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혹시 진정으로 마음을 다 줄 수 있는 사람을 몇이나 갖고 계십니까?
세상 수많은 사람들중에 진정으로 마음을 다 줄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결혼은 그런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 생각했고, 저 역시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온갖 변수들이 우리 삶을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 것을 깨닫는데 얼마 많은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했다” 라는 ‘행복이 느껴지는 삶의 표현’이
이제는 “결혼을 했었다” 라는 ‘쓸쓸함이 느껴지는 삶의 표현’으로 바뀐지 이제 1년이 되었습니다.
같이 살지 않은지는 2년이 훨씬 넘었군요.
지난 몇 년간, 잘 살아주기를 바랬던 많은 분들께 끊임없이 미안한 마음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정말 말을 해야할 사람에게조차 노력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일일 뿐이지만, 운영자라는 입장에서 그것이 와일드바이크에 미칠 악영향도 참으로 걱정되었습니다.
결국 아무에게도 말도 못한채 “결혼을 했었던” 저는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난 8년동안 친한 친구같이 잘 지내왔고, 서로에게 앙금도 없습니다.
아직 38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젊은 놈이 세상 다 산 것 같이 힘든 생각이 들때면 제 자신이 한없이 한심하기도 하는군요.
어찌되었건 지난 일이고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 일에 대해 다시 질문받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나마 이렇게라도 알려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마음에 알릴 것은 알리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얘기는 이제 집어치우고 와일드바이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의 와일드바이크 상황에 걱정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죠?
지난 몇 년간 참으로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너무 많은 시련들이 2~3년 사이에 한방에 닥쳐왔기 때문이죠.
동시에 찾아온 집안의 우환, 과거형이 된 결혼, 그리고 지칠대로 지친 내 자신에 의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방치된 와일드바이크, 이런 무기력 때문에 침체되어버린 10년간 나의 혼신을 기울였던 이 커뮤니티….
모든 것이 다 제대로 안되고 있었지만, 모든것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것처럼 저는 그렇게 카페에 나와야 했고, 왈바를 운영해야 했습니다.
손님들과 얘기해야 했으며, 회의를 해야했고, 그렇게 하루를 끝내면 삶의 피로도 느낄새없이 단조로운 삶의 반복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작 왈바는 조금씩 침체되어 가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은 척~ 만 한것이 되었군요.
집, 사무실, 집, 사무실….저는 이해못할 정도로 단순한 삶을 사는 스타일입니다.
참으로 단조로운 30대후반의 삶은 참으로 피곤하고 생기를 잃은 제 현실의 주소였습니다.
그렇게 청초하게 불을 밝히던 내 청춘의 삶의 의지와 목표, 그런것들이 현실에서 무기력한 현재의 모습으로 인해 한방울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보며 모든걸 그만두어야 겠다라는 생각도 참으로 많이 들었습니다.
와일드바이크는 그나마 삶의 위안이었습니다.
한 개인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참으로 다양한 것이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20대때부터 참으로 열심히 만들어왔던 이 와일드바이크가 이제 남은 그 몇가지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인터넷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그래도 꿋꿋이 잘 버텨주던 와일드바이크였기에 고맙지만, 그 과정이 참으로 힘들었던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겨가며 사람들을 점점 만나지 않게되고, 그냥 알고 지내던 몇몇 사람들과만 만나며 와일드바이크를 운영해나간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든것들은 결국 소멸할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와일드바이크라는 상징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 제 욕심입니다.
새로운 사람들로 계속 채워져 오랜시간 존재해주기를….바라고 있습니다.
와일드바이크는 스스로 살아있는 무언가처럼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제가 거의 손을 놓고 무기력한 몇 년을 보내는 동안 와일드바이크 역시 무기력하게 지쳐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저는 운영자가 와일드바이크의 중심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와일드바이크의 중심이 되고, 그로 인해 살아 움직이는 커뮤니티를 원했습니다.
몇몇 소수의 사람들에게 채널이 꽃혀서 새로운 신입회원들의 글쓰기가 두려워지는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떄문에, 저 자신부터 글을 자주 올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운영자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결국 한 개인의 삶 보다는 어떤 명분을 위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감추며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순간 순간 느끼게 됩니다.
개인의 삶이 아무리 척박하고, 쓸쓸해진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 개인적인 몫일 뿐이라는 것,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와일드바이크를 운영한지 이제 1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말이지 이젠 기운이 없어서 뭘 하지 못하는 지금의 무기력함은, 이제 지칠대로 지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께서 와일드바이크를 함께 지켜주셔야 합니다.
