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가시는 분들...

by yangah posted Jul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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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해에는 이런 땡김 현상이 없었는데 햇빛이 짱짱한 바다가 그립습니다. 가서 회에 사시미에 소주 한잔 걸치고 쭈쭈빵빵한 언니들을 숑그라스 너머로 헤멀건하게 쳐다보는 그추접을 다시 한번 떨고 싶은가봅니다.

제가 강원도에 가면 들리는 맛있다는 집들을 적어봅니다. 이러면서 오후의 무료함을 또 달래보네요. 대개 식성들이 차이는 있지만 단백하고 정갈한 맛을 좋아한다는 가정하에 적어봅니다. 같이 먹었던 경험으로는 그런것 같습니다. 또 이집들은 비싸지 않고 친절하다는 공통점이 있읍니다.


1. 양양 남애 처녀횟집
아주 우연치않게 들어가 이제는 일년에 서너번은 가는 단골회집(?)임다. 회가 싸고 자연산만 취급하는 기가 막힌 회집으로 바로 너머가 남애 바닷가예요. 물론 아직 흉물 철조망은 남아있지마 저녁떄까지 들락거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슴다. 이집에서는  돌삼치, 가자미 세꼬시 등이 시키는 대로 나오고 우럭 어죽 그리고 매운탕이 나옵니다. 끝까지 다 맛있읍니 필히 매운탕까지 드셔야 함다. 따라서 초반에는 많이 드시지 마시고 어죽에 매운탕까지 천천히 드셔야 하는데요 일부 선수들은 서비스로 나오는 오징어회로 배를 채우곤 싱싱한 자연산 회를 먹지 못하는 만행에 스스로 통탄해합니다. 이 집은 처녀가 아니라 부부가 하는 집이구요 다른게 정 먹고 싶으면 조금 달라고 하면 만원 이만원 어치도 따로 줘요.

가는 방법: 주문진에서 양양쪽으로 가다보면 양양 군계를 지나서 남애리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임. 여기서 우회전으로 들어가서 한 20미터정도에서 좌회전(신호가 아니라 길로)하면 횟집이 보임. 남애에서 처녀회집을 물어보면 바로 알려드림. 요즘은 영동고속도로 끝날쯤에서 강릉이 아니라 주문진으로 방향을 잡고 마지막 톨게이트에서 나와 양양방면으로 한 10분 가면 남애리가 나옴다.

2. 화진포 박포수 막국수
동해안에서 최고의 막국수를 파는 곳으로 아주 괜찮은 집이죠. 게다가  아무리 사람이 많은 피크에도 한적함을 즐기는 화진포해수욕장이 바로 그곳에 있으니까요. 여기 저기가봐도 화진포가 숲은 최곤거 같아요. 막국수는 면발이라면 환장을 하는 제가 해물칼국수와 더불어 젤로 쳐주는 바로 그 면발입니다. 삼등은 신라면임다. 바다에서 물놀이 걸죽하게 때리고 고픈배에 션한 막국수 한사발 집어넣으면.....캬캬캬...

가는 방법: 7번국도를 타고 북으로 향하다 화진포 못미쳐(약 1KM전)에 길 좌측(상행기준)에 위치한 막국수집으로 새로 이쁘게 집을 지었음.

3. 입암리 막국수
게인적으로 제가 젤 좋아하는 막국수집입니다. 옛날같은 소박한 맛은 많이 가셨지만 아지고 양이 디따 많습니다.  들기름에 다데기 얹고 냉면사발 위로 한토막이나 올라온 막국수집으로 맛이 기가막힌테  겨울철에는 6시까지 밖네 영업을 안합니다. 사리 뽑은게 다 떨어졌대나 어쩠대나. 막국수의 양이 대단하므로 다른 것(수육, 막걸리는 시키지 말것)은 절대 금물. 반은 더 남깁니다. 콜라나 소주 한병시켜서 먹으로 커...이 집은 70몇년인가 부터 이 동네로 놀러오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을 위해 할머님이 국수를 양푼에 내놓으셨는데 그게 지금은 막국수 공장까지 짓는 수준이 되었다는 군요.

가는 방법: 7번국도를 타고 주문진(요즘은 영동고속도로가 갈라져서 강릉쪽으로 가면 바로 강릉이고 주문진을 타면 바로 주문진이 나옴)을 지나면 양양군 표지판이 나옴. 여기서 한 오분정도 가다보면 좌회전신호와 함께 입암리라는 표지판이 등장. 여기서 좌회전해서 길을 타고 주욱가면(절대 옆길을 보지 말 것) 한 오분 있다 3층건물에 입암리 막국수가 있음.
(옆에 막국수 공장도 있음)

4. 어성전 송이집

입암리와 남애를 지나서 있는 산속깊이 자리잡아 집이 아름다운 송이집. 동네만으로도 가볼만한 곳이고 어성전이 원래 유명한 곳이니 충분히 값을 하는 마을입니다. 이집은 자연산 송이로 맛을 낸 송이칼국수가 싸고 향내도 죽여주지요. 아마 여기 들르는 분들은 그 집의 정취를 잊지 못할 겁니다.

가는 방법: 7번국도를 타고 속초로 향하다 보면 역시 좌회전길로 어성전이라고 표시되어있는 신호를 따라 주욱 들어가면 됨....올라가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우측 비포장 작은 길을 올라가면 이집이 나옴다. (남근 조각이 절라 많은 집을 물어보면 될 듯)

5. 괜찮은 동해안 해물..

