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뒤의 뒷집 떵개 2

정병호2011.04.13 10:19조회 수 3272댓글 7

    • 글자 크기


뒤의 뒷집 떵개한테 밥 주러 다닌지 4달 됐습니다.

작년 12월 17일부터 줬으니까 4달 꽉 채우기 직전이죠.

혼자 사는 할머니는 보일러가 얼어서 울산 아들네로 가신건데, 나무보일러라 외출 기능도 없고 어차피 고장이라 집은 전혀 난방이 되지 않는 상태로 방치됐었습니다.

저는 개밥 줄때 물도 줘야 하니까 물이 얼지 않도록 수도꼭지에서 똑똑 떨어지게 해놨는데, 영하 25도로 3일 지나니까 그것도 몽땅 얼어버리더군요.

할수없이 3달 반동안 물통 들고 다니며 개밥이랑 물을 줬습니다.

집은 수도꼭지만 언게 아니고, 좀 있으니 변기도 얼고 이러다 난방 배관들까지 다 얼까 걱정일 정도였습니다.

아마 실제로도 난방 배관, 모터 등등 물 들어있는 건 다 얼었을겁니다.

근데 물이 얼면 할머니가 다시 올라올 수가 없으니 개밥은 계속 주러 다녀야 되고, 꽃샘 추위는 길어지고 이러다간 5월 돼야 녹겠구나 싶었더랍니다.

그나마 요즘 낮기온이 올라가면서 드뎌 지난 일욜에 모터가 돌고 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변기 수조가 깨지긴 했지만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없어서 일단 할머니 올라오셔도 된다고 연락했는데, 어제 바로 오셨더군요.

가봤더니 보일러도 터졌답니다.

당연하죠, 나무 보일러라 외부에 비 맞지만 않도록 해놓은 상태였으니까요.

보일러 수리 바로 불러서 꼼꼼히 점검하라고 말씀드리고 내려오려는데 그동안 고생했다고 거금 15만냥을 주시네요.

이 할머니한테 15만냥이면 거의 한달 생활비인데 거 참...

거기다 아들이랑 같이 오면서 키위, 오렌지도 샀다고 주시고 소주랑 캔맥주도 주십니다.

난 소주랑 캔맥주는 해당사항 없다구요~~

ㅋㅋ

아, 근데 그거 메고 오느라 양쪽 어깨에 피멍들었습니다.

거의 400미터에다 갈때 자전거 타고 가서 한손으론 자전거 끌고 오다보니... 오메...

암튼 이젠 그 배은망덕한 떵개한테 밥 주러 다니는거 끝났습니다.

그 떵개, 4달을 물통 들고 밥 주러 다녔는데 고마운줄도 모르는 진짜 떵개였습니다.

하도 화가 나서 진짜 한번 죽어라고 패버리려고 했는데.

ㅋㅋ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7
  • 그 떵개 진짜 떵개군요!!

  • 꾸~~~울~~~꺽

    복날은 아직 멀었고..

    가만 할머니 계시니

    된장 바르려면 한참 있어야 하겠네요.ㅋㅎㅎㅎ

     

  • 떵개에 대한  정성이 지극했어요  ^^

    고마움도 모르는 떵개 물과 밥 주러 다니느라고 수고 하셨습니다  ^^

  • 그 떵개는 아마도 태기산 신령님이 둔갑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정병호님은 이 일로 아마도 십수년은 계속 복 받으실 겁니다. ㅎㅎ

    안녕하시지요? 오랜만에 그냥 인사드리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 떵개 먹여 살리기 힘들군요..과일 등고 서울로 고고싱 하시죠ㅋㅋㅋㅋ

  • 아 저넘의 개이쉐이는 정병호님 올려보내고는 잠깐 차에 충전기 가지러 나갔다왔는데도 목이 쉬어라 짖고 있군요.

    사실 정병호님은 이 개쉐이가 미운것보다, 천문대에 새로 들인 고양이가 제공한 특유의 간보기에 당한것 같습니다.

    관장님만 졸졸 따라다니고, 저는 처음보는 놈이라 싱겁다고 생각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이놈인지 이뇬인지 이것이 틈만나면 야리더라구요.

    " 야~ 너 씨...눈 깔아 이쒸~~" 하고 속으로 되네이며 기싸움을 해도 개만 수십년 키워봤던 제 성격상 고양이에게 먼저 눈깔게 되었습니다.

