니고... 산을 오르면서.....
맘을 다스리는게 주목적 이지요..... ^^
그래서 혼자 산에 가는걸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에는 좋은일 많이 생겨서..........
부디 덜그럭 거리는 잔차소음이.....
절망이 아닌.... 희망의 소리로 들리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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