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니, 원주부터 잔차를 타니, 아침가리를 가니, ...
결론은 차끌구 댕겨 왔심다.
첫째날, 사북->화절령->만항재->상동->화절치->화절령->사북->정선
둘째날, 정선->숙암->단임골->임도->숙암->집
여정은 위와 같이 심플합니다만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쑤시고 땡기고 쓰리고에 맞고(?)까지 ... 하지만 맘은 즐거웠네요.
자 이제 상세 여정을 소개하고 이를 여행 선물로 가름하겠습니다요.
전날 짐꾸리느라 늦게까지 바둥대었거늘 제법 일찍 출발했습니다. 떠오르는 해가 이번 여행의 시작을 알림니다요.
잠이 부족하여 너무도 졸립더군요. 치악고개를 넘으면서 본 풍광은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그래도 졸린지라 휴게소에 들르고 대충 먹고 배출 신공으로 몸을 가볍게 했더니 그 이후 부터 13년차 구레도슨 날라가기 시작합니다. 캬~
그랬더니 강원랜드 아래 주차장까지 삽시간에 도착하는 거 아니겠심꺄? 아, 근디 태양과 가까워서인가 날씨는 좋은디 햇살이 살벌하게 따갑더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업된 분위기 살려 후다닥 잔차 내리고 추울발~~~~ 예상은 했심다. 사북에서 화절령 오르기가 만만치 않으리라 ... 초반 포장길에서 올려다 보니 저 멀리 백운산 정상으로 가는 곤돌라가 보이더 군요. 정상은 아니지만 그 밑 자락까지 가야하는데 갑자기 다리에 힘이 슬쩍 빠짐니다. 코스를 괜히 어려운데로 잡았나?
그런 두려움은 오프로드 들어서자 마자 다시 재연됩니다. 시꺼먼 잔 돌탱이와 흙들 넓기는 하나 벌떡선 오르막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바로 내리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걍 끌었지요.
초장부터 개고생(?)했지만 곧 화절령 만납니다. 아, 그런데 그 곳은 백운산과 화절령을 잇는 3거리이고 우측길로 따라가야 오날지 화절령 4거리가 나오더군요. 미리 인터넷에서 위성맵을 통하여 길을 확인하고 갔는데 문제는 고도와 길이 얼마나 험한지를 알 수 가 없었습니다. 그날 나중에 안일이지만 당초 가려고 했던 길은 바로 화절령 4거리로 오르는 거 였는데 길 마이 험하더군요. 내려가는 데 이리로 오지 않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그 화절령 3거리 부터는 비교적 평이합니다. 그런데 무척 힘이 들더군요. 가만히 보니 물 2리터를 중심으로 이래저래 잔차에 붙이고 배낭에 쳐넣은 것들을 생각하니 중량이 상당히 늘었더군요. 어쩐지 잔차가 잘 나가질 않습니다. 그래도 고고고~~~~~ 잠시 후, 제 머릿속에 그려졌던 그림이 살짝살짝 나타나더 군요. 자, 이게 그겁니다. 션하지요? 선물입니다. 아래를 꼰아 보는 저 잠자리가 마냥 부럽기도 하고 ...
온바님 휴가 선물에 고민 끝에 저도 준비를 해봤습니다. 이름은 모르지만 참 이쁘더군요.
그래서 한 장 더 준비했습니다.
한 동안 즐겁게 경치를 감상하며 헐떡헐떡 벌벌 겨가고 있을 무렵 갑자기 격한 내리막이 나와 마구 달려줬더니만 골프장이 나오더군요. 하이원 골프장입니다. 당초 골프장 일부가 코스에 들어가 있기는 했는데 위치가 달랐습니다. 어렵지 않게 원래 입구를 찾았지만 잠시 헤메이던 중 진행요원이 제지 하더군요. 어찌되었던 잘 뭉개고 갈길에 접어 들었습니다. 떠나기 전에 골프장 (몇 번 홀인지는 모르지만) 전경을 찰칵.
