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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이 사라지기 전에...02

........2003.06.21 21:53조회 수 243추천 수 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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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나 들어 봐라>

어릴 적 형이 던져 준 낡은 엘피에는

<테이크 파이브>가 담겨있었습니다


지금 목에 걸고 다니는 엠피쓰리에도

그 곡이 담겨있는데

아직도 그곡의 도입 부분부터 머리가 흔들어지면서

자연스런 헤드뱅을 하게 되는...불후의 명작입니다


물론 헤드뱅의 낭만적 파도를 연출해 줄

머리털이 다 뻐져 버린 나이이긴 하지만 ...

그래도 난 온바님과 아이리스님보단 흔들게 있더만...- -v


황학동을 걷다가 문득

그 테이크파이브와 같은 분위기의 트럼펫 소리...

엘피판이라도 누가 걸었을까?

그러나 미니버스 옆에서 누군가가 나팔을 불고 있었습니다

손 가락 모양과 목의 핏대...^^...를 보아하니

정말로 고수입니다


나에게 <나팔 부는 남자>는 슬픈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새벽녘의 기상나팔을 부는 소년 기상병...

빈민가의 재즈카페에서 한낮동안의 슬픔을

트럼펫 가락에 녹여 버리는 흑인 연주자


우리나라 영화중 별 다섯개짜리 수준의..

<와이키키브라더스>...에 나오는 딴따라 남자들


잠시후면 사라지게 될 황학동의 운명에 대한 진혼곡일까요?

..그 남자는 그렇게 한동안 나팔을 불었습니다

옆에 서서 박수라도 치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그 중고 트럼펫을 살 듯이

이리 저리 다시 실피는 그남자를 뒤에 두고 돌아서는 순간

까만 비닐봉투에 <황학동의 조각>을 몇개 사들고 가는 흑인여성들


순간..트럼펫 소리와 흑인 여성의 모습은

나를 하렘의 어느 거리로 순간이동 시키더군요

황학동은..언제 가 보아도

흑백 영화속으로 들어 가는 마법의 문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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