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실이 황천길 될뻔 해부렀습니다.
며칠전부터 이발해야지 하고 있다가 낼부터 강풍에 추워진다길래 오늘 마실 겸 이발하러 내려갔습니다.
공사중인 지름길은 점점 더 드러워지고 있어서 결국 중간에 펑크가 한번 나고...
일욜이라 그런지 안흥엔 이발소 하나 미장원 하나만 문을 열었는데, 이발소는 이상하게 깍는걸로 유명한데라 미용실가서 깍은 후 단풍 구경 겸 뒷길로 돌아 올라오기로 했습니다.
뒷길로 매년 드러워지는 건 마찬가지라 천천히 올라오며 단풍 구경 하는데 15미터 정도 앞에서 뭔가 잿빛 물체가 후다닥 합니다.
잿빛이니까 고라니구나 하고 신나서 막 쫓아가려고 하는데... 오메 이런.... 다리가 짧은 놈이 탱크처럼 흙먼지를 날리며 오르막을 마구마구 뛰어올라가는게 아닙니까.
고라니가 아니라 멧돼지였습니다.
아유, 깜짝이야.
덩치로 봐서는 아직 어린놈인 것 같았는데, 멧돼지 뛰는걸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건 처음입니다.
근데 정말, 저런 속도로 오르막을 뛰는 놈이면 내리막에서 내가 아무리 밞아 도망치더라도 어림도 없겠더군요.
빠르기만 한게 아니라 부딪히면 정말 끝장 날 것 같은 힘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한 20미터쯤 뛰다가 왼쪽 사면으로 올라갔는데, 아 글쎄 그 녀석이 계속 올라가는게 아니라 훅훅거리는 숨소리가 들리는 정도에서 멈춰있습니다.
그 숨소리를 듣고 있자니 올라갈 수도 없고... 좀 기다리면서 "야~ 이제 가도 되냐" 며 계속 소리를 냈습니다.
40미터 사이에서 그러고 있자니 참...
근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아까부터 바로 왼쪽 사면에서도 뭔가 소리가 나긴 했는데...
계속 소리를 내고 있는데 갑자기 왼쪽 사면 15미터 정도에서 한마리가 튀어나와 또 급사면을 뛰어 도망가는게 아닙니까.
아이구 정말 깜짝이야.
둘다 어린놈들이었기 망정이지, 세상 알만큼 아는 녀석이었으면 그 정도 거리에 숨어있다가 도망가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둘 다 나를 보고 도망갔으니 다시 내려오진 않을거라는 생각이었지만, 훅훅거리는 숨소리는 계속 들립니다.
5분 정도 그러고 있다가 숨소리가 조금 위로 올라가길래 얼른 통과해서 올라가는데 뭔가 부스럭 소리가 나면 계속 소리를 지르며 가야했습니다.
아, 정말 깜짝 놀랬네!
올해 도토리가 잘 열리지 않아 먹을게 부족하다고 하니 참나무 숲 근처 지나는 분들은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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