털게: 동해 최북단에서만 잡히는 게로 맛이 기가 막힘. 비싼게 흠이지만 보기
        만 우리나라에서 젤 귀한 게를 보는 것으로도 괜찮음

가리비: 동해 가리비가 제 생각에는 서해것보다 고소한 맛이 더함

생태: 거진이나 대진에에 가시면 반드시 먹어야할 종목. 참맛을 볼수 있음. 거진항에 가셔서 어항근처 대충 들어가셔서 생태탕을 시키면 제대로지만 특히 알탕을 시켜야 냉동과 자연산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수있죠. 쓴맛과 텁텁함은 사라지고 고소함과 시원함이 국물에 배어나오는 맛이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생태 백숙이라는 것을 먹었는데 정말 신음소리 날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뱃사람들이 명태잡으러 나가 배위에서 해먹는걸 좀 고친거라는데..
(이렇게 길어진 이유: 제가 명태를 절라 조아함다.)


6. 고기집 하나...
이름 오작교(분명하지 않지만 오자로 시작하는 집)로 고기 부드럽기가 끝내줍니다. 이 집갔다오면 다른 집 고기는 좀 시원찮게 보이죠. 고기는 그리 추천 종목이 아니지만 이집 고기는 괜찮습니다.

가는 방법: 쉬게이야기 하면 미시령에서 다 내려오면 사거리가 나옵니다.(국민은행연수원)여기서 우회전(속초시내쪽)하면 한 10-15미터가다가 우측에 오작교라고 고기집이 있슴다. 아줌마가 말이 많고 겐세이가 심한게 흠.......

7.산촌순두부
제 단골입니다. 겨울에 거의 피닉스에서 살기 땜시로. 혹시 스노보드에 관심있는 분은 말씀만 하시져. 대충 보드가 뭔지는 갈켜 드립니다.
피닉스파크 스키장 인근의 진짜 두부집임다. 두부가 느끼할 정도로 진하고 행이 좋습니다. 순두부를 말하는 거죠. 그래도 이 집의 진짜 엑기수는 두부에 계란을 살짝입힌 두부조림 비스무립니다. 이거 아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밥 먹기전에 젓가락으로 타타타타. 이럴때 저는 숟가락을 씁니다. 백전 백승임다. 아저씨가 맘도 좋고 이 동네에서 나는 콩을 엄선해서 쓴답니다. 진짜 맛있어요.

가는 방법: 영동고속도로 면온IC에서 빠져나와 피닉스 파크방면으로 가서 피닉스를 지나 오분정도의 거리에 길 좌측에 위치. 조금 더가면 6번국도 봉평과 둔내 갈림길이 나옴. 근처에 계곡과 펜션들이 많이 가볼만 합니다. 이효석 생가도 있고. 허브나라도 있네요.

8. 남면식당
비장의 무기죠. 홍천에서 인제 원통으로 넘어가는 꼬불탕길에 위치한 집입니다. 강원도 산골집의 형태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집인데 시골집 같아요. 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방 두개의 벽 위에 구멍을 뚫고 전등불을 공유하던 그집요. 소양강 굽이 하나를 차지하는 계곡 위에 버티고 있는 집입니다.
이 집에서는 빙어조림. 매운탕. 닭도리탕 등을 파는데 음식이 아줌마 아저씨가 갈아서 직접만든 진짜 음식이예요. 저조미료 안쓰고 여러 양념으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흔하지 않은 집. 인제군 남면임. 아저씨가 새마을 지도자래나...

가는 방법: 홍천에서 소양강을 끼고 꼬불탕길을 가다가 조그만 다리(요즘 공사를 해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를 지나 바로 있는집. 남면 식당이라는 간판을 우측에서 찾으면 됨.

*저는 어디가면 흔하게 나오는 동치미 국물로 그 집의 음식수준을 평가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서울은 너무 단 것들이 많아 무우가 무르는 경우가 많고 좀 했다고 하는 것들도 조미료 맛이 납니다. 동치미는 원래 발효가 좀 진행된 무에서 우러나는 시시원한 국물에 배어나는 파와 고추의 산미가 어우러진 그 시큼한 맛...바로 이집임니다. 여름에는 없죠....

어딘가 가고 싶은 맘에 이것저것 적어보았습니다. 가다 생각나면 한번씩 들려보세요. 뭔가를 목적하고 거길 찾고, 굳이 맛을 떠나 그 자체가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도시적 오리엔티어링이라고나 할수 있을까요. 사실 이외에도 가본 식당은 무지하게 많은 것 같은데, 강릉의 아구집, 정선 평창 영월의 친절한 아주마들, 이걸 기억 못하는 건 아마 다 술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놈의 술. 그래도 그게 그리울때가 있습니다...다들 건강하게 여름보내시고....

*이왕 쓴거 뱀발 하나..
놀러갈만한데: 경기도 가평 조종천, 평창 뇌운계곡, 태백 정선가는 길의 숱한 냇갈등(강임다), 맹방해수욕장, 용화해수욕장, 경포대 위 사천해수욕장, 설악산 장수대 캠핑장, 미시령 중간쯤의 한적한 주차장 옆 계곡, 남대천 꼭대기 등등...