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가 아무리 널널한들 3시간만에 끝낼 수 있겠습니까만, 바로 동네 앞산이라 3시간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출발했습니다.
화채봉은 바로 앞능선 너머 보이는 백덕산의 지맥 중 하나입니다.
지도 아래의 거칠치는 작년의 예상치 못한 묻지마로 넘어간 곳이구요.
이 산은 5년 전엔가 등산으로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땐 정말 길의 흔적만 있는 곳이었습니다.
근데 입구에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길래 "사람들이 좀 다녀서 길이 더 뚜렷해졌나 보다" 하고 속는 셈 치고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등산 안내도의 노란색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갑니다.
원래는 안부 800m 에서 아래쪽 절벽 바위쪽으로 내려가 거칠치로 가려고 했는데, 안부에서 화채봉으로 가는 등산로가 더 평온해 보이길래 간사해졌습니다. ㅋㅋ
15:10 등산로 안내판
15:30 임도 끝 지점
16:05 안부 800m
16:35 화채봉 정상
17:06 전망 바위 (암봉 900m)
17:49 갈림길
18:06 하산
안내판에서 임도끝까지는 콘크리트 포장입니다.
5년 전엔 콘테이너 하나만 있던 곳이었는데, 벌써 집이 10채 쯤 들어섰습니다.
강원도 골짝골짝이 도시인들의 발길에 성한 곳이 거의 없습니다.
임도끝부터는 등산로인데, 생각보다는 길이 너무 잘 나있어서 놀랬습니다.
보아하니 연장으로 정비를 한 길은 아닌데, 5년 동안 사람이 이렇게 많이 다녔나 놀랠 정도로 뚜렷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좀...
열심히 밀고 올라가다 마지막은 메고 올라가니 안부 800m 로 표시된 고개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흔들리는데, 원래 예정인 남쪽 방향은 계속 메고 올라가야 하는데 북쪽 화채봉은 유순한 숲길인 겁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오면 되지~" 하며 간사해지기로 합니다.
아직도 나물을 캐는 사람들이 자루째 메고 내려오고.. 쉬엄 쉬엄 올라가니 화채봉 정상.
그전엔 화채봉 팻말만 나무에 걸려 있었는데, 곳곳에 이정표까지 있고 많이 달라 졌습니다.
그래도 울창하고 호젓하며, 자전거 타기에도 무리없는 아름다운 숲길입니다.
아~ 좋다~~
'과연 타고 내려갈만한 길일까...' 하는 걱정을 안고 출발, 하지만 걱정을 날려버릴 만한 즐거운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무 험하지도 않고 나뭇가지가 걸리적 거리지도 않는 길을 즐겁게 내려보다 보니 왼쪽에 돌출된 바위가 보이길래 넘췄는데 지도상의 암봉 900m입니다.
이 암봉, 정말 끝내줍니다.
돌출됐기 때문에 조망이 거침이 없습니다.
치악 주능선도 다 보이고, 매봉, 감악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왠지 월악산 영봉같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방향은 맞지만 좀 가까운 듯 해서 확신은 안갑니다.
한참 조망을 즐기다 다시 하산, 가벼운 봉우리 두개를 넘으며 내려오다가 막판에 간벌 지역을 통과하며 궁시렁 거리다가 하산 지점이 좀 틀어졌습니다.
야~~ 정말 3시간만에 끝냈다~~ 켈켈켈~
담에 천문대 오실분은 화채봉 올랐다 암봉에서 시원하게 조망을 즐기도록 해드리겠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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