와일드바이크는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의 자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제게는 당연히 자식 같은 존재로 느껴집니다. 아마 여러분들중 상당수는 와일드바이크를 자식까지느 아니더라도 조카 같은 존재로 느끼거나 친정 같은 생각이 드는 분들이 많이 계실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애정과 질시속에 이제 열살이 되었습니다.
제가 좀 괴팍하다보니 와일드바이크의 사춘기 시절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이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저 한사람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이제 클만큼 커서, 제 말은 듣지도 않고 말이죠.
제가 옳은말만 했던것도 아니어서 저도 할말이 없습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삼촌이 되고, 이모가 되어 이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을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방법 단 하나. ‘수다’ 입니다.
수많은 다양한 얘기들, 경험들, 살아가며 느끼는 사소한 것들로 왈바 게시판이 시끌시끌해야 아이가 잘 클 수 있을겁니다.
사람이 죽어도 디지털은 존재할 것이고, 그 디지털 역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영속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또한, 후대에도 가치있는 데이터로 지난 사람들의 좋은 생각들을 후대에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와일드바이크는 생명이 유한한 사람인 저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니 영원히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와일드바이크를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생각한 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악연이든 인연이든 사소한 만남 하나하나가 모두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쪽에 주력해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왈바에서 커플이 이루어져 결혼한 케이스도 지금까지 많이 있군요.)
그리고 그러한 만남의 부산물이 왈바를 키워주는 그런과정으로 지금까지 이어왔으나 왠지 요즘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말그대로 노땅 커뮤니티가 된것일까요? DCinside 자겔러들이 말하는데로 꼰데들의 싸이트 아저씨들의 왈바가 된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와일드바이크는 오래된 커뮤니티라는 장점과 단점 그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래된 커뮤니티는 사람들로 하여금 글쓰기를 망설이게 하는 뭐 그런 이상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힘은 소위 말해 오래된 멤버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성됩니다.
오래된 멤버들일수록 끊임없이 유입되는 새로운 멤버들을 위해 편안한 자리를 제공해주어야지, 먼저 자리깔고 앉아서 오거나 말거나 쳐다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아이를 망치는 일이죠.
저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지쳐있습니다.
혹자는 저보고 신선놀음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름대로 많은 스트레스속에 여지까지 버텨오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금전적인 도움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와일드바이크의 자본잠식이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항상 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에 그딴것은 별로 신경쓰지도 않습니다.
돈 문제 만큼은 항상 여유롭게 생각하고 있는 저를 오래 봐오신 분들은 잘 아실것입니다.
여유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돈에 집착하고 경쟁하는 것이 참으로 싫었습니다.
돈 잘 벌던 생업을 모두 때려치고 왈바에 전념한것도 개념없는 제 성격을 말해주고 있죠.
제 개인적인 돈의 문제가 아니라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미래의 와일드바이크의 모습입니다.
돈을 떠나서 가치있는 무엇인가를 쫒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참으로 허망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재산을 잃은것보다 슬픈일일 것입니다. 결국은 둘다 잃는 것이죠.
여러분들께서 와일드바이크의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아주 쉽습니다.
뭔지 다 아실겁니다. 시끌벅적한 왈바 이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벌써 가을이라 점점 조용해질 것 같긴 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활발한 커뮤니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어찌됬건 너무 말이 길었군요.
자랑도 아닌데 이런 글을 왜 게시판에 올리는지, 제 말을 폭탄선언이라고 느끼실지, 자폭성 발언이라고 느끼실지… 참으로 여러분들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부탁하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왈바 운영자라는 것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이고, 누구라도 사명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의 운영자라는 위치가 많은 채널이 고정되어 있는 입장이다 보니 개인적인 일들을 얘기하는 것이 참으로 애매했습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는 제 자신이 저역시 매우 곤혹스럽습니다.
이런 심각한 얘기를 게시판에 올릴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제 심정을 조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상황들에 대해서는 여러분들께 더 이상 얘기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몇 년이 지났고 나름 추스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질문도 받고 싶지 않는 개인적인 심정이고 부탁드립니다.
이런 방식으로밖에 말씀드리기 힘들었던 제 상황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안그래도 게시판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아 죄송스러운데 이런 무거운 글을 쓰게 되어 더욱 죄송한 마음입니다.
후딱후딱 스크롤되어 저 밑으로 사라져주겠지요.
수다 많이 떨어주셔서 저 밑으로 쫙쫙 밀어주십시요.
걱정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왈바를 알고 계신 가장 오래된 멤버들이 많은 곳이 2.3 게시판이니 이곳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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