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 비행을 시작한 민들레 홀씨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밤나무 아래 영글지 못하고 떨어진 밤송이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밭두렁 넝쿨 속에 가려 늙어가는 호박 덩어리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밤하늘에 수놓은 무수한 별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꽃잎을 떠나 자유로운 나비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피멍들듯 주렁주렁 영글어가는 대추열매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초가을 어부의 그물에 걸려든 어린 전어 떼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다.
꽃이 아닌게 어디있으랴
우리도 한때는 꽃이였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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