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감시원들과 헤어지자 마자, 마치 그것이 마지막 관문이었던 것인냥, 길의 경사가 누그러지더니 이내 깃대봉에서 주억봉으로 이어지는 방태산 주능선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달하게 된다. 감회에 젖을 겨를도 없이 일행은 허기를 호소한다.
지천에 널린 산나물 만으로도 충분한 웰빙식단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 누누이 호언장담했던 바이킹님이 난처한 표정으로 일행에게 양해를 구한다.
“이거 우리가 너무 일찍 왔나봐... 곰취는 아직 잎이 너무 작고 다른 산나물들도 아직 눈에 잘 안 띄는 것이...”
이 무신 청천벽력같은 소리란 말인가... 온갖 영양소를 동시다발로 섭취해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맨밥에다 쌈장만 비벼서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니... 명색이 곰취 원정대인데, 곰취는 고사하고 흔한 고사리 하나 못 건지는 참담한 원정이 왠말인가....
언제 어디서건 인간은 먹거리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가 무너지면 격앙될 수 밖에 없는 법... 일행은 한목소리로 바이킹님을 규탄하기 시작했고, 바이킹님은 이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 비탈을 누비며 아직 채 이파리도 펴지 못한 어린 산나물들을 닥치는 대로 뜯어모으기 시작했다. 사실 바이킹님이 조금만 배째라 식의 태도를 보였다면 온씨를 포함한 원정대원들은 크랭크를 빼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궁즉통이라 했던가.... 바이킹님은 이내 거짓말처럼 풍성한 푸성귀들을 한움큼 움켜쥐고 나타났다. 대원들의 불만과 흥분을 한방에 잠재울 대단한 전리품이라도 되는 듯, 그는 푸성귀들을 펼쳐놓고 이넘은 참나물, 이넘은 취나물, 이넘은 무신나물, 무신나물....일일이 푸성귀들과 통성명을 시켜주었다.
허기에 주린 일행이 그 정성스런 통성명을 무시하고 게걸스럽게 달려들어 한 포기씩 밥을 싸 목구녁에 밀어넣는 살풍경이 순식간에 펼쳐지는 바람에 바이킹님의 생태적 산나물 예찬은 그 쯤에서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자.. 이것은 고명이여.”
바이킹님은 식탐에 정신이 없는 대원들 머리 사이로 형언할 수 없이 예쁜 보랏빛 꽃을 피운 풀 대여섯 포기를 드리밀었다. 온씨는 꽃의 이름은 기억할 수 없지만 그 빛나던 보랏빛의 쌀알 만한 꽃봉오리의 자태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잎이 넓은 산나물을 골라 두 새 잎 포개 놓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잘라 급조한 젓가락으로 흰 쌀밥을 떠 얹은 다음
풋고추 향 푹 벤 쌈장을 밤알 크기로(어릴적 국민학교 시절 채변의 추억이 떠오르시는가?) 올려놓고
마지막 그 보랏빛 꽃봉오리로 쌈장 위에 고명 삼아 치장하면....
이것이야 말로 그 어느 산해진미도 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쌈밥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쌈을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아래턱이 빠져라 한 입 가득 씹어서 입 속으로 돌리던 원정대원들은 모두 하나같이 깨달았으리라......
입속에서 뒤섞여 온갖 향기를 풍기다 목구멍 속으로 넘어가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방태산 그 자체였음을..
지천에 널린 산나물 만으로도 충분한 웰빙식단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 누누이 호언장담했던 바이킹님이 난처한 표정으로 일행에게 양해를 구한다.
“이거 우리가 너무 일찍 왔나봐... 곰취는 아직 잎이 너무 작고 다른 산나물들도 아직 눈에 잘 안 띄는 것이...”
이 무신 청천벽력같은 소리란 말인가... 온갖 영양소를 동시다발로 섭취해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맨밥에다 쌈장만 비벼서 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니... 명색이 곰취 원정대인데, 곰취는 고사하고 흔한 고사리 하나 못 건지는 참담한 원정이 왠말인가....
언제 어디서건 인간은 먹거리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가 무너지면 격앙될 수 밖에 없는 법... 일행은 한목소리로 바이킹님을 규탄하기 시작했고, 바이킹님은 이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 비탈을 누비며 아직 채 이파리도 펴지 못한 어린 산나물들을 닥치는 대로 뜯어모으기 시작했다. 사실 바이킹님이 조금만 배째라 식의 태도를 보였다면 온씨를 포함한 원정대원들은 크랭크를 빼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궁즉통이라 했던가.... 바이킹님은 이내 거짓말처럼 풍성한 푸성귀들을 한움큼 움켜쥐고 나타났다. 대원들의 불만과 흥분을 한방에 잠재울 대단한 전리품이라도 되는 듯, 그는 푸성귀들을 펼쳐놓고 이넘은 참나물, 이넘은 취나물, 이넘은 무신나물, 무신나물....일일이 푸성귀들과 통성명을 시켜주었다.
허기에 주린 일행이 그 정성스런 통성명을 무시하고 게걸스럽게 달려들어 한 포기씩 밥을 싸 목구녁에 밀어넣는 살풍경이 순식간에 펼쳐지는 바람에 바이킹님의 생태적 산나물 예찬은 그 쯤에서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자.. 이것은 고명이여.”
바이킹님은 식탐에 정신이 없는 대원들 머리 사이로 형언할 수 없이 예쁜 보랏빛 꽃을 피운 풀 대여섯 포기를 드리밀었다. 온씨는 꽃의 이름은 기억할 수 없지만 그 빛나던 보랏빛의 쌀알 만한 꽃봉오리의 자태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잎이 넓은 산나물을 골라 두 새 잎 포개 놓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잘라 급조한 젓가락으로 흰 쌀밥을 떠 얹은 다음
풋고추 향 푹 벤 쌈장을 밤알 크기로(어릴적 국민학교 시절 채변의 추억이 떠오르시는가?) 올려놓고
마지막 그 보랏빛 꽃봉오리로 쌈장 위에 고명 삼아 치장하면....
이것이야 말로 그 어느 산해진미도 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쌈밥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 쌈을 침 한 번 꿀꺽 삼키고 아래턱이 빠져라 한 입 가득 씹어서 입 속으로 돌리던 원정대원들은 모두 하나같이 깨달았으리라......
입속에서 뒤섞여 온갖 향기를 풍기다 목구멍 속으로 넘어가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방태산 그 자체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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