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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복기

정병호2004.10.20 15:28조회 수 419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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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란 바둑에만 필요한게 아니다.
산을 갔다오면, 특히나 헤매고 오면 반드시 지도복기를 해야 한다.
그럼 분명히 가기전엔 보이지 않았던 것들, 현장에선 보이지 않은 것들이 다 보인다.

어제의 상황을 보면.
원래의 예정은 빨간색을 따라 봉복산까지 가서 신대리로 하산하는 거였다.
하지만 우린 1,135 봉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능선이 내려가는 걸 못봤고, 우리가 덕고-봉복산으로 가는 능선이라고 본 건 검은색의 1,148 봉 능선이었다.
우리가 간 길은 파란색 길인데, 능선에서 잘못 내려오기 직전, 비닐이 묶인 나무쪽 능선은 녹색 능선이다.
그리로 갔으면... 아마 구목령에서 내려오는 임도를 만나 흥정계곡으로 수월하게 하산했을 것이다.
ㅋㅋㅋ
지도상에 파란색 타고 오다 오른쪽으로 난 계곡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계곡길이다.

파란색으로 내려와서 계곡을 만난 뒤, 한 동안 길을 따라 올라온 건, 지도상에 나온 길은 아닌 듯 싶다.
그리고 점심 먹은 장소에서 10분 즘 내려갔었는데, 아마 10분만 더 내려갔으면 역시 녹색 능선 하산길이랑 만나고 구목령 임도를 만났을 것이다.
그럼 역시 그 고생하지 않고 수월하게 하산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미련스럽게, 오직 지형 확인을 해보겠다는 일념아래, 구목령쪽으로 가면 태기산 온 의미가 없다는 일념아래 그냥 무식하게 계곡을 타고 올랐다.
물론 구목령 임도로 나려갔으면 고생은 하지 않았겠지만, 태기산성 하산길을 즐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세상에 100%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근데, 지금도 이상한건.
1,135봉 지나서 그리 많이 가진 않은 것 같다는 거다.
결국.
난 아직 자전거와 발걸음의 속도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온바님.
이랬답니다.
왜 어제는 이게 그리 생각나지 않았는지...
사람 참 어리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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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 파란색으로 내려와서 계곡을 만난 뒤, 한 동안 길을 따라 올라온 건, 지도상에 나온 길은 아닌 듯 싶다" ???

    아닌거 같죠.... ? ^^ 4 시간을 뺑이쳤는데...
    지도상에는 겨우 요맨큼... ㅎㅎ
    하지만 맞을겁니다. 계곡에서의 100 미터는 1 시간을 갈수도 있습니다. ㅎㅎ
    가만보니.... 흡사 백운계곡같은 계곡물 위 양옆으로
    늘어진 무슨 너덜지대같은 덩쿨... 돌.. 바우등등...
    그런길 이었던 모양이군요.... ^^
    만일 저하구 갔으면... 절대 계곡으로 상승하는 그런일은
    없었을 겁니다..... 생각만 해도.... 흐~~

    두분 수고 많았습니다. 아니 머~~ 수고두 아니네...
    마지막 저 기~인 양탄자 딴힐을 했으니....
    온바님... 간만에 소리 꽤나 질렀겠습니다.
  • 정병호글쓴이
    2004.10.20 20:31 댓글추천 0비추천 0
    ㅋㅋㅋ 맞습니다 짱구님.
    그렇게 헤매며 올라온 것 같은데 실제로는 몇시간도 안됐으니까요.
    암튼...
    무식하면 용감하기라도 할텐데, 무모하면 아예 고생만 하게 됩니다.
    흐흐흐...
  • 짱구님, 담엔 함께하시죠...말씀대로 수고가 전혀 아니고 정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ㅋㅋㅋ 영등포서 조만간 뵈야죠..^^
  • 우리가 본게 저 뒷쪽 1148능선이었을 줄이야... ㅋ 꿈에도 생각 못했죠.... 태기산 능선 상에서 어느 시점 부턴가 우리가 속도를 마구 냈던 것 같은데... 그 어드메 쯤에서 좌측길을 놓친 것 같습니다.
    정병호님.. 그나저나 천문대 정말 멋졌습니다.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
  • 정병호글쓴이
    2004.10.21 14:21 댓글추천 0비추천 0
    짱구님을 꼬드겨 태기산 속을 헤매게 해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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