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14
치악 남대봉 동남부 능선 싸리재 - 대치
지도에서 X 표시가 신림터널 앞, 빨간색은 레인님, 파란건 나, 노란건 길 찾은 구간.
레인님은 하산해서 싸리재 넘는 옛길로 넘어 터널로 돌아왔다.
까만건 지난번에 내가 하산했던 길.
이 갈림길부터 1000.6 봉까지 너무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rane50, 나
06:50 눈 뜨다.
젠장, 06:30 에 눈떠야 여유있게 준비하는데 신림까지 타고 가려면 벌써 늦었다.
부리나케 아침먹고 짐 챙이고 어쩌고 했지만 07:35 에야 출발.
앞집 아저씨가 뇌경색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집이 비어서 아저씨네 개밥줘야 되는데... 얼른 갔다와서 줘야지.
말이 앞집이지 지름길 500m,돌아가면 1.5km 다.
앞산 넘어서야 젤 중요한 지도를 빠뜨린게 생각났다...
09:00 신림터널 착
레인님이랑 9시 약속을 맞추려고 황둔에서 빵 2개 살때 빼고 부지런히 달려 정각에 겨우 도착, 얼굴 본지 1년 2개월만이다.
그새 차도 바꾸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어 바로 싸리재 정상으로 옛길을 따라 올라간다.
참, 계량소는 문명세계의 말이 아니었나 보다.
과적차량 검문소였다. ^^;
09:25 입산
천천히 올라와서 한숨 돌리고 등산로로 진입한다.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 푸른 하늘에 바람 선선.
봄에 왔을때 발목까지 덮는 낙엽이었기 때문에 걱정이 좀 됐는데, 그새 다 부스러지고 오솔길 같은 흙길이 됐다.
앗싸~
여기서 매봉 갈림길까지는 2시간쯤 오르막이지만, 중간중간 탈데도 있고 경사도 완만하다.
아, 좋다.
근데 신림터널까지 너무 열심히 타고온 후유증 때문에 호흡 유지가 안된다.
아이고... 힘들어...
11:20 매봉 분기봉 통과
11:50 길 찾고
왼쪽으로 리본이 주렁주렁렁 달린 갈림길이 보인다.
지난번 왔을때 저리 내려갔었지.
이번엔 제대로 찾아야 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봉우리 하나를 지나는데, 난 이 봉우리에서 희미한 갈림길이 있을걸로 예상했지만 흔적도 없다.
좀 더 가니 벌써 매봉이 눈앞에 보인다.
어....? 이상하네.
레인님을 불러세우고 자세히 길을 찾는다.
근데 아무래도 안보인다.
레인님이 아까 지나친 길로 내려가서 찾아보자고 하는데, 난 지난번에 그리 내려갔다가 잘못 하산했기 때문에 거기가 아닐걸로 보고 다른 데만 열심히 찾는다.
하지만 분기점이 안보인다...
결국 레인님의 제안대로 아까 갈림길에서 조금 내려가 보기로 하고 2분쯤 내려가니,,, 너무나도 뚜렷한 갈림길이 있는거 아닌가!
그럼 난 지난번에 도대체 뭘 한거지???
갑자기 바보가 된 생각에 마구 얼척이 없다.
그때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제대로 대치까지 갔고, 그럼 이번엔 구목령 - 불발령을 가는 건데!
AC 1 ....
어쩐지 그 갈림길에 한강기맥 리본들이 달려 있더라니, 괜히 달려있을리가 없는 거였다.
어쨌든 제대로 찾았으니 맘놓고 달리자~
12:50 선바위봉 앞 갈림길
13:20 선바위봉
14:10 선바위
14:20 갈림길
봉우리를 내려오자 마자 선바위봉 앞 갈림길까지 너무나도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진다.
레인님은 거의 다 탔고 나도 상당히 많이 탈 수 있는 길, 내가 그 정도 탈 수 있으면 평지나 마찬가지인거다.ㅋㅋ
거기다가 온통 참나무로 뒤덮인 숲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상쾌한 그늘을 제공해주고 있다.
신선이 돼서 산책하는거 같다.
열심히 회의를 하고 있을 온바님 생각이 난다.
흐흐흐...
가다보니 갈림길이 하나 있는데 여기도 상원골쪽 하산로인가 보다.
아까 분기봉에서 지도를 하나 주웠는데 선바위봉 넘으면 상원골 하산로가 있다고 했으니 상당히 빠른 진행이다.
