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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산'에 관해.

........2003.07.17 22:09조회 수 16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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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소리 내어 부르지 못하고 가슴속으로만 불렀던 노래 <부용산>이 50여년 만에 노래비로 부활했다. 아름다운 노래말과 애절한 곡조로 사랑받았던 노래 <부용산>의 시비가 2000년 10월1일 전남 보성군 벌교읍 부용산 오리길에 세워진 것. 제막식에는 노랫말을 쓴 시인 박기동(82,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거주)씨와 작곡가 고 안성현의 미망인 송동을씨 등 많은 출향민들이 모여들었다.

*월북 안성현 작곡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용산>은 박기동씨가 1947년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에 폐결핵으로 요절한 누이의 주검을 묻고 돌아와 쓴 시에 목포 항도여중에서 함께 재직하던 안성현(월북 <엄마야 누나야> 작곡가)이 1948년 곡을 붙인 노래다. 수년 전,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남재희씨가 어떤 인터뷰에서 남도에서 <부용산> 모르면 간첩이라며 열창할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곡이다.

노래 <부용산>은 해방과 전쟁 뒤 폐허라는 당시 상황과 어우러져 당대의 최대 히트곡이 됐지만 작곡가 안성현이 월북하면서 지하에 묻히고 말았다. 한국전쟁 때 작곡가 안성현이 무용가 최승희와 함께 월북하자 이 노래도 공식무대에서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빨치산이 즐겨 불렀다는 이유로 가슴과 가슴속에서만 불려지게 되었다.

노래가 자신들의 신세와 비슷해서 그들이 즐겨 불렀던 것 같아요. 작곡가 안성현은 목포항도여중 교사 시절 저와 단짝이었는데, 예술을 좋아하는 <엄마야 누나야> 같은 낭만주의자였어요. 박 시인은 안성현의 아름다운 곡조 때문에 <부용산> 시가 살았다며 작곡가에게 그 공을 돌렸다.

이런 <부용산>의 사연이 지식인들에게 알려지면서 노래는 빛을 보기 시작했다. 1997년 가수 이동원과 안치환에 의해 처음 무대에서 불려졌고 2000년 5월13일과 14일에는 삶과 꿈 싱어즈에 의해 포항공대와 포스코 공연에서 합창으로 소개됐다. 또 5월29일에는 전남 목포에서 열린 소프라노 송광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초청음악회에서 불려졌다. 송광선씨의 초청음악회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살던 박기동 시인이 가사 1절이 나온 지 52년 만에 2절을 보내와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이기도 했다. 가사 2절에는 1절의 애상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얼마 전에는 뽕짝 앨범을 발표한 한영애가 느닷없이 매우 다른 버전의 <부용산>을 <애수의 소야곡> 등과 함께 앨범에 추가시켰다.  
  

부용산 오리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사이로 회오리 바람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에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그리움 강이 되어 내 가슴 맴돌아 흐르고
재를 넘는 석양은 저만치 홀로 섰네
백합 일시 그 향기롭던 너의 꿈은 간데 없고
돌아서지 못한채 나 홀로 예서있으니
부용산 저멀리엔 하늘만 푸르러 푸르러

시를 쓴 시인의 누이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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