    깨갱입니다.

     

    그리고 정병호님도 자신을 외면하는 고양이땜에 삐진겁니다.

    그래서 떵개가 괜히 더 미운거구요.

    삐지다 보니 슬슬 빠져들구요~~~ 고양이가 팅기니까 더 땡기나봐요~ ㅋㅋ

    오늘은 고양이들과 연이 좀 있는지, 강림순대집에 누군가 버리고간 페르시안 고양이까지 투콤보로 만났습니다.

     

    어찌됬건 우리중에 제일 호강하고 있는건, 바라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알아서 챙겨 주는 밥과 물을 얻어먹은 떵개씨와!

    더욱 더 큰 행운을 걸머쥔 존재는 바로....뚜구두구...

    철물점도 아니고

    미용실도 아니요,

    문구점도 아닌

    바로 순/대/집 에 주인이 버리고 간 페르시안 고양이 되겠습니다.

    그곳은 바로 순대집입니다. 고양이를 버리고 간곳이 말이죠. 물론 생선가계가 자신에게는 이상일수는 있지만, 그건 시대가 변해 이제 너무 티가 나죠~걸릴 학률도 높습니다. 감시의 편견때문입니다 ㅋㅋ

     

    평생 굶어죽을 걱정 없고, 새주인 역시  자기가 진정한 주인이 아니라는 생각에 나가건 들어오건 신경 안쓰고 때되면 밥만주니,

    등따시고, 배부르고 게다가 절대자유까지.....

    적당한 주인의 방임과 애정 그리고 고양이 특유의 자기결정을 따르는 자신감.

     

    아~~~떵개, 냥이 니들 지금 너무 호사를 누리고 있는거 알지?

    특히 냥이...너는,  아주 사치스럽고 건방지고...뭐 암튼...그래 응? 

    (그리고 다시 말하는데 응? 너 눈 너무쳐다본다 너....너...흥!)

     

    말이 그렇지 인간사회에서 동물들이 뭔 큰 행복 느끼며 살겠습니까.

    잘 적응하며 사는 동물들을 보면 제 자신이 스스로 이해가 안될때가 많아서요.

     

    떵개야 냥아~~ 니들이 고생이 많다~

    니들의 짧은 자유를 즐겨!   만끽하거라! 

    하지 말라고 해도 잘 할 너희들이지만....

    사람보다 짧은 삶을 농축해서 만끽하기를.....

     

  • 정병호글쓴이
    2011.4.14 21:57 댓글추천 0비추천 0

    산타페님까지 나오시고, 그 떵개 팬들이 이리도 많았다니!!!

    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16 Re: 진파리님...환영합니다...^^ ........ 2000.11.17 8413
12515 추카추카합니다 ........ 2000.11.17 8229
12514 소모임[2.1]에 참여하시는 라이더분들이 갗추었으면하는 작은 바램. ........ 2000.11.17 7894
12513 ★★★ 11월 17일(금요일) 소모임 [2.1] 창단 기념 번개공지 ★★★ ........ 2000.11.17 7619
12512 Re: 기다렸습니다.온바이크님....^^ ........ 2000.11.18 7416
12511 지화자!! ........ 2000.11.17 7943
12510 가을속의 겨울 느낌...[남한산성 야간 라이딩] ........ 2000.11.18 7874
12509 Re: 당근 환영입니다...^^ ........ 2000.11.20 7283
12508 미루님! 바지 조턴데여! ........ 2000.11.19 7771
12507 Re: 자유...저는 하루에 1/3은... ........ 2000.11.20 6708
12506 드디어... ^^ ........ 2000.11.20 6877
12505 내일은 수요 정기 (야)번개입니다...^^ ........ 2000.11.21 6972
12504 Re: 또라끼님....미지의 세계...^^ ........ 2000.11.22 6344
12503 2.1... 나의 타이어 ........ 2000.11.21 6426
12502 Re: 당근 프랑켄님도... ........ 2000.11.22 5986
12501 늦었지만 소모임 창단 축하드립니다. ........ 2000.11.21 6441
12500 Re: 감사합니다 오회장님....^^;;; ........ 2000.11.22 4235
12499 미루님 잘하고 계십니다 ........ 2000.11.21 6053
12498 토요일 오후 두시면... ........ 2000.11.22 3286
12497 소모임 [2.1] 첫번째 번개공지 ........ 2000.11.22 592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626다음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