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게니 키신.
드뎌 그의 연주를 듣고 왔습니다.
하지만... 그 치열한 예매전쟁을 뚫고 겨우 구한 표라는 거에다 지금까지 얻어온 그의 명성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자리였습니다.
관객들은 본 연주보다는 앵콜을 몇번 하느냐에 관심이 더 많은가 싶을 정도로 과하게 흥분상태라고 할만큼 열광적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저만한 명성을 얻은 연주자가 지쳐 자꾸 틀리면서도 1시간 반동안 앵콜 연주를 계속하고 끝없는 인사를 하는걸 보니, 겸손한거 같기도 하고 착한거 같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23:30에야 끝나서 지하철 시간땜에 그냥 나왔는데 이후 사인회까지 했더군요.
한국 사람들도 대단하고 키신도 대단하고.
거의 키"신" 교주를 받드는 신흥종교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분위기였습니다.
저 같으면 한국 관객 무서워서 다시 오기 싫을 것도 같은데 어찌 될지.
첫 인사부터 마지막 인사때까지 3시간 반 동안 관객의 환호를 보면서, 팝이나 메탈 아니 그 어떤 장르의 공연 또는 운동선수나 영화배우 등등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중에 저만한 환호를 받은 사람이 있었을까 의문이 드는 밤이었습니다.
그것도 고전음악 공연에서 그랬다니 참...
연주는 아쉬움이 남지만 대단한 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묻지마" 음악회랄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