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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공연!

듀카티2011.07.19 22:25조회 수 2665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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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하는 'Cine classic festival'의 5번째 공연 영상 관람입니다.
내일 지휘자 Gustavo Dudamel이 마지막 6번째 순서이고요.

2007년 12월 공연 계획 발표하여, 2008년 2월 25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된 뉴욕필의 공연 실황을 4K 영상으로 담은 겁니다. 당시 조선중앙방송, 문화방송(MBC), 유로 아츠 인터내셔널과 ARTE 프랑스등의 방송사들에 의해서 전 세계로 실황 중계되었다고 합니다.

러시아, 중국, 독일정도의 국가의 오케스트라가 북한에서 연주를 한 적은 있으나, 우호적인 사이가 아닌 미국의 오케스트라아가 북한에서 공연을 한 것 자체가 당시에는 상당한 이슈거리였습니다. 뭐 이런 저런 뒷말들이 많긴 하지만 그냥 공연에만 일단 집중해 봅니다.

문화의 전당 '아늑한 소극장'의 스크린을 통해서 4K 영상을 봤습니다. 영상 자체는 정말 지휘자 손톱밑의 때가 보일 정도의 초고해상도입니다. 연주자들의 땀구멍까지 보이는 수준. 대신에 음향 시설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서 그냥 '소리'만 전달이 되는 수준입니다. 원래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공연장이 아니니 이건 그냥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음악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이야기하기로 하고, 북한 풍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봅니다. 영상의 인트로 부분에 2008년 2월 북한 평양 시내의 풍경이 나옵니다. 깔끔하지만 거리는 한적하고, 겨울이라서 사람들은 꽁꽁 싸맨 복장, 전기로 움직이는 전차형 버스가 시내를 왔다 갔다 하고요, 사거리의 신호등 역할은 진하게 화장을 한 여성 경찰관이 합니다. 시내 곳곳에는 시뻘건색의 선전 문구나 김정일 찬양 문구가 가득하고요.

공연장을 찾은 북한 사람들을 보고는 좀 놀랬습니다. 조금전에 영상에서 본 평양 시내의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피부 상태나 모발 상태를 보니 건강 상태도 매우 좋아 보였고요(이런걸 보고 건강 상태를 파악하다니..-_-) 2008년이면 북한의 식량난이 한창일 때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 체중 수준이거나 약간 통통한 체구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남자분들은 모두 슈트를 입었고, 여자분들은 색색의 한복을 입거나, 일부는 서양식 정장 차림. 10대 학생으로 보이는 관객들도 일부 있었고요. 세련된 인상이나 복장의 여성분들도 간혹 눈에 들어옵니다.

-당시 기자로 평양을 방문했던 분이 블로그에 남긴글 : http://blog.donga.com/kingjs1999/archives/167

나름 선택된 인원들만 관람한 공연이었을 것 같습니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면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생이었는데, 북한에서 대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겠지요. 2층과 3층도 관람석이 있는데, 2층의 경우 고위층 사람들이 주로 관람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과 미국측 인사들도 상당히 많이 참석을 했습니다.

1930년에 프랑스에서 출생한 로린 마젤은 절대 음감 + 스캐너 뺨치는 수준의 기억력으로 인정받는 지휘자 겸 연주자 겸 작곡자입니다. 4세때부터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8세때 이미 대학 오케스트라 지휘를 했지요.(천재!!) 대학에서는 어학과 철학을 공부했고요. 해서 모국어를 포함해서 7개 정도의 언어를 자유 자재로 구사한다고 합니다. 뉴욕필은 2009년까지 지휘를 맡았고요.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1. 바그너 오페라 '로렌그린' 제3막 전주곡
2. 드보르작 교항곡 제 9번 '신세계로부터'
3. 거슈윈 교향시 '파리의 미국인'
앵콜 1. 비제 모음곡 '아를의 여인' 제 2번중 파랑돌
앵콜 2. 번스타인 오페레타 '캔디드'서곡(무지휘 연주)
앵콜 3. 최성환 관현악 '아리랑'

가장 즐겁게 들었던 곡은 가장 미국적인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입니다. 악기들이 가지는 밝은면과 극적인 면을 잘 활용해서 몸을 들썩이게 하면서도 마치 한편의 '미국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곡이었습니다. 극적이고 화려한 지휘 스타일의 소유자로 평가받는 로린 마젤과도 잘 맞는 것 같았고요.

인트로, 중간 중간, 앵콜을 할때에도 로린 마젤은 미리 연습한 한국말로 인사를 하거나 곡을 소개했습니다. 두번째 앵콜을 할때에는 재미난 장면이 연출이 되었는데, 과거 뉴욕필의 지휘자이기도 했던 번스타인의 곡을 소개하면서 '상상해 보세요. 지금 여기에 번스타인이 지휘를 하고 있는겁니다. 마에스트로, 부탁합니다.'라고는 본인은 무대 뒤로 빠지고 지휘자 없이 번스타인의 곡을 뉴욕필이 연주했습니다. 화장실이 급했나요? ㅎㅎ

음악 애호가를 자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공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뭐 급한 일이 있었나보죠. 28일에는 서울에서도 뉴욕필 내한 공연을 했었네요.

저는 공연을 볼 때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다 사용해서 보고 듣는 편인데(산만하게 본다는 말이죠. 몸을 움직이면서) 북한 관객들은 정말 표정 변화 없이 자세 변화 없이 2시간 가까운 공연을 보더군요. 아. 눈을 감고 있는 분은 딱 한명 봤습니다. 카메라에 잡혔는데 괜찮으실런지. 박수치는 순간에는 다들 환한 표정이던데. 공연중에는 표정이 다들 왜 그리 무서운지...손도 꼼짝 안하고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거슈윈의 곡은 정말 신나는 곡인데, 그 곡에 맞추어서 살짝 살짝 몸을 움직이는 분은 보지 못했고, 표정으로만 살짝 표현하는 여성 관객을 1명 보긴 했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여전히 무서운 표정과 굳은 자세를 유지.

2008년 뉴욕필 평양 방문 멤버들중에서 검은 머리 동양인들이 몇명 있었습니다. 4~5명 정도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그랬는데 몰랐던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카메라에 잡힌 악기들이 참 많이 낡아보였습니다. 특히 콘서트 마스터가 연주하던 바이올린이나 뒤쪽에 있던 콘트라베이스는 정말 정말 오래쓴것 같은 느낌이 한가득. 다른 멤버들이 쓰는 악기들도 모서리가 좀 뭉그러지나 손때가 잔뜩 묻은 악기들이 많던데. 일부러 이런걸 가져온건지. 아니면 다른 오케스트라도 이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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