이 지점 이 후로는 사실상 재미가 없었습니다. 병호님 지적대로 공사구간이 많았으며 공사 차량(트럭) 및 공사 감독 차량들이 생각 보다 자주 이동을 하더군요. 사정 봐주지 않고 걍 쌩하고 달립니다. 흙먼지가 엄청 일죠. 미네랄 많은 강원도 고산의 흙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지만 어하당간 이건 당초 그림하고는 영 아니다 싶더군요. 그런데 무신 공사가 그리 많은지 ... 그리고 묽은 왜 씨뻘건지 ... 오염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합니다만 오색 약수 처럼 철분이 많은 물인가?
다소 불쾌한 구간이었지만 돌아갈 수 없기에 가다 보니 함백산이 보이더군요. 만항재를 곧 만납니다. 그 곳에서 감자전 한장 사먹었는데 4천원 이더군요. 4계절 내내 할 수 있는 장사가 아니라지만 또 물가가 많이도 올랐다지만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온 흔적들이 보입니다. 만항재에서도 보이지만 참 공사가 많은 구간 입니다. 아마도 머지 않아 도로 포장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느낌에). 그러면 사북에서 화절령 그리고 만항재 까지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
어하당간 만항재부터 상동까지 주구장창 다운힐 만 남았습니다. 한참을 내려가니 배가 고프더군요. 길가 계곡에 잠시 들렀습니다. 초장에 너무 여유 부린 관계로 시간이 다소 부족한 듯 하여 몸을 담그는 엽기적인 행위는 꾸욱 참고 전투식량 하나 먹고 다시 출발 합니다. 그런데 계곡 물은 너무 시원해서 다 포기하고 이곳에 풍덩 쉬고 싶은 맘은 간절 하더군요. 계속되는 내리막 내내 칠랑이계곡을 따라가게 되는 데 정말 맑은 물이기도 하지만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온로드 내리막도 이제 끝을 내고 봉우교를 만나 다시 오르막질을 하러 올라갑니다. 이 길이 얼마나 길고 험할지 모르지만 산세를 봐서는 상당히 가파르게 화절령까지 이어질 듯 합니다. 화절령 3거리 표지 판에는 상동 12km로 되어 있었는데 별로 의미 없는 숫자로 보여지더군요. 포장 도로지만 역시 쉽지 않은 오르막 입니다. 갈림길에서 화절치를 향해 빡시게 기어 오르고 오르막 꼭대기에 서 보니 화절치는 여기 부터 열라 내려가야 하고 목적지인 화절령은 저~~~~기 높은 곳에 있는게 아닙니까? 여까지도 쉽지 않았는데 ... 여기 부터 바로 올라도 심들겠는데 다시 내려 섰다 올라가야 한다니 원 ...
급하고 꼬불거리는 내리막을 제법 내려가니 고랭지 배추 밭이 넓게 펼쳐집니다. 그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도 멀고 먼 오지지만 그 옛날 이 산골에 사람 보기도 힘든 시절에 어찌 살았으며 말 전할 사람도 만나기 힘든데 무슨 사연을 만들고 그 얘기들이 이어져 올 수 있는 것인지 ... 정선의 아리랑이 그렇듯 우리가 모르는 이곳의 사연은 저 배추 만큼이나 많지는 않더라도 외롭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한뜸한뜸 담듯 채워 있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는 나만의 고행, 오늘 마지막 고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절치 부터 화절령. 네, 사진 없습니다. 이미 몸은 힘든데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는 오르막을 타고 끌고 가기를 ... 약 한 시간 여를 끌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간 물을 만나면 마시고 쉬고 하였지만 ... 결국은 화절령 4거리에 다다릅니다. 이곳에서 아침에 만났던 화절령 3거리와의 공간적 상이함을 다시 확인하고 당초 대로 사북에서 화절령 사거리로 오르지 않길 잘 했음을 다운힐 하자 마자 알게 됩니다. 내리막에서도 잔차에 몸을 맡기는 거 조차 힘들더군요. 라이딩을 마무리하고 바로 차에 실어 정선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냄새나는 3만원 여관방 잡고 씻고 밥과 소주 한병 까묵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2일차는 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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