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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미 중앙 교회 (십자가, 까치집, 네온, 확성기) ==

........2001.07.18 09:27조회 수 50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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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280팀을 보내고, 새벽에 도착한 곳은 예미역이었습니다.

이 시골 촌구석에도 교회는 그 동네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습니다.
서울의 수십억짜리 비까번쩍한 교회건물에 비하면 이 마을에 있는 교회는 왜 이리도 초라하고 정이 가는지요. 벗겨진 회칠마저도 왜 이리도 정감이 가는지요..
이 교회 안에는 농심(農心)으로 가득 차 있을것만 같습니다.

까치집에 올라가 까치새끼가 되어 밑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280지원조가 보였습니다. 가관이더군요.

이렇게 높은곳에서 늘 세상을 내려다보며 살다보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지금과는 확실하게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세상을 보는 시각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이 동네에는 개가 한마리도 없었습니다. 온통 고양이와 나방 뿐이었습니다.
나방은 너무도 연약한 존재입니다. 저 혼자 날다가 잘못하여 나뭇가지에라도 부딫히면 곧바로 땅에 떨어져 다친날개로 퍼덕퍼덕 거리다가 죽어버립니다. 너무도 연약한 존재라 불쌍하기까지 하지만,  나는 나방이 너무나도 싫습니다.

여기 오기전 주유소에서 본 비둘기만한 나방은 실로 공포였습니다.
그 큰 날개의 퍼덕거림에 다리에 느껴지는 바람...딱 그만큼의 공포였습니다.

주말이 되면 이 교회의 고물 확성기에서는 동네방네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방송을 할것입니다.

이 시골마을에서도 수많은 농심들은 자식들의 출세를 기원하며, 풍년을 기원하며, 비를 기다리며 그렇게 자신들의 삶을 이 교회에 의지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자신들의 삶을 탄식하며,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소시민의 자세로 그냥 그렇게 살아가며 하루하루 보내겠지만서두, 어찌보면 이것이 바로 소박한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그날 밤에도 교회의 네온사인은 불을 밝히고, 그 마을에서 가장 밝은 빛으로 이곳에 마을이 있음을 멀리까지 알려주고 있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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