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밴드부 형들>은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전국 체전을 휩쓰는 운동부 형들보다
밴드부형들이 훨씬 <깡>도 <주먹>도 쎄다는 말은
볼록렌즈보다 훨씬 더 강하게 햇살을 반사하는
그 <브라스>의 광택이 보증해주었습니다
게다가 가끔씩..몰래 숨어 들어 간
<음악감상실>에서 환상의 트위스트를 보여주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각 학교의 밴드부 형들이기 마련이었구요
당시 이 나라를 휩쓸었던 트위스트는
불세출의 그룹 <벤쳐스>에 의해
휘발유를 맞은 모닥불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샹하이 트위스트..와이프 아웃..기타 맨...
황학동에서는 울리불리의 엘피가 나와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또 있었군요...
엘비스 프레슬리와 클리프 리챠드
앤 마그릿과 카니 프란시스...^^
어쨌거나 그 밴드부형들이 지금쯤은
황학동에 내 버려진 무광택의 <브라스>처럼
사회의 어느 구석에서
털빠진 켄터키치킨처럼 삭아가고 있겠지요
모르긴 하지만..그들의 대머리가 옛날의 그 광택을
보증해 줄 수 있을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