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님 휴가가 왠지 숭내 뿐인 듯 하긴 했으나 그래도 받은 선물이 있어 준비해 온 것이니 너무 의기소침 해지지 마시고 나름 고행 길이 었음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요.
그래서 정선으루 달려와 싸구려 여관(모텔?)을 잡고 홀로 삼겹 2인분(1인분은 안된다기에 ...)에 맥주 한병, 소주 한병을 시켜 홀로 말어라 마셔라 부어라 마셔라 했다지요. 그리고는 일찍 잠에 들었으나 중간에 잠이 깨서 뒤척이다가 다시 3시경 취침 ... 여섯 시에 눈을 뜨게 되는데 ... 일요일이라 교통체증이 겁나 부리나케 서둘게 됩니다. 후다닥 얼굴 정리(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세수 한방에 머리까지 감는 신공을 갖고 있지요)하고 나머지 짐도 정리하고 잔차 들고 나가니 바로 건너집이 아침식사가 되더군요. 잽싸게 아침도 해치우고 나니 소식이 ... 경량화 신공을 다시 부렸더니 이제 어디라도 한 숨에 오를 것 같더만요 ㅋ
핸들을 숙암으로 돌립니다. 역시나 아침 안개가 산에서 내리는 데 ... 저 속에 있다면 산신령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맑고도 시원한(다소 선선한) 강원도의 아침공기를 가르며 숙암으로 머리를 디밉니다. 가리왕산 병풍을 좌에 두고 꼬불꼬불 달리는 기분 상쾌도하다~~~~
숙암초교에 도착하니 08년도에 폐교되었더군요. 2004년 인가? 숙암 부터 가리왕산 정산까지 낑낑낑 올랐던 기억이 ... 폐교라는 말은 너무도 마음을 착찹하게 만듭니다. 내가 다닌 학교도 아니지만 사람이 나고 자라는 터전은 온데 간데 없고 단지 돈만 몰렸으면 하는 기대에 부푼 뜨내기들의 동네가 아닌가 싶기도 해서 ...
어하당간 학교 바로 앞에도 펜션이라는 간판이 있는 데 버스로 한 차 손님들이 오셔서 어제 저녁 벌린 술판 정리도 않되었는데 아주머니들은 아침 준비한다고 분주한 모습들이 더군요. 어찌 되었던 일찍 시작하기로 했으니 바로 출발합니다. 북쪽으로 약간 이동하여 다리를 건너 다시 좌로 돌아서 주욱 오르면 단임골 계곡입니다. 거참, 아침 가리도 청정지역이지만 이곳 역시 버금가는 수준이더군요. 중간에 펜션도 있고 민가 스러운 곳도 한 둬군데 보이지만 물 빛은 청정 그대로 입니다. 실은 그 상류에는 사람의 손길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더군요. 어찌되었든 기분은 짱입니다. 이른 시간이라 양지 보다 그늘이 많은 시간대라 시원하게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홀로 가는 초행 길이라 쉽게 지치고 힘들어 하기는 하지만 끝이 있다는 믿음으로 차분히 페달링을 하는 그 자체로 너무 행복하더군요.
숙암 부터 약 12 킬로여를 오니 임도 입구가 나옵니다. 예상대로 돌이 많은 편이어서 라이딩이 편안하지는 않습니다만 페달링 그 자체의 행복으로 모든 것을 이겨 냅니다. 그러나 임도는 참 지루 하더군요. 당초 45KM 정도로 예상을 했었는데 실제로는 52KM에 육박하더군요. 그럼에도 진행중 흐르는 물도 만나 쉬며 그 물을 마시기도 하고 지치고 지칠 만 하면 저 아래 숙암이 보이는 장관과 건너편 가리왕산의 웅장함을 그대로 보여 주기도 하더니 임도의 종점에 다가가 더군요.
마지막 숙암으로의 다운힐 시 또다시 청정 지역임을 확인 했습니다. 그 맑고 투명한 계곡에 몸을 담그고 싶었지만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하고 일단 숙암 초교까지 가서 정리하고 차를 끌고 다시 계곡으로 돌아와서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은밀한 장소에서 잠시 홀랑 벗고 물속에서 첨벙거리다 왔습니다. 내려갈때 다리 밑을 찍고 갔는데 갔다 와보니 그새 다른 사람들이 자리 잡았더라는 ...
나름 장도(?)의 라이딩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남은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차량의 행렬 ... 부지런히 달려와서 마눌과 딸과 삼겹을 시켜 소주+맥주를 마시며 피로를 달래고 잠자리에 드니 꿈을 꾸고 왔다는 생각 뿐 입니다.
여러분들도 하루 또는 이틀 시간을 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재미도 없는 지루한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얼마만에 후기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똑딱이 카메라 배러리가 다소 문제였지만 나름 잘 찍어 볼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왈바게시판에 사진 곁들인 글 올리는게 이렇게 어색하고 어려울 줄이야 ... 초장에 애묵었심더 ...
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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