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백.. 아니, 백-삽… 아니, 생계령-삽당령
2023. 5. 18
대간 따라 계속 남진 중이서 원래 삽당령-백봉령 가려했는데, 고도표를 보니 무조건 백봉령-삽당령으로 진행해야 하는 능선이다.
하지만, 백-삽은 17km 가 넘는 길이라 10시간은 잡아야 해서, 잔머리를 굴려 중간 생계령부터 시작.
날씨 : 흐리다가 중간비 꽃가루 왕창 섞인 비. 줸좡..
혼자 갔다. 온머시기님 미어여
07:45 삽당령 도착, 준비하고 출발
09:00 생계령 착
혼자 가는거라서 종점인 삽당령에 차를 두고 생계령까지 도로로 이동해야 한다.
임계까지 내려갔다 백봉령 올라가려니 짜증이 났는데, 다행히 중간이 샛길이 있어서 들어간다.
임계4리 이정표로 들어가 직원리로 나와, 42번 국도 타고 백봉령으로 올라가다 보이는 SK주유소 자나 왼쪽길로 들어가면 생계령까지 농로로 올라갈 수 있다.
한시간 반 안걸렸으니 선방했다.
예상대로 9시에 대간 능선 시작.
09:30 서대굴 간판
10:30 태형봉
출발부터 바로 5분쯤 꼼짝없이 메고 올라가면 호젓한 능선길로 접어든다.
그렁저렁 타다끌다 보면 서대굴 간판이 나오고, 태형봉 아래까지 비슷한 분위기로 간다.
나뭇잎이 무성해 시야도 안터지고, 그냥 꽉막힌 녹색을 뚫고 가는 느낌.
날씨가 흐려서 오늘을 골랐는데... 어째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는게 불길하더니... 비가 쏟아진다...
그냥 비도 아니고 그동안 쌓여있던 꽃가루를 씻어내는 비라서, 풀잎을 스칠때마다 노랗게 물들어가서 점점 짜증이 난다.
거기다가 태형봉 오르막은 드러운 돌계단 길에, 올라봐야 겨우 동북쪽 시야가 타지는데... 석병산과 두리봉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인다..... 언제 저기까지 가냐..
11:25 고병이재
12:35 석병산 갈림길
13:10 석병산 올라갔다와서 출발
태형봉부터 고병이재까지는 돌탱이 날등길.
괜히 타려고 힘써봤자 급경사면으로 구르기 딱 좋은 길이라 얌전히 끌고 간다.
석병산이 거의 중간지점인데, 머리속엔 오직 두리봉 하산길 생각뿐이다.
과연 여기까지 온걸 보상해줄 내리막이 될 것인가..
석병산 60m 지점에 자전거를 두고 올라갔다 오는데, 이름 그대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서 멋진 정상부를 보여준다.
일월문은 생각보다 작아서 쪼끔 실망.
엄청 거대한 구멍인줄 알았는데, 가서 보니 2m 정도?
13:30 두리봉
13:45 점심
14:50 삽당령 하산
석병산이 1055m, 두리봉이 1033m
예상대로 펑퍼짐하고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즐겁게 타고 두리봉에 오르니, 텐트칠 데크까지 있어서 야영하기 아주 좋다.
다이제 몇장 먹고 출발.
이야야야~~~~~
지금까지 끌고 밀고 메고 온 기억을 날려버릴만큼 신나는 내리막의 연속!
4.4km 를 한시간만에 내려와 보니 온몸이 꽃가루 범벅이지만 즐거운 막판 내리막질이었다.
중간중간 안부 지나 짧은 오르막이 있지만, 힘 좀 쓰면 다 타고 넘을 정도로 완만해서 맘 먹고 타면 80%는 타고 내려올 수 있다.
결론 : 두리봉 내리막 타겠다고 가기엔 비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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