선바위봉 지나서부터는 키 큰 철쭉으로 덮인 길인데, 난 끌어도 걸리적 거리는 길을 레인님은 다 타고 내려간다.
앞바퀴 뒷바퀴 들었다 놨다 어찌 그리 순간적인 판단이 되는지... 난 그냥 끌고 간다.
괜히 따라 하다가는 나무에 걸려 구르기만 할 것 같다.
선바위봉 넘어 선바위에 도착하니, 오늘 처음으로 조망이 트인다.
저 앞엔 우뚝 솟은 남대봉, 그 앞엔 내가 넘어야할 봉우리 하나, 그 밑 고개가 레인님 하산할 갈림길이 있나보다.
어... 내가 넘을 봉우리가 꽤 크다.
원래 예상한 갈림길은 대치였지만, 이 길이 너무 확실해 레인님은 여기서 하산하기로 한다.
남은 간식거리를 열심히 먹고, 내년을 기약한다.
내려서자 마자 급경사길인데 브레이크 소리가 한참 들린다.
거 웬만하면 끌고 가시지~
15:10 946.7 봉
16:15 대치
이 봉우리만 넘으면 대치인데, 올라갈수록 봉우리가 점점 일어서더니 막판엔 암봉으로 변한다.
근데 정상에 또 갈림길이 있다.
리본은 남쪽으로 달렸는데, 난 당연히 북쪽으로 생각하고 간다.
진입하자 마자 길이 확 희미해진다.
이상하네... 리본도 전혀 없고.
좀 가다가 다시 봉우리로 되돌아가 반대편 길을 확인해본다.
근데, 숲이 너무 우거지니 조망이 되질 않는다.
나뭇잎 사이로 겨우 보이는 능선을 읽어보니 아까 북쪽 길이 맞는 것 같다,
되돌아와 좀 더 가다가 돌출된 바위가 보이는데... 젠장 봉우리에서 남쪽으로 가는게 맞다.
아~ 요즘 왜 이러지~
30분을 잡아먹고 우여곡절끝에 대치 헬기장 도착.
헬기장 직전 안부엔 상원골 내려가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레인님이 아까 갈림길에서 간게 잘한 것 같다.
내가 갈 길은....
뭐 어쨌든 가다보면 산판길이 나온다고 했으니까.
뭔가 지나다닌 흔적이 보이길래 그걸 따라간다.
근데 사람이 낸 길인지 동물이 낸 길인지 모르겠다.
가다보니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이랑 발자국이 있다.
멧돼지가 낸 길을 따라 가는거였다
어쨌든 고맙지 뭐~
17:10 산판길 만남
17:55 부곡 하산
조심조심 흔적을 더듬으며 가는데 멧돼지가 사람키 생각하고 다녔겠는가.
넘어진 나무밑으로 끼어다니고 넝쿨 사이를 헤치며 내려오다가 도저히 안되겠길래 그냥 계곡을 들어가서 메고 내려가기로 했다.
제작년 태기산 헤멜때 딱 그 분위기다.
음습한 북사면 계곡엔 1m 가 넘는 고사리가 가득하고, 계곡을 벗어나면 덩쿨이 휘감는.
천천히 오는데 낙엽송 숲이 보인다.
산판길이 가까웠다는 증거다.
괜히 산판길 찾는다고 낙엽송 숲만 헤매고... 다시 한참을 계곡따라 내려외서야 좀 뚜렷한 산판길을 만났다.
좀 타고 계곡 건너고 또 좀 타고 건너고를 반복한 끝에 1시간 40분만에 하산.
아이고 발바닥아...
19:05 집 도착
차라리 레인님이랑 같이 내려가서 아침에 갔던길 되돌아왔어도 집에 도착할 시간에 이제 하산했다니...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달려 마지막 오르막을 겨우 넘었는데, 도저히 앞집 개밥 주러갈 엄두가 안난다.
미안하다 멍멍아... 하루 굶어라.
오늘 산행에서 중요한 점 한가지.
운두령 - 불발령 갈때 낙엽이 지기전에 가야한다는 거.
낙엽지면 자전거 끌기 힘들어집니다.
그니까 온바님이랑 왕창님, 추석끝나고 바로 갑시다~~
아님 추석전에 가든가~
몸 속에 잠들어있던 각종 개척질 자극 호르몬들이 한꺼번에 폭포수처럼 분비되는 것이 느껴집니다.
갑시다. 최대한 빨리. 주중에 연차내고!
주말 노우!
추석 전에
빨리 갑시다.
자꾸 늦어지믄 호르몬 과다 분비로 멀쩡한 남자 하나 폐인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